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대선판 합종연횡 시나리오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4.17 10:29:00
  • 호수 11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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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유’ 손잡고 ‘문’ 부순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각 당의 대선주자들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대선과 다르게 이번 19대 대선서 주자들은 한결같이 ‘연대’에 선을 긋고 있다. 일각에선 막판에 합종연횡을 이룰 것이란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올해 초까지 한 자릿수에 머물렀던 그의 지지율이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뭉칠까?

19대 대선은 사실상 문재인-안철수 양강구도로 재편됐다. 지난 3일 문 후보는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됐고, 다음 날엔 국민의당에선 안철수 후보가 대선후보로 낙점을 받았다. 안 후보는 호남과 대구·경북 등 영남 일부서 ‘안풍’을 일으키면서 단숨에 유력 대선주자로 발돋움했다. 이에 민주당은 양자대결 구도를 상정한 여론조사를 문제 삼으며 선관위에 고발하는 등 초조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안 후보가 문 후보를 압박하자 민주당은 본격적으로 안 후보를 향한 날 선 검증에 나섰다. 민주당은 검증 초반 ‘안철수 신천지’ ‘안철수 조폭’ 의혹을 제기하면서 압박했지만, 국민의당의 억지 주장이라는 지적에 민주당은 ‘역풍’을 우려했다.

하지만 이후 ‘김미경 교수 채용 특혜 의혹’ ‘안철수 동생 의혹’ 등 팩트 중심으로 공세를 취했다. 연일 공격을 받자 안 후보의 지지율도 주춤한 모양새다.


리얼미터가 전국 유권자 1525명을 대상으로 지난 10∼12일 실시한 4월 2주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 후보는 10일 38.2%로 출발했지만 ‘유치원 공약 논란’으로 11일에는 37%로 하락했다. 12일에는 부인 교수 특혜 의혹으로 35.9%를 기록해 이틀 연속 하락했다.

민주당 측에서는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안 후보의 지지율이 빠르게 올라온 것이 다행이라는 입장이다. 대선을 1∼2주 앞두고 치고 올라왔다면 대응하기 힘들었겠지만 현재는 공세를 취해 안 후보의 지지율 조정시간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안 후보가 대선 막바지에 이르러 지지율이 더 이상 오르지 않는다면 타 주자와 ‘연대’를 이룰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남은 연대 카드는 안철수-유승민 단일화가 유일하다는 관측이다. 안 후보는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연대 가능성에 대해 “선거 이후에는 협치로 좋은 파트너지만 지금은 정권을 꿈꾸면 안 된다”고 일축했다.

박근혜정부의 출범에 공을 세운 바른정당이 이번 대선에선 뒤로 물러나야 한다는 논리다. 국민의당서도 안 후보의 입장과 마찬가지로 유 후보와 단일화하면 기존 지지세력을 잃을 수도 있어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단 유 후보도 연대 가능성을 차단했다. 지난 12일 유 후보는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대북송금 사건으로 감옥에 갔다 온 사람으로, 그 사람이 안 후보 뒤에 있다. 그런 세력과 무슨 후보단일화 내지 연대를 할 수 있겠나”고 말했다. 유 후보는 연대보다는 ‘아름다운 패배’를 전제로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의 선대위 한 관계자는 “유 후보가 득표율서 (홍준표 후보를) 앞서면 대선 이후 바른정당이 보수적자로 인정받을 것”이라며 “지금 단일화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양당의 대선주자들이 입을 모아 연대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지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내부에서는 ‘연대’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문-안 양자구도 재편 흐름…주춤한 안 지지율
대선주자 “연대 없다”…그래도 연대론 솔솔

바른정당 원외당협위원장은 “안 후보가 유 후보와 손잡으면 안철수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서 (지지를) 주저하는 보수 부동층이 (안 후보에게) 쏠리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안 후보와 유 후보의 연대가 보수층이 안 후보에게 지지를 보낼 수 있는 주요 유인책으로 본 것이다.

바른정당의 한 당직자는 “유 후보와 홍 후보 모두 지지율이 10%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도토리 키 재기식 보수적자 경쟁이 무슨 소용 있냐”며 “단일화를 통해 대선을 승리하고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안 후보는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시비를 불식시킬 기회인만큼 먼저 (바른정당에 단일화) 명분을 주고 손 내미는 게 맞다”고 말했다.

공개석상에서도 연대 주장이 나왔다. 바른정당 이진복 의원은 지난 12일 부산에서 열린 기자회견서 “바른정당은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제외한 모든 세력에 연대의 문을 열어놨다”며 “한국당은 연대의 선결 조건인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과 친박 청산이 이뤄질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당과의 연대는 선을 긋고 국민의당과의 연대 가능성은 열어둔 것이다.

또 당내 연대론자들은 유 후보가 국민의당과 “연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치자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바른정당 김성태 의원은 지난 13일 다른 후보와 연대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인위적인 정치적 행위를 통해서 보수 대선 후보의 완주 의사를 꺾는 것은 맞지 않지만, 국민의 바람이 이렇게 여러 형태(연대)로 표출되는 현상이 나오면 그런 측면은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바른정당 소속 정치인들은 어떤 형대로든 당의 진로 문제를 고민하고 있지만, 우리 자신들이 뽑은 대선 후보가 있어 지금까지 후보를 뒷받침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향후 당의 진로와 바른정당 33명 의원의 길을 위해서 어떤 게 맞는지 후보가 결정해야 한다”고 말해 연대에 대한 유 후보의 결단을 요구했다.

지난 12일, 경기도의회에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연대를 결정했다. 교섭단체를 구성해 운영경비, 인력, 의회 안 사무실 지원 등 혜택을 얻기 위해 두 정당이 손을 잡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경기도의회 바른정당 염동식 부의장은 “소수 정당이라 민심을 대변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협력통치 차원에서 국민의당과 손을 잡게 됐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주성 의원은 “바른정당은 남경필 지사가 속한 곳인데도 인원 부족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해 연정서 배제된 데다 국민의당도 경기도 연정에 제 역할을 하기 위해 연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두 당의 중앙당 연대 추진 가능성에 대해서는 “중앙당과는 상관없는 경기도의회의 일”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대선 과정서 두 당의 연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 비춰볼 때 이번 도의회 차원의 협력이 중앙당 연대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연대 딜레마

대선주자들의 연대에 대해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마지막에 가서 연대할 수도 있다”며 “다만 보수표를 더 흡수하기 위해 연대한다는 것은 안 후보로서 상당한 딜레마에 빠지는 것이다. 기존 표에 진보표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준표, 유승민 후보도 이번에 대선을 완전히 포기하면 대선 이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찾기 어렵다. 문-안 양자구도로 재편되고 있어 모두가 완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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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