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 - 2017 대선 천기누설> 양만열 교수가 본 선영

“명당이지만…용의 기운이 약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인용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조기 대선이 가시권으로 들어왔다. 각 당은 이미 대선 체제로 진용을 갖추고 후보를 옹립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난립 중인 후보들 사이에서 이미 높은 지지율을 선점했다. 성급한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19대 대통령은 둘 중 한 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 그렇다면 하늘의 뜻은 어떨까. <일요시사>가 풍수지리학의 대가 양만열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평생교육원 풍수지리학과 교수와 두 유력 대권후보의 선영을 살펴봤다.
 

“하늘의 뜻이 조금 필요합니다.”

2009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MBC 드라마 <선덕여왕>서 이후 선덕여왕으로 즉위하는 덕만(이요원)의 반대편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미실(고현정)의 대사다. 당시 미실의 표정과 제스처는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고, 대사는 유행어로 자리잡았다.

부모님 조상님
묏자리에 달려

인공지능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하늘의 뜻’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망은 줄어들지 않았다. 신년이 되면 철학관, 사주카페에 사람이 몰리고,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들은 궁합을 보고 길일을 찾는다. 또 이사 때는 집터를 보고, 사람이 죽으면 묏자리를 살핀다.


기업가들이 중요한 결정 때마다 점집을 찾는다는 말은 공공연한 비밀로 재계를 떠돈다. 항간에선 ‘근거 없는 헛소리’ ‘사기꾼들의 장삿속’이라는 말로 이런 행태를 치부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과학’이라고 맞선다.

선조들은 농번기에 비가 오지 않으면 하늘이 노했다며 제를 올렸고, 일식이 일어나면 제왕이 힘을 잃는다고 생각해 ‘흉조’로 여겼다. 풍수지리와 관련한 속설은 그 시작을 알기 어려울 정도로 오랫동안 사람들 곁을 맴돌았다.

특히 많이 알려진 게 ‘묏자리’에 관한 것이다. ‘묏자리를 잘못 쓰고 패가망신했다’ ‘부모님 묘를 이장했더니 일이 술술 풀리더라’ 등의 이야기는 낯설지가 않다. 집에 우환이 생기면 선친의 묘부터 챙겨보는 일도 다반사다.
 

정치인이 선친의 묘를 이장하면 그 이면의 의미를 찾기 위해 풍수지리를 살피는 일도 있다. 한때 여권 잠룡으로 지지율 1위를 기록하는 등 관심을 모았던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은 지난해 5월 선친의 묘를 이장했다. 김 의원은 아버지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과 그의 조모의 묘를 서울 도봉구 우이동서 경남 함양군 유림면 유평리 선산으로 옮겼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언론에서는 묘를 이장한 장소에 대한 풍수지리학적 분석과 더불어 그의 행보를 대권 출마와 연결 지었다. 그만큼 정계에선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풍수에 기대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렇다면 19대 대선 유력 대권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경우는 어떨까.

문, 부모 묘 예사 길지가 아니다
탁월한 기맥…공사 끝나 안정

반 전 총장은 지난 12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탄핵열차가 종착역을 향해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반 전 총장의 등장은 정치권의 시계를 대선 정국으로 빠르게 돌려놨다. 10년간 유엔의 수장으로 활동했던 반 전 총장은 국내로 돌아온 직후부터 대권을 위한 광폭행보를 벌이고 있다.


지난 1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서 발표한 ‘여야 19대 대선주자 지지도’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전 대표는 1월 2주차에 비해 2.0%포인트 오른 28.1%를, 반 전 총장은 0.4%포인트 하락한 21.8%를 기록했다.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반 전 총장이 귀국하기 전보다 오히려 더 벌어졌다. 반 전 총장이 72세의 고령으로 전국을 누비며 강행군을 펼치고 있지만 컨벤션 효과는 전혀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최근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은 20%대 박스권에 갇혀 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여야 대선주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가장 강력한 대권주자로 각광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실망스러운 수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최근 일정에서 연일 실수를 연발하는 반 전 총장의 모습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앞으로 지지율 하락만 남았다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문 전 대표는 20%대 박스권에서 벗어나 지지율이 30%대까지 치솟으며 대세론을 굳히고 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문 전 대표는 반 전 총장,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의 3자 대결서 41.5%로 반 전 총장(30.5%), 안 전 대표(12.3%)를 압도적으로 따돌렸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문 전 대표가 대권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후보라고 봐도 과언은 아닌 셈이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인용한 날부터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하는 시간상의 문제도 반 전 총장보다는 문 전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4년 전 18대 대선에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의 혹독한 검증 세례를 겪은 바 있다.
 

당시 새누리당은 문 전 대표의 경남 양산 자택 처마까지 문제 삼으며 현미경 검증을 진행했다. 문 전 대표는 이전 대선서 이미 검증을 받은 상태이기에 이번 대선에서 견제를 받을지언정 검증받을 사안은 많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반 전 총장이 귀국 직후부터 수많은 의혹을 달고 다니는 것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반 귀국으로
본격 대선 경쟁

그동안 여야 대권 후보들의 선영을 풍수지리학적으로 분석해온 양만열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평생교육원 풍수지리학과 교수는 “문재인 전 대표의 선친 묘 상황이 18대 대선 때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의 부모는 함경도 흥남 출신으로 한국전쟁 당시 월남해 경남 거제에 정착했다. 전체적인 선영의 본산은 흥남에 있어 경남 양산시 상북면 상삼리 천주교 하늘공원에 안장된 부친의 묘만 둘러봤다.

양 교수는 “문 전 대표의 조부모 선영이 함경도에 있어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면서도 “그러나 문 전 대표의 출세가도는 부친이 사망한 이후부터 시작됐기 때문에 부친 묘로도 대권운을 가늠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통 공원묘지의 경우 수백개 묘들의 획일적인 정단에 따라 길흉이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용맥의 흐름과 정혈의 위치, 수맥 등에 따라 길흉이 바뀔 수 있다. 하늘공원에 수많은 묘지가 있지만 여러 가지 풍수지리학적 요소에 따라 분석해보면, 각 묘지마다 기운이 다르고 자손에게 미치는 영향 역시 천차만별일 수 있다는 말이다.

양 교수에 따르면 문 전 대표의 부친 묘는 유좌묘향(酉坐卯向)으로 우선수 환포해 상삼천으로 당문파했고 수맥을 절묘하게 피했다. 또한 투지룡(透地龍)이 알차게 들어와 기유(己酉) 뢰택귀매(雷澤歸妹) 정룡(正龍)으로 입수해 많은 묘 중에서도 탁월하게 기맥이 형성된 곳이라 할 수 있다.


양 교수는 “부친의 묘도 좋은 자리지만 모친의 신후지지(사망 전 미리 잡아두는 묏자리)는 부친의 기를 훨씬 능가한다. 예사 길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모친 신후지지
‘길지’로 평가

양 교수는 2012년 18대 대선이 있던 해에도 문 전 대표의 선친 묘를 찾은 적이 있다. 당시 그는 선친의 묘가 장군대좌와 군왕지지로 손색이 없다고 평가하면서도 묘 위쪽에서 진행되고 있던 대형 토목공사가 신경 쓰인다고 했다.

양 교수가 말했던 토목공사는 골프장 확장 작업이었는데, 지난 16일 하늘공원을 찾았을 땐 마무리된 상태였다. 양 교수는 “지난 번 대통령 선거 때는 토목공사로 탁한 기운에 노출됐던 선친의 묘가 안정을 되찾았다”고 읽었다.

또 천운지룡기상신(天運之龍氣象新) 급제위관입제경(及第爲官入帝京), 즉 천운의 용의 기는 새로운 상이니 급제로 벼슬하고 재경에 이른다고 했다. 이어 지난 선거 때는 8운(運)이 작용해 힘에 부친 싸움이었으나 이번에는 하늘의 도움이 있으니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경중의 차이는 있으나 파죽지세의 기운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주춤하고 있지만 여전히 가장 강력한 대권주자 중 한 명인 반 전 총장의 선영은 어떨까.


반 전 총장은 충북 음성군 원남면 상당리 ‘반기문 생가마을’에 조상의 묘역을 조성했다. 양 교수는 선산을 보고 “한 마디로 자미원국”이라고 했다. 자미원국은 풍수지리 용어로 최고의 명당을 의미한다. 별자리 중에서도 가장 중심을 가리키는 자미원국은 풍수의 형세 상 황제의 자리라고 불린다. 왕이나 대통령, 즉 지도자에 오를 사람을 배출하는 자리라는 뜻이다.

반, 선산 최고의 ‘자미원국’ 형세
2㎞ 떨어진 부친은 아쉬움 남아

양 교수는 그 중에서도 반 전 총장의 9대 장절공 조상의 묘역이 으뜸이라고 봤다. 백두대간이 속리산 천황봉에서 한남 금북 정맥을 분맥해 북진하던 중 음성 큰 산(보덕산)을 주산으로 행치마을과 인근을 자미원국으로 형성해 대명당을 이뤘다는 것.
 

그는 “풍수에 밝지 않은 사람이 봐도 이 자리는 명당인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혈은 광주 반씨 장절공파 9대 선영, 즉 반 전 총장의 9대 할아버지가 주인인데 “풍수적으로 용맥이 건해룡(乾亥龍)으로 입수(入首)해 해좌(亥坐) 사향(巳向)”이라며 “정해(丁亥) 투지(透地)로 뢰천대장(雷天大壯) 정룡(正龍) 왕상주보혈(旺相珠寶穴), 하늘과 땅의 조화로 자미원국이 형성된 곳인데 이곳의 선영과 생기가 명당에 해당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뢰천대장(雷天大壯)의 댓궁은 지천태(地天泰)의 향이 된다”며 “지천태의 이기(理氣) 해석은 먼저 갑신(甲申)생이 귀(貴)를 받고 나중 갑자(甲子)생의 재(財)를 예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풀어서 정리하면 갑신년에 태어난 사람은 정치하는 귀한 몸이 되고, 갑자년에 태어난 사람 중에는 부자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반 전 총장은 1944년, 갑신년생이다.

풍수경전의 비서(秘書) 총주금비(叢珠金秘)에 따르면 정해(丁亥)투지(透地) 28수에서 위(危) 15℃ 이상 실(室) 5℃까지 화도(火度), 실(室) 5∼10℃까지 금도(金度)는 인수와 복덕궁이 되기 때문에 부귀하면서 먼저 장손이 발복하고 뒤에는 중남이 발복하는 길좌(吉坐)이다. 즉 장남이 다른 형제자매들에 비해 먼저 성공한다는 뜻인데 반 전 총장은 3남2녀 중 장남이다.

양 교수는 “총주금비를 통해 반 전 총장의 기운을 보면 ‘신해(辛亥) 금룡은 귀(貴)가 가볍지 아니함이니 세인이 이를 만나면 대대로 최고 상품 벼슬에 드는 영화를 이어가리라. 또 전쟁을 만나도 만대로 철옹성을 지켜가리라’ ‘만약 구성(九星)이 입묘(入廟)함을 만나면 주(主)는 극품(極品)에까지 이르고 천하를 다스린다’고 나타난다”고 밝혔다.

이는 과거 왕의 한마디에 9족이 망할 수도 있던 상황이지만, 이 기운을 타고 난 사람은 그런 위험으로부터 마을을 지키고 나아가 최고의 벼슬에까지 오른다는 뜻이다.

들어오는 혈과
좌향 맞지 않아

다만 묘역서 2㎞ 정도 떨어진 위치에 모셔져 있는 부친의 묘에 대해서는 “반 전 총장의 부친 묘는 보백지지(보통 묘)로 보인다. 청룡에 기댄 단와혈로 귀(貴)의 발복을 기대할 수 있으나 백호가 청룡을 관쇄하는 형국이라 최고의 명당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또 땅 속으로 들어오는 혈과 부친 묘의 좌향이 맞지 않는 부분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jsjang@ilyosisa.co.kr>

 

[양만열 교수는?]

종합학파를 이끌고 있는 양만열 교수는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평생교육원서 풍수지리학을 가르치며 풍수지리학 교육 강사와 전문 풍수지리사를 배출하고 있다.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는 국내 최초로 미래 예측학 박사 과정이 개설돼 미래 예측학 석사·박사를 수여할 수 있는 인가를 받은 곳으로 학계서도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양 교수는 청운풍수지리학회 학술원장으로서 ‘현공대괘’와 비성·건곤국보감여 등 첨단 풍수학을 연구하고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기사 속 기사> ‘장외대결’ 2룡의 부인들 누구?

영부인의 역할을 단순히 대통령을 내조하는 선에서 한정짓는 건 이미 구시대적 발상이 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내 미셸 오바마는 활발한 활동으로 남편 못지않은 유명세를 누리고 있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의 대권 도전이 실패로 끝난 이후 차기 여성 후보 1순위로 미셸이 거론될 정도다. 영부인을 조력자가 아니라 대통령과 함께 달리는 ‘러닝메이트’라고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부인 김정숙씨는 적극적인 활동으로 유명하다. 김씨는 최근 매주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하고 있다. 지난해 추석 이후 광주 남구 주월동 거점경로당 배식봉사를 시작으로 벌써 6개월째다. 

김씨는 “지난 대선 때 광주에서 92%나 되는 높은 지지율로 문 전 대표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셨지만 결국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했다”며 “감사함과 미안함을 전하고 싶어 시작한 일인데 어느 덧 해를 넘기게 됐다”고 말했다. 광주 지역 시민들은 매주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는 김씨의 노력에 진정성을 느끼고 있다는 후문이다.

반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부인 유순택씨는 잘 드러나진 않지만 남편을 그림자처럼 쫓는 내조를 하고 있다. 유씨는 반 전 총장의 귀국 이후 모든 일정에 동행중이다. 따로 언론을 접촉하거나 독자적인 행사 일정을 잡는 일 없이 반 전 총장 곁을 묵묵히 지키고 있다. 

반 전 총장의 정치 행보를 처음에는 반기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가장 적극적인 후원자이자 지지자로 변신했다고 한다. 실제 성격이 과묵하다고 알려져 있는 유씨는 반 전 총장이 지난 14일 사회복지시설인 음성 꽃동네를 방문한 일정에서 어르신들에게 먼저 말을 건네며 대화를 주도하는 등 조력자로서 역할을 능숙하게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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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우리나라는 개발이 제한돼있는 토지가 있다. 해당 토지들의 개발을 위해선 지자체장의 승인이나 대통령령 승인이 있어야 한다. 부동의 가구 1위 기업인 한샘이 개발제한구역을 마음대로 훼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상은 시흥 제1공장 부지 주변 필지다. 행정조치가 완료됐다고는 하지만 완전히 원상복구는 되지 않았다. 한샘은 주방·인테리어가구를 판매·제조하는 대한민국 부동의 1위 가구 업체다. 1970년 9월 한샘으로 창립한 뒤 1977년 국내 최초로 주방가구를 수출해 1979년에 수출 100만달러 돌파의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한샘의 2023년도 기준 매출액은 1조9669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19억4660만원이다. 최초의 공장 성장 시발점 한샘의 성장은 시흥 공장과 함께했다. 조창걸 명예회장이 자본금 200만원으로 은평구 대조동에 23.1㎡의 매장으로 시작했던 한샘은 1976년 시흥시 조남동에 최초의 공장다운 공장을 설립했다. 제1공장을 통해 한샘은 생산 체계를 크게 개선하며 큰 실적 향상을 이뤘다. 한샘은 현재 시흥과 안산 등에 4개의 물류센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당초 한샘 시흥 공장은 조남동 ▲594-1번지 ▲91-144번지 ▲91-145번지 세 곳의 필지, 약 1만4610㎡의 면적으로 지어졌다. 현재는 한샘은 91-117번지 매수해 총 1만8429.8㎡의 면적을 공장 부지로 사용 중이다. 등기사항전부증면서 확인 결과 한샘은 해당 부지 외 시흥 공장과 인접한 4개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2076㎡ ▲조남동 91-165번지, 207㎡ ▲조남동 91-166번지, 109㎡ ▲조남동 산 57-1번지, 3273㎡도 소유하고 있다. 항공지도에 따르면, 한샘 시흥 공장의 정문 바로 앞을 3개의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조남동 91-165번지 ▲조남동 91-166번지가 둘러싸고 있으며 산 57-1번지는 공장 뒤편 산과 맞닿아 경계를 이루는 형세를 나타낸다. 그런데, 가장 오래된 2008년 항공사진부터 지금까지 해당 필지를 야외주차장 및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해 왔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점은 해당 필지의 지목이 모두 ‘임야’라는 것이다. 임야는 산림과 원야로 구성된 토지로, 공간정보관리법에서는 죽림지, 수림지, 암석지, 모래땅, 습지, 황무지, 자갈땅 등을 예로 들고 있다. 임야는 대부분 산림자원보호법에 따라 산림보호구역 또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다. 즉, 산림청의 허가 없이는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간혹 산림보호구역이나 지역이 아닌 임야도 있지만 이 역시 산림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가능하다. 시흥 제1공장 주변 4필지 무단 개발 개발제한지역·공익용 산지에 해당 한샘이 야외주차장과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한 필지는 모두 개발제한구역에 포함돼있다. 한샘이 산림청의 허가를 받지 않고 개발제한구역 땅을 개발해 무단으로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심이 드는 사안이다. 실제로 시흥시 도시정책과는 해당 필지와 관련해 많은 민원을 접수했다. 민원은 해당 필지들의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 위반이 주된 내용이었다.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에 따르면, 개발제한구역에서는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죽목의 벌채, 토지의 분할, 물건을 쌓아놓는 행위(적재) 또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1항에 따른 도시·군계획사업의 시행을 할 수 없다. 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축물의 건축 또는 공작물의 설치와 이에 따르는 토지의 형질변경 ▲개발제한구역의 건축물로서 제15조에 따라 지정된 취락지구로의 이축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철거된 건축물을 이축하기 위한 이주단지의 조성 ▲건축물의 건축을 수반하지 않는 토지의 형질변경으로서 영농을 위한 경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토지의 형질변경 등 9가지의 경우만 예외로 하고 있다. 이렇듯 한샘의 4 필지 사용은 예외 사항에 포함되지 않는다. 산림청장 허가받았나 민원을 접수한 시흥시 건축과 개발제한구역지도팀은 2020년에 해당 필지에 관한 현장조사 이후 한샘에 원상회복 행정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한샘은 이에 불복하고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감행했다. 재판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한 한샘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이행강제금 일부를 한샘에 돌려주도록 판단했다. 하지만 이는 시흥시의 행정조치가 잘못됐다는 판결이 아니었다. 법적 싸움 끝에 시흥시의 원상복구 행정조치는 진행됐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에 따르면, 한샘은 행정소송 이후 2022년부터 2023년에 걸쳐 원상복구를 완료했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 관계자는 “행정조치 이후 원상복구까지 불법으로 개발한 것을 모두 해체하고 폐기물 처리까지 완료해야 하는 만큼 많은 시일이 걸린다”며 “해당 필지(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는 지난해 11월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샘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한샘이 소유하고 있거나 소유했던 땅으로 불법 점용한 적이 없으며, 해당 부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 전과 동일한 상태로 복구를 완료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샘은 여전히 해당 필지들을 불법 점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흥시가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한 필지는 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다. 하는 척 얼렁뚱땅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91-166번지는 도로와 인접한 부분의 절반의 울타리만 철거됐으며 여전히 4~5대의 차량이 주차돼있는 상태였다. 해당 필지는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역‧지구로는 도시지역, 자연녹지지역로 구분된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 4층 이하의 건축물을 지을 수 있지만, 개발제한구역이므로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등이 불가능하다. 시장 혹은 도지사·군수 등의 허가를 받을 경우 가능하지만, 시흥시에서는 해당 부지의 주차장 사용을 허가해주지 않았다. 행정조치 이후에도 계속 불법으로 점용하고 있는 셈이다. 산 57-1번지도 마찬가지다. 항공사진을 분석한 결과 2008년부터 해당 필지를 덮고 있던 콘크리트는 2013년에 사라졌지만 자재가 적재돼있었다. 이후 2020년에 다시 콘크리트가 덮였다가 2022년 흙밭으로 복구됐다. 하지만 여전히 자재는 적재돼있다. 게다가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산 57-1번지와 조남동 산 57-5번지가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공익용 산지로 지정돼있어 보전산지로 분류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산 57-5번지가 산지 그대로 있는 것과 다르게, 산 57-1번지는 콘트리트가 지반을 받치고 있으며 경계선에는 울타리가 쳐져 있다. 행정조치 완료? 완전 복구 안돼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공익용 산지를 마음대로 개발하면 산지관리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며 “해당 부지 명의가 한샘이더라도 시장 등 지자체의 허가 없이 개발하면 안되는 곳으로 구조물을 통해 공장부지와 평행을 맞추는 지반을 만드는 것도 허가가 필요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행정조치가 진행 중인 상황에 문제가 되는 필지를 매매한 정황도 포착됐다. 한샘은 조남동 91-163번지의 필지를 1985년 매입했다. 이후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해당 필지를 2022년 11월4일 갑자기 팔아버렸다. 2022년은 한샘과 시흥시의 행정소송이 끝나고 행정조치가 진행되던 시기였다. 현재 해당 필지는 ㈜효경개발이 매수해 크레인과 덤프트럭 등 중장비 주차장으로 이용 중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원상복구에 많은 금액이 들어가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토지를 매매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한 토지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토지를 원상복구하는 데 많은 금액이 들어가지 않지만 해당 필지는 공익용 산지로 산지 조성까지 해야 해 상황이 다르다”며 “산지 조성에 들어가는 금액도 지불하지 않고 토지를 매매한 것은 이중으로 이익을 얻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샘 관계자는 “크레인 등 장비가 있는 부지는 한샘의 소유가 아니므로 저희가 알 수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문제의 필지 매매한 정황 한샘 측은 이번 불법 점용 의혹에 관해 개발제한구역 지정이 공장 설립보다 늦게 이뤄져 어쩔 수 없이 불법적인 개발로 분류됐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해당 필지들은 지난 1976년 12월에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됐다. 시기상 한샘의 공장 설립 이후에 묶인 셈이다. 하지만 산 57-1번지를 제외하고 나머지 필지들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이후인 1985년 매입한 땅이라 불법임을 알고도 마음대로 개발했다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