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호의 대중범죄학 <이윤호 교수의 대중범죄학> 과학기술과 범죄
현대 과학기술은 범죄의 원인 내지는 수단인 동시에 범죄의 해결책이기도 하다. 기술은 범죄의 실행과 발견이라는 양면에서 꽤나 복잡한 역할을 한다. 과학과 기술의 진전으로 전에 없던 새로운 위험에 직면하게 됐다는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Ulrich Beck)의 경고를 들먹일 필요가 없을 정도로, 우리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새로운 형태의 범죄를 경험하고 있다. 과학기술은 사이버범죄를 가능케 만들었고, 사기와 신분 도용 같은 전통적 범죄의 실행을 더 쉽게 만들어서 범죄의 원인으로 기술되기도 한다.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 과학기술은 신분 도용을 위한 딥페이크도 만들어내고, 피해자를 파악하고 표적으로 삼는 데 이용되기도 한다. 사이버 공간의 출현은 국경을 무색하게 하고, 시간적 제약도 받지 않는다. 범죄의 발각을 어렵게 만드는 데 이용되기도 한다. 아직 국제적 형사 공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물론 과학기술이 범죄의 온상, 원인, 수단으로만 이용되는 것은 아니다. 법 과학과 데이터 분석 분야의 진전을 포함하는 범죄의 수사와 예방을 위한 강력한 도구로 활용되는 것도 사실이다. 유전자 분석과 같은 법 과학의 발전은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