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KTV 아가씨들의 말 못할 애환 <현지취재>

“돈 펑펑 한국남성 좋지만 변태라면 괴로워"


한국인의 중국 원정 성매매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의 경기 여파로 중국 섹스여행이 다소 줄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중국은 가장 매력적인 섹스관광지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한국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생각보다 많은 쾌락을 즐길 수 있고 더불어 마치 자신이 ‘황제’나 된 것 같은 기분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특히 한국과는 또 다른 미인 스타일이 남성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 역시 성매매는 불법이라는 사실이다. 2006년 3월1일 ‘중화인민공화국 치안관리처벌법’이 시행되면서 성매매에 대한 처벌은 더욱 강력해졌다. 처벌 항목 자체가 종전의 73개에서 238개로 늘어났다. 당연히 외국인에게도 적용된다. 자칫하면 ‘개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무엇보다 한국 남성들의 섹스여행을 반기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중국의 KTV(룸살롱의 한 종류)에서 일을 하는 여성들이다. 그녀들에게 한국 남성들은 최고의 VIP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고통도 적지 않다. 한국 남성들의 ‘진상짓’을 다 받아내려면 여간 고생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 현지취재를 통해 중국 KTV 아가씨들의 애환을 직접 담아봤다.

강화된 처벌에도 줄지 않는 중국 원정성매매
한국 고객은 ‘진상짓’ 해도 최고의 VIP 대우

중국 칭다오는 대표적인 중국내 성매매 여행지이다. 한국에서도 가깝지만 일단 바닷가를 끼고 있기 때문에 여행지로서도 최적이다. 풍부하면서도 싱싱한 해산물, 그리고 ‘청도맥주’는 이곳의 또 다른 자랑거리이기도 하다. 이렇게 입지가 좋다보니 사업을 하는 한국인들도 많고 접대를 하는 일도 많다. 당연히 KTV 등도 활성화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중국에서 한국인은 VIP
돈 잘 쓰는 손님 ‘띵호아’

이곳 현지에는 세 종류의 룸살롱이 있다. 바로 한국식, 일본식, 중국식이다. 한국인들은 대부분 한국식 룸살롱을 찾는다. 그런 서비스에 익숙해져 있을 뿐 아니라 호탕하고 화끈한 나름대로의 특징들이 고스란히 살아있기 때문이다.

사실 가족들과 패키지여행으로 중국을 가지 않는 이상 거의 대부분의 남성들이 중국에 가면 이런 KTV를 한번쯤 경험해보는 경우가 많다. 그저 일상적인 관광 코스로 가는 경우도 있고 아예 2차만을 전문적으로 노리면서 가는 경우도 있다. 어쨌든 그만큼 많은 한국인들이 가기 때문에 이곳에서 일하는 ‘샤오지에’(小姐·아가씨)들은 대부분 한번 이상 한국 남성들을 경험한 경우가 많다. 일단 중국의 한국식 룸살롱은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 제일 큰 차이점이다. 술값도 비싸고 2차를 나갔을 때 팁도 후하다. 한국인들이 꼭 돈이 많기 때문만은 아니다. ‘돈을 잘 쓰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이곳 아가씨들에게는 한국 남성들이 최고의 VIP인 경우가 많다. 중국식 룸살롱에서 2~3번 룸에 들어가서 일하느니 차라리 그냥 하룻밤 한국 손님들과 2차를 가는 것이 훨씬 편하다는 것.

이곳에서 만난 아가씨들은 거의 대부분 익명을 요구했다. 이름이 알려져 봐야 전혀 득 될 게 없기 때문이다. 비록 성매매를 하지 않는 것은 원칙으로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아가씨들이 불법인 성매매를 하기 때문에 자신들의 이름을 밝히길 극구 꺼린다고 한다.

취재진이 만난 A양은 최근 한국 드라마 보기에 푹 빠졌다. 한국문화나 한국남성들이 좋아서라기보다는 그것이 한국말을 배우는 가장 빠른 길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어쨌든 한국 남성들은 우리 같은 평범한 중국인들보다 돈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곳 중국도 빈부격차가 점점 더 심해져서 가난한 여성이 돈 많은 남성과 만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까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이렇게 계속해서 술집에 다니던가 아니면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다른 유흥업소에서 일을 하는 것 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결국에는 일본인이나 한국인과 결혼을 하는 것이 새로운 인생을 위한 방법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나는 일본인보다는 한국인을 공략할 생각을 한다. 일본인들은 너무 신중해서 결혼하는 것이 쉽지 만은 않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돈도 많고 성격 역시 중국인들하고 맞는 게 있기 때문에 이 일을 하는 동안 한국남성과 결혼을 하는 것이 꿈이다.”

초이스와 ‘2차’ 전쟁
한국 남성에게 찜 당하기

그녀에게 한국 남자와의 결혼이 ‘미래의 꿈’이라고 한다면 매일 매일 초이스를 받고 2차를 나가는 것은 ‘현재의 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도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함께 룸에 들어가 초이스를 받는 과정 자체가 이미 10대1, 혹은 많은 경우 50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녀들은 이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나름의 노하우도 쌓아나가고 있다. 일단 화장법 자체를 많이 연구한다고 한다. 한국 연예인들의 화장법을 자기 나름대로 연구하고 그것을 따라하면서 최대한 한국여성들의 모습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는 정반대로 오히려 짙은 화장으로 자신의 모습을 튀어 보이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앞서의 A양과 함께 일을 하는 B양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샤오지에, “변태 성욕자 제일 싫어” ‘손사레’
계곡주 혹은 룸에서 즉석 성관계 요구 당혹

“요즘에 한국에서는 짙은 화장을 하지 않는 추세라고 한다. 반면에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외국에 나와서는 색다른 걸 원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그래서 두 개를 모두 다 시험해 본 적이 있다. 결과는 청순한 화장을 선택하는 남성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익숙한 화장법이 더욱 편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뒤로는 짙은 화장은 거의 하지 않았다. 초이스가 되기 위해서는 몸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가슴에 좀 자신이 있다 싶으면 앞가슴이 푹 파인 옷을 입는 경우가 많고 허리와 다리에 자신이 있다면 약간 옆으로 비껴서 전신의 라인이 보이게 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그녀들의 초이스 전쟁은 이미 룸에 들어가기 전부터 시작된다. 처음 룸에 입장해서 복도를 왔다 갔다 하는 손님들이 보이면 그때부터 애교작전이나 눈빛을 주고받는다는 것이다. 2차를 위한 전쟁도 만만치 않다. 손님 중에서는 ‘성매매는 하지 않을 것이다’고 하는 남성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렇기에 술을 먹고 노래를 부르는 중에 지속적으로 ‘접촉’을 시도해 남성을 흥분시킨다는 것. 이것도 먹히지 않을 때는 성기부위를 슬쩍슬쩍 자극해 더욱 ‘강력한 공격’을 시도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변태 성욕자는 NO
“막무가내 들이댄다”
 
그러나 샤오지에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일부 남성들의 변태성향이다. 중국에서는 흔치 않은 북창동식 놀이문화를 즐기려고 하는 부류들도 있다고 한다. 몸을 이용해 계곡주를 만들어 달라고 한다든지 혹은 옷을 전부 벗고 놀자고 하는 이들, 때로는 아예 룸 안에서 즉석 성관계를 시도하는 남성들도 있다고 한다. 그녀들 역시 비록 스스로를 ‘프로’라고 생각한다고는 하지만 아직 그런 것에까지 익숙하지는 못하다고 한다.

“제일 무서운 사람들이 변태 성욕자들이다. 그들은 한마디로 매너와 예의를 모르고 막무가내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추구하려고 든다. 우리 업소에서는 그런 것들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해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 문제는 그것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때로는 자신의 요구가 관철이 되지 않을 때는 마담을 불러서 아가씨를 바꿔달라고 하기도 하고 오히려 술값을 깎으려고 한다. 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결국 룸 밖에서 볼 때는 아가씨의 잘못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결국 아가씨들이 고생을 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샤오지에들은 그 모든 수난을 웃음으로 이겨내고 그날의 술자리를 끝마쳐야 한다. 그러나 더욱 괴로운 경우는 그러한 변태 손님들이 함께 2차를 나가자고 할 때이다. 만약 나갈 경우에는 그날 밤 톡톡히 고생하는 것을 감수해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얇은 지갑을 걱정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2차를 나갔을 경우에는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많지 않아 더욱 더 위험하다고.

한국남성들의 이러한 행위들 때문에 샤오지에 사이에서는 ‘이해 못할 한국인’이라는 인식이 퍼져있다. 물론 이는 변태적인 남성을 의미하기는 하지만 한편으로 그들 변태적 성향과는 다르게 너무나 예의바르고 매너가 있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더더욱 이해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중국 성매매 원정 여행은 현재로서는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고 볼 수도 있다. 일단 외국을 나가서는 한국의 경찰력이 미치지 못하고 결국에는 중국 공안당국의 힘에 의지를 해야 한다. 하지만 중국 공안이 그다지 강력한 단속을 하지 않고 있다. 한국 남성들이 ‘글로벌 시민’으로서의 보다 성숙한 의식을 가질 것을 주문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