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미국 골프계 이슈 '총정리'

예상 못했던 ‘빅 서프라이즈’

미국 <골프채널>이 선정한 ‘2017 뉴스메이커’ 1위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17년 올해의 선수상에 빛나는 저스틴 토머스(미국)가 꼽혔다. 토머스는 지난해 5개의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에도 선정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시즌이 시작되자마자 저스틴 토마스의 돌풍이 몰아쳤다. 지난해 1월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2017 PGA투어 첫 대회 SBS챔피언스 토너먼트에서 우승을 차지한 토머스는 며칠 후 소니오픈에서 PGA투어 사상 최연소로 50대 타수(59타)를 기록하며 2주 연속 정상에 올랐다.

‘골프 황제’타이거 우즈도 해내지 못한 꿈의 59타를 기록한 토머스는 이후 몇 차례 컷 탈락하는 등 주춤했으나 8월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시즌 초의 선전을 이어갔다. 이어 9월 PGA투어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우승하면서 페덱스컵을 제패해 화려하게 2016-2017시즌을 마무리했고, 10월 한국에서 처음 열린 PGA투어 정규대회 CJ컵에서 초대 챔피언으로 등극하며 2017-2018시즌도 기분 좋게 출발했다.

골프계 뉴스메이커 2위에는 골프선수가 아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랭크됐다. 골프광으로 잘 알려진 그는 취임 후 바쁜 일정 속에서도 거의 주말마다 자신의 골프장을 찾았으며, US여자오픈과 프레지던츠컵 대회장을 직접 찾기도 했다. 타이거 우즈, 더스틴 존슨, 로리 매킬로이, 마쓰야마 히데키 스타플레이어들과 골프회동도 즐겼다.

이슈 중심 토머스·트럼프
LPGA는 한국 선수가 대세

3위에는 허리 수술과 약물 운전, 이후 성공적인 복귀까지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낸 우즈가 올랐고, 디오픈 챔피언 조던 스피스(미국)와 마스터스 챔피언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뒤를 이었다. 또한 렉시 톰슨(미국)의 ANA인스퍼레이션 당시 4벌타 논란을 시작으로 많은 찬반 논쟁을 불러오다 결국 개정된 ‘골프 규정’이 뉴스메이커 9위에 올랐다.


한국 여자 선수들도 지난해 화제의 중심에 섰다.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가 2017년 한 해 LPGA 메이저 최고의 장면들을 모아 LPGA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최고 장면으로 꼽은 첫 번째로는 유소연이 정상에 오른 ANA인스퍼레이션이 선정됐다.

LPGA는 “렉시 톰슨(미국)이 3라운드에서 오소 플레이를 한 것이 적발돼 6개 홀을 남겨놓고 선두에서 내려왔고, 유소연이 2014년 이후 3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2011년 US여자오픈 이후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이었다”며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까지 한 시즌이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꼽힌 장면은 재미동포 다니엘 강이 LPGA통산 첫 승을 거둔 KPMG 여자 PGA챔피언십이다. LPGA는 “다니엘 강은 마지막 날 11번홀부터 4연속 버디를 몰아치며 선두에 올랐고, 마지막 홀에서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고 말했다.

김인경의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도 소개됐다. LPGA 공식 홈페이지는 지난 12월6일 ‘2017 리뷰-빅 서프라이즈’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게재했다. 그 첫 번째로 김인경의 맹활약을 꼽았다. LPGA는 “김인경은 2012년 ANA 인스퍼레이션(당시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아주 짧은 퍼트를 놓치며 메이저 우승 기회를 날렸었다. 매우 힘든 기억이지만 김인경은 올해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 등 3승을 거두며 악몽을 털어냈다”고 했다. 

5년 전 악몽을 극복하고 김인경은 2017 숍라이트 클래식과 마라톤 클래식, 메이저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펑샨샨(중국)과 함께 다승왕을 차지했다. 특히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는 46번째 도전 만에 첫 메이저 트로피를 들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두 번째 서프라이즈로는 장하나의 국내 복귀가 선정됐다. LPGA는 “장하나는 비욘세 댄스 등 독특한 우승 세리머니로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한 선수”라며 “가족을 위해 시드를 반납하고 KLPGA투어로 돌아갔다. 투어를 떠났다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장하나는 2017 시즌에도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꾸준한 실력을 선보였지만 지난 5월 “골프보다 소중한 것을 찾았다”며 LPGA 시드를 반납하고 돌연 국내로 복귀했다.

끝으로 리디아 고(뉴질랜드)의 부진이 꼽혔다. LPGA는 “만약 올 시즌 리디아 고의 무승에 베팅을 하라고 했다면 아무도 안 했을 것”이라며 “시즌을 앞두고 장비, 코치, 캐디 등 모든 것을 바꿨지만 아직 적응이 필요한 듯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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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