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위대한 골퍼는 누구?

끝나지 않을 흥미로운 줄세우기

역대 최고 골프선수는 누굴까? 골프팬이라면 누구나 생각해봤을 법한 논쟁거리다. 이런 가운데 미국프로골프협회(PGA) 소속 시니어 PD인 T.J.오클레어가 역대 골퍼 순위를 거론하고 나섰다.

T.J.오클레어는 최근 골프 역사상 위대한(greatest) 골프선수와 그 이유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당대 최고로 손꼽히던 대다수 골퍼들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스웨덴의 아니카 소렌스탐이 골프사상 위대한 여자 선수 20명 중 1위에 선정됐다. 소렌스탐은 메이저 10승에 LPGA투어 통산 73승을 올렸고 2003년에는 한 시즌 11승을 올리기도 했다. 소렌스탐은 8년 동안 ‘올해의 선수’에 올랐고, 시즌 최저타수상인 베어트로피를 6번 받았으며 여자 선수 중에 최저타 기록인 한 라운드 59타를 친 유일한 선수다. 2위에는 1958년부터 1966년까지 9년간 메이저 13승에 LPGA 통산 82승을 올린 미키 라이트가 꼽혔다.

전설들의 발자취

3위는 만능 스포츠우먼인 베이브 디드릭슨 자하리아스가 뽑혔다. 1932년 LA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땄을 뿐 아니라 골프를 시작한 뒤로는 메이저 10승에 LPGA투어 41승을 거두었다. 1950년에는 당시 메이저 3개 대회를 휩쓰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4위에는 메이저 6승을 포함해 LPGA투어 통산 88승으로 최다승을 쌓은 캐시 휘트워스다. 휘트워스는 1981년에 LPGA투어 최초로 통산 상금 100만달러를 돌파했다. 


5위는 메이저 3승에 LPGA투어 48승을 기록한 낸시 로페즈로 1978년 데뷔한 해에 메이저 1승에 총 9승을 거두어 신인상과 상금왕, 올해의 선수상, 그리고 최저타수상까지 획득했다.

6위는 메이저는 2승에 그치지만 LPGA 43승을 거둔 조안 카너다. 유일하게 US걸스주니어, US여자아마추어선수권, US여자오픈을 모조리 우승한 여자 선수다. 

7위는 아직도 현역에서 활동중인 메이저 7승에 LPGA 41승을 거둔 호주의 캐리 웹이다. 1996년 두 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첫 승을 올리면서 신인상을 받았고 이후 꾸준히 승수를 쌓았다.

8위는 메이저 6승에 통산 34승의 벳시 킹, 9위는 메이저 6승에 통산 31승의 팻 브래들리가 선정됐다. 

10위는 메이저 15승에 통산 60승의 패티 버그로 1946년부터 열린 US여자오픈 첫 대회에 우승했다. LPGA 창립멤버인 버그는 지금은 없어진 웨스턴오픈과 타이틀홀더스에서 각각 7승에 US여자오픈 초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LPGA 소렌스탐 1위…박세리 15위
PGA 니클라우스 부동의 ‘톱’

11위는 메이저 6승을 포함해 LPGA통산 35승을 거둔 패티 시한, 12위는 LPGA창립자의 한 사람으로 메이저 11승을 올린 루이스 슈그스, 13위는 메이저 7승에 LPGA통산 31승의 줄리 잉스터, 14위는 메이저 5승에 투어 29승의 에이미 앨콧이 선정됐다.


15위는 한국 여성 골프의 선구자인 박세리로 1998년에 LPGA투어에 진출한 해에 메이저 2승과 시즌 4승을 올려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29세인 2007년에 ‘골프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16위는 메이저 1승에 LPGA투어 33승의 베스 대니얼, 17위는 메이저 8승에 LPGA 55승의 벳시 롤즈, 18위는 메이저 4승에 LPGA 18승의 멕 말론, 19위는 메이저 2승에 LPGA투어 27승을 올린 로레나 오초아, 20위는 메이저 4승에 LPGA 42승을 올린 산드라 해이니가 꼽혔다. 

리우 금메달리스트이자 메이저 7승, LPGA투어 19승을 올린 박인비는 아직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남자 골프 선수 15명의 리스트 1위 자리는 잭 니클라우스가 차지했다. 잭 니클라우스는 평생 164번의 메이저 대회에 출전해 18번의 우승과 2위 19번, 3위는 9번을 기록했다. 절반에 가까운 73번을 톱10에 들었다. 가장 인상적인 기록은 1986년 최고령(46)으로 마스터스에서 통산 6승째를 거둔 것이다. 그밖에도 니클라우스는 PGA투어 통산 73승으로 이 부문 역대 3위에 올라 있다.

온갖 구설수 속에서도 골프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타이거 우즈가 2위에 올랐다. 우즈는 메이저 14승에 PGA투어 통산 79승으로 두 부문 모두 역대 2위에 올라 있다. 또한 2000년 US오픈부터 이듬해 마스터스까지 4대 메이저를 연달아 우승하는 ‘타이거 슬램’을 달성했다.

3위는 28세에 은퇴하기까지 8년(1923~1930)간 활약한 아마추어 골퍼의 전설인 보비 존스다. 그가 활동하던 당시 4대 메이저 대회는 아마추어 대회인 US아마추어, 브리티시아마추어와 프로 대회인 US오픈, 디오픈이었다. 존스는 이들 메이저 대회에 총 31번 출전해 13승을 거두었고 1930년에는 한 해에 4대 메이저를 싹쓸이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뒤 은퇴했다. PGA투어에서는 아마추어 선수 자격으로 9승을 쌓았다.

4위는 4대 메이저에서 11승(3위)을 올린 월터 하겐이 차지했다. 보비 존스와 동시대의 프로골퍼였던 하겐은 1924년부터 PGA챔피언십을 4년 연속 우승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라이더컵에서는 미국팀 단장을 6번 지냈다.

오클레어 언급한 역대 랭킹
당대 최고 선수들 총망라

5위는 샘 스니드로 PGA투어 최다승인 82승에 메이저 7승을 거뒀다. 메이저 대회 중 US오픈 우승만 없는데 준우승만 4번 했다. 선수로서 오랫동안 활동한 스니드는 1965년에 그레이터 그린스보로 오픈을 52세10개월8일에 우승해 최고령 우승 기록을 세웠다. 1979년 PGA챔피언십에서는 67세2개월7일의 나이에 컷을 통과하기도 했다.

6위는 자동차 사고로 심각한 부상을 당하고도 불굴의 의지로 극복하며 메이저 9승을 이룬 인간승리의 대명사 벤 호건이고, 7위는 2년 전 세상을 떠난 메이저 7승에 PGA투어 62승의 아놀드 파머이다. 8위는 남아공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메이저 9승에 PGA투어 24승을 올린 게리 플레이어, 9위는 메이저 7승에 통산 39승을 올린 진 사라젠이 꼽혔다.

10위는 메이저 5승에 PGA투어 43승을 올린 필 미켈슨이다. 미켈슨은 지난 1993년11월에 세계 골프랭킹 47위에 오른 뒤에 현재까지 무려 24년 15주(1263주)째 톱50위 이내에 들어 있다. 11위는 메이저 8승의 톰 왓슨이다. 

12위는 1945년에만 35개의 대회에 출전해 무려 18승을 거두고 메이저 5승을 쌓은 바이런 넬슨이 꼽혔다. 넬슨은 선수 생활은 짧았지만 압도적이었다. 넬슨의 113개 대회 연속 컷 통과는 타이거 우즈의 142번 연속 컷 통과에 이은 통산 2위 기록이다.


영원한 떡밥

이밖에 13위는 메이저 3승에 PGA투어 51승의 빌리 캐스퍼, 14위는 메이저 5승을 거둔 스페인의 천재골퍼 세베 바예스테로스, 15위는 메이저 7승의 영국 골퍼 해리 바든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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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칫상 오를 그 밥에 그 나물

잔칫상 오를 그 밥에 그 나물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압도적인 기세를 앞세워 쟁점 법안들을 한순간에 처리하려고 한다. 수많은 위험과 과제를 풀어야 하는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엔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주요 후보 4명이 출마할 예정이다. 약점도 4인 4색이다.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다음 달 19일 충북 청주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국민의힘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임기 만료로 물러난 이후 주목받았던 유력 당권주자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한동훈 전 대표 ▲안철수 의원 ▲나경원 의원 등 4명이다. 이어 친한(친 한동훈)계 좌장으로 알려진 6선 조경태 의원과 장성민 경기 안산갑 당협위원장도 출마를 선언했다. 돌고 돌아 4파전 예고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에겐 매우 어려운 숙제들이 수북하게 쌓여 기다리고 있다. 이재명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새 정부 출범 직후의 기세와 압도적인 의석수를 토대로 ▲노란봉투법 ▲방송 3법 ▲농업 4법 ▲상법 추가 개정안 등 쟁점 법안을 이달 임시국회에서 서둘러 처리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달 11일엔 검찰을 완전히 폐지한 후 기존 권한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으로 옮기는 법안을 발의했다. 국민의힘의 의석수는 107석에 불과해서 실질적으로 해당 법안을 막을 힘이 없다. 또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해산심판 청구 가능성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민주당 당 대표 유력 후보 중 1명인 박찬대 전 원내대표는 지난 8일 국민의힘을 겨냥해 “내란범을 배출한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을 끊는다”는 내용이 담긴 법안을 발의했다. 이를 놓고, 박 전 원내대표는 “아직도 반성 없이 내란을 옹호하는 정당에 국민 혈세가 투입돼 내란을 옹호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내란 종식에 역행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정당해산심판 청구 및 인용 가능성을 피부로 느끼도록 위협하면서 자금줄을 끊는 조치라고 해석할 수 있다. 김건희 특검팀은 같은 날 지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개입 의혹을 받는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의 자택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지난 7일엔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을 받는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의 출국을 금지했다. 특검의 수사 상황에 따라 ‘줄초상’이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이 승부수로 제시했다가 좌초된 5대 개혁안에 담긴 국민의힘의 체질 개선 문제도 새 당 대표의 골머리를 썩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친윤(친 윤석열)계는 5대 개혁안을 좌초시키면서 친윤계 일원인 송언석 의원을 원내대표로 당선시키는 등 여전한 힘을 드러냈다. 5대 개혁안 중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추진 ▲대선후보 강제 교체 시도에 대한 당무감사는 국민의힘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안건이었다. 신임 당 대표가 이를 완전히 무시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숙제는 내년 6월 진행될 지방선거다. 국민의힘이 승리할 가능성은 벌써 낮게 진단되고 있다. 실제로 패배하면, 다음 달 선출되는 당 대표는 이에 대한 책임을 뒤집어쓰고 사퇴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많은 숙제와 뻔한 죽음이 예상되는 ‘독이 든 성배’라고 할 수 있다.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4명은 대권주자급 위상을 가진 정치인들로 이들 모두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다. 앞으로 국민의힘은 어려운 숙제를 잔뜩 안고, 기세가 오를 대로 오른 새 정부와 거대 여당을 상대해야 한다. 그래서 대권주자급 위상을 가진 대표가 절실히 필요하다. 전대 다가오는데 또 같은 얼굴들 대표 유력 주자 약점 들춰보니… 하지만 후보 4명은 각자 결함과 한계를 갖고 있다. 따라서 새 지도부가 구성됐다고 해서 저 많은 과제가 술술 풀릴 가능성은 매우 작다. 국민의힘 대선후보였던 김 전 장관은 지난 4일 서울희망포럼 강연에서 “이재명 대통령에 맞서 내가 싸우겠다”며 “국민이나 당이 위축될 때 침묵하지 않고 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의 당 대표 출마 선언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전 장관은 대선후보의 당무우선권을 매개로 김 전 비대위원장을 지명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이 시도했던 대선후보 강제 교체 시도에 대한 당무감사는 김 전 장관의 이해관계와 직결되는 사안이었다. 하지만 김 전 장관은 이를 회의적으로 생각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 전 장관의 측근인 국민의힘 김재원 전 대선후보 비서실장은 지난달 13일 YTN <뉴스파이팅>에 출연해 “국민의힘은 이재명정부의 국정 전횡을 전혀 제어하지 못하는 등 야당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며 “당무감사가 지금 당장 시급한 일인지 회의적”이란 견해를 밝혔다. 김 전 장관이 몰두하는 것은 ‘빅텐트’다. 김 전 장관이 사실상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면서 제시한 비전은 ▲권력의 잘못에 맞설 수 있도록 107명이 제대로 뭉친 국민의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낙연 전 총리·바른미래당 손학규 전 대표 등과의 빅텐트 및 연대였다. 하지만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당 체질 개선이란 측면에서 김 전 장관의 ‘빅텐트’에 대한 집착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선이 나오고 있다. 김 전 장관은 대선후보 시절에도 빅텐트를 거론했다. 김 전 장관은 이 전 총리의 지지 선언은 이끌었지만,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는 끝내 성사시키지 못했다. 한덕수 전 총리와의 단일화도 스스로 제안했다가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후 태도를 바꿔 대선후보 강제 교체 시도의 불씨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김 전 후보와 친윤계의 갈등이 적나라하게 공개됐다. 대선에서 41%를 득표하는 등 비교적 선전했지만, 이 ‘비교적 선전’은 국민의힘의 처참한 상황에 비해 선전했다는 것일 뿐, 진짜로 선전했다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김 전 장관은 여전히 빅텐트에 집착하고 있다. 빅텐트 정당은 다양한 세력을 묶고 그 이해관계를 조율할 수 있는 지도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김 전 장관은 대선후보 시절 당내 화합조차 제대로 끌어내지 못했다. 국민의힘의 전신 새누리당을 탈당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자유통일당을 창당했단 치명적인 약점도 있다. 다시 빅텐트 김문수 집착 심지어 김 전 장관이 대선후보 시절 구상했던 빅 텐트엔 전 목사 등 광장 세력도 포함됐다. 이처럼 상황 판단을 정확히 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관악산에서 열심히 턱걸이를 해도 고령에 따른 판단력 문제가 따라다닐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김 전 장관이 윤석열정부 당시 경제사회노동위원장과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연이어 발탁됐던 이유로는 “고령의 보수 정치인에 대한 예우”란 평가가 계속 나왔다. 이 평가엔 “정치적 영향력과 지도력이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에 부담 없이 발탁했다”는 의미가 있다. 대선후보 교체 시도 당시 당사 후보실을 점거하는 등 젊은 시절 노동운동을 연상시키는 과감한 선택은 일부 돋보였다. 하지만 과감한 정치적 선택도 정확한 판단력과 맞물려야 그 빛을 발한다. 대권·당권주자가 없단 약점이 있는 친윤계가 그나마 지향점이 비슷한 김 전 장관을 당 대표로 옹립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중도를 공략해 다시 정권을 되찾으려면 당 체질은 필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따라서 김 전 장관이 빅텐트에 집착하는 옛 관성을 버리지 못하면, 여당과 제대로 맞설 제1야당 대표가 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남는다.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해선 “어려운 상황에서 정면 승부하는 결기가 부족하다”는 일부의 평가가 있다. 한 전 대표는 중요한 정치적 고비마다 편한 길을 가려는 경향을 보였다. 지난해 22대 총선에서 민주당 이재명 당시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당시 대표를 심판 대상으로 규정한 ‘이조 심판론’이란 구호를 내걸었다가 ‘108석 당선’이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여당 대표가 야당 대표들에 대한 심판을 총선에서 승리해야 할 이유로 제시한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전 대표가 정치 인생에서 제일 빛났던 순간은 지난해 12월3일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였다. 당시 그는 비상계엄에 반대하면서 “국민과 함께 이를 막겠다”고 천명했다. 이어 친한계 의원들을 국회로 소집한 후 민주당과 협조해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등 원로 인사들은 한 전 대표를 극찬했다. 조 대표는 지난 2월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여당 대표가 계엄을 좌절시키긴 어렵다”며 “보통 이런 걸 ‘별의 순간’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는 친윤계와 합의해 지난해 12월7일 진행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1차 표결 불참을 결정했다. 이어 다음날엔 한 전 총리와 함께 “총리와 여당 대표의 당정 협의를 강화해 국정 공백을 메운다”는 담화를 발표했다. 헌법재판소가 한 전 총리 탄핵 심판 결정에서 “위헌이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각계각층에선 한 전 대표를 일컬어 “권력 찬탈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취지로 격렬하게 비판했다. 한동훈 급부상 당시 한 전 대표는 ▲조속한 직무 정지 ▲탄핵소추 표결 불참 ▲탄핵 찬성 등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의견을 계속 바꿨다. 그러다가 탄핵소추가 가결된 직후 친윤계의 반발과 최고위원 전원 사퇴 등이 이어지면서 당 대표직에서 쫓겨나듯 물러났다. 이후 한 전 대표는 대선후보 경선 패배 후 대선 유세에 참여했고, 친한계를 움직여 대선후보 강제 교체 반대에 참여하는 등 일정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친윤계와의 뿌리 깊은 갈등은 여전하고, 당 대표 출마에 대한 의견을 뚜렷하게 밝히지 않는 등 ‘결기 부족’이란 일각의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김민석 총리 지명 철회 등을 요구하면서 국회 로텐더홀에서 농성을 진행했다. 하지만 안 하느니만 못한 농성이 되고 말았다. 나 의원은 냉방이 잘 되는 국회 로텐더홀에서 비교적 가격이 비싼 김밥과 유명 메이커 커피를 곁들이고 탁상용 선풍기까지 갖췄다. 이런 상황을 알린 사람은 이 모든 것을 촬영해 스스로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나 의원 자신이었다.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캠핑이나 바캉스 같다”고 비웃었다. 지난 2018년 5월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면서 단식 농성을 했던 자유한국당 김성태 전 원내대표도 지난 1일 MBC <뉴스외전>에서 “로텐더홀에서 출판기념회 하듯이 농성한다”고 비판했다. 친한계 일원인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피서 농성”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나 의원은 “주말엔 로텐더홀에 에어컨이 가동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난달 30일 YTN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나 의원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려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지지자들에게 자신의 인상을 남기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지층에게 인상을 남길 수 있을지는 의문이 남는다. 정작 농성의 대상인 김 총리는 같은 날 나 의원을 방문해 “식사는 했느냐”면서 “단식은 하지 말라”고 비웃었다. 김 총리의 기세는 하나도 꺾이지 않았고, 민주당은 지난 3일 김 총리 임명동의안을 가결했다. 대선 경선 그대로 옮겨지나 수많은 난제…독이 든 성배? 그러자 나 의원은 다음날 농성을 해제했다. 나 의원이 6일 동안 진행한 농성은 나 의원이 당 대표에 당선된 후 진행될 대정부 투쟁의 회의적 가능성을 드러냈을 뿐이다. 당 대표 당선 가능성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지 의문이 커진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 7일 오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 임명된 후 겨우 8분 만에 사퇴했다. 안 의원은 지난 2일 혁신위원장 내정 당시엔 “국민의힘은 악성 종양이 뼈와 골수까지 전이된 말기 환자”라면서 “메스를 들어 보수 정치를 오염시킨 고름과 종기를 적출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안 의원은 송 비대위원장에게 “대선후보 강제 교체 시도와 관련해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전 원내대표에 대한 인적 청산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건의를 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중도·수도권·청년 중심으로 혁신위를 구성하려던 안 의원의 구상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국민의힘 혁신 당 대표가 되기 위해 도전할 것”이라며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안 의원은 혁신위원장 내정 이전부터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이 크게 점쳐졌다. 따라서 혁신위원장 내정 당시엔 “친윤계와 손을 잡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어 일찌감치 “친윤계가 이전처럼 혁신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텐데, 왜 혁신위원장 자리를 받아들였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함께 돌아다녔다. 안 의원은 “‘쌍권(권영세·권성동)’ 숙청을 혁신안으로 제시했다가 거절당했다”는 사실을 직접 공개했다. 따라서 “혁신하는 당 대표가 될 수 있다”는 명분은 챙겼다. 하지만 여전히 안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나 홀로 버티고 있다. 친윤계와의 연대설이 돌아다녔던 이유도 안 의원에게 세가 없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안 의원도 김 전 장관처럼 친윤계와 치명적으로 갈등한 이력이 생겼다. 김 전 장관과 달리 타협할 수 있는 지점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명분은 얻었을지 몰라도, 실리는 스스로 걷어찬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당 대표로 당선되더라도, 메스를 들어 고름과 종기를 적출할 수 있을지 큰 의문이 남는다. 현역 의원 20명 안팎 계보를 거느린 한 전 대표도 친윤계를 이겨내지 못하고 당 대표직에서 사퇴했기 때문이다. 조 의원과 장 당협위원장의 출마 선언은 주요 후보 4명에 비하면 비중 있게 취급되진 않는다. 다만 조 의원에 대해선 “한 전 대표가 불출마하고, 좌장인 조 의원이 대신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수장과 좌장이 동시에 출마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많은 숙제 뻔한 결말? 여러 폭탄을 끌어안고 죽을 가능성이 더 큰 당 대표가 될 것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출혈은 피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정부와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제대로 혁신하지 못하는 틈을 타 압도적인 기세를 타고 쟁점 법안들을 연이어 처리하려고 한다. 그런 가운데 독이 든 성배 취급을 받는 국민의힘 대표 자리에 앉게 될 사람은 누구일까? 자중지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 내부의 먹구름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