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철수론 풀스토리’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11.06 10:57:42
  • 호수 11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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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사업가가…동네북 신세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촉망받던 ‘의사’, 성공한 ‘사업가’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그는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국민의당을 원내 제3당에 올리면서 다당제의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대선 패배 이후 갈 길을 잃은 모습이다. ‘철수’ 정치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대중적 관심을 받기 시작한 순간은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하고 난 직후다. 당시 ‘안철수 편’이 16.6%의 전국 시청률로 그는 안철수란 이름을 국민들에게 각인시켰다. 그로부터 1년 뒤 그는 법륜 스님과 함께 ‘청춘콘서트’를 열면서 젊은이들의 ‘멘토’로 거듭났다. 

청년 멘토서 
대선 주자로 

청춘콘서트로 20∼30세대의 지지를 등에 업은 그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당시 여론조사서 그는 지지율 50%를 상회하며 기존 정치권에 신드롬을 일으켰다. 

앞서 정치입문 가능성을 일축했던 그가 출마에 여지를 두면서 대중들의 관심은 폭발했다. 

하지만 그는 당시 지지율 5%에 불과했던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였던 박원순 변호사에게 서울시장 후보직을 양보했다. 그의 정치인생 첫 ‘철수’였다. 결국 박 변호사는 정몽준 후보를 꺾고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당시 안 대표는 ‘박 변호사에게 양보해야 하는지’ ‘선거 출마를 위해 서울대 융합대학원장직을 그만둬야 하는지’ ‘정치를 시작한다면 10년은 꾸준히 해야 할 텐데 본인이 그럴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의 두 번째 ‘철수’는 2012년도에 있었다. 서울시장 불출마에도 불구하고 안 대표는 각종 대선 여론조사서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다. 2012년 9월1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대중의 기대감은 폭발했다.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3자 가상대결에서 안 후보는 박 후보와 근소한 차이로 2위를 달렸고, 박 후보와 양자대결에선 안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선을 약 한 달 앞두고 나서야 문 후보가 안 후보를 역전해 지지율에서 조금씩 앞서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안 후보는 2012년 11월2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돌연 사퇴를 선언했다. 당시 안 후보의 사퇴를 두고 최 측근들은 만류한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안 후보의 뜻을 꺾지는 못했다. 정치권에선 문 후보와의 양자토론회에서 안 후보가 밀리면서 사퇴 수순을 밟은 것으로 분석했다.  
 

두 번의 철수가 있었지만 정치권서 안철수는 잠재적 대선 후보란 인식이 퍼졌다. 2013년 4월 그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통해 본격적으로 제도권 안으로 들어왔다. 무소속임에도 불구하고 60.5%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2014년 3월 제3지대 창당방식으로 민주당과 합당해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한 김한길 대표와 함께 새정연 1기 공동대표를 맡아 야권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현실정치의 냉혹함을 공동대표 4개월 만에 알게 됐다. 2014년 7월 재보선서 새정연은 새누리당에 참패했다. 당시 안 공동대표는 “선거결과는 대표들 책임”이라며 “평당원으로 돌아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정치인생 중 세 번째 ‘철수’였다. 


철수 또 철수 
창당 승부수 

평당원으로 머무르면서 반전의 기회를 모색했지만 당시 2015년 2월 당 대표에 오른 문재인 대표와의 갈등의 골만 깊어졌다. 이미 당은 ‘친문(친 문재인)계’가 장악하고 있었고 당내 입지는 점점 좁아졌다. 새정연 지도부 구성을 놓고 문 대표와 설전은 계속됐다.

문 대표는 문재인-안철수-박원순 체제로 지도부 구성을 제안했다. ‘협력’을 통해 당의 위기를 극복하자는 의미였으나 안 대표는 해당 제안을 거절했다. 표면상 협력이지만 사실상 ‘문재인 체제’의 연장선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문 대표에 ‘혁신전대’를 역제안했다. 문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놓고 문-안 양자대결 전당대회를 통해 승자를 가리자는 의미였다. 당권을 잡아야지만 차기 대선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는 상황서 안 대표가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문 대표는 거절했고 안 대표는 결국 2015년 12월13일 국회정론관서 새정치연합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고, 비상한 각오와 담대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거듭 거듭 간절하게 호소했지만 답은 없었다”며 “그래도 머물러 안주하려는 힘은 너무도 강했고 저의 힘과 능력은 부족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제 허허벌판에 혈혈단신 나선다. 나침반도 지도도 없지만 목표는 확실하다. 새누리당 세력의 확장을 막고 더 나은 정치, 국민의 삶을 돌보는 정치로 국민께 보답할 것”이라며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독자세력화를 천명한 셈이다. 네 번째 ‘철수’에 이른 그는 신당 창당으로 재도약을 꿈꿨다.  

TV 출연 인지도↑…서울시장·대선 양보
새정연 이끌고…재보선 참패 책임 ‘철수’

이듬해 2월2일 안 대표는 새정연을 탈당한 김한길, 천정배 등과 함께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안 대표는 당 대표 수락연설서 “지금 이 기회가 어쩌면 제게 주어진,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며 “이번에 바꾸지 못하면 정말 우리에겐 더 이상 꿈도, 희망도, 미래도 없다. 저는 국민의당에, 이번 선거에, 저의 모든 것을 걸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안철수 신당으로 불린 국민의당은 창당 이후 두 달 만에 총선을 맞이했다. 당초 새누리당의 낙승이 예상됐지만 민주당이 최다 의석을 차지했고, 국민의당은 40석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비례대표에선 국민의당이 민주당을 누르고 2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안철수의 정치 실험이 통했다고 분석했다. 또, 안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로 통한 ‘오락가락 행보’와 ‘유약한 리더십’에 대한 대중 및 정치권의 의구심을 불식시켰다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호사다마’라는 말처럼 안 대표의 봄날은 오래가지 못했다. 리베이트 파문이 터진 것.  
지난해 6월 선관위는 4·13총선 당시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을 맡았던 김수민 의원과 당 사무총장을 맡았던 박선숙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관련 기업으로부터 2억1820만원의 불법정치자금을 리베이트 형태로 수수하고 이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허위 세금계산서를 작성한 혐의였다. 당시 진상조사단장을 맡은 이상돈 의원은 “홍보업체의 자금이 국민의당으로 들어온 것은 없다”고 밝혔음에도 여론은 들끓었고 의혹은 점점 커졌다. 
 

결국 안 대표는 리베이트 논란을 책임지는 의미로 대표직서 물러난다. 그의 정치인생 다섯 번째 ‘철수’였다. 그는 사퇴를 언급하면서 “정치는 책임지는 것이다. 막스 베버가 책임 윤리를 강조한 것도 그 때문”이라며 “정치를 시작한 이래 매번 책임져야할 일에 대해 책임을 져온 것도 그 때문”이라고 밝혔다.

모호한 자강론 
무리한 등판

그는 대표직서 물러나면서 훗날을 도모했다. 당시에는 대선이 1년6개월가량 남아 있었기 때문에 다시 당권을 잡고 대선주자로 나설 기회를 잡기에 시간은 충분했다. 안 대표의 공석은 박지원 전 대표가 채웠다. 박 전 대표는 비대위원장직을 유지하다가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에 올랐다. 박 대표 체제서 안 대표는 다시 몸집을 키웠다. 

이미 사당화 논란을 겪을 정도로 국민의당은 안 대표의 입김은 강력했다.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뒤 손학규 후보와 박주선 후보를 상대로 7차례 전국 순회 경선서 모두 압승하며 국민의당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대선과정서 안 대표는 국민의당 중심의 집권전략인 ‘자강론’에 집중했다. 자강론은 창당초기부터 시작됐는데 본격적으로 지지율이 오른 것은 올 3월부터였다.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서 줄곧 2위를 차지하던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누르고 10개월 만에 2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지율이 오르면서 당시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와 바른정당 김무성 고문 간 물밑 라인을 통한 중도·보수 통합론도 잦아들었다. 

안 대표는 지난 4월2일 서울 장충체육관서 열린 서울·인천지역 순회 경선서 “정치인에 의한 공학적 연대론은 모두 불살랐다”며 “국민에 의한 연대, 그 길만이 진정한 승리의 길”이라고 말해 인위적 연대론과 사실상 결별을 선언했다. 

하지만 대선토론회 이후 안 대표의 지지도는 급락했다. 몇몇 여론조사 기관서 실시한 가상 양자대결서 문 후보를 압도하는 것으로 나왔지만 토론회 이후에는 문 후보를 앞서지 못했다.

안 대표의 대선토론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안 후보가 ‘내가 MB 아바타입니까’ ‘갑철수입니까’라고 물을 때 국민들이 대통령 그릇은 아니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토론회서 너무 대선주자 답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토론회 이후 뚜렷한 반전기회를 맞지 못하면서 안 대표는 대선서 패배한다. 성적표도 초라했다. 박근혜정부의 국정 농단 책임을 공유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의원에게도 밀렸다. 

결국 창당…초반 날다 추락중
지지율·통합론 난맥…운명은?

국민의당 대선평가위원회가 대선 이후 내놓은 ‘19대 대통령 선거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당 대표인 안 대표의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했다. 대선평가위원회는 안 대표의 ‘중도노선’을 문제삼았다.

보고서는 “(안철수는) 정책에 대한 입장이 불분명하고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서
대선을 치렀다“며 ”아무런 가치도 담기지 않고 내용도 없는 중도를 표방하면서 오히려 ‘MB 아바타’라는 이미지를 강화했다“고 비판했다. 

대선 패배 이후 정치권은 안 대표가 ‘정계은퇴’ 및 ‘2선 후퇴’를 통한 칩거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안 대표는 철수하지 않았다. 당내 반발을 무릅쓰고 전당대회에 출마했다. 
 

이를 두고 여당 관계자는 “안 대표가 이번에 물러나면 정계에 다시 복귀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며 “울며 겨자 먹기로 당 대표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내 반발은 전당대회를 통해서 드러났다. 대선 후보 선출 당시 80%이상 지지율을 기록하며 압도적 지지를 받았지만 전당대회에선 51%에 그쳤다. 즉 당내 절반 가량은 안 대표를 지지하지 않은 셈이다. 

가까스로 50%를 넘어 결선투표까지 가는 수모를 겪진 않았지만 당내 입지는 좁아진 모양새다.   

현재 안 대표는 정치적 대위기를 맞은 상황이다. 호남계 의원들은 안 대표의 통합론 및 자강론에 각을 세우고 있고, 당 지지율은 정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안 대표는 당의 수장으로서 내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야만 하는 막중한 책임도 갖고 있다. 만약 내년 지방선거마저 민주당에 승기를 내준다면 안 대표의 정치생명은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 이후
정치생명 결정

최근 당내서 안 대표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정동영 의원은 지난달 26일 “애초부터 안 대표가 (전당대회에) 등장한 것이 무리한 등판이었다”며 “일각에선 ‘이런 리더십으로 지방선거를 치르겠느냐 (안 대표가) 대표직을 물러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라’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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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