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망론’ 가로막는 아킬레스건 ‘다섯’

‘발톱’ 드러낸 검증단의 ‘칼날 검증’ 시작됐다!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과거가 현재를 가두는 감옥은 아니다. 하지만 정치인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하는 정치인들은 과거행적에 발목 잡히며 낙마하는 사례가 많아서다. 때문에 선거철만 되면 상대 측의 아킬레스건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흠집 내는 네거티브 공방전은 하나의 선거전술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그리고 점점 유력주자로 자리매김해가는 ‘문재인 대망론’에 대한 공세가 시작되는 양상이다. 점차 가열되는 대선불판 속 문 고문의 발목 잡는 아킬레스건을 살펴봤다.

여기저기서 대선 출사표가 속속 던져지며 대선불판이 서서히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게다가 과열되는 열기 속에 유력 후보들에 대한 공세에도 시동이 걸리는 양상이다. 먼저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칼날검증을 앞둔 상태다.

아직 공식적으로 대선 출사표를 던지지 않은 문 고문이지만 이미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자리 잡아서다. 특히 보수진영에서는 5월이면 정국에 불어 닥치는 ‘노풍’을 등에 업은 ‘문풍’을 미리 차단시키겠다는 복안이다.

‘노풍’에 노심초사
기선제압 나선 보수

보수진영에서는 문 고문을 본격 검증대 위에 올려놓고 과거행적을 속속 파헤치겠다는 결연한 태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먼저 그의 과거 변호사 시절의 경력이 가장 먼저 올랐다. 문 고문이 과거 동의대 방화?살인사건인 ‘5?3사태’ 범인들을 변호한 경력이 1차 공격타깃이다.

5?3사태는 지난 1989년 5월3일 시위 중인 동의대 대학생들이 복도에 인화물질을 뿌려놓고 화염병을 던져 진압경찰관 7명이 화재로 사망한 대참사다. 때문에 당시 운동권 학생들을 변호한 경력을 들어 문 고문의 좌파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는 것.

사건의 발단은 그해 1월 동의대 한 교수가 입시부정사건을 폭로하자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항의시위로 촉발됐다. 그해 5월1일 노동절을 기념하여 권위주의 정권에 대항하는 학생들의 시위는 더욱 강경해졌다. 이에 전경 5명이 이 시위를 진압하려다 학생시위대에게 붙잡혀 동의대 중앙도서관에 감금당했다.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경찰이 중앙도서관에 진입했고, 학생들은 신나를 뿌려놓고 화염병을 던지면서 경찰 7명이 불에 타 죽고 10여 명이 중화상을 입었다. 결과적으로 동의대 학생 71명이 살인과 방화혐의로 구속 기소되어 그중 31명이 무기징역에서 2년에 이르는 실형을 받았다.

당시 문 고문은 가해자인 학생들을 변호하며 전경 살인을 방화치사로 낮추었다. 게다가 DJ정권이던 지난 2002년 민주화운동명예회복보상심의위원회는 5?3사태 관련자 46명을 민주유공자로 인정했다. ‘방화·치사 등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살인에 고의가 없었으며 화염병의 사용도 그때의 통상적인 시위방법이었다’는 이유로 재해석되면서다. 때문에 민주유공자로 국가 보상금을 받는 것을 두고 지금까지도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페스카마15호?동의대 5?3사태 변호 경력…극좌로 내모는 ‘보수’  
특전사 출신에 색깔론에서 해방되나 했는데…표 확장성 걸림돌

이러한 문 고문의 변호경력은 보수진영의 타깃 1순위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살인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을뿐더러 문 고문의 중도성향을 벗겨내고 좌파 이미지를 심을 수 있어서다. 문 고문이 특전사의 수중폭파요원으로 군복무를 했던 전력으로 레드콤플렉스에서 자유롭다고 인식된 상태다.

즉 무당파와 중도세력에도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력을 내세워 좌파 이미지를 부각시킨다면 표의 확장성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연장선상에서 보수진영에서는 문 고문의 연방제 통일에 대한 찬성 발언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지난 2월12일자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 고문은 MB정부의 대북정책을 맹비난하며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남북이 평화통일에 가까워졌다.

국가연합 혹은 낮은 단계의 연방제에 이를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정도가 됐다. 하지만 지금은 통일은커녕 전쟁을 걱정해야 할 지경이다”고 말했다. ‘연방제 통일’을 ‘희망’이라고 규정한 것을 두고 공격하고 있는 것.


현행 헌법 영토조항에 따르면 대한민국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다. 이는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함으로써 연방제 통일 등 반역적인 방법의 통일 시도를 차단하는 조항이다.

보수진영에서는 문 고문이 MB정부가 과거 좌파정권과 달리 연방제 통일을 추진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하며 이는 종북세력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하는 상태다.

특전사 출신 문에
레드콤플렉스 심기

문 고문이 최악의 선상 살인사건으로 기록된 ‘페스카마호 15호 사건’을 변호한 경력도 끄집어내진 상태다. 지난 1997년 8월2일 새벽 참치잡이 원양어선 ‘페스카마호 15’가 남태평양 사모아섬 부근을 지날 무렵 조선족 선원 6명이 열악한 작업조건과 한국인 선원들의 폭력에 반발해 선상반란을 일으킨 사건이다. 당시 조선족 선원들은 한국인 선원 7명을 포함한 선원 11명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바다에 버렸다.

피의자 6명은 같은 해 12월 1심에서 모두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1997년 4월 2심 항소심에서 주범을 제외한 5명이 무기징역으로 감형됐으며 같은 해 7월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았다. 당시 인권변호사로 일하던 문 고문은 이 재판의 2심부터 조선족 선원들의 변호를 맡았다.

문 고문은 “이들(조선족 선원들)이 고기잡이 경험이 없어 일이 서툴렀고 당시 일반화돼 있던 선상폭력이 평등주의가 강한 중국의 사회주의 문화와 달라 멸시와 모욕으로 받아들이면서 우발적으로 발생했다”고 변론했다.

이 사건에 대해 최근 문 고문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선족 동포들은 조국에서 도움을 받고자 하는데 우리는 이들에 대해 은연중에 멸시나 깔보는 심리가 있다”면서 “페스카마 15호 사건 가해자들도 동포로서 따뜻하게 품어줘야 하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발생한 ‘수원 토막살인사건’을 계기로 조석족에 대한 여론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이다. 게다가 참여정부 시절이던 지난 2004년 1월 외국인 노동자 입국 자격이 완화되고 지문 날인을 철폐하는 조취가 취해졌다. 현 정부 들어 다시 부활했지만 참여정부 당시 입국했던 외국인 정보는 없는 셈이다.

수원사건의 범죄자 오원춘의 경우도 이러한 케이스다. 때문에 이러한 불똥이 참여정부 인사이자 과거 조선족을 변호했던 경력이 있는 문 고문을 향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방제 통일 발언 공격 받아?부산저축은행 구명로비 의혹 솔솔
노무현은 문재인의 최고의 정치적 자산이자 최대 아킬레스건

문 고문으로서는 부산저축은행 구명로비 의혹도 반드시 털고 가야 할 대목이다. 문 고문이 참여정부에서 민정수석비서관을 역임하던 지난 2003년 부산저축은행 대주주인 박형선 해동건설 회장의 부탁을 받고 유병태 당시 금감원 비은행검사1국장(수감 중)에게 전화를 걸어 구명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참여정부에서 두 번의 민정수석비서관과 시민사회수석비서관,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역임했던 문 고문은 당시 최고 실세로 볼 수 있는 위치다. 


때문에 문 고문의 전화 한 통으로 금감원은 2003년 11월 제재심의를 하면서 일부 경영진을 감봉 등 경징계하는 선에서 끝내버렸고, 부산지방검찰청은 박연호 회장 등 주식시세조종 등 혐의로 기소했으나, 박 회장은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풀려났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앞서 이종혁 새누리당 의원은 “문 고문이 당시 담당자인 유 국장에게 전화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사실인지 밝혀야 한다”고 해명을 촉구했다. 무엇보다 지난 4월5일 유 전 국장이 2003년 8월 문 고문에게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전화를 받았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확인되며 의혹이 증폭된 상태다.

부산지검 공안부(부장 최태원)는 지난달 21일 유 전 국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런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유 전 국장은 당시 문 고문의 전화에 대해 “청탁전화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부연설명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갖가지 아킬레스건 뚫고
대선까지 문풍 발휘할까?

하지만 부산저축은행 사태는 초특급 권력비리형 사건에 백 없고 힘없는 애꿎은 서민들만 피해를 본 모럴헤저드의 전형이다. 때문에 보수의 텃밭이던 PK지역 민심이 MB정권에 등 돌리는 계기가 됐다. 결과적으로 보수진영이 기어코 문 고문을 끌어들이고 싶은 사안이라는 얘기다. 때문에 본격 대선정국에 돌입하면 민심을 자극할 수 있는 이 같은 사건은 문 고문을 겨냥할 가능성이 농후한 상태다.

무엇보다 문 고문의 최대 아킬레스건은 참여정부의 과실이 될 전망이다. 그에게 ‘노무현 향수’는 가장 큰 정치적 자산임에 틀림없다. 반면 노 전 대통령의 과오는 문 고문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밖에 없다. 문 고문이 보수세력과 정면 대결할 경우 그들이 노 전 대통령의 약점들을 뒤집어씌울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문 고문은 ‘노무현의 그림자’를 자처한 상태다. 보수진영에서 최근 불거진 노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의 ‘13억 돈 상자’와 한미FTA?제주해군기지 등의 사안에서 입장을 번복하자 문 고문을 정조준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이 참여정부와 MB정부의 비교 학습효과로 회고적·응징적 성격의 투표가 될 가능성이 농후한 상태다. 때문에 참여정부의 상징성을 갖고 있으며 참신하다고 평가받는 문 고문에 대한 보수진영의 공세는 더더욱 집요해질 전망이다.

문 고문이 향후 이 같은 아킬레스건을 극복하고 보수진영의 공세를 잘 차단하며 대선정국에서 계속 ‘문풍’의 파괴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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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