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 상자 열리는 ‘BBK 진실’ 후폭풍 예고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3.06 15: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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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풍’ ‘검풍’에 버금갈 ‘BBK 쓰나미’ 정치판 덮친다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BBK 사건이 재점화 되고 있다. BBK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정봉주 전 의원이 수감되자 BBK 사건은 수면위로 떠올랐다. 또한 최근 김경준씨의 심경변화에 따른 발언이 시작되었고 ‘기획입국설’에 ‘가짜편지’를 작성한 신명씨가 배후를 밝히겠다고 나서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이는 과거 ‘북풍’과 ‘검풍’ 등에 버금가는 메가톤급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돼 여권은 지금 초긴장 상태다.

김경준 면회한 유원일 전 의원, 기획입국 친박인사 금주 폭로 예고
이달 말 검찰조사 받는 가짜편지 작성자 신명씨, 총선 엿새 전 폭로 예고

BBK 사건이 심상치 않다. 지난 2007년 대선의 최대 이슈였지만 이번 총선과 대선에서도 적지 않은 파란을 몰고 올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유인 즉 BBK 사건의 관련자들이 하나둘씩 입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정권 말기로 접어들며 청와대와 여권의 힘이 빠지자 보이지 않는 힘에 희생됐던 이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진실규명에 나섬에 따라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입 여는 당사자
긴장에 빠진 여권

가장 큰 핵심은 김경준씨의 심경변화이다. 유원일 전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23일 가졌던 김씨와 면회 당시 이야기를 소상히 밝혔다.


“경준이는(유 전 의원은 개인적 친분으로 호칭을 생략하고 ‘경준이’로 편하게 불렀다) 속았다고 생각한다”며 “양치기 소년이라는 비난을 받아야 되는지에 대해 자기변명을 하고 싶어 한다”고 했다.

김씨의 심경에 변화가 있다는 얘기다. 유 전 의원은 “경준이는 자기가 낸 자료는 전혀 선택되지 않았다”며 억울해 하고 있는 김씨의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현재 BBK 사건과 관련해 해명되고 있지 않은 이슈 중 하나는 지난해 2월 스위스 계좌에 예치해둔 돈 140억원을 ㈜다스에 송금한 것이다.

당시 미국에서 진행된 소송에서 다스가 패했고 반대로 소액주주들로 구성된 옵셔널벤쳐스는 김씨에게 승소했는데도 김씨의 스위스 계좌 돈이 다스로 흘러 들어간 점은 여전히 의문이다.

일반적인 상식에서 본다면 김씨가 패소한 옵셔널벤쳐스로 갔어야 하고 승소한 다스에 돈을 지급할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에 대해 유 전 의원은 김씨가 “이전 계약사항이 이행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어 “이 부분에서만은 경준이가 함구하고 있다. 대답을 하지 않는다”며 “또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 또 다른 게....”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만약 유 전 의원이 말했듯 ‘또 다른 것’이 있다면 현재 재판과 수사에서 밝혀지지 않은 또 다른 ‘이면계약’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밝힌 것이다.

김경준, “이전 계약사항이 이행되는 것” 140억 다스 송금 관련 의혹
입 여는 당사자들, 박근혜 대권행보 급브레이크? 새누리 총선 참패?


김씨는 140억원의 다스 송금 외에 또 다른 사건을 밝혔다.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친박과 친이계 인사들이 차례로 찾아와 귀국을 종용하거나 귀국을 늦출 것을 요청했다고 밝힌 것이다.

경선 당시부터 여·야 의원들의 김씨 접촉설은 끊임없이 제기 되었지만 당사자인 김씨의 입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씨는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한나라당 인사 여럿이 미국에서 구금 중인 자신을 찾아와 회유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사실은 친박계 인사들이 김씨와의 접촉을 시도했고 실제 접촉이 이루어 졌다는 것이다. 김씨는 친박계 인사는 두 명으로 현역 여성 국회의원과 법조계 출신인 18대 총선 낙선자임을 밝혔다고 한다.

이에 대해 유 전 의원은 “검증 작업 중이다”며 “남성은 검증을 마쳤고 여성은 검증 마무리 단계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들이 돌아간 뒤에는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현재 구속 중)이 찾아와 친박인사들의 요구와 반대로 “선거가 끝날 때까지 입국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유 전 의원은 “경준이를 만난 인사는 남성이고 여성은 시도를 했지만 만나지는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검증이 완료 되는대로 밝힐 것이다”고 폭로를 예언했다.

유 전 의원은 늦어도 3월10일 안에는 폭로할 것을 예고해 금주 중 정치권에 일대 파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 전 의원의 폭로가 신빙성 있는 사실로 밝혀진다면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대권 행보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유 전 의원은 “그렇게 까지 되겠냐”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지만 사건의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그럴 여지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알고도 방관하며 숨겼다는 야당의 공격을 받을 것이 자명해 보이고 중대 범죄의 진실을 규명하기위해 노력 하기는 커녕 자신의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려 했다는 비난은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봉주 전 의원의 허위사실 공표죄로 수감된 뒤 불거진 ‘박근혜도 유죄’라는 여론은 더욱더 불거질 것으로 여겨진다.
 
김경준 심경변화
신명의 작심폭로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며 폭로를 예고한 인사는 김씨 뿐만이 아니다.

김씨의 ‘기획입국설 가짜편지’를 작성한 신명씨가 4·11 총선 직전인 4월5일 가짜편지의 배후를 밝히겠다고 전해온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명씨가 이날을 ‘D-데이’로 잡은 것은 지난 17대 대선 엿새 전 홍준표 전 대표가 신명씨의 편지를 공개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4·11 총선 엿새 전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대선 직전 김씨가 입국하자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은 청와대와 여당이 (김경준씨 입국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김씨와 같이 미국에서 수감됐던 신경화씨가 보냈다는 편지를 물증으로 공개한 바 있다.

해당 편지에는 “자네가 ‘큰집’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는 것이니 신중하게 판단하길 바란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고 이는 대선에 큰 영향력을 끼쳤다.

하지만 신경화씨의 동생인 신명씨는 “형이 보냈다는 편지는 내가 작성한 것”이라며 조작 의혹을 제기했고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 측 인사가 편지 조작에 개입했다고 폭로했었다.

김윤옥 여사의 작은형부인 신기옥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회장 등이 ‘배후’라는 주장이다.

신명씨는 지난 1월 한 일간지와의 통화에서 “홍 전 대표가 이번 사건의 핵심 증거물인 가짜편지를 직접 들고 기자회견까지 한 만큼 그에 대한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달 중국으로 출국해 미국에 체류 중인 신명씨는 홍 전 대표를 상대로 편지 입수 경위, 가짜인지 알았는지 여부 등을 먼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최근에는 입장을 바꿔 3월 말께 귀국해 먼저 검찰조사부터 받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명씨는 “몸통은 놔두고 나를 먼저 조사한다면 결국 꼬리 자르기 수사가 돼서 배후 규명에 실패할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고 “편지를 쓰도록 시킨 지인 양모씨가 당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통제하고 있으니 아무 걱정 말라’고 했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이와 관련 지난달 KBS <뉴스9>는 “신명씨가 문제의 편지를 한나라당에서 검토까지 했었다고 말했다”며 추가 의혹을 새롭게 제기했다.

KBS에 따르면, 신명씨는 “한나라당 대선캠프 법률팀에서 여덟 번 검토를 했으니까 법률적으로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KBS는 이어 “신씨가 4년 전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엔, 가짜편지 작성을 종용했던 인사가 거짓진술을 지시했다고 밝혔다”며 “저한테 계속 거짓말을 하라고… 신 회장하고 통화하면서…(신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 윗동서라고 그것까지만 알았지”라는 신명씨의 발언을 보도하기도 했다.

사건의 실체와 배후가 점점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

총·대선 뒤흔들
바람 ‘BBK 풍’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은연중에 <나꼼수>에서 밝힐 것을 암시한 유 전 의원의 폭로에 현 정권 실세들의 개입을 암시하는 발언을 지속적으로 해온 신명씨의 폭로까지 더해진다면 총선과 대선 정국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나꼼수>팀도 지난주 방송 마지막 부분에서 금주 다뤄질 내용으로 ‘심경변화를 일으킨 김경준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며 BBK의 새로운 의혹 제기를 예고했었다.

친박인사 2명이 밝혀진다면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여 대권행보에 큰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신명씨가 밝힐 배후와 가짜편지를 언론에 밝힌 홍 전 대표는 문론 BBK 당사자 의혹을 받고 있는 이 대통령까지 줄줄이 연루될 것으로 여겨져 여권과 청와대는 촉각을 곤두세우며 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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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