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6주년특집>여론전문가 3인의 2012 대선 판세분석

대선 운동장도 근혜와 철수 놀이터? “돌발 변수도 있다!”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정치권의 시계가 벌써부터 12?19 대선에 맞춰진 분위기다. 잠룡들이 하나같이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면서다. ‘미래권력’들이 서서히 움직이면서 대선의 체감지수 역시 살짝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여야는 대선정국을 관리할 지도부 선출 전당대회를 시작으로 본격 전열정비에 돌입한 상태다. 서서히 달아오르는 대선불판. 창간 16주년을 맞이한 <일요시사>가 누구보다 여론의 추이를 잘 파악하는 전문가 3인에게 때 이른 대선 전망을 들어봤다. 


청와대 입성을 노리는 잠룡들이 저마다 출사표를 던지며 ‘대권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너도 나도 앞 다퉈 예비후보로 나서면서 팽팽한 기 싸움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점차 과열되는 열기 탓에 정치권은 벌써부터 대선정국으로 급변한 상태다. 줄줄이 이어지는 대선출마 러시로 대선지형도 역시 출렁이기 시작했다.

이에 <일요시사>는 윤종빈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김미현 서울마케팅리서치 소장,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실장 등 전문가 3인을 만나 대선 판세를 조심스레 예측해봤다.


“새누리는 계속해서
박근혜 대세론 견고”

그간 ‘돈 봉투 살포’ ‘민간인 불법사찰’ 등 정부여당에 대형 악재가 터지며 민심이 바닥을 쳤다. 하지만 막상 뚜껑열린 지난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의석을 확보하며 ‘박근혜 파워’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새누리당 내 ‘박근혜 대세론’이 대선 본선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 상태다.  

윤 교수는 많은 잠룡들이 있지만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을 능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는 “아직 12월까지는 남아있어 돌발변수가 남아있다”면서도 “다른 잠룡의 박근혜 대세론의 역전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지난 6?2 지방선거 이후 10?26 재보선까지 새누리의 위기였지만 4?11 총선을 통해 박 전 위원장의 역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당대표-원내대표 등 친박계 인사들의 당 장악 등으로 박 전 위원장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 실장은 “박근혜 대세론은 여권 내 대세론이다”고 한정하면서도 “새누리당의 완전한 친박체제 완성과 총선을 거치며 보수층의 박 전 위원장으로의 결집도 더욱 강화되어 당내 경선을 치르더라도 박근혜 대세론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윤 실장은 대선주자들이 통상적으로 한두 번의 위기상황을 맞이하지만 특히

박 전 위원장의 경우 25-30%의 콘크리트 지지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위기상황에서도 박근혜 대세론이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 역시 박 전 위원장의 독주체제로 간다는 데 이견이 없다. 하지만 김 소장은 지난 총선에서 강원과 충북지역의 의석을 새누리당이 싹쓸이 한 점에 대해 “각종 비리 탓에 언론에서 야당이 압승할 것이라고 얘기했을 뿐 어떤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다 막상막하였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강원?대전?충북에서 (의석을) 많이 가져갔는데 이것은 원상복귀일 뿐이다”고 단언했다. 앞서 지적한 중원지역이 민주당 텃밭이 아닌 새누리 텃밭이었다는 얘기다. 이것이 다시 새누리당으로 원상복귀 됐다는 것. 때문에 김 소장은 “물론 박 전 위원장이 이번 총선에 나서지 않았다면 이러한 결과를 장담할 수는 없었지만 무조건 박 전 위원장이기에 이겼다는 것은 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새누리당 내 난공불락처럼 여기지는 박근혜 대세론 탓에 당내 다른 잠룡들은 모두 박 전 위원장을 겨냥한 상태다. 특히 박 전 위원장의 대척점에 서 있는 이재오?김문수?정몽준 등 이른바 비박주자들의 연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박연대의 파괴력이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비박주자 뭉쳐도
파괴력은 약할 것”


윤 교수는 “개개인의 지지도나 당내 역학 구도 등 현실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본선 경쟁력은 비박연대 후보들이 아무리 뭉쳐도 쉽지 않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윤 실장 역시 “여권 내 출마선언이 많아질수록 비박주자들 간의 통제와 치밀한 전략, (통일된) 행보가 어려워 질 수 있어 오히려 연대를 약화시킬 것이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최근의 비박연대의 박근혜 흠집내기나 완전국민경선제에 목소리를 높이는 점 등은 성공 가능성이 낮은 이들이 국민들에게 (시선끌기로) 부각되고자 하는 움직임이다”고 판단했다.
김 소장은 “임태희 전 실장 등이 대선 출마선언을 해도 임팩트가 안온다”면서 “안철수 원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면 기대감에 임팩트가 팍 온다. 하지만 새누리당 비박주자들은 그런 효과를 못 주는 상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소장은 “박근혜 흠집내기를 통해 일시적으로 튀는 반대급부를 얻을 수는 있지만 계속된 네거티브 공세는 국민들에게 안 좋은 이미지를 준다”면서 “박 전 위원장 지지율의 반 정도는 따라가는 어떠한 상황을 만들어내야 구도가 잡힐 것이다”고 내다봤다. 비박주자들이 박 전 위원장의 지지율의 절반정도인 최소 10%-20%은 넘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처럼 새누리당의 경우 막강한 화력을 보유한 박 전 위원장이 있기에 다른 잠룡들이 본선에 진출하기 어려운 상태다. 반면 야권 잠룡들에게는 압도적인 대세론은 없는 상태다. 다시 말하면 모든 야권의 잠룡들에게는 대선후보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김 소장은 “야권은 서서히 드러날 것이다”면서 “손학규?문재인?안철수 모두에게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말했다. 야권은 1인 독주가 없어 모두에게 기회가 있다는 것. 때문에 야권 잠룡들에게는 먼저 나서서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야권 잠룡 개개인의 힘이 너무 약해 서로 눈치를 보고 몸집을 불리며 기회를 선점하려 한다는 것이 김 소장의 분석이다. 

윤 실장은 “정권심판론이 지방선거에서 최정점을 찍고 총선에서 점차 약화됐다. 때문에 친노의 간판과 심판론 만으로는 대선에서의 위력 발휘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민주당 주자들은 새로운 정치변화의 기류를 담아내지 못하기에 당 외에 있으면서 새로운 국민적 갈망을 담아낸 안철수와의 연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입장에서도 본인의 지지층이 중도층과 무당파가 핵심이지만 진보성향 유권자들도 자신 지지의 한축이기에 민주당과의 연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야권 입장에서는 박근혜 아성을 깨고 파괴력을 선보인 안 원장의 행보를 예의주시 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게다가 안 원장 역시 대선을 향한 보폭을 늘리는 모양새다. 실제로 안 원장의 주변과 정치권에서는 대선 출마를 짐작하게 하는 다양한 정황이 포착된 상태다.

한 언론은 안 원장이 카이스트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인연을 맺은 카이스트·충남대 교수를 중심으로 스터디그룹을 운영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특히 지난 4?11 총선에서 예상 밖 부진으로 사실상 대권에서 거리가 멀어진 한 인사의 외곽조직 인사들이 안 원장 쪽으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종빈 “외부 자극 취약해 본격 후보 검증국면서 안철수 약화될 수도”
김미현 “비박주자 출마해도 임팩트 없어…박근혜 대세론 견고할 것”
윤희웅 “민주당 안철수와 연대 불가피…안철수 선택지는 4가지 있다”

이 때문에 안 원장의 대선 출마에 대해 김 소장은 “킹과 킹메이커 둘 다 본인이 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김 소장은 민주당 입당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지난 10?26 재보선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을 모델로 민주당 후보와 안 원장의 경선하는 방식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여기서 지면 킹메이커하고 이기면 대선에 나갈 것이다”고 전했다.

윤 실장 역시 야권에서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점과 지난 서울시장 재보선 당시 권력의지를 표명한 점, 최근 대선행보로 보기에 충분한 정치적 행보를 보여준 점 등으로 미루어 안 원장이 대선에 어떤 형태로든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윤 실장은 안 원장의 정치참여 방식을 두고 4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먼저 한나라당에 있다 민주당에 입당해 경선을 치른 ‘손학규 모델’이 첫 번째다. 두 번째는 시민통합당을 발족해 민주당과 통합한 ‘혁신과 통합 모델’이다. 이는 안 원장이 정당까지는 아니더라도 세력을 형성해 민주당과 다시 한 번 통합할 수 있다는 것. 세 번째는 세력은 아니지만 개인으로 범야권 후보와 경선했던 ‘박원순 모델’이고, 마지막이 막판 여론조사로 후보단일화한 ‘정몽준 모델’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윤 실장은 “혁신과 통합 모델은 안 원장이 세력을 형성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고 정몽준?박원순 모델 쪽으로 갈수록 무임승차에 대한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고 말했다.


반면 윤 교수는 안 원장의 정치참여 가능성을 확신하면서도 대선후보 가능성을 낮게 점치는 상태다. 윤 교수는 “안 원장은 정당경험이 없다는 것이 약점이다”면서 “맷집이 강한 정치인도 힘든 본격 검증국면에서 비정치인인 안 원장이 잘 버텨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CEO나 교수 출신들의 약점은 외부 자극에 취약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김 소장 역시 “안 원장이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인기는 있지만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국정철학과 외교전략 등에서 불확실성이 있다”면서 “다른 정치인들은 그나마 검증을 거쳤다. 때문에 그의 생각을 잘 모르는 국민을 위해 (참여한다면) 출마선언을 빨리 해서 국민들에게도 검증의 시간을 주어야 한다. 6월정도 발표해서 검증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밖의 대선 변수들에 대해 김 소장은 “청와대가 박근혜 위원장의 눈치만 보고 있다. MB는 말만 대통령이지 권력으로서의 영향력이 쇠잔한 상태다. 지금쯤 박근혜랑 얘기가 돼야한다. 자칫 잘못하면 안 그래도 국민들에게 독재 이미지가 있는 상황에서 박근혜에 대한 거부반응이 있을 수 있다.

정치적 환경과 본인 이미지를 견고화 시키면 문제가 될 것이다. 따라서 무당파 중도파 등 외연 확장이 한계점에 도달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특히 선거를 앞두면 돌반 변수들이 어느 때고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이중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새누리당 분당에 대해 윤 교수는 “정당은 살아서 움직이는 것이기에 새누리당이 깨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면서도 “깰 경우에는 어떤 승산이 있어야 깰 것이다”고 전했다.

윤 교수는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가 BBK문제로 그렇게 흔들리며 대안으로 이회창 후보가 나왔지만 한나라당은 깨지지 않았다”면서 “대선을 앞두고 당이 깨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깨서 얻는 득이 유지해서 얻는 득보다 커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입장이다.



“안철수 대선 출사표
낙관적이지만은 않아”

야권의 상황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통합진보당 사태와 관련해 야권연대 지속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윤 실장은 대선은 나라의 지도자를 뽑는 것이기에 북한의 불안정성이 중요한 이슈로 부각될 수 있고 통합진보당이 그러한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야권연대에 대한 재고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윤 실장은 “대선은 1%의 득표율도 중요한 상황이기에 민주당이 통진당의 강경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해 요식적인 연대, 또는 낮은 수준의 연대를 할 확률이 높다”면서도 “이는 정책연대가 아닌 후보단일화라는 상징적 연대만 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다”라고 전망한다.

잠룡들이 본격 손을 들고 나오기 시작하며 점점 뜨겁게 달궈지는 대선 운동장. 특히 만만치 않은 내공을 녹인 승부수가 예측되며 여야 모두 잠룡들의 대선행 티켓 확보를 위한 피 튀기는 혈전이 예고된 상태다. 과연 어느 잠룡이 대선티켓을 확보하고 파란기와집 입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온 국민의 관심이 정치권으로 쏠리는 요즘이다.

<윤종빈 교수 프로필>

▲현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현 미래정치연구소 소장
▲현 한국정치학회 연구이사 

<김미현 소장 프로필>

▲전 KSOI 소장 역임
▲전 동서리서치 소장 역임
▲현 서울 마케팅 리서치 소장

<윤희웅 실장 프로필>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 졸
▲전 경기개발연구원 정책분석팀 연구원
▲현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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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