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영화 ‘멘붕의 시대’ 권해명 감독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4.17 10:37:27
  • 호수 11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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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은 승복 말았어야 했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다큐멘터리 <멘붕의 시대>는 18대 대선 개표부정과 한국 민주주의의 치부를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박근혜정부 이후 한국사회의 시대정신을 ‘조작’ ‘야합’ ‘멘붕’ ‘힙합’이라는 4가지로 표현했다. <일요시사>는 ‘18대 대선 개표부정 다큐’를 최초 공개한 권해명 영화감독을 직접 만나봤다.

권 감독은 현시대를 ‘멘붕의 시대’로 봤다. 말 그대로 정신이 붕괴될 정도로 고통스러운 시대라는 것이다. 그는 18대 대선 이후 개표부정을 4년여 동안의 끈질긴 취재로 영상에 녹였다. 권 감독은 영상을 통해 시민들의 분노, 아픔 그리고 기득권층의 거짓, 야합을 날 것 그대로를 보여줬다. 권 감독이 <멘붕의 시대>를 통해 진정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다음은 권 감독과 일문일답.

- 18대 대선 개표부정 다큐를 최초로 공개했다. 제목이 <멘붕의 시대>인데 의미는 무엇인가.
▲ 지난 대선 야권지지자들은 정권교체를 열망했다. 사람들은 정권교체가 될 줄 알았지만 뜻밖에 패했다.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멘붕(멘탈붕괴의 줄임말)에 빠졌다. 2013년 당시 국정원 대선개입이 드러나면서 시국선언 집회가 열렸고 집회 참가자들은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하지만 민주당이 부정선거를 부정하고 박근혜에게 사과만 요구했다. 거기서 집회 참가자들은 다시 한 번 멘붕에 빠졌다. 이후 세월호 사건, 진보당 해산, 메르스 사태가 매년 발생했다. 멘붕의 시대란 제목 자체가 이 시대를 가장 잘 나타낸 것이라고 생각했다.

- 4년 동안 취재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난관이 있었다면.
▲ 독립영화기 때문에 제작비가 문제였다. 처음에 제작비가 하나도 없었다. 집에서 500만원을 구해 영화 제작을 시작했다. 아쉬운 점은 영화진흥위원회나 제작지원 단체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단 한 군데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개표부정 문제가 중요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선뜻 도움을 주는 단체가 없었다. 게다가 영화계는 심사위원과 안면이 있어야 지원받기가 수월하다.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인맥이 없다면 소용이 없다.


- 유튜브에 무료로 배포한 이유는 무엇인가.
▲ 갑자기 조기대선이 치러지고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에 대선 전에 공개를 해야 사람들이 부정선거의 문제점을 알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처음부터 상업영화 목적으로 제작한 것이 아니라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영화를 만들었을 뿐이다. 또한 대부분 독립영화는 제작비만 환수하면 다행으로 생각한다.

- <멘붕의 시대>를 보면 언론사 제공 데이터가 대선 하루 전에 지역 선관위에 배포된 정황이 드러난다. 단, 선관위 해명이 석연찮다.
▲ 민경석 시민수사단장이 18대 대선 개표자료를 면밀히 조사해 발견했다. 언론사에 공표된 서울 송파구와 경기 구리시의 개표결과 엑셀파일 저장날짜를 보니 대선 하루 전인 2012년 12월18일 오후 1시11분이었다.

선관위는 단지 서식파일을 미리 만들어놓은 것 뿐이라며 데이터는 추후에 다운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JXLS(자바) 개발자에 직접 문의한 결과 다운받을 때 마지막 수정일로 찍히는 것이지 미리 서식을 만든 날짜로 수정날짜가 유지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것보다 더 권위 있는 대답이 어디 있는가.

- 부정의혹이 드러나는 동안 선관위 내부고발자는 없었는지.
▲ 다큐를 만든 동안은 없었다. 사회적으로 알려진 것도 없다. 단 18대 대선 무효소송인단 한영수 대표가가 선관위 노조위원장을 역임하고, 전자개표기 문제를 처음부터 제기했다. 그분을 내부고발자라고 할 수 있다.
 

- 미분류표, 언론사공개자료, 투표지분류기, 개표상황표 도장 문제가 개표부정 의혹의 핵심으로 보인다.
▲ 4가지 모두 개표부정이나 조작의 증거로 제시되는 것들이다. 투표지분류기의 경우 법적인 문제로 보고 나머지 3가지는 개표조작의 유력한 증거로 보는 것이다. 만약 개표를 제대로 했으면 이런 의혹이 나오기 힘들다. 조작이라고 단정할 순 없지만 조작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18대 대선 개표부정 의혹 다큐 최고 공개
선관위 이상한 해명…“내부고발자 있다”

- 다큐 중간에 힙합이 등장한다. 무슨 의미인가.
▲ 지난해 힙합은 대중화가 됐다. 그 전에는 일부 층에서만 즐기던 문화였다. 힙합을 영화에 등장시킨 것은 박근혜정권 시기 이 시대 청년들의 문화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다른 측면으로는 선거에 대한 청년들의 무관심을 보여주기도 한다.


일반 사람들에게 부정선거에 대해 물어보면 거의 다 모르거나 관심 없다고 말한다. 청년도 똑같다는 것이다. 힙합은 영화음악의 역할도 수행한다. 아울러 다큐에 수치가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중간에 쉬어간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사실 이 부분이 회심의 노림수였다.

- 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8대선을 승복한 것은 어떻게 보는가.
▲ 이것이 결정적이다. 문재인 후보의 대선 승복이 프레임을 만들었다. 문 후보가 승복하지 않았다면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문 후보는 지지자들한테 표를 달라고 했다면 그 표를 지켜야 했다. 그것은 지지자들을 배반한 행위다. 승복하지 않았다면 부정선거가 밝혀졌을 것이고, 박근혜정부는 끝났을 것이다.

- 다큐를 보면 당시 민주당의 행보를 비판하는 개인이 자주 등장하는데.
▲ 국정원 대선개입으로 벌어진 시국회의 당시 촛불민심은 대선 무효를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 열혈지지자들은 그것이 민주당에 해가 된다고 해서 대선 무효 주장을 반대했다. 부정선거는 팩트인데 민주당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못하고 전통적인 야당의 역할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팩트를 팩트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는 다큐의 주제인 ‘진영논리에 빠져서 팩트를 보지 못하는 것’과도 연결된다.

- 대법원이 18대 대선 무효 소송에 대해 4년 동안 심리를 하지 않고 있다.
▲ 대선 직후 18대 대선 무효소송인단서 대선 무효 소송을 대법원에 냈지만 아직까지 심리조차 하지 않고 있다. 대법관 중 한 명이 중앙선거관리위원장직을 겸임한다. 선관위원장이 대법관인데 대법원서 자기 대법관이 저지른 일을 재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스스로를 재판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또 지역 선관위원장은 지방법원장이 맡는다. 그렇게 되면 모든 판사가 피고인으로 연결되는 셈이다. 그게 바로 모순이다. 또 정치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정치권의 눈치만 본다. 특히 이명박정부에선 정부를 비판하면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 공무원의 명예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비판 여론을 막고 탄압했다. 우리나라 사법 시스템이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 무효 소송이 해결되지 않는 근본적 이유는?
▲ 우선 언론이 보도하지 않는다. 몇몇 언론이 보도하긴 했지만 대부분 기자들은 프레임이 틀렸다고 이야기한다. 개표부정은 틀린 프레임이라며 국정원 대선 개입을 문제 삼아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건 민주당 및 시국회의의 논리다. 증거를 내밀어도 눈을 돌렸다.

시민단체들도 마찬가지다. 즉, 민주당-시민단체-언론이 공생관계기 때문에 고정된 프레임으로 담합이 돼있었다. 개표부정이 이슈가 돼야 대법원서 눈치를 볼 텐데 개표부정은 물론 국정원 개입, 십알단도 이슈가 되지 않았다.

- 독립영화 제작에 도움을 준 사람이 있다면.
▲ 다큐멘터리다 보니 인터뷰를 많이 하게 된다. 2013년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줬다. 굉장히 고마운 사람들이다. 소송인단 목회자 모임 목사님들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 영화를 보면 힙합 버스킹, 마술 버스킹, 댄스 버스킹 등이 등장한다.

버스커들을 1년 가까이 찍었는데 이들이 흔쾌히 촬영하도록 허락해줬다. 기꺼이 제작비를 지원해주신 정진빈 대표, 남춘우 박사님께도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가족들에게도 감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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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