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적중’ 본지 자문단이 본 문재인의 운명

  •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 등록 2017.05.15 10:50:15
  • 호수 1114호
  • 댓글 0개

하늘이 열어준 ‘문의 시대’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문의 시대가 왔다. 이미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사실상 예견됐던 일. <일요시사>도 일찌감치 그의 승리를 점친 바 있다. 사주 백운비, 관상 노승우, 선영 양만열, 집터 안성철, 성명 안희성 등 각 분야 최고의 본지 자문단이 평가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운명 파일’을 다시 꺼내봤다.
 

2012년 말만 해도 국민들의 기대감으로 온 나라가 들썩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경제만큼은 확실히 책임질 줄 알았다. 그런데 경제는커녕 정치, 사회, 외교, 대북관계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돌아간 구석이 없다. 4년 내내 그랬다. 급기야 최순실의 꼭두각시에 불과했다는 정황이 잇달아 드러나면서 ‘최악의 정권’이란 손가락질까지 받고 있다. 그렇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어떨까.

[사주]

“친문 강경파
조심 또 조심”

역학의 대가 백운비 원장은 문재인 대통령(1953년 1월24일생)에 대해 “갈룡득수(渴龍得水)하나 자아수신(自我修身)형”이라고 표현했다. 목마른 용이 물을 얻어 모처럼 생명수를 얻은 듯 활기를 띠지만 스스로 본인을 닦고 다듬어서 행동해야 한다고도 했다.


“운의 기운은 대단하다. 괜찮은 기회가 왔다. 하지만 소신을 지키는 게 필요한데 지키지 못하고 유행 변하듯이 변하면 안 된다. 책임지지 못할 실언을 할 수도 있다. 이런 걸 방지하기 위해서 항상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

특히 백 원장은 주변 사람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주변에 사람이 많이 모이지만 인재의 풀을 더 넓혀야 한다. 특정 사람의 말만 듣고 일을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는데 경계해야 한다.”

그러면서 친문 강경파 측근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중심운(사람이 모이는 운)이 있는 만큼 수용 관리를 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친문 강경파가 득세하도록 놔두면 민심이 떨어져 나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건강운에 대해선 “전혀 문제없다”고 했다.

[관상]


“사자의 형상
정의를 중시”

‘얼굴이 대통령감이다.’ 선거철만 다가오면 유력 대선주자들의 관상에 대한 얘기가 입길 단골 메뉴로 등장한다. 사람의 얼굴 생김이 중요하다지만 관상에 나타난 운명대로 나라의 운명을 쥐락펴락하는 왕재관상은 따로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문 대통령은 어떤 관상을 타고 났을까.

미래예측학 권위자 노승우 박사는 문 대통령을 관상학적으로 본다면 한마디로 사자의 형상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정사각형 얼굴형에 머리털이 많고 면도를 하지 않으면 호(구레나룻)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주위 어떤 유혹에 넘어가지 않아
다만 주변 사람들 관리 주의해야

얼굴이 모가 난 듯하고 눈동자가 빛이 나고 신체가 튼튼한 전형적인 수사자의 모습을 띠고 있다.

“부보다는 군인, 법조계로 나가면 한없이 의롭고 권세를 누릴 얼굴이다. 굳게 다문 입은 한일자형(一字形)으로 의를 위해서는 모든 것을 걸 수 있는 상이다. 특히 코가 정직하고 올곧아 성품은 온화하나 일자 입은 의지가 철석같이 굳음을 나타낸다. 이 같은 형상은 주위의 어떤 유혹에도 잘 넘어가지 않는 대쪽 같은 성격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다.”
 

노 박사는 간혹 냉정해 보일 수 있지만 원칙에 벗어나지 않고 정의와 신뢰를 중시하는 원칙주의자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다만 원칙을 고수하다 보니 융통성이 다소 부족한 면이 있어 정치를 함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종상(從相)은 위후지상(威厚之相)이라 인품이 엄숙하고 늠름하며 용맹스러워 보이는 자태로서 한 번 쳐다보면 자연히 신색이 엄숙해지고 머리가 저절로 숙여지는 상이며 사람됨이 태산같이 무겁고 마음은 바다와 같이 넓은 자태다.”

[선영]


“탁월한 기맥
길지로 평가”

그동안 여야 대권 후보들의 선영을 풍수지리학적으로 분석해온 양만열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평생교육원 풍수지리학과 교수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문 대통령의 선영 상황이 18대 때와는 다르다”고 단언했었다. 

문 대통령 부모는 함경도 흥남 출신으로 한국전쟁 당시 월남해 경남 거제에 정착했다. 전체적인 선영의 본산은 흥남에 있어 경남 양산시 상북면 상삼리 천주교 하늘공원에 안장돼있다.

“조부모 선영이 함경도에 있어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그러나 출세가도는 부친이 사망한 이후부터 시작됐기 때문에 부친 묘로도 대권운을 가늠해볼 수 있다.”

보통 공원묘지의 경우 수백 개의 묘들이 획일적인 정단에 따라 길흉이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용맥의 흐름과 정혈의 위치, 수맥 등에 따라 길흉이 바뀐다. 하늘공원에 수많은 묘지가 있지만 여러 가지 풍수지리학적 요소에 따라 분석해보면, 각 묘지마다 기운이 다르고 자손에게 미치는 영향 역시 천차만별일 수 있다는 말이다.


양 교수에 따르면 문 전 대표의 부친 묘는 유좌묘향(酉坐卯向)으로 우선수 환포해 상삼천으로 당문파했고 수맥을 절묘하게 피했다. 또한 투지룡(透地龍)이 알차게 들어와 기유(己酉) 뢰택귀매(雷澤歸妹) 정룡(正龍)으로 입수해 많은 묘 중에서도 탁월하게 기맥이 형성된 곳이라 할 수 있다.

“부친의 묘도 좋은 자리지만 모친의 신후지지(사망 전 미리 잡아두는 묏자리)는 부친의 기를 훨씬 능가한다. 예사 길지가 아니다.”

양 교수는 2012년 18대 대선이 있던 해에도 문 대통령의 선친 묘를 찾은 적이 있다. 당시 그는 선친의 묘가 장군대좌와 군왕지지로 손색이 없다고 평가하면서도 묘 위쪽서 진행되고 있던 대형 토목공사가 신경 쓰인다고 했다.

양 교수가 말했던 토목공사는 골프장 확장 작업이었는데, 이번 대선 전 하늘공원을 찾았을 땐 마무리된 상태였다.

“지난번 대통령 선거 때는 토목공사로 탁한 기운에 노출됐던 선친의 묘가 안정을 되찾았다. 천운지룡기상신(天運之龍氣象新) 급제위관입제경(及第爲官入帝京), 즉 천운의 용의 기는 새로운 상이니 급제로 벼슬하고 재경에 이른다. 지난 선거 때는 8운(運)이 작용해 힘에 부친 싸움이었으나 이번에는 하늘의 도움이 있을 것이다.”

[집터]

“흉가로 보여도
내실 있는 생가”

유명한 풍수지리학자 안성철 교수는 <일요시사>와 함께 문 대통령의 집터를 찾아 대권운을 짚어본 바 있다. 달려간 곳은 생가.

안 교수는 “명당을 공부하는 과정서 ‘혈의 인자를 보호하는 천상의 별이 항상 교감할 수 있도록 하늘 문이 좁아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있다”고 말했다. 양택이나 음택의 혈처에는 넓은 하늘이 많이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생가는 광활한 들판 가운데 형성된 마을 안에 위치해 있다. 백두대간의 끝자락 지리산에서 시작한 기운이 고성 대곡산을 거쳐 동남진해 계룡산 선자산으로 가는 도중 머리를 돌려 명진리에 들어와 촌락을 이뤘다. 집의 좌향과 구조가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크다는 것이 풍수이론 논문의 연구에 많이 나타난다.
 

명진리 일대의 향은 오수천을 중심으로 들판 북쪽에 자리 잡고 있어 남쪽과 서쪽을 향으로 잡고 작용하는 배산임수형으로 풍수지리학적으로 좋은 지형에 속한다. 안 교수는 생가가 동네 북쪽 끝자락에 위치하는데 유독 이 집만이 도로를 등지고 동향을 하고 있다는 것을 특이한 점으로 꼽았다.

대중과 호흡 잘 맞아
정작 본인은 고독해

“도로서 집 뒤쪽이 훤히 들여다보여 가림막 또는 방풍막 효과로 측백나무를 심어놓은 것이 하회마을을 연상케 하고 빈곤이 묻어나는 모양새는 피난 당시 상황을 잘 설명해준다. 집의 좌향이 추효환상(抽爻換象)에 딱 들어맞고 건좌(乾坐) 손향(巽向) 천지비(天地否) 9/九 좌에 지천태(地天泰) 9/一 향으로 정확히 9운을 정조준하고 있는 것도 보통 예사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흉가같이 보일지 몰라도 내실이 있는 집이다.”

안 교수는 홍은동 자택에 대해서도 해좌사향(亥坐巳向)이 334∼154도로 대공망도 피해 백련산의 기운을 잘 받는 양택이라고 평가했다.

[성명]

“상승의 기운
매우 논리적”

국내 성명학 1인자 안희성 동방대학원대학교 성명사주 교수는 성명학에는 두 가지 원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는 글의 획수에 따른 조화, 나머지 하나는 오행(五行)의 기운에 따른 조화가 그것이다. 오행은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의 기운을 일컫는다.

오행 각각의 기운은 다른 기운을 제어하기도 하고, 다른 기운에 힘을 북돋아 주기도 한다. 오행은 다시 음(陰)기운과 양(陽)기운으로 분류, 목기운도 양기운의 목인 ‘+목’과 음기운의 목인 ‘-목’으로 나뉜다.

목, 화, 토, 금, 수를 음과 양으로 나누면 총 10가지의 기운이 된다. 그 10가지 기운은 ‘식신, 상관’ ‘정재, 편재’ ‘정관, 편관’ ‘정인, 편인’ ‘비건, 겁재’로 분류해 서로가 다른 기운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를 보고 길흉을 판단한다. 

문 대통령은 수의 기운이다. 문 대통령의 이름은 음양오행으로 보면 ‘수←금←토’의 형상으로 상승의 기운이 대단하다.

“사술에 능하고 매우 논리적이다. 사주에 괴강 같은 성품이 이름에 들어가 있으니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강한 저항을 한다.”

괴강은 사주명리학에 나오는 여러 가지 살(殺) 중 하나로, 태어난 날이 경진(庚辰)일, 경술(庚戌)일, 임진(壬辰)일, 임술(壬戌)일 4일에 무진(戊辰)일, 무술(戊戌)일을 추가하기도 하는데, 이날에 태어난 여자는 ‘남편 복이 없다’하여 흉하게 여겼다. 괴강 성격은 순국열사나 안중근 의사와 같은 분들의 성품으로 보면 되겠다.

“자기 주관이 뚜렷하며 뜻을 세우면 강하게 밀고 나가는 경향이 있다. 또한 고집이 세며 명예욕도 다분하다. 자식들은 모두 효도를 하면 좋으나, 속앓이를 시키는 자식도 둘 수 있다. 대중과의 호흡이 잘 맞아 친화적인 인물로 여겨지나, 정작 본인은 고독을 즐기며 남에게 속마음을 쉽게 드러나지 않는 편이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윤석열 수사’ 공수처·검찰 엇박자 내막

‘윤석열 수사’ 공수처·검찰 엇박자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공수처가 검찰과의 줄다리기를 끝냈다. 대통령 기소권이 없는 공수처로서는 검찰의 요청을 쉽사리 거절할 수 없다.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구속이라는 성과를 거뒀으나 사건 이첩을 막을 순 없었던 셈이다. 오히려 공수처가 시간 끌기에 나섰다면 자칫 수사 자체가 꼬여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수사에 비협조로 일관했다. 불법 수사로 규정하면서 제 무덤을 파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윤 대통령 측은 사건이 검찰로 이첩되면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사기관 쇼핑’ 논란을 자처한 셈이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친정을 믿겠다는 무리수로 해석된다. 수사는 끝났는데… 공수처는 지난달 22일 대통령실과 대통령 관저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윤 대통령을 체포한 뒤 제대로 된 수사나 조사를 이어가지 못했다. 조사를 거부하는 윤 대통령에 대한 강제구인은 이날까지 총 세 차례나 불발됐다. 앞서 공수처는 구인 시도 첫날인 같은 달 20일, 윤 대통령이 완강하게 거부하자 대치만 하다가 6시간 만에 철수했다. 전날에는 탄핵 심판 변론을 마친 윤 대통령을 상대로 구인을 시도하려고 했지만 윤 대통령이 외부 진료를 받고 오후 9시가 넘어 복귀하면서 무산됐다. 인권 보호 규정상 오후 9시 이후 심야 조사는 피의자 동의 없이 불가능하다. 윤 대통령은 체포 당일인 지난달 15일 첫 대면조사 때부터 모든 질문에 묵비권을 행사했다. 7차례에 걸친 출석 및 조사 요구를 모두 거부한 셈이다. 공수처는 최근 언론 공지를 통해 “대통령실과 대통령 관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려고 했으나 대통령실은 오후 3시쯤 집행을 불승인했고 관저 압수수색은 국정조사특위 청문회 일정 등을 감안해 오후 4시50분쯤 집행 중지했다”고 밝혔다. 공수처의 압수수색은 윤 대통령이 사용했던 비화폰 서버 기록을 확보하기 위한 조처였다. 경찰도 같은 이유로 대통령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으나 대통령경호처의 거부로 무산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비화폰을 통해 군·경찰에 “국회에 들어가려는 국회의원들 다 체포해” “본회의장으로 가서 4명이 1명씩 들쳐 업고 나오라고 해”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 “문짝을 도끼로 부숴서라도 안으로 들어가서 다 끄집어내라” 등의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전날 탄핵 심판 3차 변론기일에 직접 출석해 “계엄 당시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공수처는 지난달 23일 과천청사에서 윤 대통령 내란혐의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서울중앙지검에 공소제기(기소) 요구 처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판·검사나 경무관 이상 경찰관만 직접 기소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공모해 지난해 12월3일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함으로써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직무권한을 남용해 경찰 국회 경비대 소속 경찰관들과 계엄군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고, 국회의원들의 계엄 해제 요구권 행사를 방해한 혐의도 있다. 공, 불법 수사 규정 강제구인도 실패 어쩔 수 없이 이첩…구속 제외 성과 ‘0’ 공수처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및 국방부 조사본부의 공조가 없었다면 오늘 수사 결과는 발표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검찰청 역시 공수처의 이첩 요청권에 응해 사건을 적시에 이첩하고 이후 다수의 조서 및 공소장 관련 자료 등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도 공수처에는 비상계엄과 관련된 피의자들 및 관련자들 사건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대상자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단 한 명의 예외 없이 책임 있는 수사 대상자는 모두 의법 조치될 수 있도록 수사를 엄정히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측은 아직 검찰 조사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 바 없다. 이들은 “검찰에 사건이 이첩된 이후 판단하겠다”며 유보해 왔다. 공수처 조사와 달리 검찰 조사엔 응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수사기관의 수사를 계속 거부할 명분이 부족할 뿐 아니라 향후 재판 과정서 불리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검찰 수사 분위기를 봐가며 수사에 응할 가능성이 크다”며 “검찰과 공수처의 갈등을 이용해 일부분 협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이 자신의 친정을 더 신뢰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종 기소권을 가진 검찰 조사 단계에선 구치소 방문 조사 등 최소 범위로 응하되, 내란 우두머리 혐의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전면 부인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과거 노태우·전두환·노무현·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검찰 조사에 응했던 바 있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은 구속 이후엔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공수처 조사 거부 명분으로 내세웠던 ‘내란죄 수사권’을 다시 꺼내 들며 검찰 조사도 거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위고하 막론하고 윤 대통령 측은 지금까지 공수처와 검찰 모두 법적으로 내란죄를 수사할 권한이 없으며, 내란죄 수사권은 경찰만 가지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 검찰이 윤 대통령 조사를 시도하는 것은 ‘불법 수사’라며 공수처 수사를 거부해 온 것과 대응 방식이 별반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수사권이 없는 기관에 협조도 안 했는데 검찰에 협조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애초 검찰도 윤 대통령에 대해 강하게 수사해 왔고 그런 검찰에 윤 대통령이 크게 실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지난달 검찰의 소환조사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변론일에 출석해 여론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검찰은 구속 기간을 보수적으로 해석하는 실무 관행을 고려해 연장을 신청했다. 판사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면 10일을 넘지 않는 한도에서 구속 기간을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다. 연장 허가 시 구속 만료 시점은 오는 5일로 예상된다. 검찰은 이날 전후로 윤 대통령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검찰은 공수처와 별도로 지난해 12월18일부터 12·3 비상계엄 사건을 수사해 왔다. 김 전 장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조지호 경찰청장,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 핵심 관련자 10명을 군검찰과 함께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그 밖에 한덕수 국무총리,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등 비상계엄 전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과 군·경찰 간부들도 조사하며 윤 대통령 혐의를 다졌다. 후배들이 나설 차례 검찰은 그간 확보한 물적·인적 증거를 토대로 윤 대통령에게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캐물을 계획이다. 최 대행에게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을 지시했는지, 곽·이 전 사령관 등에게 계엄 해제 요구 의결을 위해 모인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는지, 주요 인사 체포를 지시했는지, 총기 사용을 지시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윤 대통령을 서울중앙지검으로 부르기보다는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조사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면조사가 이뤄지면 검찰총장 출신인 윤 대통령은 친정인 검찰 후배들과 마주 앉아 조사받게 된다. 윤 대통령은 사법연수원 23기로, 특수본부장인 박 고검장은 29기, 김종우 차장은 33기다. 수사팀 최순호 중앙지검 형사3부장은 국정 농단 수사팀서 당시 팀장이던 윤 대통령 지휘를 받기도 했다. 검찰은 우선 윤 대통령에 대한 혐의 다지기를 위해 국방부 조사본부를 압수수색했다. 검찰 특수본은 지난달 23일, 요인 체포조 편성 및 운영 혐의와 관련해 국방부 조사본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비상계엄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김명수 전 대법원장 등 정계와 법조계 주요 인사 14명에 대한 체포조 운영 정황을 포착해 최근까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김 전 장관의 공소장에 체포조 운영 정황을 상세히 적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김 전 장관의 공소장에는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의 충암고 후배 여 전 사령관은 박헌수 국방부 조사본부장 등에게 전화를 걸어 “계엄령 선포됐으니까 너희 수사관 100명 우리한테 보내줘야 한다”며 지원을 요구했다. 이에 국방부 조사본부는 요인 체포조를 위해 조사본부 차원서 100명의 수사관을 동원했다고 보고 있다. 체포조에는 방첩사 수사관 50명과 경찰 수사관 100명도 동원됐다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헌재 여론전 윤 믿을 건 친정뿐? 검 “대면조사 필요…봐주기 없다” 비상계엄 선포 당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건네진 쪽지도 핵심 물적 증거다. 지난달 22일 민주당이 공개한 해당 쪽지에는 ‘기획재정부 장관’이라는 제목 아래 ▲예비비 조속 편성 ▲국회 관련 각종 운용자금 완전 차단 ▲국가비상 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민주당은 이 쪽지를 윤 대통령이 최 대행에게 직접 전달했다며 “최 대행은 명백한 내란 공범”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 측은 해당 쪽지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당시 국회를 위헌적으로 해산하려 한 핵심 증거라고 보고 있다. 반면 윤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헌법재판소 변론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국가비상입법기구 관련 예산을 편성하란 쪽지를 기재부 장관에게 준 적이 있냐”고 묻자, “저는 준 적도 없고, 나중에 계엄 해제 뒤 한참 있다가 언론서 메모가 나왔다는 기사를 봤다”며 부인했다. 쪽지의 존재가 처음 드러난 건 지난달 13일 국회 본회의 현안 질의서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이던 최 대행이 “윤 대통령이 저를 보시더니 ‘참고하라’며 옆에 누군가가 자료를 하나 줬는데, 접혀 있었다”는 발언부터였다. 이날 국회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민주당 고민정 의원의 “대통령께서 직접 주셨냐”는 질문에, 최 대행은 “대통령이 직접 주시진 않으셨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대행은 “한 장짜리 자료인데, 접혀있었다”며 “제 직원(기재부 차관보)한테 ‘이것 가지고 있어’라고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4일 새벽 1시쯤 기재부 간부회의를 한 뒤, 차관보가 저한테 ‘아까 주신 문건이 있다’고 말해 확인했고, ‘비상계엄 상황서 유동성 확보를 잘 해라’라는 문장이 기억이 난다”고 답했다. 다만 최 대행에게 쪽지를 건네준 인사가 누구인지까지는 국회 회의록만으로는 알 수 없는 상태다. 최 대행은 해당 문서를 계엄 해제 이후 폐기하지 않고 수사기관에 제출했다. 최 대행의 과거 발언을 살펴보면, 윤 대통령의 “쪽지를 준 적도 없다”는 말은 최소한 사실과 거짓이 섞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최 대행에게 직접 건네지 않은 것은 맞지만, 그 존재를 언론을 보고 알았다는 윤 대통령의 주장은, 최 대행의 “참고하라고 했다”는 발언과 배치되기 때문이다. 휴가도 반납 혐의 다지기 전날 국회 비상계엄 국정조사 청문회서도 윤 대통령의 쪽지를 두고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윤 대통령이 쪽지를 직접 준 게 맞다”고 증언했고, 한 총리는 “전체적인 것들을 기억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 11명 중 한 총리를 포함해 최 대행 등 7명을 조사했고 박성재 법무부 장관도 소환조사했다”고 전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