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과 함께 합심하여 미래환경도시 만들자”



부안군, 새만금사업 중심도시로 성장 노력
대형숙박시설 확충·관광 인프라 구축 나서

민선 4기인 지난 2008년 12월19일 군수에 당선된 이후 2년 반의 임기동안 군민화합을 군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군민의 역량을 한데 모아 그동안 침체되었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김호수 군수를 만나 앞으로 조성될 군정방향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 지난 임기 동안의 성과와 앞으로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에 대해 소개해주시죠.
▲새만금 1호방조제 도로높임 공사착공, 새만금 전시관 확대신축 착공, 새만금게이트웨이 관광단지 착공, 국도30호선 확포장공사 조기 완공 사업비 확보 등 기반시설 조성과, 전국 최초의 신재생에너지단지 조성과 제2농공단지 조성, 재래시장 현대화사업 등 산업기반조성과 청자전시관 건립, 대명리조트 개장, 모항가족호텔 및 농협변산연수원 유치, 고사포 펜션단지조성, 변산 마실길 조성 등의 관광인프라를 구축하였고, 누에타운 완공, 전북잠업시험지 이전 착공, 참뽕연구소 착공, 곰소젓갈발효식품센터 건립, 부안수산물종합유통센터 착공, 특화작목발굴 등 농어업의 특화 육성과 판매를 위한 유통구조 개선에도 심혈을 기울여왔으며, 2008년부터 관내 전학생에 대한 무상급식을 실현하고, 친환경농산물 급식 지원조례 제정, 전북 군단위 최초 교육문화회관 건립 등 교육여건개선과 경로당난방비 현실화, 사회복지타운 완공, 보건진료소 신축 등 생활밀착형 복지행정을 추진하였습니다.
앞으로 군민과 함께 위대한 도약을 이루어 내기 위해 7대 비전 60대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7대 비전은 천만 새만금 관광객 시대를 위한 기반조성, ‘전북 삶의 질 1위 도시’, 명품교육을 통한 인재부안 구현, 풍요로운 명품부안, 서해안 최고의 관광부안, 3대가 행복할 수 있는 가족행복 부안, 더 큰 화합·열린소통 등입니다.

- ‘인간, 자연 문화가 어우러진 부안’을 지향하고 있는데요, 부안이 세계적 도시가 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요.
▲부안은 대한 8경의 하나로 손꼽혀 온 우리나라 최고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보유한 곳으로 서해의 진주, 자연이 빚은 보물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어염시초가 풍부한 살기좋은 고장이라는 의미로 조선시대 어사 박문수에 의해 ‘생거부안’이라고 불렸고, 정감록, 격암유록 등 풍수지리서에서는 전란을 피할 수 있는 전국 10군데 명당 중의 하나라는 십승지지로 손꼽혀 온 지역입니다.
또한, 부안에는 고려시대 우리 선조들이 만든 대표적인 예술품인 고려청자를 구웠던 유천리 도요터와 천사백여년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내소사와 개암사 등 고찰을 비롯해 청동기시대에 만들어진 구암리지석묘군 등 수 많은 문화유산을 비롯해 국가지정명승지인 채석강, 적벽강과 람사르습지 및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잠정등록된 곰소만의 갯벌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연과 문화유산에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새만금사업과 전국 최초 최대 규모로 조성 중인 신재생에너지단지를 더해 우수한 인재가 모여들고, 사람이 살기 좋은 환경이 잘 조성된 자연친환경 미래 환경도시가 부안이 가야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 부안여행을 추천한다면 어떤 코스가 적당한가요.
▲부안은 최소한 2박3일 정도의 일정은 잡고 돌아보아야 어느 정도 부안에 대해 알고 간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박2일 코스로 부안IC로 진입해 석불산영상랜드와 부안댐, 새만금전시관, 누에타운, 수성당, 적벽강, 채석강, 전라좌수영세트장, 부안영상테마파크를 거쳐 격포 인근에서 숙박을 하시고, 다음날 위도카페리호를 타고 위도에 들어가 해안도로 드라이브와 간단한 등산을 하신 후 다시 페리호를 타고 격포에 나오셔서 내소사를 구경하신 후 곰소항에서 젓갈과 수산물 등을 쇼핑하고, 자연생태공원을 거쳐 줄포IC를 통해 돌아가시는 코스를 추천합니다.
2박3일 코스로 첫째날 부안IC로 진입해 한국의 현대 대표적인 목가시인 신석정 선생 고택과 조선시대 여류시인 이매창의 묘가 있는 매창공원, 구암리지석묘, 석불산영상랜드, 부안댐, 새만금전시관, 변산해수욕장, 누에타운, 국내 최초의 사설 야외조각공원인 금구원, 채석강, 적벽강, 수성당을 거쳐 격포항에서 싱싱한 수산물로 식사를 하고 근처 펜션이나 여관, 민박, 대명리조트 등에서 1박을 하고, 둘째날은 격포항에서 페리호를 타고 위도에 들어가서  해안도로드라이브와 간단한 등산을 하신 후 타시 페리호를 타고 격포에 나오셔서 전라좌수영세트장과 부안영상테마파크, 모항해수욕장, 내소사를 구경하신 후 내소사 근처나 곰소항 인근에서 숙박을 하시고, 셋째날은 곰소항, 반계 유형원 선생 유허지, 우동리 무형문화재전수관, 유천리 고려청자전시관, 줄포면의 부안자연생태공원, 개암사, 원숭이학교, 부안상설시장을 거쳐 부안IC를 통해 돌아가시는 코스를 추천합니다.


- 수산업 육성과 판로 개척을 위한 부안군의 정책은.
▲부안군은 수산자원 회복을 통한 어업생산성 향상이라는 최우선 목표 아래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자원을 관리하여 연안해역의 지속 가능한 어업생산성 증대를 위하여 여러 가지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첫째는 정착성 어종인 조피볼락, 넙치, 감성돔, 백합, 꽃게 종묘에 1998년부터 2010년까지 30여억원을 투자함으로써 지속적인 자원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새만금간척사업으로 인한 대체어장 개발입니다.
셋째는 수산물의 안정적 생산과 공급을 위한 수산물 유통산업거점단지조성사업 추진입니다.
넷째는 수산발효식품(곰소젓갈)의 메카로의 발전 도약입니다.
다섯째는 변산반도와 연계한 해양테마 관광 자원 개발입니다.
여섯째는 갯벌 보존과 해양생태 관광 자원 개발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어업전진기지를 담당할 환경친화적인 어항개발입니다.
이렇듯 부안군은 풍요로운 연안어장 조성과 수산물의 고품질 명품화, 가공과 유통 물류기반확충, 어촌 관광개발 등을 통하여 어촌정주 여건 조성과 어업인들의 소득이 직결되는 경쟁력 있는 수산업 육성을 통하여 살맛나는 어촌을 건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 새만금방조제 관광자원과 관련, 관광객들의 다수가 방조제를 지나 부안에서 숙식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새만금 관광시대에 대비한 부안군의 추진계획은.
▲그 동안 우리군은 숙박시설, 편의시설 부족으로 인해 관광객이 체류하지 못하고 스쳐가는 관광지였습니다. 새만금방조제 개통과 더불어 몰려드는 관광객의 수요에 맞춰 우리 부안군이 새만금의 중심도시, 동북아 최고의 관광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선, 앞으로 대형숙박시설 확충 등 관광인프라 구축과 함께 주민의 서비스 정신을 개선해야 합니다.
우선 2008년 7월 개장한 대명리조트를 최대한 활용하고 올 4월과 6월에 기공식을 한 모항가족 호텔과 농협연수원, 내년에 착공될  청소년수련원을 차질 없이 건립하여 대형숙박시설을 확보하고, 국도 30호선 확포장 공사를 예정보다 앞당겨질 수 있도록 추진해 접근성을 확대해 관광객의 편의를 도모하겠습니다.
또한 관광과 지역특화산업을 연계한 체험관광을 개발해 머물다 가는 관광지로 만들어 주민소득 향상에 기여하고 다시 찾아오고 싶은 관광지, 씻지 않고 먹는 오디생과를 비롯해 청정한 부안의 농수산물을 관광객이 믿고 살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 부안도 역시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인구 유입정책에 대해 말해주시죠.
▲부안군 인구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에 대해서 참 안타깝게 생각하며, 우리군 인구늘리기 대책에 대해서는 전 공무원 및 유관기관 등이 자각하고, 적극적으로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행정기관 및 유관기관에서 인구늘리기 추진시책 발굴 및 내고향 주소 갖기 운동을 전개하여 인구 유입에 앞장설 것이며, 새만금방조제 개통 및 대명리조트 개장 등 지역개발에 따라 인구유입이 된 사례를 통해 일자리 창출, 기업유치를 위한 지역개발 및 관광산업 육성, 교육여건 개선 등 중장기적인 인구 유입 대책으로 인구 증가뿐만이 아니라, 모든 군민이 살고 싶은 부안군을 만드는데 힘쓸 것입니다.

- 전국 최대 뽕밭(340ha)을 보유한 부안군은 누에사업을 성장산업으로 키우도록 50개 특화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추진 방향은.
▲2005년 사업초기 사양사업이었던 누에산업을 기능성,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하여, 전국 최초로 농촌활력 부안 오디뽕 특화사업을 추진하여 지난 6년간 부안뽕의 이미지를 전국적으로 알리는데 공헌하였습니다. 이는, 부안의 뽕산업을 다시 살려 보겠다는 농민들의 열정적인 의지와 지역의 특화산업으로 개발 육성하겠다는 공무원들의 창의적인 발상과 적극적인 노력의 결과라 생각합니다.
우리군은 산학연 클러스터 운영 등 4개의 단위사업과 부안누에타운 조성, 참뽕연구소 신축 등 50여개의 특화사업을 추진하여 2006년 지식경제부로부터 “부안누에타운특구”를 지정 받았으며, 잠업관련 기업유치 17개소, 참뽕음식 지정점 32개소, 참뽕음료 우주식품연구개발과 부안참뽕 브랜드개발 등 지적재산 20개를 특허출원 등록하였습니다.
2010년 현재 뽕나무 재배면적이 390ha로 전국의 오디와 누에생산량의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오디와 뽕잎을 이용해서 생산되고 있는 제품으로는, 오디생과와 뽕주를 비롯하여 뽕잎절임고등어, 아이스크림, 음료, 된장, 고추장, 소금, 과자 등 다양한 상품을 가공 판매하여 연간 매출 800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습니다.
기반시설 투자로는 92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하여 부안 누에타운을 지난 5월 개관하여 하루에 약 천여명이 방문하는 누에전시관, 탐사관, 체험학습관으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부안뽕의 연구개발을 위하여 올 11월 준공을 목표로 참뽕연구소를 건립중에 있습니다.

- 이번 임기 동안 반드시 추진하고 싶은 사업은 무엇입니까.
▲1천만 새만금 관광시대에 어울리는 기반조성과 동북아 최고의 명품관광도시로 만들어 과거 생거부안의 명성을 다시 되찾도록 하겠습니다. 새만금의 중심이 부안이 되고 새만금을 통한 혜택이 군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새만금 사업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습니다.
새만금 1호방조제 도로높임 공사의 차질 없는 완공, 국립새만금간척사 박물관 건립, 새만금 간선도로 부안 IC연결, 격포-하서간 확포장 공사와 부안군이 중심이 되는 새만금 행정구역 경계획정 등 부안군의 백년대계의 초석을 다지도록 하겠습니다.


- 부안 군민들에게 당부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앞으로 부안의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화합과 안정을 추구하고, 군민 여러분의 희망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부안군의 안정과 화합, 그리고 부안의 발전을 위해서 부안군민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화합의 군수, 말보다 실천이 앞서는 성실한 군수, 깨끗하고 도덕적인 청렴한 군수, 언제나 든든하게 군민의 말을 들어주는 소통하는 군수, 항상 스스로 할 일을 찾아 군민이 잘 살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군수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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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 소재 H건설사 대표가 타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사양인 마이바흐가 구매한 지 3년 만에 엔진 고장으로 멈췄다. H사 대표 박모씨는 2022년 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수리비 및 대차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상 수리해야 한다고 했던 1심 재판부는 급기야 ‘벤츠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9년식 ‘마이바흐 S560 4MATIC’은 2022년 9월13일 오전 11시, 박씨의 운전기사가 서울 용산 한강로를 주행하던 중 계기판에 엔진 경고등이 켜지면서 차체 진동과 함께 엔진이 멈췄다. 곧바로 차량을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에 입고했으나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침수차 의심 수리 나 몰라라 “엔진 연소실에 물이 들어가 부품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침수 차로 의심된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에 박씨와 자동차 감정사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날은 폭우나 침수와 무관한 날씨였으며 정상 주행 도중 발생한 차량 고장이었기 때문이다. 원고인 H사는 “벤츠코리아가 제공하는 ‘통합서비스패키지(ISP)’ 보증에 따라 3년 또는 10만km 이내의 결함은 무상 수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2024년 7월23일)는 “침수나 연료 혼유 등 외부 요인으로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한성자동차는 ISP 약정에 따라 엔진 결함을 무상 수리해야 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벤츠의 수입사인 한성자동차에 대해 월 400만원의 대차료 배상을 명령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인 강대공씨를 지정해 정밀 감정을 실시했다. 강씨의 감정서에는 “침수 차량에서 보이는 오염 흔적이 없다. 냉각수(부동액) 누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엔진 내부 수분은 외부 요인이나 정비 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추가 사실조회 회신에서도 “혼유(연료 내 수분 혼입) 여부는 감정 범위를 벗어나며, 침수가 아닌 요인으로 인한 수분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서울중앙지법 제8-3민사부)에서 피고 측은 반격했다. 벤츠코리아의 법률대리인 김성진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8월27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ISP는 차량 ‘결함’이 발견된 경우에만 적용된다.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명백히 예외 사항이며 제조사 귀책이 없는 이상 무상 수리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성자동차 측(법무법인 세종)도 항소이유서에서 “ISP는 제조상의 하자에 국한된 품질보증 계약이다. 이번 사안은 ‘우발적 손상’으로 보증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부는 지난 9월26일,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박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2심 판결은 “외부 요인, 제조 결함이 아니”라며 1심을 전면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차량 제조사 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ISP는 ‘제조 결함’에 한정된 보증이다.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즉, 법원은 이 사건을 ‘차체·부품 결함’이 아닌 ‘사용 중 발생한 외부 요인’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주행 중 경고등 켜지고 진동 후 엔진 스톱 감정 결과 “누수 없음, 외부 수분 가능성” 결국 박씨는 3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 따라서, 한성자동차는 더 이상 수리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됐으며, H사의 항소도 기각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수분 유입의 원인’이 제조 결함이냐, 외부 요인이냐였다. 법원은 “차체·부품의 결함으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없었고, 외부 요인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제조물 책임(PL법)에 따른 보증 범위가 아닌 사용·관리상의 문제로 결론이 난 셈이다. 이번 판결은 ‘결함’의 해석 범위를 좁혀 정의한 사례다. 즉, ‘사용자 과실이 아닌 상황’이라도 차체·부품 자체의 결함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증 책임만 더 무거워졌다”며 “ISP나 제조사 보증이 소비자 보호장치로 설계됐지만, 현실적으로 ‘결함 입증’의 벽이 너무 높다. 이번 판결은 소비자가 과실이 없더라도 제조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제조물 책임법과 민법상 품질보증의 경계선을 명확히 한 판례”로 평가하고 있다. 박씨의 마이바흐는 결국 엔진을 교체하지 못한 채 3년 동안 방치됐다. 이번 사건은 ‘명차’의 기술력보다 보증 체계의 경계선이 어디까지인지를 가늠케 한 사건이다. 소비자는 결함을 주장할 때 ‘입증의 문턱’을, 제조사는 ‘보증의 한계’를 확인했다. 독일 명차 대명사인 벤츠의 전기차는 해마다 폭발하는 배터리 화재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닌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급인 마이바흐조차 원인 모를 엔진 고장으로 멈췄지만, 고객과 3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 회사로 남겨졌다. 1심선 인정 “무상 수리” 벤츠는 고객과 진행한 재판에선 승소했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제재 착수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기차에 저가 배터리를 쓰고도 고가 배터리를 쓴 것처럼 허위 광고한 혐의를 받는 벤츠코리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벤츠코리아와 벤츠 전기차 이용자 간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저가 배터리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가 시작된 전기차에도 쓰였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8월12일, 벤츠코리아를 표시광고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에 해당)를 회사 쪽에 발송했다. 벤츠코리아는 자사의 모든 전기차에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시에이티엘(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며 허위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다. 제휴사 딜러를 상대로 소비자에게 이런 허위 사실을 설명하라고 교육하는 등 소비자를 부당하게 속여 유인한 혐의도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EQE 차주들은 벤츠 본사, 벤츠코리아, 공식 딜러사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8월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충전 중이던 벤츠 전기차 한 대에서 불이 나 인근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러 38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주민 23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화재로 아파트 14개 동 1581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5개동 480가구가 단전돼 승강기 운행이 중단되는 등 입주민 불편이 극심했다. 한때 주민 수백명이 피신하는 등 ‘도심 대형 전기차 화재’의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경찰은 장기간의 감식 끝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며 ‘원인 불명’ 결론을 내렸다. 수사 결과, 해당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제조한 셀을 벤츠가 직접 조립해 만든 배터리팩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 대부분(EQE, EQS 등)은 중국 CATL 또는 파라시스(Parasis)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2심에선 “책임 없다” EQA 등 극히 일부 모델에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가 사용된다. 이에 공정위는 화재 발생 이후 벤츠코리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행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과 지난 1월에 각각 벤츠코리아 본사와 제휴 딜러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제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 추가 의견서를 받고, 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표시광고법 위반 시 관련 매출액 최대 2%, 공정거래법 위반 시 최대 4% 내에서 과징금이 산정, 제재 강도가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정위 제재 착수에도 벤츠의 콧대는 꺾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심사보고서의 결론은 당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추후 심사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 판단을 존중하지만, 회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진통이 예상된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형 화재를 낸 데 이어, 최근 수원시에서도 유사한 사고를 일으켜 배터리 안정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지난 10월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1800세대 규모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이 불로 관리사무소 50대 직원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민 수십여명이 명절 전날 오전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벤츠 전기차를 포함해 인근 차량 3대가 불에 탔고, 주차장 내부가 그을려 한동안 입주민 출입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 차량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펌프차 등 장비 10여대와 소방관 5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연소 확대를 저지했고, 오전 8시43분경 초진에 성공했다. 이후 잔불 정리와 차량 냉각 작업을 거쳐 오전 10시16분에 완진시켰다. 소방 관계자는 “119 신고가 신속했고 출동 거리가 짧아 초기 대응이 빠르게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법원 ‘결함 아님’ 판결 ‘제재 대상’ 벤츠 편든 재판부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차량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열기를 식히는 등 2차 발화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이어갔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화재 당시 차량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인지, 전선 또는 충전기 접속부 문제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해 배터리팩 손상 여부 및 충전 설비 결함을 중심으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 차량은 2023년식 EQA-250 모델로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9월 기준, 60만대를 돌파했지만 화재 사고 관련 안전 관리는 미흡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청라 화재 이후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안전기준 강화안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재 설비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별 안전관리 강화 조례도 제각각이다. 지속되는 품질 문제에 전기차 관련 허위광고 혐의까지 겹치면서 벤츠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지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연일 터진 사고 이전까지 벤츠는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QA·EQB에 이어 전기 세단 EQE·EQS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2023년에는 전기차 판매량 9282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8월 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화재 전 월평균 4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사고 이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츠 전기차 판매량은 768대로, 전년 동기(2764대) 대비 72.2% 줄었다. 사고 이후 월 판매량은 100~200대에 그치며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조 파업도 새로운 악재다. 수입차 업계는 딜러사와 벤츠코리아가 별개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어 결국 벤츠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추락하는 럭셔리카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7월 3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3년 노조 설립 이후 진행된 3년 연속 파업으로, 사실상 매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구조조정과 차량 할인에 영업사원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선수당 할인’ 제도 등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정비 인력까지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서비스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차량 정비 예약이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벤츠의 사후 관리 부실은 결국 한성자동차 탓”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