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그린재킷의 주인, 세르히오 가르시아 '비화'

드디어 22년간 쌓인 한을 풀다

지난달 10일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81회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골프대회답게 풍성한 얘깃거리를 남겼다. 1999년 19세의 나이로 프로에 데뷔한 이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9승을 차지하며 정상급 선수로 군림했지만 유독 메이저 대회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던 스페인의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우승컵을 안아 메이저 한을 풀었다.

가르시아는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은 1100만달러, 한화 125억원) 최종일 4라운드에서 저스틴 로스(영국)와 치열한 연장 승부 끝에 승리해 정상에 올랐다. 이번 우승으로 가르시아는 우승 상금 198만달러(약 22억5000만원)를 받았다. 메이저 우승이 없는 세계 정상급 선수라는 꼬리표를 떼고 메이저 우승의 한풀이에 성공했다. 1996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아마추어 자격으로 메이저 대회 데뷔전을 치른 이후 햇수로 22년 만이고 74번째 도전 만이다.

그토록 원하던
메이저 첫 승

전날 공동 선두로 한 조에서 라운드한 가르시아와 로즈는 4라운드에서 물고 물리는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가르시아는 1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은 뒤 3번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추가해 2타 차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로즈가 4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격차는 더 벌어졌다. 그러나 올림픽 챔피언 로즈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6번홀(파3)부터 8번홀까지 3홀 연속 버디를 잡으면서 가르시아를 따라잡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10번홀(파4)에서 가르시아가 보기를 범하자 로즈는 파 세이브에 성공해 단독 선두로 올라서며 기세를 올렸다. 악명 높은 ‘아멘코너’가 시작되는 11번홀(파4)에서는 가르시아의 티샷이 페어웨이 옆의 나무 사이로 들어가 보기가 되면서 로즈는 2타 차로 앞서나갔다. 이렇게 승부는 로즈에게로 기우는 듯했지만 백전노장 가르시아는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로즈가 13번홀(파5)에서 1m 버디 퍼팅에 실패하자 가르시아는 이어진 14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1타 차로 추격했고 15번홀(파5)에서 승부를 걸었다. 볼을 홀컵 4m 가까이 붙였고 기어코 이글 퍼팅에 성공해 이 홀에서 버디를 잡은 로즈와 동타를 이뤘다. 마지막 18번홀에서 가르시아와 로즈 모두 버디 기회를 놓쳐 승부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연장전에 오른 가르시아는 수많은 갤러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챔피언 퍼팅을 짜릿한 버디로 마무리하며 생애 첫 메이저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가장 인기 메이저대회 첫 승 신고
연장 접전 끝 거둔 짜릿한 역전승


2위 저스틴 로즈(영국)에 이어 찰 슈워젤(남아공)이 단독 3위(6언더파 282타), 매트 쿠차(미국)와 토마스 피터스(벨기에)가 공동 4위(5언더파 283타)에 올랐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했던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는 공동 7위(3언더파 285타)에 머물렀고 역전 우승을 노렸던 조던 스피스(미국)는 3타를 잃고 리키 파울러(미국) 등과 함께 공동 11위(1언더파 287타)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 선수 중에서 유일하게 컷을 통과한 안병훈(26)은 2타를 줄여 공동 33위(5오버파 293타)를 기록했다.

마지막까지 가르시아의 우승에는 위기가 있었다. TV 시청자 때문에 무산될 뻔한 것. 가르시아의 규정 위반 논란은 대회 마지막 날인 4라운드의 TV 중계화면 때문에 확산됐는데 13번홀(파5)에서 가르시아가 친 티샷이 왼쪽으로 꺾어지면서 나무 덤불 사이로 들어갔다. 가르시아는 1벌타를 받고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한 뒤 공을 드롭 했고 가르시아는 결국 파로 홀아웃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일부 시청자는 가르시아가 공을 치기 전에 덤불 주변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공이 살짝 흔들리는 것처럼 보였다며 벌 타를 또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스터스 주최 측이 가르시아의 규정 위반 문제를 검토한 끝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가르시아의 우승을 확정 지었다.

세 살 때 선수 출신인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채를 잡은 스페인 출신 세르히오 가르시아의 별명은 ‘엘리뇨’다. 어린 시절 작은 체구에도 엘니뇨처럼 폭발적인 스윙을 한다고 해서 붙여졌다. 가르시아는 15세에 유럽 아마추어선수권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고 1999년 19세의 나이로 프로에 데뷔해 유러피언프로골프(EPGA)투어를 휩쓸며 한때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2·미국)의 대항마로 떠오르기도 했다.

가르시아는 19세던 1999년 마스터스에서 아마추어 최고 성적인 공동 38위를 차지하며 ‘신동’으로 떠올랐고 그해 프로로 전향한 뒤 참가한 PGA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와 접전 끝에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유럽의 우즈’로 불렸던 그는 이후 PGA투어 9승, 유럽투어 12승 등을 기록했지만 메이저 대회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2007 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연장 끝에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에게 우승컵을 내주는 등 메이저 대회 준우승만 네 번을 기록했다. 디 오픈 챔피언십(2007·2014년)과 PGA 챔피언십(1999년·2008 년)에서다.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도 2004년 우승에 도전했으나 공동 4위에 만족해야만 했다.

스페인 스포츠 전설 반열
그를 지탱해준 사랑의 힘


2002년 국내 메이저 대회인 한국오픈에 출전해 우승했던 가르시아는 샷을 할 때 30차례까지 왜글(손목풀기)을 하는 등 나쁜 경기 매너로 눈총을 사기도 했다.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가 있는 ‘축구의 나라’ 스페인에서 골프뉴스가 스포츠신문 1면에 오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가르시아의 마스터스 우승은 라파엘 나달(테니스), 이케르 카시야스, 사비 에르난데스(이상 축구), 파우 가솔(농구), 알베르토 콘타도르(사이클), 페르난도 알론소(F1 레이싱) 등 다른 종목의 스페인 스포츠 영웅들이 정점에서 내려오고 있을 때 나온 쾌거라서 더욱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스페인 국빈대접
전설들과 나란히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남자골프 시즌 첫 메이저대회 제81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다음 날 스페인의 유력 스포츠 전문지에는 가르시아가 표지에 등장했다. <마르카>는 “드디어”라는 제목을 달았고, <일 문도 데포르티바>는 ‘마에스트로(거장)’라며 칭찬했다.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은 텔레그램을 통해 “스페인 골프의 특별한 승리였다”고 칭송했고,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도 트위터에 “놀랍다! 스페인 스포츠의 자랑”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그린재킷을 입은 가르시아의 위상은 현역 최고의 스페인 골퍼라는 타이틀을 넘어 이제는 골프뿐 아니라 전 종목을 통틀어 스페인을 대표하는 영웅이 됐다. 세베 바예스테로스,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과 같은 스페인 골프 전설의 계보를 잇는 선수가 됐다. 바예스테로스는 마스터스(1980·1983년)와 디오픈(1979 ·1984 ·1988년)에서 통산 5차례 메이저 챔피언이 됐고, 올라사발은 1994년과 1999년에 그린재킷을 입었다.

파란만장했던
골프인생

가르시아가 우승한 날은 현지 시간으로 2011년 뇌종양으로 타계한 가르시아의 우상인 ‘스페인 골프 전설’ 세베 바예스테로스가 60년 전 태어난 날이었다. 가르시아는 첫 마스터스에 참가했던 1999년 연습 라운드에서 바예스테로스, 우즈와 함께 경기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가르시아는 “바예스테로스는 내가 마스터스에 참가할 때마다 많은 조언을 해준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며 “오늘 우승한 것도 오늘로 60번째 생일을 맞은 바예스테로스가 하늘에서 내 퍼팅과 샷에 도움을 줬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가르시아의 마스터스 우승에는 운도 따랐다. 의심의 여지 없이 마스터스의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세계 1위’ 더스틴 존슨이 대회를 앞두고 어처구니없는 부상을 당해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것이다.

존슨은 개막 전날 숙소 계단에서 넘어져 허리와 팔꿈치를 다쳐 불운도 불운이지만 철저한 자기 관리가 부족했다는 비판까지 받았다. 존슨은 경기 시작 전까지 “일단 몸 상태를 지켜보겠다”고 말했지만 결국 기권했다. 이로 인해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역대 골프 황당한 부상 10개’를 소개하며 존슨의 부상을 1위로 꼽았다.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5타까지 앞서가던 중 12번홀(파3)에서 쿼드러플(+4) 보기를 범하며 대니 윌릿(잉글랜드)에게 우승을 내줬던 조던 스피스는 올해 역시 1라운드 15번홀에서 세 번째 샷을 그린 앞 해저드에 빠뜨렸다. 그 후 그린 주변에서 헤맸고 3퍼트로 한 홀에서만 4타를 잃는 악몽이 재현됐다. 이 때문에 스피스는 지난해 12번홀의 나쁜 기억마저 되살아나며 이날 열린 마지막 라운드 12번홀(파3)에서 더블 보기를 적어내며 11위로 아쉬운 마무리를 했다.

평생의 앙숙으로 불리던 타이거 우즈 역시 허리 수술 등 부상으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마스터스를 포기했다. 가르시아는 우즈에게 “우즈를 집에 초대해 프라이드치킨을 대접하겠다”고 말해 비난을 받았다. 프라이드치킨은 주로 흑인을 비하할 때 쓰는 말이다. 가르시아가 우즈에게 사과와 함께 쪽지를 건넸고 우즈가 이를 받아들이며 둘의 앙금은 풀렸다. 숙적 우즈가 없는 무대에서 우승했고 우즈는 가르시아의 우승을 흔쾌히 축하해주었다.


또한 어니 엘스(48·남아공)는 이번 대회 1, 2라운드에서 72타와 75타로 버텼으나 주말에 83타, 78타로 부진해 컷을 통과한 53명 중 최하위에 그치며 결국 그린재킷을 얻지 못하고 마스터스와 작별하게 됐다. 2012년 브리티시오픈에서 메이저 통산 4승째를 거둔 엘스는 최근 5년간 메이저대회 우승자 자격으로 마스터스 무대에 섰지만 향후 세계랭킹 50위, 투어 대회 우승 등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낼 가능성은 낮다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기 때문에 이번으로 마스터스와는 작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엘스는 지금까지 마스터스에 모두 23차례 출전해 2002년과 2004년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엘스는 “마스터스는 나를 위한 대회가 아닌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마스터스 마지막 날 가르시아의 우승이 확정되자 한 미모의 여성이 그린 위로 올라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그녀는 가르시아의 약혼녀이자 골프채널 리포터 출신인 앤젤라 애킨스로 가르시아는 올해 애킨스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두 사람은 그린 위에서 진한 포옹을 했다.

가르시아는 지난 1월 골프 선수 출신으로 미국골프채널 리포터로 활동하던 안젤라 애킨스와 약혼했고 오는 7월 결혼할 예정이다. 미래를 약속한 안젤라 애킨스에게 가르시아는 마스터스 우승이라는 최고의 선물을 선사했다. 경기 도중 홀에 침을 뱉고 클럽을 던지거나 갤러리를 향해 욕설을 하고 신경질을 내는 등 악동과 다혈질 이미지로 유명한 가르시아는 “애킨스를 만나면서 성격이 긍정적으로 변했고 코스에서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린재킷 입고
결혼식 입장?

22년 메이저 무관의 설움을 털어낸 가르시아는 미국 NBA <투데이쇼>에 출연해, 결혼식에서 그린재킷을 입을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고 애킨스는 “내 남자의 그린재킷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린재킷은 1년간 마스터스 우승자가 소유한 뒤 다음 해에 반납해 마스터스 챔피언스 라커룸에 전시되기 때문에 시간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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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