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삼국비사 (68) 전면전

  • 황천우 작가 shs@ilyosisa.co.kr
  • 등록 2018.01.23 08:17:23
  • 호수 11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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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소탕작전 개시

소설가 황천우는 우리의 현실이 삼국시대 당시와 조금도 다르지 않음을 간파하고 북한과 중국에 의해 우리 영토가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음을 경계했다. 이런 차원에서 역사소설 <삼국비사>를 집필했다. <삼국비사>를 통해 고구려의 기개, 백제의 흥기와 타락, 신라의 비정상적인 행태를 파헤치며 진정 우리 민족이 나아갈 바, 즉 통합의 본질을 찾고자 시도했다. <삼국비사> 속 인물의 담대함과 잔인함, 기교는 중국의 <삼국지>를 능가할 정도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해 우리 뿌리에 대해 심도 있는 성찰과 아울러 진실을 추구하는 계기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우리 흉내를 내보겠다는 의미가 아니겠는지요.”

“하면 우리를 당나라 영토로 끌어들이겠다는.”

연개소문이 말을 하다 말고 잠시 생각에 빠져들었다는 듯 턱을 괴고 침묵을 지켰다.

“이 놈들 그냥 박살내버리지요!”

연정토의 분노의 소리를 들으며 연개소문이 선도해를 주시했다.


“하문 있으십니까?”

“아니오. 내가 직접 그를 확인해보고 싶어 그러오.”

“직접 현장에 가시겠다는 말씀입니까?”

“저들의 진정이 무엇인지 현장에서 살펴보아야겠소.”

“어디로 가시렵니까?”

파안대소

“우진달이란 놈의 행태를 보아야겠소. 어차피 이세적이란 놈은 일전에 부딪친 적이 있으니.”


연개소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선도해가 두루마리 지도를 펼쳤다.

당나라와 고구려의 국경 그리고 고구려의 성들이 일목요연하게 그려져 있었다.

“이세적의 부대가 이리로 온다면.”

요동을 지적하던 연개소문이 압록수(압록강)로 시선을 돌렸다.

“이세적의 부대가 요동으로 진군하고 있다면 우진달의 군사들은 바로 이곳으로 들어올 것입니다.”

선도해가 압록수 가까이 위치한 석성(石城)과 적리성(積利城)을 가리켰다.  

“혹시나.”

“말씀하시지요, 전하!”

“저들이 곧바로 평양성으로 오지 않을까 그런다오.”

연개소문이 연정토를 주시했다.

“전하, 소장이 신명을 바쳐 보필하겠사옵니다.”

연정토의 걸쭉한 소리에 모두가 파안대소했다.


“대감, 그러면 소신은 어찌할까요?”

“책사는 이세적이 들어오는 요동으로 가서 그들의 행태를 살피시지요.”

선도해와 그의 경호를 위해 소수의 정예병을 요동으로 보낸 연개소문이 압록수로 향했다.

혹여나 모를 일이었다.

적리성 근처에 있는 박작성에 들러 작금의 상황을 전하며 지시사항을 하달하고 곧바로 석성으로 이동했다.

석성에 도착하여 성주에게 당나라 군사들의 모습이 나타나면 백성들을 적리성으로 보내고, 병사들로 하여금 나가 싸우다가 적의 변죽을 올리고 곧바로 퇴각하라는 지시사항을 하달하고 적리성으로 이동했다. 


석성의 경우 이만의 적군을 감당하기에는 여건이 열악했고 또한 당나라 군사들이 고구려 군사를 유인하고자 하는 의도를 지니고 있다면 조금이라도 고구려 영토로 끌어들여 역으로 이용하기 위해서였다. 

우진달의 당군이 고구려 영토에 들 즈음 요동의 선도해로부터 시시각각 전황이 전해졌다.

결국 이세적은 요동의 조그마한 성 몇 개를 공격하였는데 결국 선도해의 소개 작전으로 조그마한 이익도 건지지 못하고 애꿎은 성에 불만 지르고 철군했다는 어처구니없는 보고를 접했다.

선도해가 연개소문이 머물러 있는 적리성에 도착했을 무렵 우진달이 이끄는 당군이 석성까지 밀고 들어왔다.

그를 살핀 석성의 성주가 연개소문의 지시대로 움직였다.

속사정을 알 길 없는 당군이 석성에서의 승리에 도취되어 거침없이 진군하여 적리성에 이르렀다.

그곳에 이르자 곧바로 공격을 감행하지 않고 성 가까이 진을 치기 시작했다.

진이 완성되자 당군에서 한 사람이 말을 몰아 가까이 다가왔다.

“나는 황제 폐하의 명을 받고 고구려를 벌하기 위해 온 이해안이다. 성주는 어서 항복하여 목숨을 건사하라.”

성루 한쪽에서 그를 바라보던 연개소문이 적리성 성주인 종덕에게 눈짓을 주었다.

종덕이 느릿느릿 성루 한 가운데로 이동했다.

“어서 오시오, 장군. 적리성 성주인 종덕이오.”

종덕의 부드러운 말투에, 혹은 말소리가 너무 작아 알아듣지 못했는지 이해안이 거리를 좁혔다.

연개소문 계략…당나라 유인책
우진달의 죽음…전의 상실한 당

“성주는 어서 항복하지 않고 뭐하는 게요. 어서 황제 폐하의 명을 받잡도록 하시오!” 

“지금 황제 폐하라 하였소?”

“그렇소, 황제 폐하요!”

종덕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왜 그러는 게요.”

“내 익히 들었는데, 당나라 왕은 황제 폐하가 아니라 쥐새끼라고.”

이해안이 자신의 귀를 의심하는 모양으로 멍한 표정으로 종덕을 응시했다.

“말귀가 어두운 모양인데 내 다시 일러 주리오?” 

그제야 정신 들었는지 이해안의 얼굴이 벌겋게 변해갔다.

“네 이놈, 죽지 못해 환장했느냐!”

“돌아가서 쥐새끼에게 전하시게. 조만간 고구려가 네 놈들을 소탕할 것이라고.”

종덕의 차분한 말에 이해안이 기수를 돌려 당의 진지로 돌아가기를 잠시 후 함성과 함께 당의 공격이 감행되었다.

그를 살피던 연개소문이 즉각 지시 내리자 고구려 군 역시 성문을 열고 부대를 출정시켰다.

이어 접전이 벌어지기 시작했고, 흡사 용호상박의 형태로 진행되다 오래지 않아 고구려군이 밀리기 시작했다.

성루에서 그를 살펴본 연개소문이 퇴각의 북소리를 울리자 고구려군이 슬금슬금 후퇴하여 성으로 들어왔다.

“성주 이놈, 어서 항복하지 못하겠느냐!”

고구려군을 바짝 뒤쫓던 당군이 내친 김에 바로 적리성 아래 도열한 시점 한 장수가 앞으로 나섰다.

“네놈은 또 누구냐!”

“나는 청구도행군대총관인 우진달이다. 어서 항복하여 황제 폐하의 명을 받들라!”

“이보시게 나 알겠는가!”

성주 곁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선도해가 나섰다.

우진달이 잠시 선도해를 주시하다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네 놈은!”

“놈이 아니라 대 고구려의 책사인 선도해라 하느니라.”우진달이 막상 말은 해놓고 선도해를 알아보지 못하겠다는 듯 시선을 집중했다.

“내 일찍이 너희들이 황제 폐하라고 하는 쥐새끼 상태를 점검하러 들어갔었던 분이니라. 그런데 아직도 정신 차리지 못하고 고구려를 넘보다니 너희들이 정녕 죽지 못해 환장한 게로구나.”

“뭐라, 네 이놈!”

우진달이 분에 겨운지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순간 성루에서 삼족오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네 이놈, 나 대 고구려의 막리지 연개소문이다. 가서 이세민에게 조만간 내 직접 목을 취하겠노라 전하거라!”

삼족오기 

말을 마침과 동시에 연개소문의 활에서 화살이 떠났다. 잠시 후 기세등등했던 우진달이 고통소리와 함께 칼을 떨어트리자 어깨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동시에 고구려 진영에서 북소리와 함성이 이어지고 갑작스런 상황에 전의를 상실한 당군이 갈팡질팡하기 시작했다. 

“저놈들을 모두 죽이도록 하라!”

연개소문의 외침과 함께 성문이 열리며 고구려 군사들이 급하게 치고나가자 당나라 진영이 어지러워지며 급격하게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살피던 연개소문이 선도해에게 야릇한 미소를 지었다.    

“대감, 기병을 보낼까요?”

“당연하오. 한 놈도 살아 돌아가지 못하도록 해야겠소.”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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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