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쇼크 / 데이비드 위더머 저 / 한수영 역 / 쌤앤파커스 펴냄 / 1만4000원
어느 날 갑자기 매달 나가는 대출이자가 2배로 늘어난다면? 오를 줄만 알았던 집값이 1/5로 떨어진다면? 이는 비관론자들의 우울한 예측도, 근거 없는 가십성 기사도 아니다. <애프터 쇼크>의 저자들에 의하면 이는 곧 다가올 가까운 미래, 아니 우리 앞에 놓여 있는 현실이다.
저자 위더머 형제는 2006년 자신들의 첫 저서에서 2년 후에 닥칠 서브프라임 사태를 족집게처럼 예측해 세상을 놀라게 한 천재 경제학자들이다. 그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곧 다가올 금융재앙의 서막에 불과하며, 사상 최악의 시나리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한다. 그것은 다름아닌 ‘애프터쇼크’로, 부동산에서 달러까지 이어지는 버블 붕괴 시나리오다.
저자들은 곧 경기가 회복될 거라는 뉴스는 분위기를 띄우려는 언론과 전문가들의 술책에 불과하다며, 경기 회복은커녕 아직 최악의 상황은 시작되지도 않았다고 말한다. 그들은 이러한 예측의 근거로 통화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달러의 가치가 하락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는 순간 달러와 정부부채 버블이 붕괴할 거라는 사실을 꼽는다.
저자들은 비록 섬뜩하고 무시무시한 예측을 내놓았지만, 희망을 버리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한다. 최악의 상황이 시작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아직 준비할 시간이 남아 있다는 의미다. 그들은 ‘재앙’이라는 파고에서 어떻게 해야 자신의 자산을 지키고, 안전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제시한다.
‘애프터쇼크’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음과 같은 원칙을 이야기한다. ‘가능한 한 지금 살고 있는 주택을 당장 처분하라’ ‘최고가격에 얽매이지 말고 지금 가진 주식은 모두 팔아치워라’ ‘변동금리 모기지는 30~40년 만기 고정금리 모기지로 전환하라’ ‘다른 것보다 무조건 금에 투자하라’ 등 하나같이 집값이나 주식, 금, 금리 등 우리의 실생활과 관련된 경고들이다.
이 책은 근사하고 거창한 예측을 늘어놓는 존엄한 이론서가 아니라, 실질적인 조언을 담은 투자지침서에 가깝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애프터쇼크’라는 대재앙에서 살아남는 일이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위장된 돈잔치와 부실 자산으로 점철된 버블을 냉철하게 직시한다면, 적어도 최악의 상황만큼은 피해갈 수 있을 거라 자신한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불투명한 위기에 두려움을 느낄 당신에게, 이 책이야말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는 현실적인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