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인 사정' 위험지역 대해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20대 총선은 끝이 났지만 선거법 위반 혐의로 사정기관의 수사대상에 오른 당선인이 1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선증을 받아든 기쁨을 만끽할 새도 없이 정치권은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지역 국회의원의 당선무효를 걱정해야하는 지역구들은 어디일까? <일요시사>가 정리해봤다.

20대 총선이 끝나자마자 선거법 위반 혐의로 사정기관의 수사대상에 오른 당선인이 100여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총선은 여야 모두 대규모 여론조사 경선을 실시했고, 본선은 3당 체제에서 무소속까지 더해져 치열하게 경합했다.

이에 따라 각종 불법 선거운동이 발생할 개연성이 더 컸다. 게다가 선관위는 총선 출마자들의 선거비용 보전청구 신청이 마감된 지난달 25일부터 3개월간 강도 높은 실사를 벌일 방침이어서 당선무효 사례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역대 최대
미니 총선

허위로 회계보고를 하거나 법정 선거비용 제한액을 초과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제한액의 0.5%만 초과해도 당선무효형을 받을 수 있다. 벌써부터 내년 4월12일 열릴 예정인 재·보궐 선거가 역대 최대 규모의 ‘미니 총선’으로 치러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재·보궐선거가 열릴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은 바로 국민의당 박준영 당선인의 지역구인 전남 영암·무안·신안이다. 박 당선인은 현재 국민의당 입당 전 소속됐던 신민당 사무총장 김모씨로부터 공천헌금 명목으로 수차례에 걸쳐 3억6000만원가량을 제공받은 혐의(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박 당선인 선거사무실 회계책임자가 긴급 체포되기도 했다. 선거운동 관련 금품을 선거운동원 등에게 지출한 혐의와 선관위에 신고한 통장 외의 지출내역이 포착된 것이다. 공직선거법상 당선인 본인뿐만 아니라 선거사무장·회계책임자나 당선인의 직계존비속·배우자 등이 선거법 위반이나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아도 당선 무효가 된다.

결백을 주장하던 박 당선인은 수사가 시작된 후 미리 예정된 언론 인터뷰까지 펑크를 낸 후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춰버렸다. 박 당선인 외에도 선거가 끝나자마자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당선인들은 당선무효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치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섰다는 것은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가 어느 정도 충족되어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경기 수원무 지역구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김진표 당선인도 최근 압수수색을 당했다. 수원지검은 선거 다음날인 지난달 14일 이천시청 등 3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김 당선인과 같은 당 소속인 조병돈 이천시장이 지난 설 연휴 직후인 2월13일 이천 설봉산에서 수원의 한 산악회 소속 회원 30여명을 만나 2만원 상당의 5㎏짜리 이천 쌀을 나눠준 혐의로 수사를 하고 있다.

아직도? 금품살포에 공천헌금 뒷돈까지
국민의당 박준영 타깃…무효 가장 유력?

김 당선인은 또 회원들에게 쌀을 나눠주면서 확성기로 “우리 (수원) 태장동 주민들을 위해 도울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보겠다”고 발언하는 등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공직선거법은 선거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인사 및 제 3자의 기부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고 공식적인 선거운동 기간에 돌입하기 전에는 명함, 현수막, 거리 유세 등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충남 천안갑 새누리당 박찬우 당선인도 압수수색을 당했다. 대전지검 천안지청은 박 당선인의 선거사무실과 선거캠프 핵심 관계자 3명의 집도 함께 압수수색했다. 박 당선인은 지난해 10월 충남 홍성에서 새누리당 정당 행사를 진행하면서 지역구민들에게 교통편의와 음식 등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행사는 정당 주최 행사임에도 총 750여명의 참석자 중 상당수가 당원이 아닌 일반 지역구민이었다고 선관위는 설명했다.

강원 동해삼척의 무소속 이철규 당선인은 선거캠프 관계자가 전화 등으로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선거사무실을 압수수색당했다. 이 당선인 측은 “일반 지지자 중 한 명이 개인적으로 이 후보를 돕기 위해 전화로 지지를 호소한 것이며, 당선인이나 선거캠프와 직접 관련은 없다”고 밝혔다.

꼼수 백태
언젠간 걸린다


인천 남구갑 새누리당 홍일표 당선인은 총선 직전 차명계좌 의혹이 불거져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으나 선거에서 승리했다. 홍 당선인은 회계처리 과정에서 차명계좌를 이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3월 회계처리에 차명계좌를 이용한 혐의로 홍 의원을 검찰에 수사의뢰하고 회계책임자 A씨 등 6명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인천지검에 고발했다. A씨 등은 지난 2010년 1월부터 지난 2월까지 6년 여간 총 2억여원을 부정 지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통합진보당 출신으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윤종오(울산 북) 당선인은 벌써 세 번이나 압수수색을 받았다. 사건을 담당한 울산지검은 윤 당선인이 대표로 있는 마을공동체 ‘동행’과 북구 매곡여성회 사무실 등 2곳과 선거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자택까지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또 윤 당선인의 선거를 도운 핵심 참모들에 대한 압수수색도 동시에 진행했다. 윤 당선인은 동행과 매곡여성회 사무실을 선관위에 등록하지 않고 선거운동 사무실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윤 당선인 측은 “박근혜 정권의 공안탄압이자 노동자 국회의원 죽이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신이 통합진보당 출신이라는 이유로 보복정치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울산에서는 윤 당선인 외에도 지역구 당선인 6명이 모두 선거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울산 남구갑 이채익 당선인은 선거에서 경쟁하던 무소속 박기준 후보를 ‘스폰서 검사’라고 비방해 박 후보로부터 고발당했다. 박 후보는 “6년 전 무혐의로 처리된 스폰서 검사 사건을 거론한 것은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라고 주장하고 있다.

울산 동구 김종훈 당선인은 선거공보물에 ‘우리 편 국회의원입니다’ ‘동구 국회의원 김종훈입니다’라고 적어 상대 안효대 후보 측에서 “현직 국회의원이 아님에도 마치 현직인 것처럼 표현한 것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고발했다. 울산 중구 정갑윤 당선인은 지인의 결혼식에서 인사말을 한 게 사전선거운동으로 고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남구을 박맹우 당선인은 선거운동원이 불법으로 인쇄물을 배포한 것이 선관위에 적발돼 고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 울주군 무소속 강길부 당선인은 측근으로 알려진 최모씨가 불특정 다수에게 보낸 김두겸 후보 비방 괴문자 발송을 사전에 공모했는지 여부를 검찰이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재판에 넘겨진 후보도 있다. 새누리당 황영철(강원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당선인은 지난해 1월 지역구 체육행사에서 선거구민 2명에게 돈봉투를 건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황 당선인은 당시 코치에게 준 돈은 학생들을 위해 쓰라는 의도였고, 나머지 한 건은 내기에 져서 준 돈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이 있는 기부행위가 아니라 예외적인 경우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달 22일 열린 3차 공판에서 황 당선인에게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 측은 “핵심은 돈을 준 행위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라며 “피고인은 기부행위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선거법을 위반하고 동호인들과 주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돈을 준 게 확실하다”고 했다. 검찰의 구형이 확정되면 황 당선인은 당선무효가 된다.

같은 당 김종태(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당선인은 선거구 개편 예정 지역 주민에게 음식물을 제공한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김 당선인은 새해 첫날 한 식당에서 선거구가 통합되면 같은 선거구에 편입이 되는 주민 10여명과 식사를 했다.

측근이 마련한 식사 자리에서 김 당선인은 선거구가 통합되면 자신을 기억해달라는 발언과 함께 명함을 나눠주며 사전선거운동을 했다. 예비후보가 아니어서 명함을 나눠주며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데 이를 어겼다는 게 선관위의 판단이다. 또 선관위는 당일 식사비 16만여원을 김 당선인의 수행원이 결제한 의혹이 불거져 김 당선인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공안 탄압?
일부 반발도


새누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장제원(부산 사상) 당선인은 교회 예배에 참석해 신도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헌금을 전달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장 당선인은 평소 다니지 않던 부산 사상구의 한 교회에 총 4차례 들러 예배 중인 신도들을 대상으로 지지를 호소하는 발언을 하고 측근이 헌금 10만원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에 다니지 않는 교회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선거법에 저촉된다. 장 당선인 측은 “교회 장로인 학교 퇴직자와 함께 신앙 간증을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충북 제천·단양 선거구 새누리당 권석창 당선인도 다수의 선거법 위반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어 앞날이 불투명한 상태다. 충북지방경찰청은 총선 다음날인 14일, 권 당선인의 선거캠프 관계자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컴퓨터와 휴대전화 기록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권 당선인이 당비를 대신 내주고 지인 수백 명에게 입당원서를 받아 제출하는 등 사전선거운동 혐의를 포착해 수사 중이다.

검찰, 당선인 100여명 수사 중
"내년 역대 최대 재보선 열린다"

권 당선인은 또 지난해 2월 충북의 한 식당에서 열린 종친회 모임에 참석해 식사비를 부담하고, 지지를 호소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선관위가 고발한 종교단체연합회 한 임원이 지난해 11월 지역 종교인들에게 특정 후보의 지지를 부탁하며 식사를 제공한 혐의와 관련해서도 권 당선인이 관여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는 권 당선인이 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으로 재임하던 때로 경찰은 공직선거법 위반과 함께 공무원법 위반 혐의도 수사하고 있다.

선거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지만 인천 부평갑에서 26표차로 승리한 새누리당 정유섭 당선인은 상대후보였던 국민의당 문병호 의원이 당선무효소송을 제기하면서 그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문 의원 측은 “야권단일후보 표현 관련 선거관리위원회의 혼선과 잘못된 대응이 부평갑의 선거결과를 결정적으로 뒤바꿨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지난 2014년 6·4지방선거 당시 서울시교육감선거에서 보수단일후보 관련 표현에 대해 법원이 허위표시로 선거법 위반이라 판결한 바 있다. 그런데 중앙선관위는 이번 4·13총선에서 더민주와 정의당의 단일화를 ‘야권 단일후보’로 표현한 데 대해 공직선거법(250조)을 위반하지 않는다며 허용했다”며 “대법원 판결까지 단일후보라는 표현을 쓸 수 없다고 했는데 선관위가 이를 몰랐다면 직무유기고, 알면서도 허용했다면 허위공문서 작성”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20대 총선에서는 ‘야권 단일후보’라는 명칭을 사용했다가 고발당한 당선인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을 제외하고 더민주, 정의당 등 사이에서만 야권단일화가 이뤄졌는데 선거공보에 야권 단일후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이유다.

이미 더민주 송영길·홍영표·신동근 당선인 등이 야권 단일후보 명칭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상대 후보자로부터 고발당해 현재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앞서 법원은 특정 후보를 빼고 단일화 합의가 이뤄졌는데도 단일후보 명칭을 사용했던 후보에 대해 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물론 이들 당선인들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다 해도 당선 무효형까지는 선고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당선무효 임박
이미 구형까지

이외에도 더민주 강훈식(충남 아산을) 당선인은 선거공보에 기업 유치 및 일자리 창출 관련 허위사실을 기재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보령·서천 새누리당 김태흠 당선인은 측근들이 금품제공 등의 혐의로 충남선관위에 의해 고발당했다. 측근들이 선거구민에게 음식물 등을 제공하고 후보자를 참석시켜 선거운동을 하게 한 혐의다.

이에 대해 김 당선인 측은 “선관위로부터 고발당한 사람들은 김 당선인의 측근이 아니며 캠프에서 직책도 맡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선관위는 “현재 당선인 본인의 위법 여부는 확인된 게 없다”면서도 “피고발인이 선거사무실을 수시로 드나드는 등 여러 정황상 당선인과 친분관계가 두텁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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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