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장입수> ‘정적 제거 사주설’ 거제시장 무슨 일이…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12.11 11:09:29
  • 호수 11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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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봐서 돈 줄게…”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거제도가 발칵 뒤집혔다. 조폭이 1인 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거제시장이 정적 제거에 나섰다는 자극적인 이야기가 거제에 떠돌았다. 하지만 거제시장은 뚜렷한 혐의가 없다는 이유로 법망을 유유히 벗어난 상황이다. <일요시사>는 거제 민주당 정치인들의 고소장을 입수해 ‘거제발 정적 제거’ 스토리를 들여다봤다.    
 

‘거제시장 정적 제거 사주설’이 처음 외부로 표출된 시점은 지난 8월31일이다. 당시 지역 조폭으로 알려진 장명호씨는 ‘거제시장 권민호 조직폭력배 사주해 민주당 핵심세력 제거하라 사주함’이란 피켓을 들고 거제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뒤에 누가?

장씨는 “(유람선 사업자의 요청에 따라) 거제지역 섬들을 오가는 유람선 허가를 부탁하는 과정서 권 시장이 ‘민주당 입당을 반대하는 거제지역 정치인을 제거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정치인은 김해연 전 경남도의원, 한기수 거제시의회 부의장, 변광룡 거제시당협위원장 등이다. 

장씨는 이들 3명을 만나 금품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녹취록도 공개해 3명을 압박했다. 녹취록에는 장씨가 세 사람을 만난 술자리서 금품을 전달한 정황이 담겼다. 하지만 민주당 정치인들은 강력하게 부인했고 한 부의장과 김 전 도의원은 장씨를 고소했다. 


이후 지난 9월 검찰은 유람선 허가를 따내는 명목으로 전 거제시의원인 김모씨로부터 로비자금 6000만원을 받은 장씨를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했다.

아울러 장씨의 매형으로 알려진 전직 시의회 부의장을 지낸 김두환씨는 김모씨와 장씨를 소개해준 대가로 김모씨로부터 1000만원을 받아 역시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달 28일 김두환씨는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장씨와 그의 매형인 김씨는 알선수재 이외에 추가적으로 지난달 말 한 부의장과 김 전 경남도의원에게 고소를 당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한기수(고소인)-김두환(피고소인) 고소장’ ‘김해연(고소인)-장명호·김두환(피고소인) 고소장’은 ‘거제발 정적 제거’ 이야기의 요약본과 같다. 

우선 한 부의장의 고소장부터 살펴보면 한 부의장은 김씨를 공모 또는 교사 형식의 강요죄, 명예훼손죄, 공직선거법 상 선거 자유방해죄 혐의로 고소했다. 한 부의장은 김씨가 장씨와 범죄행위 일체를 공모했다고 보고 있다.

첫째, 김씨가 장씨와 매부지간이라는 점. 둘째, 장씨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가 시장과 장씨를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점 등이다. 특히, 장씨가 김 전 도의원과 한 부의장을 함정으로 몰아넣기 위해 제공할 돈을 준비해 두고 있다고 말하자 김씨는 “응, 응” “그렇지” 등의 말로 장단을 맞추기도 했다. 

민주당 정치인 추가 고소장 제출
유람선 허가 둘러싸고 조폭 연루 

명예훼손 부분에 있어서는 장씨가 지역신문 기자들에게 푼 녹취록이 김씨와의 기획에 의한 것이란 주장을 펼쳤다. 즉, 금전 수수사실을 적시해 도덕성을 생명으로 하는 정치인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가했다는 것이다.
 


이밖에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해서는 김씨가 내년 6·13 지방선거에 출마할 본인을 폭력과 협박을 사용해 술집으로 유인했다는 점을 들었다. 

<일요시사>가 고소장 이외에 사건 관련자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씨는 권민호 시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로 알려진다. 사실상 권 시장의 사조직이라 불리는 사단법인 ‘못난 소나무’의 운영자임과 동시에 ‘징검다리’ 등을 관리키도 했다. 

김씨가 권 시장의 최측근 인물인 만큼 이번 사태서 법망을 벗어난 권 시장에 대한 의혹은 커지고 있다. 

다음으로 내년 거제시장 출마를 앞두고 있는 김해연 전 경남도의원의 고소장을 살펴보면 장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김씨에 대해선 명예훼손,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고소했다. 김 전 도의원은 고소장을 통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특히 장씨가 주장하는 금전 수수 부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주장의 근거로 김씨와 장씨가 김 전 도의원과의 만남을 논의하는 과정서 ‘서두르지 마라’ ‘어떻게 대응하라’ 등의 지시를 했다는 것이다. 

김 전 도의원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장의 정적으로 지목된 인사들에 대해 향응 제공 등을 통한 정치적 제거 목적이 있었던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정치적 목적이 권민호 시장과의 암묵적인 협의과정서 이뤄졌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까지는 시장의 직접 개입에 관한 근거가 불충분해 본 고소장에선 피고소인들(김씨, 장씨)에게만 우선 책임을 묻고자 한다”고 전했다. 

김 전 도의원은 고소장을 통해 두 사람이 명예훼손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권 시장이 김씨를 통해 장씨에게 향응 제공을 지시했고, 수집한 자료(녹취록)를 외부에 공개하는 방법을 통해 본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김씨와 장씨의 대화를 통해 공모 관계임을 강조했다. 

앞서 장씨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가 장씨에게 “그러니까 나는 니 성질이 급해서”라고 말하자 장씨는 “그래서 분위기 봐서 항상 (김해연에게 줄) 돈은 준비해 가지고 있거든”이라고 말한 내용이 나온다. 위와 같은 취지의 말들은 여러 차례 오간 것으로 알려진다. 

한 부의장과 마찬가지로 김 전 도의원은 두 사람의 행위가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고 봤다. 김 전 도의원이 사실상 내년 거제시장 출마를 밝히고 있었던 점에 비춰 낙마를 목적으로 유인해 돈을 전달하려 했다는 것이다. 

“악의적 모함”


고소장 말미에 김 전 도의원은 “피고소인들의 악의적인 모함에 따른 허위사실 유포로 인해 명예가 훼손되고 차기 지방선거서 거제시장 후보를 희망하는 입장서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있다”며 “엄정한 수사를 통해 이 사건의 모든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권민호-민주당 힘겨루기 

앞서 대선을 한 달여쯤 앞둔 4월 권민호 거제시장은 자유한국당을 전격 탈당했다. 거제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이 잘 돼야 한다는 바람에서였다. 이후 권 시장은 민주당 입당을 타진했다. 

하지만 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의 반발로 권 시장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이미 내년 지방선거서 경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상황이라 집권당에 소속되는 것이 급선무인 권 시장이다. 

최근 권 시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직까지 입당 원서를 제출하지 않았지만 내일이라도 내면 된다”며 “일정한 모양새를 갖춘 후 입당할 예정이다. 11∼12월 사이에 입당 문제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권 시장의 바람과 달리 지역 내 민심은 권 시장의 민주당 입당을 적폐로 규정하고 있어 당분간 입당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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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