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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7월30일 17시09분

사건/사고


잇단 강력범죄 ‘강서구’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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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달아 터지는 살인 ‘도대체 왜?’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강서구서 짧은 시일 내에 잔혹한 살인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강서구는 이미 현직 의원의 청부살인사건, 쇼핑몰살인사건 등으로 몸살을 앓았던 적이 있다. 여기에 8일 동안 두 차례의 흉기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시민들은 강서구의 치안 문제를 거론하며 불안에 떨고 있다.
 

강서구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성수

지난 14일, 서울시 강서구에 위치한 PC방서 PC방 손님 김성수(29)가 PC방 아르바이트 직원 신모(20)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담당의가 가족들에게 시신을 보지 말라고 권유했을 정도로 끔찍하고 잔인한 범행 방식이었다. 하지만 범행 동기가 매우 사소했던 데다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안일한 대응과 사건 축소·은폐 정황이 드러나면서 사건에 대한 관심이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잊을만 하면… 
강력 처벌 여론

김씨는 동생과 온라인 게임을 하러 강서구의 한 PC방을 찾았다. 김씨가 앉으려는 자리 정리 문제를 놓고 PC방 아르바이트생인 신모씨와 말다툼을 벌였다. 김씨는 “제대로 치워주지 않느냐”며 “환불해달라”고 했고 이 과정서 마찰이 있었던 것이다. 

실랑이가 있었고 두 사람은 112에 신고를 했다. 출동한 경찰관은 두 사람을 제지했다. 두 사람 사이에 폭력이 오간 것도 아니고, 위험한 상황도 아니라고 판단한 경찰은 두 사람을 돌려보낸 뒤 복귀했다.

하지만 분노를 참지 못한 김씨는 PC방서 300여m 떨어진 자신의 집에서 흉기를 챙겨 다시 PC방으로 달려갔다. 

그는 PC방 앞에 서 있던 신씨를 보자마자 주먹을 휘둘렀고 신씨가 넘어지자 흉기로 수차례 찔렀다. 

한 방송사가 공개한 사건 영상을 보면 형 김씨가 신씨를 덮친 뒤 흉기를 휘두르는 동안 동생은 신씨의 양쪽 팔을 잡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동생이 피해자의 팔을 뒤에서 붙잡은 사이 형이 칼로 찔렀다”며 경찰이 공범인 동생을 놓쳤다는 목격담이 퍼졌다. 

동생은 경찰조사에서 “형이 집에서 칼을 갖고 왔을 줄은 몰랐다”며 “신씨를 뒤에서 붙잡은 건 말리려던 것”이라고 진술했다. 

강서경찰서 관계자는 “범행 장소서 동생이 피해자를 잡는 모습이 CCTV에 찍힌 건 사실이지만 이후에 형을 말리는 장면도 있다. 또 동생이 주변 사람들에게 ‘도와달라’ ‘신고해 달라’ 외치는 장면도 확인됐다”고 했다.

김씨는 신씨의 얼굴을 30여 차례 찔렀다. 현장서 쓰러진 신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3시간 만인 이날 오전 11시쯤 사망했다. 

10월17일 자신을 신씨의 여자친구라고 밝힌 A씨는 페이스북에 ‘강서구 피시방 살인 사건. 또 심신미약 피의자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 링크를 공유하며 “부디 한 번씩만 동의 부탁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A씨는 범행이 발생하기 약 1시간 전 신씨에게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사랑한다”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PC방 살인사건 8일 만에 터진 주차장 살인
“불안해 살겠나…” 잔혹 흉기범죄 공포 확산

A씨는 “(오빠는)누구보다 주변 사람을 잘 챙기고 그 누구보다 따뜻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피의자는 불친절하다는 허술한 이유로 흉기를 갖고 돌아와 처참하게 범행을 저질렀고, 경찰 조사에서 피의자는 우울증 약을 복용 중이라고 진술했습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래서 저는 심신이 미약한 상태라는 이유로 피의자의 형량이 감형될 수 있다는 점과 앞으로 이와 같은 비슷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하고 염려하여 여러분께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부디 한 번씩 동의해 주시고 주변에도 알려주세요”라고 말했다. 

이어 “제발 제대로 수사해 주세요. 평생 감옥에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오빠가 너무 보고 싶습니다”고 했다. 

김씨는 “자리를 치워달라고 했는데 화장실을 갖다온 사이에도 안치워져 있어서 화가났고 1000원 환불을 요구했으나 거부 당해 ‘나만 바보가 됐구나’라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김씨의 부모와 동생은 잡혀간 형이 10년간 우울증 약을 복용했다고 증언했다.

조현증 증세 진단까지 받은 정도는 아니었다고 하지만 심신미약을 사유로 감형을 노리는 사람들을 가중처벌해야 한다는 청원이 진행 중인데 불과 하루 만에 참여인원이 20만명을 넘겼다.

PC방 살인사건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시점에 강서구서 다시 한번 살인사건이 터졌다. 지난 22일 오전,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지상주차장서 이모(47)씨가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도주한 범인은 전 남편인 김모(48)씨였다. 이날 오전 7시쯤 신고를 받고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씨는 숨진 뒤였다. 

경찰은 인근 CCTV 자료를 분석해 김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적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후 9시40분쯤 서울시 동작구 보라매병원서 김씨를 검거했다. 김씨는 체포 당시 수면제 2~3정과 함께 술을 섭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시 발칵!
치안 괜찮나?

김씨는 “이혼 과정서 쌓인 감정 문제로 살해했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두 사람은 4년 전 이혼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범행 당시 김씨가 술에 취해 있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방범 카메라로 동선을 추적한 결과 동튼 직후 영상서 김씨가 비틀거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씨가 사건 며칠 전부터 전처를 찾는다며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녔다는 주민 증언도 있다. 

사건 이후 지난 23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강서구 아파트 살인사건 피해자의 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강서구 등촌동 47세 여성 살인사건의 주범인 저희 아빠는 절대 심신미약이 아니고 사회와 영원히 격리해야 하는 극악무도한 범죄자”라며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청원했다.

강서구 아파트 살인사건에 대한 청와대 청원

딸 김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서 “이혼 전부터 아버지의 폭력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2015년 2월에는 어머니가 친구들과 제주도를 다녀왔는데 아버지가 바람을 핀 것 아니냐며 어머니를 잔혹하게 폭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에 신고했고 접근금지 명령이 떨어졌으나 아버지는 계속 집 주변을 배회하고 협박했다”며 “어머니는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에 들어가서 지내는 등 4년 동안 6번이나 이사를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버지 김씨는 거주지를 옮길 때마다 집요하게 이씨를 쫓아다녔으며 자매와 이씨는 올해 3월 등촌동의 아파트로 이사했다. 

딸 김씨는 “2년 전 (아버지가)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막냇동생을 미행해 칼과 밧줄, 테이프를 들고 따라와 살해하겠다고 협박을 한 적도 있다”며 “그때도 경찰에 신고했었는데 보복이 두려워서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특히 “아버지는 굉장히 언변이 좋고 치밀한 사람이다. (어머니를) 죽여도 6개월 안에 빠져나올 수 있을 거라면서 호언장담하기도 했다”고 우려했다. 그는 “CCTV에도 아버지가 며칠 전부터 아파트 주변을 서성이는 게 찍혔다”며 “계획적으로 살해할 목적으로 찾아온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딸들의 주장과 관련해 경찰은 “CCTV 상으로 아버지가 사건 발생일 이전에 범행지 주변을 서성이는 게 확인됐다”며 “흉기 역시 미리 준비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의자는 심신미약을 주장하지 않았고 관련 진단서를 제출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까마귀 날자…
우연의 일치?

다만 아버지 김씨는 “범행 후 수면제를 다량 복용했다”고 경찰에 진술했으며 평소에도 불면증으로 수면제를 복용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경찰은 과거 김씨 집안서 벌어진 가정폭력 사건에 대해서도 당시 주거지 관할 경찰서를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2015년 폭행 당시 이들의 거주지가 부천이었고 아버지가 살해 협박을 했다는 2년 전 거주지가 미아삼거리라 해당 경찰서를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강서구에선 2014년 2건의 청부살인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2014년 3월29일 당시 시의원이었던 김형식 의원이 살인 교사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김형식 의원이 자신의 친구에게 재력가 송모씨를 살인하도록 교사했다는 혐의를 적용, 그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송씨와 채무관계에 있던 김형식 의원은 빚 독촉서 벗어나기 위해 살인을 청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은 김 의원의 사주를 받아 송씨를 살해한 팽모씨도 함께 구속했다. 팽씨는 2014년 3월3일 오전 강서구 내발산동의 송씨 소유 건물서 그의 머리와 신체를 둔기로 수십 차례 때려 숨지게 했다. 

팽씨는 범행 3일 뒤 중국으로 도피했다가 5월22일 선양서 중국 공안에 의해 체포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사업 도중 김씨에게 7000만원 정도를 빚졌는데 김씨가 이를 탕감해주겠다면서 범행을 부추겼다고 밝혔다. 

중국 공안에게 붙잡힌 팽씨는 김 의원이 한국으로 오지 말고 중국서 죽으라고 했다는 진술을 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김 의원은 송씨가 빌려준 돈을 빨리 갚지 않으면 6·4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못하게 만들겠다고 협박하자 친구 팽씨에게 범행도구까지 제공하며 송씨를 살해하도록 사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김 의원은 “차용증은 술에 취한 상태서 송씨가 써달라고 해서 써준 것이지 실제 돈을 빌린 적이 없다”며 “팽씨가 내게 빌려간 돈을 갚아야 해 송씨를 상대로 강도질한 것”이라고 범행 일체를 부인했다. 

당시 경찰은 범행 수법이 잔인해 원한 때문에 벌어진 사건으로 추정됐지만 현장에 지문조차 남아 있지 않아 용의자를 찾는 데 애를 먹었다. 그러나 모자를 쓰고 건물을 빠져나가는 남성의 모습이 CCTV에 찍혀 결국 경찰은 살해 사건 피의자인 44살 팽씨를 석 달 만에 중국서 붙잡았다. 

“조용한 동네였는데…”
두 번의 청부살인도

팽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살해한 것은 맞지만 10년 동안 친하게 지낸 김형식 의원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팽씨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된 데다 김형식 의원의 도장이 찍힌 차용증이 발견됐기 때문에 혐의가 충분히 입증됐다”고 말했다. 

송씨가 살해당한 지 불과 2주일 가량 지난 같은 달 20일 강서구 관내에선 또 한 건의 청부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이날 저녁 7시18분쯤 방화동의 한 건물 앞 도로에는 흉기에 수 차례 찔린 50대 남성이 쓰러져 숨을 거뒀다. 

숨진 남성은 해당 건물에 입주한 건설업체 사장인 경모(59)씨. 

경씨는 퇴근을 하던 중 건물 1층 계단에서 길이 28㎝에 이르는 흉기를 든 괴한 김모(50)씨에게 가슴, 옆구리 등을 7차례나 찔렸다. 경찰은 용의자 이동로에 위치한 CCTV서 용의자의 발목이 녹화된 영상을 발견했고 근처 현금인출기서 김씨의 인상착의가 CCTV에 나온 용의자와 유사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김씨를 피의자로 전환하기 위해 경찰은 여러 전문기관에 신장계측, 걸음걸이 분석, 동일인 감정 등을 의뢰했다. 

민간업체 법영상분석연구소(대법원 특수감정인)의 감정 결과 영상 속 용의자와 김씨는 얼굴의 윤곽선, 머리모양, 탈모 위치와 형태 등에서 모두 유사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씨를 특정하는 데 결정적이었던 단서는 김씨의 걸음걸이였다. 법보행 분석 결과 사건 당시 현장 주변을 배회한 용의자는 양쪽 발가락이 안쪽을 향하는 안짱걸음을 걸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성인의 경우 일자걸음이나 팔자걸음을 걷는 경우가 많은데 김씨는 안짱걸음을 걸었다”며 “보행속도와 보폭 분석 결과 역시 동일 인물일 개연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후 김씨의 통화내역과 금융거래 내역, 소송관계 등을 확인해 피해자 경씨와 소송관계에 있던 건설업체 대표 이씨가 지인 이씨를 통해 김씨에게 범행을 지시한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해 9월에는 강서구의 한 대형 쇼핑몰서 살인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7월1일 오후 9시50분께 강서구에 위치한 한 쇼핑몰에서 매장 직원 최모(31)씨가 옆 매장에서 일하는 50대 여성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최씨는 범행 뒤 남성 고객이 쫓아오자 달아나다가 1층서 지하 1층으로 뛰어내려 크게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이 평소 사이가 안 좋았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무서운 동네?
주민들 화들짝

8일 동안 두 차례의 흉기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시민들은 강서구의 치안 문제를 거론하며 불안에 떨고 있다. 한 시민은 “강서구가 원래 이런 동네가 아니었는데, 점점 무서운 동네가 되고 있다”며 “개발 전에는 조용한 동네였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불안해했다. 한 누리꾼은 “강서구 왜 갑자기 살인자 동네가 됐는지…”라며 “강서구서 살다 이사 왔는데 마음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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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띄우나? '추크나이트' X맨 추미애의 헛발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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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최근 굵직한 두 사건에 대한 법원 판단이 나왔다.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사건과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사건이다. 연달아 나온 사법부의 판결에 여권이 수세에 몰리는 모양새다. 공교로운 점은 두 사건 모두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추크나이트(추미애+다크나이트)가 해냈다.’ 지난 21일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런 글이 올라왔다. 추크나이트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슈퍼히어로 다크나이트에 빗대 붙인 별명이다. 다크나이트는 DC 코믹스 캐릭터인 배트맨의 별칭이다. 모든 게 오비이락?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댓글 조작 공모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 지사 측은 상고심에서 김 지사가 킹크랩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유죄를 인정한 원심 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모 공동정범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 오해, 이유 모순, 판단 누락 등의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서는 김 지사 측의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 제안이 지방선거 댓글 작업 약속에 대한 대가라는 특검 측의 주장을 받아들지 않았다. 김 지사는 2016년 12월4일부터 2018년 2월1일까지 ‘드루킹’ 김동원씨 등이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기사 7만6000여개에 달린 글 118만8800여개의 공감·비공감 신호 8840만1200여회를 조작하는 데 공모한 혐의를 받았다. 또 경제적공진화를위한모임(경공모) 회원인 ‘아보카’ 도모 변호사의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 제공 의사를 밝힌 혐의도 있다. 1심은 김 지사에게 적용된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2년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은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봤다. “후보자가 특정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유리한 행위를 해달라고 한 정도로는 유죄가 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대법원이 댓글 조작 공모 혐의에 대해 유죄를 확정하면서 김 지사는 도지사직을 상실했다. 여기에 1심에서 구속 수감된 77일을 제외하면 1년9개월여의 징역형도 남아있다. 피선거권도 박탈돼 형기를 마치고 5년 후인 2028년 4월께야 회복된다. 이번 판결로 김 지사의 정치생명이 끝났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드루킹 사건 수사 촉구·특검 합의 대법원 확정 판결로 책임론 부각 김 지사는 유죄 확정 직후 “안타깝지만 법정을 통한 진실 찾기는 더는 진행할 방법이 없어졌다”며 “대법원이 내린 판결에 따라 제가 감내해야 할 몫은 온전히 감당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법정을 통한 진실 찾기가 벽에 막혔다고 진실이 바뀔 수는 없다”며 “진실은 아무리 멀리 던져도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믿음을 끝까지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여야 대선주자들은 김 지사의 대법원 판결에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야권 대선주자들은 문재인정부의 정통성에 의심을 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도 촉구했다. 여권 대선주자들은 대법원 판결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김 지사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청와대는 별다른 입장은 내놓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 지사의 유죄 확정으로 난감한 분위기다. 흥미로운 부분은 김 지사의 혐의가 드러나고 기소돼 유죄 확정까지 이르게 된 과정이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은 2018년 1월 수면 위로 떠올랐다.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 기사에 문 대통령과 정부를 비방하는 댓글 매크로 조작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이 여권 지지층에서 제기된 것.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당 대표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었다. 추 전 장관은 당시 민주당 최고의원회의에서 “국내 대표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의 댓글은 인신공격과 욕설, 비하와 혐오의 난장판이 돼버렸다”며 “익명의 그늘에 숨어 대통령은 ‘재앙’과 ‘죄인’으로 부르고, 그 지지자들을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말로 농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가짜뉴스, 댓글 조작 신고센터’를 설치하는 등 당 차원의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드루킹 김씨와 민주당 당원 등 3명이 댓글 조작 혐의로 체포된 것이다. 여기에 김 지사가 이들과 댓글 조작을 공모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여권에서 제기한 의혹에 여권 인사가 걸려든 셈이었다. 야권은 국회 보이콧 등 총공세를 펼치며 특검 수용을 촉구했다. 정부 정통성 의구심 나와 민주당 지도부는 국회 정상화를 조건으로 ‘드루킹 특검’ 도입에 합의했다. 김 지사의 댓글 조작 공모 의혹이 불거지고 5개월 만인 2018년 6월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수사를 시작했다. 특검은 2018년 8월 김 지사를 기소했고 이후 35개월 만인 지난 21일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을 이끌어냈다. 허 특검은 “이 사건은 특정인에 대한 처벌의 의미보다는 정치인이 사조직을 이용해 인터넷 여론조작 방식으로 선거운동에 관여한 행위에 대한 단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사실까지 인정하면서 그 의미를 축소해 대선의 대가로만 평가한 것이 아쉽다”며 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데 의견을 표했다. 김 지사의 댓글 조작 공모 의혹에 대한 수사 촉구, 특검 도입 합의 등이 추 전 장관의 당 대표 시절에 이뤄지면서 그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추 전 장관이 김 지사 유죄 판결의 ‘일등공신’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당내 경선 레이스에 뛰어든 추 전 장관은 김 지사의 대법원 유죄 판결로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특히 여권에서도 추 전 장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입지가 좁아지는 모양새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김두관 의원은 지난 22일 “유능하고 전도양양한 우리 젊은 정치 생명이 위기에 빠졌다. 이 대목에서 저는 같이 경쟁하고 있는 추미애 후보를 원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화살을 돌렸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추 전 장관에 대해)노무현 탄핵, 윤석열 산파, 김경수 사퇴 이렇게 3번 자살골을 터트린 자살골 해트트릭 선수라고 얘기하고 좌충우돌, 통제불능이었다는 비판도 하더라. 저도 이런 부분에 책임을 져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지난 대선을 주관했고 김 지사에 대한 특검 여부로 고심했던 당시 당 대표로서 저는 그때나 지금이나 김 지사의 결백함을 믿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진실은 아무리 멀리 던져도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믿음을 끝까지 놓지 않겠다는 김 지사의 말을 되새기며 언젠가 어떤 방법으로든 실체적 진실이 분명히 밝혀질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추 전 장관의 책임론을 부각하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드루킹 사건에 대한)수사만 촉구했을 뿐 수사의뢰를 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하면서 “(이 같은 보도가 계속될 경우)강력한 대응을 할 수밖에 없음을 밝힌다”고 경고했다. 같은 편도 비판하다 친문(친 문재인) 세력에서도 비판이 제기되자 언론에 대한 강경 대응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추 전 장관이 거론되는 사건이 또 있다는 점이다. 김 지사의 대법원 유죄 판결에 앞서 1심 판결이 나온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에서도 추 전 장관의 이름이 언급되고 있다. 해당 사건은 추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할 무렵인 지난해 3월 MBC의 보도로 촉발됐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는 지난해 2~3월 후배 기자와 공모해 수감 중인 이철 전 벨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를 상대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의 비위를 털어놓으라고 강요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이 이 전 기자와 공모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검언유착’ 사건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의 공모 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전 기자와 후배 기자만 기소했을 뿐 한 검사장은 기소하지 못했다. 수사팀은 한 검사장에 대한 무혐의 결재를 요청했지만 이성윤 서울고검장(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처분을 유보하면서 ‘뭉개기 논란’도 불거졌다.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홍창우 부장판사는 이 전 기자와 후배 기자에 무죄를 선고했다. 홍 부장판사는 “처벌 가능성이 있다고 인식해도 피고인들의 인식이나 중간전달자에 의해 왜곡돼 전달된 결과에 따른 것이라서 강요미수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전 기자 등이 취재윤리는 위반했다고 인정했지만 강요미수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는 못한다고 본 것이다. 이 전 기자 등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자 당장 추 전 장관의 책임론이 제기됐다. 추 전 장관은 해당 사건을 두고 수사지휘권 발동 등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할 때에도 이 사건을 사유로 제기했다. 이성윤 서울고검장은 이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친정부 검사로 눈도장을 찍었다. 윤 전 총장은 거듭된 추 전 장관과의 갈등으로 존재감을 드러냈고, 이후 대선후보급으로 몸집이 커졌다. 지난해 3월31일 MBC는 이 전 기자가 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 전 대표에게 수차례 편지를 보냈는데, 이 과정에서 한 검사장과의 친분을 내세워 유 이사장의 비위를 털어놓도록 압박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보도했다. MBC 보도 이후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의 고발이 이어지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서울중앙지검이 수사를 맡았고, 사건은 정진웅 울산지검 차장검사(당시 형사1부장)에게 배당됐다. 채널A 기자 사건도 1심 무죄 윤석열 징계사유로 밀었는데… 윤 전 총장은 측근인 한 검사장이 연루돼있다는 이유로 수사 지휘를 대검찰청 부장회의에 일임했고, 이 전 기자 측은 수사팀을 신뢰할 수 없다며 전문수사자문단을 소집해달라고 진정했다.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두고 대검과 중앙지검, 수사팀과 법무부는 갈등을 빚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독립성을 부여해 달라며 사실상 윤 전 총장에게 항명했다. 추 전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서울중앙지검의 손을 들어줬다. 윤 전 총장에게 사실상 이 사건에서 손을 떼라는 시그널을 준 것이다. 이후 검찰은 이 전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발부했다. 한 검사장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정진웅 차장검사의 독직폭행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정 차장검사는 현재 독직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추 전 장관은 지난해 11월 6가지 징계 사유를 들어 윤 전 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했고 징계를 청구했다. 이때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사건과 관련한 감찰 방해가 징계 사유로 포함됐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 역시 해당 사건을 징계 사유로 인정, 정직 2개월을 의결한 바 있다. 윤 전 총장은 직무배제와 징계가 부당하다며 행정법원에 각각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처분 자체를 취소하라는 본안 소송도 함께 제기했다. 법원은 지난해 12월24일 “법무부 검사 징계위원회의 의사 정족수가 미달돼 징계위 결정 자체가 무효”라며 윤 전 총장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19일에는 윤 전 총장이 징계 처분을 아예 취소해 달라며 낸 행정소송의 첫 정식재판이 열렸다. 추 전 장관은 이 전 기자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검언유착의 결과로 개혁이 더 절실해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의 완벽한 수사방해와 재판방해로 진실이 이길 수 없는 한심한 작태는 처음부터 예견된 것이었다”고 자신의 SNS에 썼다. 또 “검찰은 한 검사장의 휴대폰 압수 후 비밀번호를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핵심 증거물을 확보하고도 수사·재판에 증거로 활용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검사장은 이 전 기자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온 직후 입장문을 통해 “지난 1년 반 동안 집권세력과 일부 검찰, 어용언론, 어용단체, 어용지식인이 총동원된 ‘검언유착’이라는 유령 같은 거짓선동, 공작, 불법적 공권력 남용이 철저히 실패했다”며 “조국 수사 등 권력비리 수사에 대한 보복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회에 정의와 상식의 불씨가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판결로 잘못이 바로잡혀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거짓선동과 공작, 불법적 공권력을 동원한 책임을 물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추 전 장관, 열린우리당 최강욱 대표, 열린우리당 황희석 최고위원 등을 거론했다. 맹공격 끝에 역풍 맞았다 이 전 기자의 무죄 판결로 검언유착으로 불렸던 사건이 ‘권언유착’으로 비화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이 전 기자는 지난 19일 자신과 이철 전 대표 사이에서 중간전달자 역할을 한 ‘제보자X’ 지모씨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그는 “소위 권언유착 사건의 몸통이라고 할 수 있는 지씨에 대한 수사가 지지부진하고 계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계류 중인 사건을 엄중 수사해 억울함을 풀어주시고 권언유착 사건의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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