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8대 대선’ 선관위 부정개표 의혹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3.20 15:33:35
  • 호수 11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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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하지만 그가 당선됐던 18대 대선 부정 의혹은 현재진행형이다. 누군가는 말한다. “대한민국은 선거 후진국”이라고. 투표는 국민이 하지만 ‘개표’는 그들만의 성역이 된지 오래기 때문이다. 그들은 부정을 지적하면 변명으로 일관했다. <일요시사>는 일각에서 ‘연어현상’이라 명한 18대 대선의 개표 부정 시스템을 추적해봤다.
 

투표함을 열기 전에 개표방송이 나올 수 있을까. 논리적으로는 설명이 어려운 이 같은 현상이 지난 18대 대선(2012년)서 발생했다. <김어준의 파파이스>에선 ‘투표함 개함(개표)전에 개표방송 된 것’을 ‘연어현상’이라 명했다. 

드러난 허점

지난 대선서 '공표시각보다 개표결과 보고시각이 앞선' 사례는 전국적으로 839건에 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선관위는 2013년부터 현재까지 줄곧 ‘투표표지분류기 제어용 컴퓨터의 시간 오류’라는 간단하면서도 무책임한 변명으로 일관했다.

국민들은 ‘시간 오류’라는 변명을 의심했지만 믿을 수밖에 없었다. 허점이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점이 드러난 곳이 있다. 바로 의정부시 ‘녹양동제1투표구’다. 녹양동제1투표구 개표결과(언론사 공개 자료)는 2012년 오후 8시05분에 최초 공개됐다. 중앙선관위가 언론사 및 포털사에 제공한 자료에는 박근혜 후보 1366표, 문재인 후보 1204표 등 모두 2583표로 집계됐다. 이는 아직 투표함이 열리기 전에 벌어진 일이다.


그렇다면 투표함이 열린 뒤 숫자는 어떻게 됐을까. 녹양동제1투표구 개표상황표를 보면 오후 9시16분에 투표지가 최초로 분류됐고 종료시간은 오후 9시31분이다. 개표상황표에 나온 결과는 박근혜 후보 1333표, 문재인 후보 1204표 등 모두 2550표다.

1시간11분 전에 언론사에 공개한 자료보다 박근혜 후보가 33표 덜 득표한 것으로 나온 것이다. 놀라운 점은 이를 선관위 직원이 아닌 개표참관인 오모씨가 발견했다는 것이다. 만약 당시 오씨가 두 숫자의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박근혜 후보는 33표 많은 상태로 대선을 마쳤을지도 모른다. 이에 한 선거전문가는 “이것을 발견한 것은 정말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오씨가 차이를 발견 뒤 상황은 의정부시 개표록 ‘특기사항’에 기재됐다. 오후 10시 이후, 차이가 나는 33표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재검(재분류)을 실시했다. 그 결과 투표용지교부수(2550표)와 투표수(2550표)는 일치했고 박근혜 후보는 1333표, 문재인 후보는 1204표를 확정했다. 이후 10시54분에 언론사에 공개된 2차 분류 결과보고에 박근혜 후보의 표는 33표 줄어들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8시5분에 중앙선관위가 언론에 제공한 기록(개표방송)에 의문이 남는다. 분명히 8시05분에는 2583표(투표수)가 기록으로 남았고 그 자료를 근거로 오씨가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8시5분 미스터리…과연 진실은?
정확한 증거 없이 말로만 주장

<일요시사> 취재결과 이에 대한 당시 의정부선관위 직원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시간 오류다” 등 변명으로 일관했다. 다만 당시 사무국장을 맡은 이씨는 개표록에 기재된 사실과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그는 언론사에 개표결과가 공개된 시간인 8시05분 시점 이전에 투표지분류기를 돌렸다고 주장했다.

그가 주장한대로 8시5분 결과를 나오게 한 개표상황표가 존재한다면 그의 주장은 단번에 입증될 것이다. 하지만 8시5분 결과에 대한 개표상황표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사무국장은 “9시16분에 제대로 나왔기 때문에 이전 개표상황표는 폐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한 선거전문가는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개표상황표를 없애 오히려 의혹을 자초한 것으로 자기모순"이라고 말했다.

개표상황표는 보고용PC서 최종 입력되는 과정에서 바로 팩스를 통해 상급선관위(경기도 선관위)에 보낸다. 즉, 사무국장이 8시5분 개표상황표를 폐기했더라도 상급선관위가 팩스로 보낸 개표상황표를 가지고 있다면 8시5분 전에 투표지분류기를 돌렸다는 것이 확인되는 셈이다. 확인결과 상급선관위도 개표상황표를 갖고 있지 않았다.

아울러 개표장서 이의 제기한 것을 촬영한 비디오 영상도 없었다. 사무국장 이씨의 주장에 대한 근거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중간에 누군가 있었다?

또 만약 사무국장이 주장하는 대로 8시5분 전에 개표가 진행됐다면 9시16분에 최종적으로 돌려 사태를 마무리한 것으로, 개표록에 기록된 10시서 11시 사이에 사태수습 기록은 모두 허위사실이 된다. 개표참관인 오씨가 처음 개표에 이상을 발견한 시간은 10시경이고 그 이후에 확인을 위해 녹양동제1투표구에 대해 재검을 했다는 것은 이미 개표록에 기재된 내용이기 때문이다.

사무국장의 주장에 한 선거전문가는 “전 사무국장이 본인과 관리계장 그리고 선관위원들이 확인, 서명한 개표록의 내용을 부정하는 것은 자가당착으로 개표의 공정, 투명한 관리를 부정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사무국장의 주장대로라면 그는 공문서인 개표록의 내용을 부정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개표록의 기재내용이 사실과 다름이 없음을 확인하고 서명 또는 날인한’ 위원장 및 7명 위원의 행위를 뒤집는 것이다.

이 밖에 9시16분에 돌린 개표상황표에 수정 흔적도 9시16분이 처음 투표지분류기를 돌렸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기존 투표용지교부수 2560(표)에 검은 펜으로 두 줄을 긋고 아래에 2550(표)가 기재됐다. 이는 개표록에 기재된 바와 같이 10시 이후에 재검을 하고 일치되게 개표상황표가 출력되자 투표용지교부수와 투표수를 맞추기 위해 수정한 것이다.

이에 사무국장은 9시16분에 투표지분류기를 가동한 것이 두 번째라는 주장을 펴며 “다시 돌릴 때 투표용지교부수를 2560(표)으로 두고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정부선관위는 재검을 하기 전에 이미 잔여매수 10매가 미계산된 것을 확인했다.

이에 선거전문가는 “투표록상에는 수정을 한 뒤였기 때문에 두 번째 돌렸을 때 투표용지교부수를 2550(표)으로 입력하지 않고 2560(표)으로 두고 돌렸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사무국장이 8시5분 전에 돌렸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재검을 하기 위해서는 선관위원들이 회의를 거치고 개표장 내 방송을 통해 알리게 돼있다. 만약 사무국장의 주장처럼 9시16분이 두 번째 돌린 것이라면 많은 목격자와 증인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무국장은 이에 대해 근거를 제시하는 답변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2차 분류 결과 보고가 10시54분까지 갈 필요도 없다.

시간별로 보니…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당시 의정부선관위 사무국장의 주장이 거짓이라면 8시5분에 자료는 누가 올렸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이에 선관위는 지금까지 ‘시간 오류’를 이유로 피해갔다. 한 선거전문가는 “개표과정서 누군가(개인 혹은 조직) 중간에 개입 하지 않았다면 벌어질 수 없는 일”이라며 “선관위는 이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19대 대선’ 바뀌는 것

<일요시사>는 지령 1101호 <선관위 ‘수상한 무상원조’ 내막>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지난 17대 대선에선 투표구별로 개표결과가 올라갔지만, 18대 대선에서는 오히려 후퇴해 구별로 누적표만 적시돼 선관위가 개표 부정의혹을 자초한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지난 15일 선관위는 ‘완벽한 투·개표관리와 정책선거로 국민통합 이룰 것’이란 보도자료를 냈다. 선관위는 ‘선거일에는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실시간 공개하는 개표결과를 종전 구·시·군단위서 투표구별 단위로 세분화해 개표소에서 작성한 개표상황표와 홈페이지의 개표결과를 비교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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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