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손-하 신야권 삼국지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8.01.08 10:43:18
  • 호수 11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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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유 다음은? 권력지형 ‘꿈틀’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론으로 정국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당내 반발을 무릅쓰고 통합에 방점을 찍은 가운데 향후 정계개편 국면에서 새로운 인물의 부상이 예상된다. <일요시사>는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이후 새롭게 야권을 이끌 3인방의 역할론을 짚어봤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사실상 통합 수순을 밟고 있다. 지난달 말 국민의당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재신임과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묻는 전 당원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율은 23%로 집계됐고, 찬성 투표수는 74.6%로 집계됐다. 해당 결과를 두고 이동섭 선관위원장은 “(안 대표의) 재신임이 확정됐음을 선포한다”고 밝혀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교두보를 마련한 모습이다. 

시간문제

현재 양당 통합 논의는 안철수 대표, 유승민 대표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당 지도부는 바른정당과 통합을 통해 외연확장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전 당원 투표 이후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 교섭창구인 ‘통합추진협의체’를 출범시켜 오는 2월 내 합당을 목표로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반대로 통합 반대파는 통합파의 행보에 제동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3일 통합을 반대하는 국민의당 의원들은 안 대표와 더는 함께할 수 없다며 개혁신당 창당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대를 통한 통합·합당을 저지하는 데에 전력을 다하면서 동시에 개혁신당 추진을 검토하는 것”이라며 “당을 구하기 위해 배수진을 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선 이들의 행보를 두고 사실상 분당 수순을 밟는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안 대표는 일찌감치 양당이 통합이 될 경우 ‘백의종군’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통합을 이루고 2선에 머물러 훗날 대권행을 위한 발판을 다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자연스럽게 안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의 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유 대표가 통합정당의 수장으로 나설지 아니면 안 대표와 나란히 ‘2선 후퇴’를 선택할지 주목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유 대표는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다. 

바른정당 한 관계자는 “당 대표가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황서 당 통합을 이유로 다시 2선으로 물러나는 것은 이치에도 안 맞고 당내 여론과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론이 분출되는 과정서 크게 통합과 반대로 나뉘어 3개 진영이 형성됐다. 

통합 반대에는 박지원 의원이 대표격으로 활동했고, 반대로 통합 찬성에는 국민의당 안 대표와 바른정당 유 대표가 앞장섰다. 실제로 양당 통합이 가시권에 접어들면서 3인이 뒤로 물러서고 새로운 인물들이 전면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통합 반대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은 정동영 의원이다. 정천박(정동영·박지원·천정배) 트리오로 불리면서 사실상 통합반대에 선봉장에 선 그지만 실제 통합 후 분당이 되면 대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정 의원은 17대 대선서 당시 여권 유력 대선 후보로 나선 뒤 정치 1선과는 거리를 뒀다.

20대 총선 이후엔 국민의당 운영과 관련한 인터뷰도 자제하는 등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앞선 2016년 6월 국민의당이 리베이트 파문을 겪을 당시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는 대표직을 내려놨다. 당시에도 정 의원이 국민의당에 중책을 맡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박지원 의원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정 의원은 2선에 머물렀다.  
 

최근에 국민의당이 통합론에 휩싸이면서 정 의원의 역할론이 다시 한 번 대두되고 있다. 국민의당 내부에선 이제는 정 의원이 호남을 중심으로 전면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박 의원이 킹메이커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정 의원을 잠재적 대선주자로 보고 앞세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민-바른 통합 논의 급물살…정국은?
분당신당 정…통합신당 손·하 주도 

이런 와중에 손학규 상임고문의 역할론도 대두되고 있다. 지난달 18일 손 상임고문 측근인 국민의당 이찬열 의원은 “손 상임고문은 지난 대선 때에도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시도했었다”면서 “나름대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합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는 유성엽 의원도 손 상임고문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안 대표가 막무가내로 추진해 통합이 된다면 분당이 불가피하다”며 “이런 상황서 손 상임고문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합찬성과 반대파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서 손 상임고문이 양측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바른정당도 '손학규 카드'를 긍적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현재 국민의당의 분란이 심각한데 이를 해결해 줄 수 있다면 손학규 카드도 좋다”고 말했다. 

손 상임고문은 지난 2일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란과 관련해 “우리 당이 분열되지 않고 통합이 돼야 한다”며 “7공화국 건설을 위해 제3당, 개혁적인 중도통합 세력의 확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고 말해 통합론에 힘을 실었다. 

특히 최근에는 손 상임고문가 통합당 대표로 추대되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바른정당 내부에서 충돌이 발생한 모양새다.

지난 3일 바른정당 지상욱 정책위의장은 하태경 최고위원이 라디오 방송서 통합정당의 대표로 손 상임고문을 거론한 것과 관련해 “구태한 세대와 절연하고 미래와 개혁을 기반으로 하는 올바른 통합, 국민의 사랑을 받는 통합으로 절차가 진행되기를 당의 한 사람으로 바라마지 않는다”며 우회적으로 손 상임고문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지 정책위원장이 지적한 것은 하 최고위원이 국민의당과 합당 이후 당 지도부 구성과 관련해 “안 대표와 유 대표는 일선서 물러나고 손씨(손학규)랑 하씨(하태경)가 주도하지 않을까”라는 발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안 대표 측이 의장 교체를 하거나 전당대회를 전자투표로 대체하는 방안들을 고심하고 있는 이유”라며 “때문에 귀국 후 존재감 있는 중재 행보를 보이지 못한 손 상임고문이 전면에 나서야 할 때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 상임고문이 통합 후 대표 및 통합 과정서 중책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바른정당에선 유 대표가 물러나고 하 최고위원이 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 최고위원은 지난해 11월 바른정당 전당대회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당시 유승민 의원에 이어 2등을 차지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누가 전면에?

일각에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에 나서면 결국 하 최고의원이 앞에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하 최고위원 스스로도 본인의 역할론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 최고위원이 손 상임고문과 본인이 향후 통합신당을 주도할 것이란 발언도 신야권 구도에 본인의 역할을 강조하는 프레임의 일환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합당되면 안 대표가 못 챙기는 일, 제가 다 챙기겠다. 호남이 홀대받지 않는다. 바른정당이 호남 분들 최대한 끌어안으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통합신당 선봉장에 설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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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