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의원 릴레이 인터뷰> 더민주 송기헌 의원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2.20 11:31:40
  • 호수 11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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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에 관심 좀 가져주세요”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이번 20대 국회는 새로움의 연속이다. 대한민국은 17대 총선 이후 12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으로 접어들었다. 국회는 4당 체제로 재편됐고 낙선한 의원들의 빈자리는 새로운 얼굴들로 각각 채워졌다. <일요시사>는 독자들을 대신해 의원들을 찾아가는 릴레이 인터뷰를 시작, 새로워진 국회를 알아가는 시간을 준비했다. 그 스물아홉 번째로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을 만나봤다.

지난해 총선, 송 의원은 강원 원주시을 선거구에 출마했다.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이강후 전 의원을 상대로 한 리턴 매치서 간발의 차이로 승리한 그는 “원주시민들이 변화를 원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내 모든 것을 바쳐 원주시를 위해 일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로부터 9개월여 동안 송 의원은 국정 농단을 목격했고, 탄핵 투표서 국민을 대표해 한 표를 행사했다. 바쁜 나날을 보낸 그는 어떤 생각과 다짐을 했을까. <일요시사>는 송 의원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다음은 송 의원과의 일문일답.

- 국회 입성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검사 출신으로 알고 있는데 정치에 뜻을 두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 어렸을 때부터 정치를 하고 싶었다. 정치란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아울러 검사를 하면서 사회의 부조리를 경험했고, 실정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도 목도했다. 그런 상황에서 본격적으로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원주 토박이로 국회에 진출했다. 국회 입성에 도움을 준 시민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 정말 감사드린다. 내가 생각했던 삶을 이뤄 나갈 수 있도록 중요한 기회를 주셨고 지역을 위해, 나라를 위해 봉사할 기회도 주셨다. 늘 시민들과 같은 이웃으로서 우리 이웃의 바람과 응원과 질책을 잊지 않고 따르겠다.

- 시급히 해결해야 할 지역 현안이 있는가.
▲ 소상공인, 소기업 문제다. 서민생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의 삶을 회복시키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특히 소규모 자영업자의 삶이 너무 어렵다. 이를 위해 전통시장 활성화, 중소기업 소상공인 지원 정책 등을 실현하고자 한다. 즉, 전통시장이나 일반 상가들의 경제를 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초선의원으로서 탄핵 심판을 앞둔 현 정국을 어떻게 보셨는지.
▲ 탄핵 정국은 대한민국이 경제발전 속에서 보이지 않았던 적폐가 드러난 것이다. 적폐를 직시하고 고침으로써 좋은 나라가 될 수 있다. 탄핵 정국서 시민들이 보여준 높은 질서의식을 통해 우리나라의 가능성을 봤다. 시민들의 뜻을 올바로 받든다면 위기가 아닌 기회로, 즉 바른 나라로 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국정농단을 하루속히 마무리 짓고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 현 대한민국 정치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론은.
▲ 우선 시민들 각자가 올바르고 적극적인 정치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학연·지연 등에 따라가지 않고 대한민국에서 어떤 것이 중요한지 능동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자세다. 또한 대권을 바라보시는 분들이 정파를 떠나 이슈에 대해서 솔직한 자세로 대화에 임해야 한다.

 

그 과정서 옳은 길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잘잘못을 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한민국에 중요한 의제를 정리해 불균형·불평등을 해소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아울러 정치 세력이 중요 의제에 대한 깊은 토론과 타협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검사 출신 원주 토박이 4년 만 리턴매치 승리
평창올림픽 간사 활약 “좋은 나라 기초 만들 것”

- ‘지방교육재정 효율성 개선’을 1호 법안으로 선보였다. 발의 배경은 무엇인가.
▲ 처음에는 영·유아 관련된 누리교육과정을 봤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지방교육재정이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 각 시도의 교육청은 막대한 부채를 지고 있다. 또한 구조적 측면에서는 지방교육재정이 하락하고 있다. 현 구조가 이어진다면 문제가 해소될 수 없다. 교육재정을 고쳐야 한다는 차원서 ‘지방교육재정 효율성 개선’에 관한 법률을 발의했다.

비슷한 취지의 여러 법이 국회에 들어와 있고 계속 논의 과정에 있다.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부분은 개헌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지방분권도 이슈가 돼야 한다는 점이다. 지방분권서 중요한 부분은 지방재정의 분권이기 때문이다.

-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이다. 상임위 현안에 대해 의원들 간 의사소통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
▲ 중요한 이슈나 법안 처리에 관해서 산자위원들끼리 자주 모여서 의견을 나눈다. 국회 보좌진도 서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이야기를 하고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단톡(카카오톡 단체 채팅)도 중요한 소통 수단이다. 특히 단톡 덕분에 일의 능률이 올라가는 측면이 있다. 시간 구애 없이 의견을 교환한다는 점이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준다.


- 국회 평창동계올림픽 및 국제경기대회지원 특별위원회 간사다. 어떤 역할이신지.
▲ 가장 직접적인 것은 예산에 관련된 것이다. 기본적으로 문체부 예산에 들어가 있다. 평창 특위는 평창동계올림픽에 관련된 부분 예산을 특별히 챙긴다. 또 지원을 요청하고 우리가 관련된 예산도 발굴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다. 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간사로서 국회의원들이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을 지원하고 의견을 모으는 작업을 하고 있다.

- 평창동계올림픽이 성황리에 치러지는 데 걸림돌은 무엇인가.
▲ 국민들의 관심이다. 과거 88올림픽, 2002년 한일월드컵에 비해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실패한다면 외국 사람들은 평창의 실패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실패로 기억할 것이다. 평창올림픽이 강원도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의식을 가지고 국민과 정부가 참여해야 한다.

오는 9∼10월 정도에 개폐회식장만 완비가 되면 모든 준비가 끝나는 상황이다. 문제는 경기가 치러지고 난 다음에 그것이 어떻게 남느냐다. 강원도는 동계올림픽을 통해서 무엇을 남길 것인가. 대한민국을 위해서 무엇을 남길 것인가 고민을 하고 있다.

- 정치인으로서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 100년 후에 정말 좋은 나라가 될 수 있는 기초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지역서 자주 하는 이야기가 있다. ‘20∼30년 내에 허물 건물이 아니라 200년 후에 문화재가 될 수 있는 건물을 짓자’.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정치·경제제도도 마찬가지다. 100년 후 대한민국이 정말 좋은 나라가 될 수 있는 기초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shs@ilyosisa.co.kr>

 

[송기헌 의원은?]

▲원주 호저면 출생
▲서울대학교 법학대학 졸업
▲제28회 사법시험 합격
▲서울·인천·부산지검 검사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운영위원회 위원
▲국회 평창동계올림픽 특별위원회 간사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
▲제20대 국회의원 (강원 원주을/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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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