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거물 신인’ 최혜진의 겹경사

세상이 그녀를 주목한다!

18세가 되던 날 프로 데뷔를 선언한 최혜진이 지난달 20일 경기도 양평 더스타휴 컨트리클럽(파71)서 아마추어 신분으로 치른 'KLPGA 투어 보그너 MBN 여자오픈'서 역전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한 아마추어 고별무대를 마련했다.
 

공동선두 박지영(21·CJ오쇼핑)과 김소이(23·PNS)에 한 타 뒤진 채 최종 3라운드를 맞은 최혜진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 4개에 이글 1개로 6언더파 65타를 쳐 최종합계 14언더파 199타로 2위 박지영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될성부른 떡잎

지난 7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초정탄산수·용평리조트오픈 우승으로 2012년 김효주 이후 5년 만에 국내 프로 대회를 제패한 아마추어 선수가 된 최혜진은 곧이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 준우승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프로 무대 통산 2승 이상을 거둔 다섯 번째 아마추어이자 1995년 박세리(4승), 1999년 임선욱(2승)에 이어 18년 만에 한 시즌 2승 이상을 거둔 세 번째 아마추어 선수가 됐다.

최혜진의 진가가 드러난 것은 11번홀(파4). 전반 9홀에서 4타를 줄여 첫 단독선두에 나선 최혜진은 김소이의 추격에 공동 선두를 내줘 쫓기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최혜진은 1, 2라운드에서 404야드로 세팅됐다가 3라운드서 299야드로 바뀐 11번 홀에서 과감한 드라이브샷을 날려 바로 그린에 공을 올렸다. 그는 약 7.5m 이글 퍼트에 성공하며 김소이를 다시 2타차로 따돌렸다.

전향 직후 대형 후원 계약
2년 ‘10억원+α’ 파격 대우

다시 최혜진과 공동선두까지 따라온 김소이는 최혜진의 기에 눌려 17번홀(파4)서 스스로 무너졌다. 김소이는 두 번째 샷을 그린 오른쪽 벙커 바로 옆 러프에 빠뜨렸고 세 번째 샷이 뒤땅을 치며 이 홀서만 3타를 잃고 말았다.

아마추어라 우승 상금을 받을 수 없는 최혜진 대신 박지영이 2위(12언더파 201타)에 올라 우승상금 1억원을 챙겼다. 16번홀(파4)까지 최혜진과 공동 선두를 달리던 김소이는 17번홀(파4) 트리플보기로 자멸해 3위(11언더파 202타)로 밀렸다. 

두 번째 샷이 그린사이드 벙커 턱의 러프로 들어간 게 화근이 됐다. 뒤땅에 이어 ‘언플레이어블’을 더해 결과적으로 ‘5온 2퍼트’가 됐다. 상금랭킹 1위 김지현(26·한화)은 공동 20위(4언더파 209타)에 그쳤다.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을 보낸 최혜진은 프로 전향과 함께 롯데 모자를 쓴다. 계약은 2년간 총액 10억원에,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별도로 받는 조건이다. 아마추어 최대어였던 최혜진을 향해 A금융그룹과 B기업 등이 관심을 보였지만 아마추어시절부터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 온 롯데그룹을 선택했다.
 

김효주(22·롯데)가 2012년 롯데와 사인했던 조건과 같이 2년 계약에 총액 10억원(인센티브별도)의 후원 계약이다. 김효주는 당시 2년 10억원에 계약서에 사인한 뒤 2014년 재계약서 계약기간 5년에 연간 13억원을 받는 잭팟을 터뜨렸다.


18년 만에 아마 2승…고별무대
프로 데뷔전서 화려한 피날레

최혜진의 이번 계약에는 우승과 톱5 진입 등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이외에 KLPGA투어 신인왕과 상금왕, 대상 등 특별상을 수상할 경우 각각 1억원의 보너스까지 있다. 내년 시즌 2승에 신인왕만 수상해도 보너스로 3억~5억원을 챙길 수 있다.

서브 스폰서와 의류, 골프용품사 등에서 최혜진 모시기가 한창이다. 이미 국내 코스메틱기업과 후원 계약을 했고, 의류는 3~4개 브랜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클럽은 핑을 계속 사용할 예정이다. 모든 계약이 순조롭게 마무리될 경우 연간‘10억원+α’라는 스폰서 대박이 완성된다.

태풍의 눈

최혜진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국내외 무대 우승컵을 쓸어 담은 국가대표 에이스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 지난해 세계아마추어선수권 개인 및 단체전 2관왕 등으로 아마추어 세계랭킹 2위였다. 

지난 7월 KLPGA투어 용평리조트오픈을 제패해 김효주(2012년 롯데마트여자오픈) 이후 5년 만에 ‘프로 킬러’의 반열에 올랐고 LPGA투어 2017시즌 세 번째 메이저 US여자오픈서 4라운드 내내 우승 경쟁을 펼치다가 박성현(24)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해 파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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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