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기회’ 안철수의 큰 그림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8.21 11:00:09
  • 호수 11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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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찍고 청와대 간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당 대표 도전을 선언했다. 대선 이후 칩거할 것이란 정치권의 분석과 달리 안 전 대표는 빠르게 몸을 풀었다. 안 전 대표의 깜짝 행보에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다. 선당후사를 강조하며 ‘구원투수론’을 꺼내든 그의 속내는 과연 무엇일까. 
 

지난 3일 안 전 대표는 오는 8·27전당대회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기자회견을 연 그는 “8월27일 치러질 국민의당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며 “선당후사의 마음 하나로 출마의 깃발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안 전 대표는 지난해 6월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으로 대표직서 물러난 뒤 1년2개월 만에 당 대표에 다시 도전하는 셈이다. 

“당 구하겠다”
 깜짝 재등판

당초 정치권은 안 전 대표가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당분간 칩거에 들어가 몸을 낮출 것이라 예상했다. 일각에선 대선으로 내상을 입은 안 전 대표가 정계은퇴 수순을 밟을 것이란 조심스런 관측도 나왔다. 

정가의 예상을 뒤집고 안 전 대표는 조기 등판을 선언했다. 안 전 대표의 등판에 국민의당은 물론 정치권은 술렁였다. 안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와 동시에 당내 비안계로 꼽히는 박준영·조배숙·장병완·이찬열 의원 등 10여명은 “국민의당은 대선 패배와 증거 조작 사건으로부터 자유로운 지도부가 필요하다”며 공개적으로 반대 성명을 냈다.

일찌감치 당대표 출마의사를 밝힌 정동영, 천정배 의원도 안 전 대표의 당대표 출마에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정 의원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당은 지난 1년 반 사당화의 그림자가 지배했다”며 국민의당 사당화의 중심이었던 안 전 대표를 비판했다.


정 의원은 “당 건설은 지체됐고 시스템은 작동되지 않았다”며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고 아무 때나 출마할 수 있고 당선될 수 있다면 이것 또한 사당화의 명백한 증거다. 사당화는 패배의 길이며 공당화가 승리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천 의원도 안 전 대표 공세에 가세했다. 천 의원은 “안 전 대선후보의 당 대표 출마는 구태 중의 구태정치”라며 “누울 자리, 누워서는 안 될 자리조차 구분 못 하는 몰상식, 몰염치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예상 깬 깜짝 등판…곳곳 반발 기류 
명분 없는데 “당 생존이 중요하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는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도부를 대체하기 위한 보궐선거다. 가장 큰 책임은 안 전 후보 본인에게 있다”며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난 당 대표 자리를 대선 패배에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대선후보가 차지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안 전 후보가 그렇게 부르짖던 새 정치인가”라고 꼬집었다. 

당내 당권주자들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안 전 대표는 전대서 승리해 당권을 거머쥔다는 복안이다. 당초 안 전 대표의 조기복귀를 가로막는 걸림돌로는 ‘대선 패배’와 ‘제보조작 파문’ 두 가지가 꼽혔다.

안 전 대표는 선거라는 전장서 패배한 패장이기 때문에 이에 마땅한 책임을 지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제보조작 파문은 안 전 대표가 직접적인 지시를 내렸다는 사실은 당내 조사 및 검찰 조사를 통해 드러나지 않았지만, 안 전 대표의 측근이 벌인 일이었다는 점에서 정치적 책임이 무거웠다. 


이 때문에 명분도 없이 당 대표에 도전한다는 비판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최근 안 전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는 이상돈 의원도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인지부조화나 나르시시즘이 있는 것”이라며 “충격요법 운운하는데 그게 맞는 말인가. ‘내 미래보다 당의 미래’라고 강조했는데 ‘당의 미래보다 내 미래’라고 보는 것이 맞다”고 비꼬았다. 

절체절명 국당
친안vs비안 혈투 

그렇다면 정치권의 비판을 무릅쓰고 안 전 대표가 전면에 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당을 지켜야 한다는 절박함이 안 전 대표를 정치 일선에 복귀하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의당은 대선 패배 이후 제보조작 파문으로 좌초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각종 여론조사서 정당 지지율은 5%대에 머무르며 원내교섭단체 중 꼴지를 달리고 있다. 정치적 기반인 호남서의 지지율도 좀처럼 반등 가능성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안 전 대표는 고심 끝에 지금이야 말로 나서야 할 때라고 인식한 듯 보인다. 안 전 대표는 출마선언을 통해 “제 미래보다 당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며 출마 결심 배경을 설명했다.

안 전 대표의 한 측근인사는 “창당이후, 대선을 위한 경선이나 대선 과정서 안 전 대표의 창당정신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고 당 조직은 계파별로 나눠먹기가 됐다”며 “대선 패배 직후부터 당 정체성을 고민하게 됐고 이게 출마로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당권 도전에 나선 만큼 안 전 대표 입장에선 당 대표에 당선되는 것이 급선무인 상황이다. 현재 전대 분위기는 안 전 대표가 다소 앞서 있고 정 의원과 천 의원이 뒤따르는 ‘1강 2중’구도라는 것이 정치권 중론이다. 다만 단일화와 결선투표 등 변수가 남아 있어 안 전 대표 입장에선 판세를 낙관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안 전 대표의 출마로 자연스럽게 ‘친안’ 대 ‘비안’ 구도가 형성됐다. 안 전 대표의 당권 저지를 위해 정 의원과 천 의원이 대승적 차원에서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당초 친안계로 분류된 이언주 의원의 출마도 변수로 작용될 전망이다. 
 

이 의원은 당내 후보들을 견제하면서 독자적 입지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17일 광주시의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미 여러 번 실패한 정동영, 천정배 두 호남 출신으로는 미래 가치를 만들 수 없다”며 “당의 희생을 위해 밀알이 돼 당의 버팀목으로서 역할을 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 드린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를 겨냥해서는 “대표가 되면 우려되는 게 굉장히 많다. 당의 갈등 상황을 수습하려는 노력, 절박성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당을 살리는 게 아니라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안 전 대표가 당 대표 경선에 나선 이유로 내년 지방선거서 친안계를 당내 주류에 포진시키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사실상 친안-비안 대결구도서 친안계가 당을 다시 한 번 확실하게 장악하고 넘어 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대선서 안 전 대표는 친안계의 전폭적 지지로 손학규 전 고문과 박주선 비대위원장을 무난하게 물리치고 대선후보로 우뚝 섰다. 당내 지분율을 대선 국면에선 빛을 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친문 패권주의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당내 친문계의 든든한 지지로 대선후보에 올랐다. 결국 당내 권력지형이 유력대권 주자의 향후 정치행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안 전 대표가 비안계로 구성된 당권 주자들의 견제를 뚫고 당권을 잡더라도 풀어야 할 숙제는 쌓여있다. 당내 갈등을 봉합하는 일이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비안계는 친안계에서 촉발된 제보조작 파문으로 당의 위상이 떨어졌다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서 갈등 봉합 없이 단순이 또 국민의당이 안 전 대표의 질서대로 움직이면 내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가 대표에 오른 뒤 가장 먼저 오를 본격적 시험대는 내년 6·13지방선거다.

현재 국민의당은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등 핵심 지역에 딱히 내세울만한 후보가 없는 상황이다. 안 전 대표에게는 다시 당 대표가 될 경우 인재영입을 통해 유력주자들을 발굴해내야만 하는 막중한 책임이 뒤따른다.

6·13지방선거
본격적 시험대 


이밖에 현재 당내 경선 과정서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론’도 불거지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16일 라디오 인터뷰서 서울시장 출마 의지를 묻는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놓겠다”며 “(내년 지방선거 때) 어떤 역할을 하는 게 가장 큰 도움이 될지 그때 기준으로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오후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가 끝난 자리에선 “당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한다는 뜻”이라며 톤을 높였다. 안 전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 여부에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하면서 당권주자들은 뿔이 난 모양새다.
 

지난 17일 이언주 의원은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차출론에 대해 “당이 원하면 당연히 나가야 한다”며 “현재 안 전 대표가 출마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고 있는데 당 대표가 된 뒤 출마하게 되면 당이 혼란에 빠지는 만큼 서울시장을 출마한다면 차라리 당 대표 후보를 사퇴하고 지방선거에서 기여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시장 출마여부에 대해선 안 전 대표도 고심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서울시장에 출마하게 된다면 당 대표에 나서는 명분이 약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섣부르게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 우뚝 솟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서울시장 출마설 솔~솔
결국 대권행 수순 밟기?

안 전 대표는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선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차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지금 제 머릿속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가 차기 대선에는 선을 그었지만 정치권은 지금 당대표에 출마하는 것이 사실상 차기 대권을 노린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만약 안 전 대표가 당대표에 오른 뒤 서울시장에 나서지 않고 지방선거 총책임자 역할에 머무른다면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입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의당 창당 이후 첫 지방선거라는 점에서 총선서 보여줬던 저력을 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 전 대표가 서울시장에 나서지 않더라도 지방선거서 선전을 거둔다면 향후 당 대표서 자연스럽게 물러난다 하더라도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다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고 대선주자로 자연스레 거듭났다. 이처럼 안 전 대표가 지방선거를 통해 위기의 당을 구해낸다면 사당화 논란서도 자유롭게 될 전망이다. 

시장은 YES
대권은 NO

정치전문가들 사이에선 안 전 대표의 당 대표 도전에 대한 시각이 엇갈린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리더는 위기 때 나타나야지 자기가 살려고 나와서는 안 된다”며 “지방선거 결과가 좋을 수도 있지만 나쁠 경우 위기 돌파를 위해 나오는 것은 모르지만 이번에는 너무 조급했다”고 평가했다.

반면에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안철수가 아니면 국민의당이 독자적인 자강 노선을 걷기가 어렵다고 하는 현실이 있는 것 같다”며 “명분은 없지만 정치 현실적으로 강행되는 것으로 본다”고 말해 정치현실 상 불가피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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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