미리 가보는 총선 ‘빅5’ 최대 격전지

지키려는 자 뺏으려는 자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총선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있다. 총선까지 1년 정도 남았지만 정치권의 움직임은 가빠지는 모양새다. 국회는 총선 모드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공천 시스템을 손보기 시작했다. 출마 예정자들은 벌써부터 지역구를 특정하며 열을 올리고 있다. <일요시사>는 차기 총선서 격전지가 될 만한 지역구를 선정해봤다.
 

▲ (사진 왼쪽부터)오세훈 전 서울시장, 진성준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허영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위원장, 송인배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여야는 차기 총선서 치열한 대결을 펼치게 된다. 이번 총선은 정국 주도권과 문재인정부의 국정동력, 집권 여부 등과 맞닿아 있다. 여야 모두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는 승부다. 출마 예정자 간의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공공연히 상대를 지목하는가 하면 천천히 기회를 엿보는 경우까지 그 양상은 다양하다. 지난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뒤 재도전에 나선 이들도 있다. 2020년 4·15총선을 뜨겁게 달굴 지역은 어디일까.

[서울 광진구을]
추미애 vs 오세훈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으로 복당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추미애 전 대표의 대결 가능성은 선명하다. 오 전 시장은 지난해 11월 ‘험지 출마’를 예고했다. 오 전 시장은 추 전 대표의 지역구인 광진을을 지목했다. 추 전 대표는 광진을서만 내리 5선에 성공했다.

한국당은 지난 1월 오 전 시장을 광진을 조직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오 전 시장은 전당대회에 출마해 존재감을 드러낸 뒤 광진을 출마를 공식화했다. 오 전 시장은 한국당 전대 이튿날 자신의 SNS 페이스북을 통해 “제 지역구 광진을로 돌아가 최선을 다하겠다”며 “서울 시내서 지역구가 생긴 이래 단 한 번도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던 유일한 지역서 당선되는 것만이 나라와 당을 위한 충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추 전 대표와 오 전 시장은 한 차례 신경전을 벌였다. 추 전 대표는 지난 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추미애 TV’에 출연, “미국 정부는 기존의 강경한 대북전략 때문에 한반도에 핵보유국이 생겼고, 결과적으로 그 전략은 실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핵과 관련 없는 징벌적 제재에 한해 대북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SNS 페이스북을 통해 “추 전 대표의 주장은 참으로 기가 막힌다”며 “북한의 주장만을 대변하고 있는 정부여당에게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더 이상 맡길 수 없음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서울 강서구을]
김성태 vs 진성준

한국당 김성태 의원과 진성준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만남은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지난 총선서 강서을을 두고 맞붙은 바 있다. 진 전 부시장은 민주당 소속으로 강서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김 의원을 넘어서지 못했다. 당시 표차는 7.36%였다. 김 의원은 이 승리로 강서을서만 내리 3선을 지내고 있다.

진 전 부시장은 지난달 25일 총선 출마 의지를 밝혔다. 진 전 부시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저는 2020년 4월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 총선서 강서을에 출마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적절한 시점에 서울시 정무부시장직을 사직하고 당과 지역에 복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선거 모드, 치열한 신경전
오, 광진을 겨냥…상대는 5선 추

김 의원과 진 전 부시장은 이미 지난해 말 한 차례 충돌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19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한 것을 두고 “대통령병 환자가 아닌 이상 한때는 서민체험 한다고 옥탑방에 올라가더니 이제는 노조집회에 나가서 문재인정부와 다르다고 외치는 모양새가 너무 노골적”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부시장은 이튿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한 인터뷰서 “들개를 자처하더니 정말로 분별없이 아무 것이나 물어뜯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다가는 끝내 자기 살을 물어뜯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부산 해운대구갑]
하태경 vs 유영민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이른바 3·8개각과 함께 임기를 마쳤다. 유 전 장관은 현재 민주당 해운대갑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다. 유 전 장관은 내년 총선서 해운대갑에 출마할 공산이 큰 유 전 장관은 지역서 출마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 ⓒ픽사베이

현재 해운대갑은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하태경 의원의 지역구다. 하 의원은 지난 1월 바미당 해운대갑 지역위원장에 임명됐다. 하 의원과 유 전 장관은 지난 총선서 해운대갑을 두고 선거를 치렀다.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유 전 장관은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 후보였던 하 의원에게 패배했다. 표차는 10.75%. 하 의원은 지난 총선의 승리로 해운대구서 재선 의원이 됐다.

하 의원과 유 전 장관 모두 현재 상황에서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하 의원이 몸담고 있는 바미당은 지난 6·13지방선거서 완패한 이후, 9개월 가까이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바미당의 지지율은 여전히 답보상태고, 당내 노선 갈등은 봉합되기 어려워 보인다. 한국당이 30%대의 지지율을 확보한 점도 간과하기 어렵다.

민주당은 PK지역 민심의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다. 민주당과 문 대통령을 향한 PK 지지율은 예전 같지 못하다. 한때 PK지역서 불었던 민주당 바람은 그 기세가 약화됐다.

[강원 춘천시]
김진태 vs 허영

춘천시는 이번 총선서 뜨거운 선거구가 될 전망이다. 춘천은 한국당 김진태 의원의 지역구다. 김 의원은 춘천의 재선 의원이다. 김 의원은 5·18광주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 의원의 망언에 춘천 지역 주민들은 ‘김진태 퇴출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춘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달 18일 오전 춘천시청 앞에서 ‘춘천망신 김진태 추방, 범시민운동본부 결성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민단체는 이날 “춘천시민들을 한없이 수치스럽게 만들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5·18과 김진태, 춘천 민심 주목↑
양산서만 4수…송인배 행보 관심

민주당 허영 강원도당위원장은 지난달 21일 김 의원을 대신해 사과한다며 춘천 시민 앞에 무릎을 꿇었다. 허 위원장은 이날 “춘천 지역을 책임지는 정치인이기에 저라도 대신 사죄한 것”이라고 밝혔다. 허 위원장은 민주당 춘천시 지역위원장 역임 중 지난해 8월 강원도당위원장 선거서 당선됐다.

김 의원과 허 위원장은 지난 총선서 격돌한 바 있다. 김 의원은 허 위원장을 상대로 승리했는데 당시 표차는 4.6%에 불과했다. 민주당은 춘천서 국회의원을 배출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 그만큼 춘천은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다만 김 의원이 5·18발언 외에도 여러 막말로 논란을 야기, 여론의 역풍이 가시적인 만큼 결과를 짐작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김 의원의 징계 여부도 주목할 만하다.

[경남 양산시갑]
윤영석 vs 송인배


청와대 1기 참모진들이 민주당으로 입·복당한 가운데 송인배 청와대 전 정무비서관이 눈에 띈다. 송 전 비서관은 4차례나 총선에 도전했지만 국회에 입성하지 못했다. 송 전 비서관은 4번 모두 양산에 출마했다. 송 전 비서관은 17대 총선서 1.29%, 19대 총선서 4.61%, 20대 총선서 4.8% 차이로 낙마했다. 18대 총선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한 자릿수 득표에 그쳤다.

현재 양산갑은 한국당 윤영석 의원의 지역구다. 윤 의원은 19대와 20대 총선서 송 전 비서관을 이겼다. 윤 의원은 내년 총선서도 양산갑에 출마, 3선을 노릴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윤 의원은 지난 한국당 전대서 최고위원 경선에 패배했다. 윤 의원이 한국당 지도부 입성에 실패하면서 정치적 흠집이 생겼다는 해석이다. 한국당 내 새로운 경쟁자의 출연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송 전 비서관은 지난달 1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의 주장에 따르면 송 전 비서관은 19~20대 총선 기간 충북 충주 시그너스컨트리클럽 골프장 고문으로 이름을 올리고 급여 등의 명목으로 2억9200만원을 받았다. 검찰은 이를 정치자금으로 봤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지역구 축소’ 불안한 의원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제 개편안에 따르면 지역구 국회의원수는 현행 253석서 225석으로 축소된다. 비례대표는 현행 47석서 75석으로 확대된다. 개편안 확정 시 내년 총선은 ‘지역구 225-비례 75’ 체제로 시행된다.

지역구 의석이 28석 줄어들 수도 있기에 선거구 통폐합 지역구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 지역구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제 개편안에 따라 지역구 의원수를 225석으로 설정한 결과, 인구상하한선은 15만3560~30만712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결과에 따르면 15만3560명에 달하지 못하는 지역구는 ▲서울 종로구(정세균) ▲서울 서대문구갑(우상호) ▲부산 남구갑(김정훈) ▲부산 남구을(박재호) ▲부산 사하구갑(최인호) ▲대구 동구갑(정종섭) ▲인천 연수구갑(박찬대) ▲인천 계양구갑(유동수) ▲광주 동구남구을(박주선) ▲광주 서구을(천정배) ▲울산 남구을(박맹우) ▲경기 안양시동안구을(심재철) ▲경기 광명시갑(백재현) ▲경기 동두천시연천군(김성원) ▲경기 안산시단원구을(박순자) ▲경기 군포시갑(김정우) ▲경기 군포시을(이학영) ▲강원 속초시고성군양양군(이양수) ▲전북 익산시갑(이춘석) ▲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이용호) ▲전북 김제시부안군(김종회) ▲전남 여수시갑(이용주) ▲전남 여수시을(주승용) ▲경북 김천시(송언석) ▲경북 영천시청도군(이만희) ▲경북 영양군영덕군봉화군울진군(강석호) 등이다. 다만 단순히 인구하한선에 따라 선거구를 조정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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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여러 비선 실세가 있었다. ‘V0’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건진법사 전성배씨, 군 인사를 좌지우지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이들에게는 ‘무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위기일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이 서로 일면식이 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명씨와 전씨는 김건희씨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했다. 노 전 사령관만이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알았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김건희 일가를 잘 아는 이들은 위의 인물들이 각자의 존재를 인지해 왔다고 한다.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이른바 ‘비선 경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출범하자 기웃기웃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달았다. 지난 2021년 TV 토론회 당시 그의 손바닥에서 ‘王’ 자가 세 차례 포착됐다. 이는 김씨의 무속 의혹과 겹치면서 지지율 폭락을 가져왔다. 전씨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1월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전씨가 윤 전 대통령의 등에 손을 올리고 사무실을 소개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전씨가 ‘고문’으로 네트워크본부의 실질적인 지휘를 담당했다는 의혹과 함께 ‘무속인’이 캠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거대책본부는 “(전씨는) 고문으로 임명된 바 없다”고 해명한 뒤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전씨의 영향력은 위축되지 않았다. 최근 검찰 수사에선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최소 3명의 공천 청탁을 했고, 비슷한 시기 통일교 전 고위간부 윤영호씨가 전씨에게 김씨에게 줄 선물용 목걸이를 전달한 정황 등이 확인됐다. 전씨는 당시 ‘윤핵관’으로 꼽혔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선거 운동에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를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확보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2021년 12월 윤 의원은 전씨에게 ‘권성동 의원과 제가 빠지는 게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묻는다. 전씨는 ‘후보는 끝까지 같이 하길 원하는데 빠진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씨는 “사람들이 제가 힘 있는 줄 안다”며 이런 의혹들을 부인했다. ‘무속인 논란’ 이후 기자 등을 피해 숨어 지냈다고도 했다. 전·노 윤석열 캠프 외곽 그룹서 활동 “정권 초기부터 셌다” 일면식 있었나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달리 전씨의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더 커졌다. 검찰은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전후해 전씨가 받은 경북 영주시장·경북도의원 등의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들을 확보했다. 또 전씨가 경북 봉화군수·경남 합천군수·경기 성남시장 후보 등과 관련해 윤 의원에게 청탁을 시도한 정황도 파악했다. 청탁을 한 사람 중 일부는 실제로 당선됐다. 전씨는 검찰에 “공천 부탁이 아니라 추천”이라고 답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전씨 휴대폰을 포렌식하며 ‘건희2’로 저장된 인물과의 대화 내역 일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4월19일 ‘건희2’로 저장된 번호로 8명의 이름과 근무 희망 부서를 적은 명단을 보냈다. 8명은 대부분 윤 전 대통령 대선캠프 내 ‘네트워크 본부’에서 일했다. 전씨는 “사모님께 말씀드렸다. 꼭 해주시라고 당부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이어 보냈다. 그러자 ‘건희2’로 저장된 인물은 다음 날 전씨에게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답했다. 김씨 측은 전씨가 ‘건희2’로 저장한 번호의 실제 사용자는 김씨의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과 31일 두 차례 정 전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정 전 행정관을 상대로 전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전씨가 보낸 메시지를 김씨에게 전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및 김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다수의 공직 희망자로부터 인사 청탁과 공천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윤석열 캠프 출신이다. 그는 윤석열 캠프서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담당하는 특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사령관은 주로 출근하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제의로 캠프에 몸담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의 역할이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뛰어넘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겨레>가 지난 5월 단독으로 보도했던 노 전 사령관 기사를 보면 그는 2020년~2021년 사이 ‘식목일행사계획’ ‘YP(윤 전 대통령 추정)작전계획’ ‘YR(와이알)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압수한 노씨의 유에스비(USB)에 있던 문건으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가 주된 내용이다. 공천 청탁 금품 수수? 식목일행사계획 파일에는 ‘분노와 정의’라는 제목 아래 ▲(검찰총장) 퇴임 시 행동 ▲퇴임 후 동력 유지 방안(예) ▲퇴임 이후 정치 참여 방안(2~3개월 야인 생활 후) ▲대선 카드 준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퇴임 시기에 대해 “자의로 퇴임 시 지금의 몸값을 최대한 유지하여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직전이 유리, 기자회견은 ‘더 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여 퇴임합니다’라고 간명하게 함”이라고 적었다. 2021년 4월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에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뜻인데,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한 달여 전인 3월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이후 행보와 관련해서 노 전 사령관은 문건에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우려와 인식을 공유하여 지도자급으로서의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재래시장, 청계천, 남대문, 지하철 등에서 몰래카메라의 형식으로 소박하고 인간적인 냄새를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깜짝 행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 “현 정치체제와 일정 기간 거리 두기를 하다가 내년 9월을 목표로 국민의힘에서 모셔가는 형식으로 영입” “AN(안철수 추정) 등 여타의 후보군을 모두 참여시켜서 경선을 하고 여타의 후보군이 꼼짝없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게 사전에 정리 작업”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퇴 4개월 뒤인 2021년 7월 영입 제안을 받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YP작전계획’ 문건에는 ‘정의로운 법조인’이라는 ‘Y의 현재의 모습’을 바탕으로 “연예인, 중도좌파도 끌어들이는 과감한 인물 영입”을 통해 “후원 지지 그룹 구성”을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어 “친박, 비박을 포용하는 탕평책”을 사용하고 “좌파 중량급을 영입”해서 “당권 장악”을 한 뒤 “대선 성공”을 하는 단계를 순서도 형식으로 그렸다. 막강한 영향력 아울러 “좌파 정권이 추진한 경제정책을 좌파 적폐 척결 차원에서 폐지”하고 “한미일 안보 축을 기본으로 하고 한일관계를 적폐 청산과 국민적 인기 영합 차원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관점”에서 다룬다는 정책적 내용이 적시됐다. ‘YR계획’에는 “국립묘지 참배,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두루 참배” 등 내용이 적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26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김대중·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 순서로 묘소에 참배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1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 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 역공 대비 등을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 ‘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 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정책·현안 모두 비선 실세 말대로 실현 김·노 라인 물적 증거 없어 수사 필요 전씨와 노 전 사령관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의외로 ‘일본’과 무속이다. 김건희 특검팀 관계자 4~5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진법사 전씨의 법당으로 들이닥쳤을 당시 ‘일본 신상’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다. 전씨의 법당은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 면적만 279㎡(약 84.4평)에 이르는 단독 주택 2층에 있다. 2층(90.18㎡)엔 거실과 큰방, 작은방, 화장실이 있고, 1층(134.02㎡)은 일반 가정집 형태 생활공간으로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2층 법당으로 올라가는 내부 계단이 설치돼 있다. 2층 거실과 큰방에 각각 부처상과 일본 신화에 나오는 아마테라스상을 모신 불당과 신당이 한 개씩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일본 천황가의 조상신이자 신도(神道)의 주신으로 일컫는 아마테라스를 모신 건 한국 전통 무속이 일제 시대 신사 참배 등 일본 신도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은방은 테이블과 방석이 깔려 있는 응접실 형태의 손님 대기실인데, 전씨는 이 방에서 공천 헌금 의혹이 제기된 2018년 자유한국당 영천시장 예비후보와 사업가 이모씨, 축구선수 이천수 등을 만났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일본어를 매우 잘한다. 육사 졸업 후 일본에서 수년간 거주한 까닭이다. 노 전 사령관이 일본 동북대 석사 위탁교육을 받는 동안 그의 딸들은 현지 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전 사령관과 같이 근무했던 한 군 관계자는 “노 전 사령관이 일본에 오래 거주하지는 않았다. 일본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신사에도 자주 갔었다”고 전했다. 주변 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2019년부터 경기도 안산 본오동 ‘아기보살’ 점집에 얹혀살았다. 등기부 등본에는 이 점집의 소유주가 아기보살 윤모씨로 돼 있다. 왜 하필 일본? 윤씨와 노 전 사령관을 잘 안다는 한 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보살 점집에 가보면 노씨가 트레이닝복이나 잠옷 차림으로 있기도 했다. 점 보러 오는 손님이 많은 집이라 노씨가 손님들 줄도 세우고 그랬다. 1년쯤 지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노씨가 실은 자기가 장성 출신이라고 그러기에 ‘웃기지 마라, 나도 군대 ‘장’ 출신’이라고 대꾸해 줬다, 병장. 그런데 몸집도 탄탄하고 해서 장군 출신이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런 데 사는구나 짐작했다. 노씨는 후배 군인들을 데려와 점을 보게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