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강’ 기죽은 야당 실상

여기저기 끼지 못하고…유령 취급?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거대 양당이 정기국회의 쟁점 이슈를 선점하면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존재감이 미약해지고 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새 지도부 체제를 중심으로 도약을 시도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바른미래당은 ‘당 정체성 논란’이 최근까지도 끊이질 않고 있다. 민주평화당은 현직 국회의원들의 ‘탈당설’이 제기되면서 뒤숭숭한 분위기다.
 

지난 20대 총선 결과 다당제 국회가 출범했다.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과 민주평화당(이하 평화당)이 등판하면서 국회는 다당제 체제가 됐다. 다당제 국회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았다. 다양한 정책적 목소리를 담을 수 있다는 기대감과 다당제의 이점으로 꼽히는 협의와 합의를 국회에 녹여내기 어렵다는 우려가 공존했다. 다당제 국회는 지방선거와 북한의 비핵화 등 굵직굵직한 이슈를 통과했고, 최근 정기국회의 문을 열었다.

출범 이후
연일 제자리

바미당과 평화당은 존재감을 좀처럼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10월 정기국회의 첫 일정인 대정부질문서부터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의 그림자에 가려진 형국이다. 

게다가 두 당 내부에선 정기국회를 관통하면서 잡음이 새어나오고 있다. 지지율은 연일 답보상태다. 바미당과 평화당은 정기국회를 통해 가시적인 전환을 모색하는 모양새지만 다소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바미당은 손학규호 출범 이후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섰다. 바미당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합당 이후 내부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선 당내 갈등이 후보 간 갈등으로 번졌고, 지방선거 참패로 이어졌다.

바미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돌입해 당 재건에 나섰다. 이후 바미당은 지난 9·2전당대회를 통해 손학규 대표를 신임 당 대표로 선출했다. 손 대표는 취임 이후 첫 당직 인선서 사무총장에 바른정당 출신 오신환 의원을, 비서실장에 국민의당 출신 채이배 의원을 지명했다. 

전당대회 과정서 불거진 계파갈등을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실제로 손 대표 취임 이후 당내 잡음은 어느 정도 줄어들었다. ‘최고참’인 손 대표는 당 전면에 나서면서 당내 갈등을 진화해 호평을 받았다.

다만 당의 완전한 화학적 결합은 요원해 보인다. 최근 바미당 내에선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동의 문제를 놓고 의원들 간 마찰이 있었다.

바미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지난달 6일 국회 본회의장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서 “여야 모든 정치 세력이 한뜻으로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안을 처리하고, 한국의 강력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자는 대통령과 여당의 요청에 바미당은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김 원내대표는 비핵화의 진전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비준안 처리가 한미 동맹의 균열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우려도 경청할 가치가 있다”며 “국회 결의안을 채택하고, 이후 비준 동의를 논의하자”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의 연설이 있던 날 바미당 지상욱 의원과 이언주 의원은 국회 비준 동의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한반도 비핵화 달성이라는 당의 정강·정책을 제대로 따라가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이 의원 역시 “북한의 진정성이 의심스러운 상황서 국회가 힘을 실어줄 때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가 비핵화 진척 정도를 짚었음에도 불구하고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손 대표는 같은 날 소상공인·자영업자 직능단체 대표자들과 정책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우리 의원들은 애국심과 애족심, 애당심을 가져야 한다”며 사실상 지 의원을 겨냥했다. 

민-한 거대 양당 그림자에 존재감 흐릿
바미당, 정기국회서도 당내 잡음 여전

이에 지 의원은 다음날 SNS 페이스북을 통해 “손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애국심, 애당심이 도대체 무엇인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다”며 공개 질의했다. 손 대표는 다음 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 의원의 공개질의와 관련된 질문에 웃으면서 “됐어, 됐어”라며 즉답을 피했다. 당 의원과 당 지도부가 서로 맞서는 양상이었다.

바미당 지도부는 진화에 나섰지만 최근까지도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동의 여부에 이견이 있었다. 당내 갈등의 중심에 섰던 지 의원은 지도부의 ‘재신임’을 묻기도 했다. 바미당은 지난 1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의원총회서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김 원내대표는 “판문점 선언 및 평양공동선언 비준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며 “마치 당장 처리를 해 줄 것으로 오해하는 이들이 있는데, 논의를 시작하자는 말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이견과 갈등을 감안한 듯 ‘의결’보다 ‘논의’에 초점을 맞췄다. 

김 원내대표는 ▲판문점 선언 비준안 비용추계 재산정 ▲북측, 국회 비준과 동일한 효력 갖는 국내법적 절차 진행 ▲북한의 현재 핵 불능화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 등 세 가지 전제조건을 제시하며 비준동의에 있어 신중한 입장을 강조했다.

그러나 지 의원은 전제조건에 대해 “대한민국과 달리 북한은 김정은 1인 체제 국가다. 국내법적 절차는 사문화될 수 있는 소지가 많아 효력이 발생하기 어렵다. 핵 불능화의 노력이란 게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말씀을 주셔야 한다”라며 조목조목 따졌다. 

특히 “(김 원내대표가) 기자들한테 비준을 꼭 하겠다고 말씀을 하고 다니신다는 얘기도 기자들을 통해서 들려온다. 해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판문점 비준안
갈등 수면위로

그는 “원내대표님과 모든 당직자 분들도 개인의 의견이 마치 당의 뜻인 것처럼 오해가 되는 처신을 신중하게 해주시면 좋겠다”며 “또 그런 일이 생길 때는 신임을 여쭙지 않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번 사안을 통해 바미당은 완전한 결합을 이뤄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일각에선 “당 발전을 위한 건전한 갈등”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사안의 무게감을 놓고 봤을 때 하나 된 목소리가 나오지 못한 점은 간과하기 어렵다.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동의 문제는 이번 정기국회의 최대 쟁점 중 하나로 꼽힌다. 바미당은 정기국회의 중대한 사안을 두고 불협화음이 짙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당 의원이 지도부를 향해 당의 ‘정강·정책’을 언급하며 비판한 것은 당내 통합이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평화당은 최근 일부 현역의원들의 ‘탈당설’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평화당 의원들의 탈당설은 지난 추석 연휴 전후로 급속하게 퍼져나갔다. 그 중심에 선 인물은 평화당 김경진·이용주 의원이었다.

김 의원의 경우 추석 연휴 때 내건 귀성인사 현수막 사건이 도마에 올랐다. 통상 국회의원 현수막엔 당명과 당 로고, 당 고유색 등이 실린다. 그러나 김 의원의 귀성인사 현수막엔 당명, 당로고가 빠져있었다. 

당 고유색도 평화당을 상징하는 연두색이 아닌 파란색이었다. 김 의원의 현수막은 파란색 바탕에 ‘고향방문을 환영합니다. 국회의원 김경진 올림’이란 글자가 적혀있을 뿐이었다. 평화당 소속인 점도 드러내지 않은 채 ‘국회의원 김경진’이라고 명시했다. 
 

이를 두고 김 의원의 탈당설에 힘이 실렸다. 일각에선 현수막 바탕색이 파란색인 것을 두고 차후 행선지를 민주당으로 두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됐다.

이 의원은 지난달 27일 tbs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에 출연해 탈당설 내막을 공개했다. 이 의원은 “추석 명절 이전 본회의가 있었는데 저를 비롯한 김 의원과 몇몇 의원들이 본회의 도중에 모여 티타임을 가졌다”며 운을 뗐다. 

이 의원은 “티타임 중 바미당발, 평화당발 향후 정계개편은 어떻게 될지 가벼운 이야기들이 오고갔다”며 “다당제 체제가 필연적으로 양당 체제로 회귀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12월 기점으로
탈당설 솔솔!

이어 “그렇다면 12월 쯤 현실화될 것이기 때문에, 김 의원은 어차피 그리 될 바에야 조금 일찍 탈당이라든지 정계개편의 계기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의원은 “향후 정계개편의 여부는 정기 국회서 선거제도 개편 여부에 달려있고, 이 부분에 대한 민주당의 의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란 이야기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평화당 의원들의 탈당 의사가 당장 확실시된 것은 아니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두 의원은 공통점이 제법 있다. 김 의원과 이 의원 모두 검사 출신이다. 김 의원은 광주지검서, 이 의원은 서울고검서 부장검사를 지냈다. 이후 두 의원은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나란히 2016년 총선에 출마, 국민의당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김 의원과 이 의원의 의정활동서도 이들의 공통점을 확인할 수 있다. 두 사람은 이른바 ‘청문회 스타’다. 김 의원과 이 의원은 최순실 국정 농단 청문회서 활약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의 질의 과정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며 여론의 조명을 받았다. 

그는 청문회를 통해 ‘쓰까요정’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 의원 역시 청문회서 조윤선 전 문화체육부장관에게 문화계 블랙리스트 존재 여부를 연이어 18번 질의해 자백을 받아낸 바 있다.

평화당 초선의원들의 탈당설이 불거지자 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지난 1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서 “(초선의원들이)지금은 탈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의원은 “약 한두 달 전부터 초선의원 몇 사람이랑 (탈당과 관련한)상의를 했다”며 “당내에 남아서 노선투쟁 같은 것을 해도 좋지만 탈당은 하지 말자고 했다. 그리고 정계개편서 어떤 기회가 오면 함께 당에서 노력해보자고 했다”고 밝혔다.

평화당, 현역 의원 탈당설로 어수선
선거개편 주장하며 분위기 반전 시도

맥락을 살펴보면 평화당은 선거제도 개편 여부를 정계개편의 시발점으로 볼 가능성이 높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통해 의원수를 늘려 교섭단체 지위 확보를 노린다는 해석이다. 바미당 역시 선거제도 영역서 자유롭지 못하다. 좀처럼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지 못하는 상황서 현행 선거제도로 총선을 맞이하기엔 무리가 있다.

지난 1∼2일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로 진행한 10월 1주차 주중집계에 따르면 바미당과 평화당의 지지율은 각각 6.0%, 2.5%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유권자 1만2462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최종 1003명이 응답을 완료했다. 응답률 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바미당과 평화당은 이번 정기국회서 선거제도 개편을 중앙 이슈로 끌어오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두 당은 선거제 개편을 통해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모양새다. 

최근 바미당과 평화당은 정의당과 민중당, 녹색당 그리고 우리미래 등과 함께 지난 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제 개혁 논의를 촉구했다. 이들 정당은 570여개의 시민사회단체와 정치개혁공동행동을 결성하고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이들은 “올해 정기국회에서도 지난 1년간처럼 정치개혁에 관한 논의가 표류한다면, 20대 국회는 명백히 퇴행적인 국회로 기록될 것”이라며 사실상 민주당과 한국당을 압박했다.

바미당 손 대표와 평화당 정 대표, 그리고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손 대표와 정 대표는 각각 바미당과 평화당의 수장으로 자리하면서 선거제도 개편을 전면에 내세운 바 있다. 이날 손 대표는 선거제 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정 대표는 사실상 민주당과 한국당을 압박했다.

지지율 답보
돌파구 있나

최근 정 대표는 민주당 이해찬 대표, 정의당 이 대표와 함께 지난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한 당시 이야기를 꺼냈다. 정 대표는 “(민주당)이 대표와 평양 고려호텔 꼭대기 층 술집서 소주 한 잔 기울이며 ‘(이 대표가)우리 사회를 개혁의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선거제 개혁이 불가피하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당은 선거제도 개편 논의를 위해 필요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들의 명단을 미루고 있는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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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