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입수> 더민주 당선인 계파 문건 공개

국회 개원하기도 전에 편 나누기?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당내부에서 작성된 ‘20대 총선 당선인 계파 분류 문건’을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입수했다. 해당 문건은 원내대표 경선에서 선거 전략을 짜는 데 활용하기 위해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20대 국회가 개원하기도 전에 당선인들의 계파를 분류한 문건이 공개되면서 차기 국회에서도 사실상 계파 청산은 불가능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당 내부에서 20대 총선 당선인(※ 비례대표 당선인은 제외) 110명에 대한 계파 분류 문건이 작성됐다. 해당 문건은 원내대표 경선에서 선거 전략을 짜는 데 활용하기 위해 지난 달 28일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계파 분류
우리 편 누구?

해당 문건은 당초 지역구별로 당선인들을 정리했으며 당선인들의 개인 연락처까지 모두 적혀있었다. 4일 치러진 원내대표 경선까지 시간이 촉박해 당선인들에게 전화로 선거운동을 하기 위해 기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요시사>는 이 문건의 내용을 토대로 계파별로 당선인들을 정리해 다음과 같은 표를 만들었다. 더민주는 지난 2014년에도 계파 분류 문건이 작성된 사실이 밝혀져 당이 발칵 뒤집힌 바 있다. 당시 문건은 19대 국회 더민주 국회의원 126명 중 친노 인사를 55명, 비노 인사를 71명으로 분류하고 각 의원의 이념적 성향도 표시했다.

특히 해당 문건은 당 내부인사들이 작성해 당시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에게까지 보고가 된 것으로 알려져 큰 파문을 일으켰다. 해당 문건이 공개되자 상당수 의원들은 당 대표실에 항의했다.


친노 진영과 대립각을 세웠던 두 공동대표가 친노 인사들을 견제하기 위해 해당 문건을 만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공동대표는 “해당 문건을 보고 받은 적도, 본 적도 없다”며 악의적인 보도라고 규정한 뒤 해당 문건을 공개한 언론사에 정정 보도를 요구했다.

이번 문건은 지난 2014년과는 달리 당 지도부가 주도해 만든 것은 아니다. 하지만 너나 할 것 없이 계파 청산을 외쳤던 더민주 원내대표 후보들이 뒤에선 계파 분류 문건을 작성하는 등 이중적인 행태를 보인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친문계 당내 최대 계파로 성장
손학규계의 약진도 눈에 띄어

또 20대 국회가 개원하기도 전에 당선인들의 계파를 분류한 문건이 작성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차기 국회에서도 계파갈등 청산은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입수한 ‘20대 총선 당선인 계파 분류 문건’에 따르면 현재 더민주 내 최대 계파는 단연 친문(친 문재인)계다. 전통적인 친노 인사와 20대 총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직접 영입한 인사 7명까지 합쳐 26명이나 친문 인사로 분류됐다.

특히 20대 총선에서 5선 고지에 오른 추미애 의원이 친문 인사로 분류된 것이 눈길을 끈다. 추 의원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했던 전력이 있어 주로 비노 진영으로 분류되어 왔고, 지난 2014년 작성된 문건에서는 중도로 분류됐었다.
 

그런데 최근 당대표 선거 출마의사를 밝힌 추 의원은 호남 참패의 책임을 김종인 대표에게 돌리며 난데없이 문 전 대표의 편을 들고 나섰다. 문 전 대표는 그동안 호남 참패의 책임을 두고 김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때문에 이미 정치권에서는 추 의원이 친문 쪽으로 돌아섰고, 전당대회에서 친문 측의 지원을 약속받았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계파 갈아타기도
영원한 적 없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문 전 대표 입장에서는 차기 대선 경선을 관리할 당 대표 자리를 다른 계파 인사에게 무작정 내 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친문계 인사를 당 대표로 후보로 내세웠다가는 친노 패권주의 논란이 또 불거질 수 있어 골치 아팠을 것”이라며 “추 의원과의 전략적 연대를 한다면 두 사람 모두 ‘윈-윈’ 할 수 있으니 남는 장사”라고 분석했다.

더민주 내에는 친문계 26명 외에도 친노(친노무현)계 5명, 범친노 3명과 역시 범친노계로 분류되는 정세균(SK)계 12명, 안희정계 4명까지 최대 50명이 문 전 대표에게 힘을 실어 줄 수 있는 인물들로 분류되고 있다. 지역구 당선인 절반가량이 친문계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친문계의 뒤를 이어 손학규계의 약진도 눈에 띈다. 해당 문건에 따르면 손학규계로 분류된 당선인들은 전혜숙, 전현희, 박찬대, 이찬열, 김병욱, 조정식, 김민기, 염종성, 양승조, 강훈식, 어기구, 이춘석, 이개호, 고용진 당선인 등 14명이나 됐다. 비례대표 당선자들까지 합치면 더민주 내 손학규계 인사는 최대 20명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 2014년 문건에서는 비례대표까지 모두 합해 손학규계가 14명인 것으로 분류됐었다.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현역 국회의원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손학규계가 20대 총선에서 굉장히 선전한 셈이다.

이처럼 20대 총선에서 손학규계가 약진하면서 강진 토굴에서 칩거 중인 손 전 고문의 정계복귀설도 힘을 받고 있다. 손 전 고문이 5월 중·하순 일본에서의 강연을 시작으로 7월까지 정치권 외곽에서 각종 일정을 활발히 소화할 예정이라서 이르면 8월쯤 복귀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20대 총선에선 정세균계(SK계)도 선전했다. 새누리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꺾고 당선된 정세균 의원 본인을 포함해 12명의 당선인이 정세균계로 분류됐다. 안규백, 김영주, 이원욱, 권칠승, 오제세, 변재일, 김상희, 백재현, 박병석, 이석현, 김진표 당선인 등이다.

달라진 위상
중진 희비 엇갈려

이중 김진표 당선인은 정세균계로 분류됐지만 동시에 범친노 그룹으로도 분류됐다. 정세균계는 그동안 정 의원 본인을 포함한 대부분이 범친노로도 분류됐지만 20대 총선 공천과정에서 친노 주류 측과 사이가 멀어졌다는 분석이 있어 20대 국회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미지수다. 이외에도 자신의 이름으로 계파를 형성한 사람은 당내 4명이 있었다.

김종인계로 분류된 인사는 진영, 최명길 당선인 등 2명이었으며, 송영길계로 분류된 인사는 송영길 당선인 본인을 비롯해 윤관석, 신동근 등 3명이었다. 안희정계로 분류된 인사는 정재호, 박완주, 김종민, 조승래 등 4명이었는데 대부분 친노 인사로도 분류됐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본인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파 성향이 친노와 겹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한동안 야권 내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차지했지만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박원순계 인사는 기동민 당선인 단 한명 뿐이었다.

지난 2014년 문건과 이번 문건을 비교해보면 중진 정치인들의 달라진 위상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14년 문건에서는 4명의 현역 의원이 속해 있던 김두관계는 이번 문건에선 단 한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 경남도지사 출신으로 유력 대선후보였던 김두관 당선인은 지난 재보선에서 정치 신인 홍철호 후보에게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원내대표 경선에 활용 의혹
이번에도 계파 청산 어렵다?

이후 김 당선인은 대권에 대한 꿈을 접고 지역구 활동에만 전념하겠다고 밝혔는데 때문에 계파 수장의 자격을 상실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외에도 한명숙계, 이해찬계, 김한길계, 박지원계 등 지금은 당을 떠난 인물들의 측근으로 분류됐던 의원들은 이번 문건에서는 대거 중도 또는 중도/비주류로 분류됐다.

중도로 분류된 인사들은 민병두, 김영호, 금태섭, 한정애, 박영선, 이훈, 신경민, 심재권, 김영춘, 김부겸, 백혜련, 박광온, 안민석, 소병훈 당선인 등 14명이었고, 중도/비주류로 분류된 인사들은 유승희, 노웅래, 이상민, 신창현, 박 정, 김두관, 정성호, 안호영, 강창일, 오영훈, 위성곤, 이언주, 김철민, 이종걸 등 역시 14명이었다.

이외에도 해당 문건은 민평련계(민주평화국민연대) 우원식, 설훈, 유은혜, 인재근 당선인 등 4명, 486(40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 박홍근, 우상호, 이인영, 김영진, 박용진 당선인 등 5명, 동교동계 김한정 당선인 등 1명, 기타 유동수, 송기헌 당선인 등으로 분류했다.
 

아울러 문건에 따르면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후보자들은 이상민(중도/비주류), 강창일(중도/비주류), 우상호(486), 노웅래(중도/비주류), 민병두(중도/통합행동), 우원식(민평련) 등으로 분류됐다.

이번에 입수한 문건이 얼마나 정확하게 계파를 분류한 것인지는 미지수다. 계파는 실체를 파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특정 계파와 친했던 인물도 정치적 상황에 따라 자신의 계파와는 전혀 다른 입장을 취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또 이번 총선 당선인 중 상당수가 초선이라 정확한 계파 분류를 하는 데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2014년 문건이 공개됐을 당시에도 대부분의 의원들은 자신에 대한 계파 분류가 엉터리라며 반발했었다.

정확도 미지수
분류 한계 있어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문건이 지난 2014년에 공개된 문건보다는 발전했다는 평가도 있다. 일례로 당시 김두관계로 분류된 원혜영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저 스스로는 원조친노라고 생각하지만 언젠가부터 변두리 친노가 된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아예 (친노에서) 빼버렸다”며 불만을 제기했었다. 그런데 이번 문건에서는 원 의원을 친노계로 분류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