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자치단체장 탐구⑨ 서민의 ‘절친’ 이시종 충북도지사

‘충북토박이’의 시종일관 충북사랑 “진하다”

재선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충북도지사에 출마한 민주당 이시종 후보가 ‘선거불패’의 신화를 이어갔다. 6·2 지방 선거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한나라당 정우택 후보를 따돌리고 ‘충북도의 수장’에 오른 것. 이에 따라 이 지사는 앞으로 4년 간 충북도의 도정을 맡아 꾸려가게 됐다. ‘대한민국의 중심에 우뚝 선 당당한 충북’을 자신 있게 약속한 이 지사. 그의 당찬 행보에 주목해봤다.

행정관료 뿐만 아니라 정치인으로서도 당당히 성공
국비확보 위해 중앙무대 오가며 부지런히 발품 팔아

1947년 4월 충주시 주덕읍 덕련리 창동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이시종 충북지사 는 ‘충북 토박이’다. 청주고를 거쳐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그는 1971년 제10회 행정고시에 합격하면서 공직의 길로 들어섰다.

충북도 법무관으로 공무원의 첫발을 내디딘 그는 강원도 기획담당관, 내무부 행정관리담당관, 대통령 비서실, 충남도 기획관리실장 등을 거친 뒤 1989년 1월부터 2년 간 충주시장으로 일했다. 공무원의 길을 걸은 지 18년 만에 ‘금의환향’한 것.

이후 이 지사는 충북도 기획관리실장과 국무총리 행정조정실 사정기획심의관 등을 지내는 등 중앙과 지방의 다양한 부서에서 두루 근무하며 내무·지방·경제·행정 경험을 쌓았다.

하지만 그에겐 남들이면 한두 개씩 내걸었을 외국 유명대학 박사학위 하나 없다. 외국유학 한번 제대로 못 가본 고지식한 행정전문가인 셈이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당시 공직을 떠나면 마치 죽기라도 할 것처럼 다른 데는 눈도 돌려보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이처럼 공직에 ‘올인’한 때문에 그에게는 ‘일 잘하는 사람’ ‘거짓말 안 하는 정치인’ ‘평범한 목민관’ 등의 각종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녔다.

중앙과 지방을 오가며 쌓은 행정경험 덕분에 그는 1995년 7월 민선 1기 충주시장에 당선된 데 이어 3기까지 잇따라 충주시장을 역임할 수 있었다. 정통 행정관료로 뿌리를 내린 것이다.
2004년 4월 제17대 총선 때 국회로 진출한 그는 4년 뒤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고교 동창이자 친구인 한나라당 윤진식 후보를 접전 끝에 물리치고 재선에 성공하는 등 행정관료 뿐만 아니라 정치인으로서도 성공한 모습을 보여줬다.

일 잘하는 사람
평범한 목민관

이번 지사 선거를 앞두고 ‘도민의 지지로 얻은 국회의원직을 내던지고 지사 선거에 출마했다’는 쓴소리를 듣기도 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정우택 후보와 팽팽한 접전 끝에 승리를 거머쥐면서 앞으로 4년 간 충북의 시정을 도맡아 꾸려가게 됐다.

이 지사는 ‘함께 하는 충북’ ‘대한민국의 중심, 당당한 충북’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출범한 이시종호의 취임 후 한 달은 일자리 마련, 투자유치 등 ‘잘 사는 충북’을 위한 기본을 다지는 기간이었다. 공약을 실천할 수 있는 조직개편, 인사에 이어 그는 국비확보를 위해 중앙무대를 오가며 부지런히 발품을 팔았다.

이 지사는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을 방문해 충북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 지경부가 승인권을 쥔 지역현안에 대한 협조를 구했다.
또 그는 기획재정부 예산실장과 제2차관을 차례로 방문해 “전국 시·도 가운데 도청 소재지와 제1, 제2도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없는 곳은 사실상 충북이 유일하다”며 충청내륙고속도로 관련 예산 반영을 요청했다.

이 지사는 지역 출신 민주당 홍재형, 변재일, 노영민, 오제세 의원과 자유선진당 이용희 의원을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만나 내년 국비예산 확보 등과 관련한 지원사격을 부탁하기도 했다.

이에 도 관계자는 “지역현안 해결을 위해 발로 뛰는 지사가 되겠다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공무원들도 중앙부처의 신규 시책이나 충북에 이익을 주는 사업 추진현황을 파악해 대책을 추진하라는 지시에 따라 새삼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이 지사는 향토 군부대인 37사단 및 장애인시설 방문 등 바닥의 민의를 읽기 위한 발품도 팔았다.

이 지사는 또 ‘세종시 원안’ 건설이 빨리 이뤄지도록 요청하는 일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 이 지사는 홍재형 국회 부의장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행정안전부를 찾아 건설을 앞당겨줄 것을 촉구했다.
이 지사는 맹형규 행안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세종시 건설과 관련된 중앙행정기관 이전계획 변경고시를 8월 중 매듭짓고 세종특별자치시설치특별법이 빨리 만들어지도록 신경 써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청원군 일부지역의 세종시 편입문제와 관련해서도 특별한 관심을 쏟았다. 세종시가 충남도 기초단체로 들어가는 가는 것을 반대하며 정부 직할 특별자치시의 법적지위를 가져야한다는 견해다.
또 이 지사는 과학비즈니스 벨트는 대선 공약인 만큼 세종시 수정안 국회부결과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민경제 살리기
지역 균형 개발

이 지사는 “그동안 세종시에 과학비즈니스 벨트를 유치하는 것으로 정부가 가닥을 잡아왔기 때문에 수정안 부결로 과학비즈니스 벨트 중단이 우려된다”며 “충남도지사, 대전시장 등 3개 자치단체장과 민주당, 자유선진당이 공조해 과학비즈니스 벨트를 끌어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지부진했던 청주산업단지와 오창·오송산업단지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기도 했다. 이를 통해 서민경제 살리기, 지역균형발전을 꾀하겠다는 목표다. 

이와 관련, 이 지사는 “중부권 최대의 청주산업단지와 오창·오송 산업단지 활성화를 통해 충북이 기업도시, 경제도시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이들 산업단지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기업 수요에 맞는 인력 개발 지원과 클러스터 사업, 기술협력사업 등 산학연 연계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노후화된 청주산업단지는 아파트형 공장 건립, 기반시설 재정비, 친환경 산업단지로 전환하겠다”며 “오창 제2산업단지를 조기 조성하고, 오창산업단지와 청주테크노폴리스 간 연결 도로를 건설하는 한편 경제자유구역 지정 추진 및 청주국제공항 활성화를 통해 기업하기 좋은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과학비즈니스 벨트’ 세종시 문제 관계없이 추진돼야”
“산업단지 활성화해 기업·경제도시로 거듭나게 할 것”


또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활성화 방안에 대해 이 지사는 “가장 먼저 바이오 및 의료 연구시설을 집적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첨단제품 개발에 필요한 세계적 수준의 연구공간을 제공함으로써 향후 10년 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신약 및 첨단의료기기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실험동물센터, 임상시험신약생산센터 등을 설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그는 단지를 성공적으로 조성·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첨단의료산업기술진흥재단을 설립해 첨복단지의 핵심·지원시설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건립하도록 지원하겠다”며 “성공 가능성은 높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연구개발기관 및 벤처기업 지원을 위해 연구개발기금과 바이오토피아펀드도 조성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바이오·의료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연합연구원을 설립, 단지 내 입주기업이 필요로 하는 전문 우수인력을 공급하겠다”고 덧붙였다.

도내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 육성에도 힘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도내 중소기업은 전체 기업체 수의 98.4%인 6570여개에 달하고 있다. 고용인원도 13만여 명으로 76.8%를 점유, 충북 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이에 이 지사는 “그동안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앞으로 중소기업의 경영안정을 위해 중소기업육성자금과 신용보증을 확대 지원할 것”이라며 “우수제품 박람회 참가, 디자인개발 지원 등을 통해 판로 및 수출을 지원하는 한편, 기업인들이 신바람나게 경영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첨단 기술과 아이디어로 미래의 먹거리 사업을 창출하는 도전적·창조적인 벤처기업 육성이 지역 산업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관련 지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내놓겠다”며 “1인 창조기업 육성에 따른 공간을 제공하고, 대학기업 창업 확대, 창업보육 공간 확충 등 중소·벤처기업이 지역에서 창업하고 기업활동을 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도민에 다가서려
도청 울타리 철거

이 밖에 이 지사는 “2010 대충청 방문의 해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역특성을 살린 관광자원을 개발하고 보존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충북의 관광기반을 정비하고 업계의 자립기반을 다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앞으로 유엔 산하 기후변화교육관 유치, 충북의 탄소거래소 설치, 백두대간을 비롯한 생태환경 보존 및 활용을 통한 환경관광도 건설, 언론매체 등과 연계한 충북 생태관광 명소 홍보에 나서 충북을 명실공히 누구나 즐겨 찾는 관광도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도청 철책 울타리 철거를 결정하기도 했다. 도민에게 다가가는 도정을 펼치기 위해서다. 도는 “민선 5기 도정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상징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며 “도청 접근성을 높이고 적극적으로 소통을 하겠다는 의미도 있다”라고 말했다. ‘서민지사’를 표방한 이 당선자는 앞서 지사 관사를 개방하겠다는 공약에 따라 현재 활용 방안을 놓고 도민 의견수렴 절차를 밟고 있다. 도청 인근의 지사 관사는 공모를 거쳐 전시실, 미술관, 어린이·노인 관련 시설, 공원 등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처럼 지금 이시종호가 ‘대한민국의 중심 당당한 충북’을 향한 힘찬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 지사가 앞으로 어떤 도정을 펼쳐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시종 충북도지사 프로필
시종일관 당선…선거의 제왕!

■학력
·1959 충주 덕신 초등학교 졸업
·1962 충주 사범 병설중학교 졸업
·1966 청주 고등학교 졸업
·1971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졸업

■경력
·1971 제 10회 행정고시 합격
·1971 충청북도 법무관, 세정과장
·1975 내무부 사무관
·1980 강원도 기획담당관, 영월군수, 내무부 행정관리 담당관
·1984 내무부 행정관리 담당관
·1985 대통령 비서실 건설교통 행정관
·1987 충청남도 기획관리실장
·1989 충주시장
·1991 부산직할시 재무국장, 충청북도 기획관리실장
·1992 국무총리 행정조정실 심의관
·1994 내무부 지방기획국장
·1994 내무부 지방자치기획단장
·1995 민선1기 충주시장
·1998 민선2기 충주시장
·2002 민선3기 충주시장
·2004 제 17대 국회의원
·2004 열린우리당 원내부대표
·2005 열린우리당 지방선거제도 정책기획단 단장
·2005 열린우리당 여성농업인 특별위원회 위원장
·2005 열린우리당 행복도시연계 충북북부권 고속도로·철도 확충 특별위원회 위원장
·2005 열린우리당 지방자치발전 특위 위원장
·2006 열린우리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2008 제 18대 국회의원
·2008 민주당 충북도당 위원장
·2008 국회지방자치연구포럼 대표의원
·2009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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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