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개편 키맨 손학규 쟁탈전

‘손 잡아라!’ 피 튀기는 구애작전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야권의 정계개편 핵으로 떠오른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고문에 대한 구애가 뜨겁다. 각 당의 이해관계 속에 손 전 고문의 고민도 깊어졌다. 손 전 고문이 확실한 의사를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그의 발걸음이 향하는 곳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은 분명하다. 그를 둘러싼 쟁탈전을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에게 국민의당으로 입당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4일 “어젯밤 목포 이난영 가요제 관람 후 손 전 대표 지지자 30명과 막걸리를 마시고, 둘이서 호텔 커피숍에서 약 50분간 대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국민의당에서 함께 하자고 제안했고, 손 전 대표는 소이부답(笑而不答·웃기만 할 뿐 대답하지 않았다). 더민주 당적을 유지하느냐는 저의 물음에 '그렇다'고 했다”며 “그러나 손 전 대표는 향후 자신의 문제에 고민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저는 느꼈다”고 적었다.

양당 러브콜
어디로 가나?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도 손 전 고문 러브콜 행렬에 동참했다. 안 대표는 지난 7일 손 전 고문을 향해 “우리 사회는 정치 변화가 필요하고, 그런 능력을 가진 분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러브콜을 보냈다.

안 대표는 한 언론사의 ‘손학규 전 고문을 왜 영입하려고 하나’라는 질문에는 “지금 우리 사회에서 양극단이 정치 변화를 막고 있다”며 “국민의당은 진보, 보수, 중도 후보들, 영남, 수도권, 호남 후보들이 자유롭게 경쟁하는 그런 플랫폼 정당이 되겠다고 이미 말씀드렸고 그게 진심”이라고 말했다.


손 전 고문 영입을 통해 외연확장을 노린다는 생각이다. 손 전 고문은 2007년 새누리의 전신인 한나라당을 탈당해 대통합민주신당을 창당했다. 보건복지부장관과 경기도지사를 역임하면서 행정경험도 풍부하다. 이후 보수진영의 대권주자에서 진보진영의 대권주자까지 경험했다.

이러한 정치적 이력을 바탕으로 손 전 고문은 진보와 보수 모두를 아우르는 중도노선의 리더가 됐다. 손 전 고문은 2014년 7·30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한 뒤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전남 강진군 토굴에서 칩거했으나 지난달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차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새판짜기’를 언급하면서 정계 복귀를 언급했다.

지난달 19일 일본 게이오대 특강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새그릇을 만들기 위한 정치권의 각성과 헌신, 또 진정한 노력을 담아내는 새판이 짜여져야 한다”고 말하는 등 여러 차례 정계복귀를 시사하고 있다. 그는 오는 9월을 기점으로 정계복귀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국민의당 저돌적 대시 “제발 와달라”
더민주 복잡한 셈법 “의사표시 좀요”

국민의당이 유독 손 전 고문의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 반 총장을 중심으로 한 ‘충청+대구·경북(TK) 연합 시나리오’가 부상하고, 중도층이 반 총장 지지로 이동하면서 국민의당도 대응 전략이 절실해진 상태다. 국민의당은 손 전 고문을 영입함으로써 중도층의 민심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있다.

이처럼 손 전 고문이 합류한다면 외연확장과 내년 대선 경선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려볼 수도 있다. 또한 국민의당은 실질적 대주주 안철수 대표라는 확실한 대선 주자가 있다. 하지만 안 대표 혼자서 1년6개월여 남은 대선 정국을 끌고 가면서 대선 경선 흥행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손 고문의 합류는 대선 경선 흥행과 대선 러닝메이트를 얻게 되는 효과가 있다.

현재 국민의당 내에선 ‘대선주자 결정 과정에서도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면 필패(必敗)’라는 우려가 적잖다. 박성민 민컨설팅 대표는 “국민의당이 손 전 대표 영입에 성공하면 차기 대선 후보 경선이나 당 대표 경선에도 선택지가 많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 현재 국민의당 의석은 안 대표를 제외하고는 모두 호남에 있기 때문에 손 전 고문이 수도권에 지지기반을 가지고 있다는 점 또한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플러스 요인이다.

단순 흥행용?
거룩한 계륵?

국민의당이 손 전 고문 러브콜을 보낸 데 이어 더민주에서는 친 손학규계를 중심으로 한 복귀 시도 움직임이 포착됐다. 더민주 이찬열 의원은 지난달 30일 일명 ‘칼퇴근법’을 발의하면서 손 전 고문의 정계복귀를 저울질했다.

이 의원이 국회에 제출한 ‘칼퇴근법’은 손 전 고문이 지난 2012년 대선 경선 당시 사용한 슬로건 ‘저녁이 있는 삶’과 연관이 있다. 이 의원 측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저녁이 있는 삶’이 한층 더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손 전 고문의 뜻을 받드는 것이자 다시 정계로 돌아올 그에게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손 전 고문의 더민주 복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더민주 정장선 총무본부장은 지난달 26일 손 전 고문에 대해 “손 전 고문이 정치를 정면에서 할 것인지, 정말 은퇴를 할 것인지 정리가 필요할 때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강진에서 많이 칩거하시면서 생각도 많이 했고 또 고민도 많이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어쨌든 지금은 저희 당 소속으로 되어 있지 않나. 모호하게 하는 것은 좋은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손 전 고문이 제4지대로 갈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 총무본부장은 “더민주에 오는 게 더 좋다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친문계로 분류되는 더민주 김홍걸 전 국민통합위원장은 손 전 고문의 더민주 합류 가능성에 대해 “와서 나쁠 건 없지만, 오지 않더라도 그분들이 잘 해주면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더민주 입장에서 손 전 대표가 다시 들어오는게 좋다고 보느냐에 대한 질문에는 “그 분(손 전 고문)은 정계복귀를 안 했으니까 아직 거론하기 이르다고 본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이처럼 더민주 당 내에서는 손 전 고문의 당내 복귀를 바라면서도 손 전 고문이 확실히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만큼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전혀 다른 길 선택?
정-손 연대설 솔솔∼

하지만 정작 그가 어느 쪽에 합류하느냐에 따라 야권의 세력 구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우선 국민의당의 적극적인 러브콜에 화답해 합류하게 되면 더민주 입장에서는 난처해질 수 있다. 손 전 고문이 수도권에서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민주 내 수도권 지지층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또한 손 전 고문이 친노·친문세력에 떠밀려 국민의당에 합류하는 그림이 그려질 경우 친노패권주의가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오를 수도 있다.

더민주 입장에서 손 전 고문이 더민주로 복귀할 경우에 대한 걱정도 있다. 대권 주자로서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손 전 고문이 비노 및 비주류를 대표해 대권에 도전한다면 주류 세력인 친노·친문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게다가 더민주는 문재인 전 대표뿐만 아니라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김부겸 의원 등 대권 후보군이 대거 포진해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손 전 고문까지 대결 양상을 펼친다면 대선 경선 흥행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친노·친문 세력에 칼을 겨눌 수도 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의 발언도 더민주 주류에게는 부담을 다가온다. 박 원내대표는 손 전 고문 영입 의지를 밝히면서 “더민주는 사실상 문재인 전 대표로 대통령 후보가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해 왔다. 한 야권 인사는 “손 전 고문이 국민의당으로 갈 경우 더민주를 흔들고 압박하는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의화-손학규
‘제4세력화’

야권이 구애를 받고 있는 손 전 고문은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의 연대설이 떠올랐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퇴임하면서 ‘제4세력화’에 나섰다. 정 전 국회의장은 손 전 고문이 추천사를 쓴 김택환 교수의 <21세기 대학민국 국부론>이란 책을 19·20대 의원 전원에게 선물했다.

최근 미래지향적 중도세력의 ‘빅텐트론’을 제시했던 정 전 의장과 손 전 고문이 결합하려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와 관심을 끌었다. 정 전 의장은 “손 전 고문이 추천사를 썼다는 걸 몰랐다”며 “의장 직속 국회 미래전략자문위원이었던 김 전 교수가 좋은 책을 썼다기에 미래전략자문 결과보고서를 보내면서 같이 보냈을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 둘의 연대설이 제기 된 이유는 ‘개헌론’이라는 교집합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정 전 국회의장은 지난달 25일 퇴임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정치질서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개헌논의를 제안했다. 손 전 고문은 내년 대선의 화두를 개헌론으로 제시하면서 개헌론을 통한 새판짜기에 돌입한 상황이다.

특히 손 전 대표는 "지난 국회에서도 이원집정제나 내각제를 지지하는 의원들이 많았지만, 앞으로 권력구조의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상당히 활발해질 것"이라며 "대선 출마자들이 개헌에 대한 각자의 안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다음 대통령이 취임해 개헌을 추진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구체적인 시기와 방향까지 언급했다. 하지만 당장 ‘제4세력화’는 어려울 전망이다.


손 전 고문이 정 전 국회의장과의 연대는 없다는 말이 나왔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손 전 고문과의 목포 회동과 관련해 지난 6일 “(손 전 고문이)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함께 하지 않는다. 이것만은 확실하게 답변했다”고 주장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정의화 전 국회의장의 싱크탱크와 손 전 대표의 새판짜기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원 지사는 <YTN 라디오>에 출연해 “어차피 이제 정권 재창출, 혹은 정권 교체의 시기를 향해 가고 있는 것 아니냐”며 “여러가지 문제제기나 토론을 통해 국가적 차원의 토론이 전 국민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야기가 활성화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신 그렇게 주장하고 희망하는 대로,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어떻게 될 지는 두고 봐야 하는 것”이라며 “시대의 흐름과 국민의 요구, 여기에 대해 가장 충실하고, 가장 가능성 있는 대안과 능력이 있는 세력을 제시하는 쪽이 국민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손 전 고문의 세력화에 대한 가능성은 인정했지만 아직 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몸값 올리고
관망 한다?

최근 손 전 고문의 행보를 두고 더민주의 한 의원은 “정계개편론이 나올 때마다 ‘몸값’이 올라가는 손 전 고문 입장에선 조금 더 상황을 관망하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손학규 대권도전?

손학규는 1947년 생으로 교사로 근무하던 아버지 아래에서 자랐다. 경기중·고를 졸업한 그는 고등학교 3학년 시절 대학생들과 함께 시청 앞 국회의사당에서 한일협정 반대투쟁에 참가했다. 1965년 서울대 정치학과에 입학한 후 사카린 밀수 사건 규탄 시위에 참여해 무기 정학을 받기도 했다. 훗날 복학 한 그는 전태일 평전을 쓴 조영래 변호사, 고 김근태 의원과 함께 서울대 삼총사로 불리며 학생운동을 주도했다.

손학규는 1993년 민주자유당에 입당해 정계에 본격적으로 입문했다. 이후 14대 총선 보궐 선거를 통해 경기도 광명시 국회의원이 됐다. 보건복지부 장관, 경기도 지사를 역임하면서 거물급 정치인으로 거듭났다. 한나라당을 탈당해 진보진영에 둥지를 틀고 제17대 대통령 선거 국민경선에 참여했지만 정동영 의원에게 낙선했다.

2008년에는 통합민주당의 18대 총선을 이끌었지만 299석 중 81석을 얻는 데 책임을 지고 사임하면서 강원도 춘천에서 칩거했다. 이후 정계에 복귀한 손학규는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시절이던 2012년 6월 14일 18대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손학규는 문재인에 패해 대선주자가 되지 못했다. 2014년 7·30 수원 병 재보궐선거에 출마했지만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에 패해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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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