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기획특집>②‘백운비의 천기누설’ 재벌가 황태자 5인방 신묘년 재운

한국경제 이끌 ‘뉴페이스’들 “하늘도 돕는다?”


이재용 사장  평생 해와 달의 역할 해줄 인연 만나
정의선 부회장 최고 만들어 낼 수 있는 좋은 기회
구광모 과장 숨어있던 재능과 능력 새로 나타날 것
신동빈 부회장 전무하나의 노력 세 가지 결실로 돌아와
조원태 전무 운세 수직 상승으로 무서운 발전 예상


신묘년 새해가 밝은 지 어느덧 두 달. 올해 재계의 화두는 단연 후계경영과 가업승계다. 재벌가 3세들이 속속 경영전면에 배치되면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게 그 이유다. 우리 경제의 내일을 짊어지고 있는 재벌가 황태자들의 신년운세를 통해 우리 경제의 미래를 점쳐봤다. 이번에도 백운비 역리원 원장이 <일요시사>가 기획한 ‘천기누설 프로젝트’에 손을 빌려줬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승화대업(昇華大業)의 해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에게 지난 2010년은 뜻 깊은 한 해였다. 지난 1991년 삼성전자 부장으로 입사한 이래 상무보, 상무, 전무, 부사장을 거쳐 20년 만에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으로 선임되면서 경영전면에 나서게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운세까지 이 사장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백운비 원장은 “승화대업으로 가는 중요한 해”라고 운을 띄운 뒤 “큰 운에 대비한 예비운이니 미래를 향한 모든 준비 과정의 해”라고 내다봤다. 이어 백 원장은 “완벽하고 단호한 운세로 불운을 물리치고 독전가도의 큰 문이 계속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백 원장은 “새롭고 신비로운 묘안들이 계속 떠올라 제 2, 3의 성장과 발전을 이루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 사장으로선 귀가 번쩍 뜨일 만한 말이다. 승진과 동시에 이 사장에게 신사업 기반구축을 통해 경영능력을 검증받는 미션이 주어진 까닭이다. 승진 당시 삼성은 “이 사장은 전략사업의 경쟁우위를 더욱 강화하고 미래 신사업 기반을 구축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은 혼운(婚運)이 있다는 것. 백 원장은 “평생 해와 달의 역할을 해줄 인연을 만나 가정과 집안에 기쁨을 가져올 것”이라고 점쳤다. 상대 여성에 대해 백 원장은 “개띠나 쥐띠일 것”이라면서도 이 사장 본인이 직접 찾아오지 않는 이상 말해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또 백 원장은 “이미 지나간 것들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빠른 변화에 승부를 걸 것”이라고 조언했다. 여기서 ‘이미 지나간 것’은 지난 2009년 이혼한 대상가 임세령씨라고 추측해 볼 수 있다. 백 원장은 사소한 대립과 분쟁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별 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철저한 방어 운세가 있어 모든 일에 전진을 거듭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가도명립(家道名立)의 운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최근 광폭 행보를 보이며 그룹을 대표하는 얼굴로 급부상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한 발짝 뒤로 물러서 그룹 전체의 현안을 챙기는 대신, 자동차 마케팅은 정 부회장이 전담하며 경영전반에 나섰다.

지난 13일 열린 신형 그랜저 출시 행사의 주인공도 정 부회장이었다. 평소 신차 출시 행사를 빠짐없이 챙겨온 정 회장이지만 이날 행사에는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 반면 정 부회장은 지난 10일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그룹의 새로운 슬로건을 직접 발표하자마자 곧바로 귀국길에 올라 그랜저 출시 행사를 주관했다. 연초부터 세대교체 바람이 불어오고 있는 것.

그리고 이 바람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백 원장은 “가도명립의 운으로 세를 굳히고 일보 전진하게 된다”며 “속도전에서 승리를 이루게 되며 이미 완성된 계획은 단행하고, 무엇보다 대변혁을 이루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백 원장은 “신년은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는 신성대계의 운”이라며 “최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운세에 힘입어 정 부회장은 올해 아버지의 기대에 한껏 부응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그랜저HG 출시를 앞두고 “완벽하지 않다면 내놓지 말라”라는 정 회장의 당부에 정 부회장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마케팅을 준비하겠다”고 화답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백 원장은 “평소 약점과 허점이 잘 노출되는 해”라며 “말과 행동을 조심하고 과묵한 처세와 빠른 결정으로 자신 관리에 철저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또 백 원장은 “덕망과 소외된 대인관계의 공간을 메우는데 아끼지 말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이 부분은 큰 문제가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평소 소통과 배려라는 경영 키워드를 내세워 부하직원에게는 편하게, 임원에겐 깍듯이 대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던 대로만 하면 문제없다는 얘기다.

구광모 LG전자 과장
능성대공(能聲大功)의 운

구광모 LG전자 과장은 지난해 만 40세 미만 재벌 일가 가운데 6040억원 어치의 주식을 보유, 젊은 주식부자 1위에 오르면서 유명세를 탔다. 구 과장은 LG그룹 지주사인 LG의 지분 4.63%를 보유하고 있는 4대 주주다. 때문에 향후 LG그룹의 4세 경영을 이끌 재목이라는 사실에 이견이 없다. 그럼에도 구 과장은 다른 황태자들에 비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아직 세상에 그 실체를 드러내지 않은 것.


그런 구 과장에게 2011년은 자신의 존재를 뽐낼 수 있는 한 해가 될 듯하다. 백 원장은 “능성대공의 운이니 큰 틀을 만들어가고 숨어있던 재능과 능력이 새로 나타나 전진과 도약의 큰 소망을 이루게 될 해”라며 “최고의 명탑을 세워 만인이 우러러 보고 소중하고 귀한 행운의 열쇠를 거머쥐게 될 대망의 운”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백 원장은 “기가 무너져 건강을 해치고 감정이 예민해져 심적 동요가 심해질 수 있다”며 혀를 끌끌 찼다. 이에 따라 백 원장은 “강한 정신무장과 신념이 우선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백 원장은 “큰 목표보다 작고 세심한 부분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며, 인간관계에서 결실을 맺게 될 것”이라며 “옹졸한 마음을 떨쳐내고 크고 넓은 마음의 수양이 절실하고 모든 일에 두려움 없이 임하라”고 충고했다.

신동빈 롯데쇼핑 부회장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해

지난해 말 신동빈 롯데쇼핑 부회장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3분기 유통의 꽃으로 불리는 백화점 사업에서 줄곧 지켜오던 1위 자리를 신세계백화점에 내준 데 따른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형유통마트 부문에서는 신세계 이마트, 홈플러스에 밀리는 수모를 당했다. 이미 업계에서는 실적 하회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올해는 신 부회장에게 한줄기 빛이 비출 예정이다. 백 원장에 따르면 신 부회장에게 올해는 일석삼조의 해다. 한 가지 노력이 세 가지 결실로 돌아오게 된다는 것. 또 백 원장은 “해외 활동이 넓어지고 인간관계가 확대되는 등 오묘한 인연으로 발전을 이루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고 관망했다. 지난해 ‘2018 아시아 TOP 10 글로벌 그룹’이라는 비전을 선언, 2018년까지 매출 200조원을 올려 아시아 10대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는 신 부회장으로서는 여간 반가운 말이 아닐 수 없다.

전형적인 내수기업인 롯데그룹이 총매출 200조원을 달성하기 위해선 해외진출이 불가피하다. 이를 위해 롯데그룹은 2018년까지 국외사업 비중을 20~30%선으로 높인다는 계획을 수립, 해외시장에서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렸다. 하지만 그간 해외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황이었다.
신 부회장의 행보엔 별다른 걸림돌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백 원장은 “운이 한곳으로 집중돼 인기가 상승하고 이름을 사방에 떨치게 될 것”이라고 감탄했다.

조원태 대한항공 전무
선후양각(先後陽刻)의 해

조원태 대한항공 전무는 지난 2004년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부팀장(차장)으로 입사했다. 2006년 자재부로 부서를 옮기고 입사한 지 2년 만인 같은 해 12월 상무보로 승진했다. 그리고 2007년 상무B, 2008년 상무A 자리에 오른 데 이어 지난해 연말 인사에도 이름을 올리면서 전무로 승진하는 등 다른 대기업 자제들에 비해 고속 승진을 해왔다.

또 조 전무는 지난해 대한항공의 핵심부서라고 할 수 있는 여객사업본부 본부장을 맡았고, 공식석상에도 꼼꼼히 참석하는 등 착실하게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하지만 그동안 이렇다할 만한 성과나 실적은 내놓지 못한 상태다. 조 전무로서는 안달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백 원장에 따르면 올해는 조 전무가 회사의 핵심인력으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백 원장은 “선후양각의 운이니 차선에서 우선으로 순위가 바뀌는 형국이며 운세의 수직 상승으로 무서운 발전이 예상되는 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또 백 원장은 “주변관심이 집중되고 남모를 고충에서 벗어나 행복과 환의가 가득한 전화위복의 한 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백 원장은 신변에 위험이 있으니 오지 출입과 무모한 도전을 삼가라고 경고했다. 특히 내부자로 인한 시련을 겪게 되리란 설명이다. 이에 백 원장은 “적과 아군의 식별을 명확히 해 배신을 차단 할 것”을 조언했다.


백운비 원장은?

4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만 보낸 백 원장은 학문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40세도 안 된 나이에 (사)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그의 역학에 대한 학문적인 깊이는 이미 객관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그가 역학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역학을 만나기 전에 그는 사법을 전공하며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역학을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의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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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1년’ 여전히 요동치는 정치판

‘계엄 1년’ 여전히 요동치는 정치판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2024년 12월3일 오후 10시27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가 최고 통수권자의 선택은 정치권을 넘어 대한민국 전역을 강타했다. 내란의 밤이 지나고 탄핵의 강을 건너 마침내 대선 정국까지 넘었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여의도 곳곳에 계엄의 여파가 남아 있다. 그날 오후 10시 무렵 윤석열 전 대통령이 예산안 관련 긴급 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정보지가 돌았다. 얼마 뒤 정장 복장으로 대통령실 브리핑룸 카메라 앞에 나타난 윤 전 대통령은 다소 격양된 어투로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스스로 걸어간 자멸의 길 민주당이 주요 예산을 전액 삭감해 국가 기능을 훼손하고 대한민국을 공황 상태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더니 돌연 야당을 반국가 세력으로 몰아세웠다. 윤 전 대통령은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1979년 이후 45년 만에 내려진 비상계엄이었다.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국회가 봉쇄됐고 헬기를 타고 도착한 무장 군인들이 안으로 들이닥쳤다. 국회 밖에서는 시민이, 안에서는 야당 보좌진들이 군인과 대치하면서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졌다. 먼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입장을 냈다.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밝혔다. 이후 한 전 대표는 탄핵을 찬성한다는 의미의 ‘찬탄파’로 찍혀 친윤(친 윤석열)계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민주당 당시 이재명 대표는 실시간 방송을 통해 “대통령의 불법적인 비상계엄 선포는 무효”라며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인 국회를 지키기 위해 신속히 국회로 와달라는 말을 남겼다. 내란 사태가 지나고 난 뒤 이 대통령은 이날을 회상하며 “이 상황을 최대한 빨리 많은 시민에게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실시간 방송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뒤이어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비상 의총을 소집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국회 예결위 회의장으로 의총을 소집했다가 10분 뒤 장소를 여의도 당사로 옮겼다. 그리고 약 20분 뒤 다시 국회 예결위장으로 바꿨다. 이는 현재 추 전 원내대표가 받는 ‘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과 연결된다. 다음 날 새벽인 4일 오전 1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국회에 상정됐다. 국회경비대가 국회 출입을 통제하자 담을 넘어서 국회로 진입한 우원식 국회의장은 결의안 상정에 앞서 “(윤 전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면 국회에 지체 없이 통보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이 있으나 통보가 없었고, 이는 대통령의 귀책사유”라며 “우리는 그와 관계없이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결의안은 여야 의원 190명이 참석한 가운데 190명 전원이 찬성해 가결됐다. 국회 본청에 투입됐던 계엄군은 철수했고 이로써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은 약 세 시간 만에 무효가 됐다. 비상계엄의 끝은 탄핵 정국의 시작으로 이어졌다. 민주당을 비롯한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6당은 계엄이 해제된 당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하고 “하야하지 않으면 탄핵소추를 진행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추인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는 과정을 겪으며 당이 벼랑 끝까지 몰렸던 점 등을 의식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렸다. 대통령에서 내란수괴 피의자로 썩은줄 알면서도 못 놓는 윤 동아줄 이날을 기점으로 국민의힘에서는 분열의 조짐이 보였다. 탄핵을 반대하는 ‘반탄파’의 친윤계와 찬탄파 친한(친 한동훈)계로 당원들이 갈라서면서 내부 총질이 시작된 것이다. 당초 한 전 대표 역시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비상계엄 당시 자신을 포함한 주요 정치인을 체포하려고 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부터 시작된 두 계파의 갈등 또한 현재진행형이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나흘 뒤인 7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정족수 미달로 국회에서 부결돼 자동 폐기됐다. 재적 의원 300명 중 195명이 참석한 가운데 탄핵이 상정됐지만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가 불참하면서 투표가 불성립된 것이다. 이날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은 김예지, 김상욱, 안철수 의원뿐이었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의원 105명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호명하며 본회의장으로 와줄 것을 요구했다. 두 번째 탄핵소추안은 일주일 뒤인 14일 국회에 상정됐다. 당시 국민의힘은 “표결 참석을 제안한다”면서도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했다. 결국 300명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표 8표로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11일 만에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공은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로 넘어갔고 긴 진통 끝에 지난 4월4일 헌법재판관의 만장일치로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됐다. 현직 대통령의 파면에 따라 조기 대선이 치러졌고 민주당에서는 이변 없이 이재명 대표가 대선주자로 나섰다. 국민의힘에서는 여전히 찬탄파와 반탄파가 대립했고 어느 날 늦은 밤을 틈타 ‘대선후보 날치기’를 시도하는 등 웃지 못할 촌극도 벌어졌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 청산’을 앞세웠다. 이 후보는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비상 경제 대응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약속하는 등 경제 성장을 강조하면서도 “내란 세력의 죄는 단호하게 벌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역시 “이번 선거는 내란 정권에 대한 준엄한 심판”임을 강조하며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심판론을 부각시켰다. 두 번의 선거 강경파만 남았다 6·3 조기 대선 투표 결과 이재명 후보가 49.42%를 득표하면서 21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15%로 이 후보가 8.27%p 차이로 앞섰다. 계엄 극복과 내란 청산을 외친 민주당이 국민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 완전히 절연하지 못한 점 또한 보수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원인으로 꼽힌다. 탄핵 정국 당시 앞장서서 윤 전 대통령을 엄호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불참’에 따른 역풍을 우려하던 당 의원에게 자신이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서 반대한 점을 언급하며 “나는 끝까지 갔다. 그때 욕 많이 먹었다. 그런데 1년 후에는 ‘윤상현 의리 있어 좋아’(라고 하면서) 무소속으로 나와도 다 찍어줬다”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 역시 대선 투표 직전까지 윤 전 대통령에게 단호히 탈당을 요구하지 못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 탈당(여부)은 본인 뜻”이라며 “자기가(국민의힘이) 뽑은 대통령을 탈당시키는 방식으로 책임이 면책될 수 없고, 도리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대선에서 패배했지만 아직도 윤 전 대통령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친윤계를 비롯한 중진 의원의 지역구가 보수의 심장인 TK(대구·경북)임을 고려했을 때, 윤 전 대통령과 결별하는 것은 핵심 지지층을 놓는 것과 같다는 우려에서다. 지난 8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서도 반탄파인 장동혁 후보가 김문수 당 대표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장 후보는 탄핵 정국 당시 극우 색채가 짙은 탄핵 반대 집회를 찾아가 강성 지지층에게 표심을 구애하는가 하면 찬탄파들을 향해 “내부 총질 세력과는 같이 갈 수 없다”는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당선 직후에는 “우파 시민들과 연대해 이재명정부를 끌어내리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강경 노선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의 말처럼 장 대표는 지난 9월 장외투쟁을 통해 이정부와 본격적으로 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국민의힘이 장외투쟁에 나선 것은 ‘조국 사태’ 이후 6년 만이다. 당 지도부는 대구를 시작으로 전역을 돌며 여론전을 통해 반격에 나설 기회를 보고 있다. 민주당은 “내란 옹호 대선 불복 세력의 장외‘투정’”이라고 비꽜다. 마찬가지로 지난 8월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아 대표로 당선된 정청래 대표는 “윤어게인 내란 잔당의 역사 반동을 국민과 함께 청산하겠다”며 국민의힘 청산을 강조했다. 강경파인 정 대표와 장 대표가 당권을 잡으면서 국회는 점차 극한으로 치달았다. 정면충돌 치킨 게임 계엄 1년을 앞두고는 민주당의 ‘내란 세력 척결’에 국민의힘이 ‘내란 팔이’라고 맞불을 놓는 지경에 이르렀다. 국민의힘 강경파 의원들의 입은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고, 민주당은 그때마다 계엄 카드를 꺼내며 “내란 옹호 세력과 협치할 수 없다”고 반격했다. 내란 팔이라는 단어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메시지로 시작됐다. 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특검 연장은 오로지 내란 정국을 연장하려는 민주당의 정략일 뿐”이라며 “내란팔이 없이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자신도, 국정을 책임질 정책 능력도 없으니 이 지경”이라고 몰아세웠다. 민주당 주도로 ‘더 센 특검법’이 통과하자 이를 지적한 것이다. 나 의원은 “에라잇, 맨날 내란, 내란하다 보면 국민들도 결국 지쳐버릴 것”이라며 “소위 내란 약발도 곧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계엄 1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사과나 해명도 없이 여전히 민주당 뒷다리만 잡는 게 국민의힘”이라며 “내란팔이라는 말을 하기 전에 그동안 국민의힘이 보여준 태도를 돌아보시라.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하기 위해 구치소로 뛰어간 것이며 극우 집회에서 마이크를 든 것까지, 사과의 기미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벌써부터 ‘지겹다’는 경솔한 표현은 국민께 비판받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3일 계엄 1년 메시지를 통해 양당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은 정당해산 심판을 꺼내든 반면, 국민의힘은 메시지 톤을 놓고 여전히 갈팡질팡하면서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달 26일 “내일(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호 전 원내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진다. 추 전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당시 의원총회(이하 의총) 장소를 여러번 변경하며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총을 든 계엄군이 국회 창문을 깨고 진입하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의총 장소를 국회 밖으로 공지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다분히 의도적이고 적극적인 계엄 해제 방해로밖에 볼 수 없는, 충분히 의심되는 상황”이라며 거듭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경파만 살아남은 포스트 탄핵 여의도 계엄 1년 메시지, 여야 모두 주목 국민의힘 내에서는 메시지의 세기를 놓고 충돌 조짐이 보인다.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지도부는 강경 메시지를 주장한 반면, 원내지도부를 비롯한 일부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사과를 포함한 톤다운된 메시지를 요구하는 등 온도 차가 생긴 것이다. 초선인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지난해 극한 여야 대립 속에 다수 야당(민주당)의 입법 전횡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계엄으로 군대를 동원해서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건 국가 발전이나 국민통합, 보수 정치에 있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불법적이고 무모하고 과격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간 1년 동안 국민의힘이 비상계엄을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 등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 그것이 규명되면 사과와 반성은 당연한 일”이라며 “단순히 사과와 반성으로만 끝나서도 안 된다. 앞으로 국민의힘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에 대한 메시지까지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상계엄이 지난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여야가 보이는 양상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와 비슷하다는 평이다. 탄핵 이후 조기 대선에서 당선된 문재인 전 대통령은 해결 과제로 적폐 청산을 내걸었고, 이 대통령은 ‘내란 청산’을 주장했다. 사면초가인 국민의힘 상황 역시 10년 전 탄핵 후폭풍을 직면하고 분열한 새누리당과 닮아있다. 이듬해 6월 지방선거가 예정된 점까지, 지금의 여야가 과거를 그대로 답습할지 이목이 쏠린다. 당시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으로 간판까지 교체했지만 2018년 지방선거에 참패하면서 국회 바닥에 무릎을 꿇고 국민에게 사죄했다. 지금 국민의힘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의 운명이 달라질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중도층 등 외연 확장을 위해 계엄에 대한 사과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투표율을 55%에서 60% 정도로 봤을 때 중도층은 투표를 하지 않는 계층일 경우가 많다. 오히려 진영에 속한 사람들이 투표한다”고 분석했다. 김 최고위원은 “정치 고관여층보다는 정치 무관심층을 따라가야 한다고 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건가. 보수는 아직도 분열돼있고 내부 싸움도 있는 상황에서 지금 당장 이동해 갔을 때 벌어질 손실도 굉장히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은 선거에 직면하면 중도층 포섭을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하지만, 아직 당이 불안정한 만큼 중심이 되는 지지층을 단단히 잡아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0년 전 데자뷔? 비상계엄 사과 메시지에 대해서는 “우리가 배출한 대통령이 탄핵당한 것이 우리 숙명인데 그분들이 탈당했다고 해서 벗어나 지겠느냐”며 “자꾸 절연, 절연하는데 인연이 끊기겠느냐. 없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회성 사과로 과거 잘못을 끊어내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우리가 어떤 정치를 할 것인가를 보다 고민하는 그런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쉽게 사과하고 끝날 문제가 아니”라며 “사과하는 모습보다는 우리가 앞으로 이런 정치를 해나가고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겠다는 것이 더 낫다”고 주장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