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몰린 해피랜드 '삼중고 내막'

행복은 무슨…불행의 서막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절체절명의 위기다. 해피랜드 F&C 앞에 악재가 연속이다. 임용빈 해피랜드 회장은 횡령죄로 검찰에서 수사 중이며, 회사는 국세청에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해피랜드가 밀어내기를 해 갑질 논란까지 휩싸였다. 해피랜드에 드리운 악재를 들여다봤다. 

 
 
해피랜드는 국내 토종 아동복 기업이다. 1990년 문을 연 뒤 25년째 국내 시장에서 아동복 제조·유통을 맡아오고 있다. 하지만 저출산 여파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면서 회사가 존립 위기를 겪고 있다. 후발주자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회사 안팎에서 경고성으로 나타난 위기들이 한꺼번에 곪아 터진 분위기다. 그 중심에는 임용빈 회장이 있었다. 
 
절체절명 위기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김관정)는 최근 해피랜드의 경영진이 회사 돈 수십억원을 횡령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임 회장 등 경영진이 지난 수년간 의류판매 과정에서 수십억원대 회사 자금을 빼돌렸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해피랜드 전직 임원 등은 지난 6∼7월께 이같은 내용의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검찰은 이들의 주장대로 임 회장 등이 다량의 이월 상품을 저가 처리하는 이른바 ‘땡처리’과정에서 매출액을 누락하는 방법으로 회사 돈을 빼돌렸는지 살펴보고 있다. 고발 내용을 검토 중인 검찰은 조만간 해피랜드 경영진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해피랜드는 관련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수사 관련 사항이 보도되자 해피랜드는 즉시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이월 상품 판매를 통해 비자금을 형성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해피랜드 측은 특히 이번 고발은 전직 임직원들의 음해성 고발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해피랜드 고발인들은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이미 130억원에 달하는 횡령 및 배임으로 검찰에 고발돼 조사나 재판을 받고 있었다. 해피랜드 측은 전직 임원들이 앙심을 품고 허위 내용을 기반으로 해피랜드를 음해하기 위해 거짓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말한다 해피랜드가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문에 따르면 해피랜드는 전직 임원 6명을 관련 혐의로 해임하고 직접 수사 기관에 고소했다. 
 
이처럼 해피랜드가 “검찰에서 모든 내용을 잘 소명하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음에도 일말의 불안감을 떨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 7월부터 2개월가량  일정으로 해피랜드의 세무조사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지방국세청은 해피랜드의 회계·세무 자료 수 년치를 확보해 탈세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검찰과 세무 당국이 동시에 해피랜드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횡령을 넘어 비자금 의혹을 들여다보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해피랜드 측은 이에 대해서도 “4∼5년 주기로 실시되는 통상적인 정기 세무조사”라며 “매출 누락이나 비자금 형성은 있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설상가상 대리점 ‘갑질’까지 터져 나왔다.  최근 한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윤리경영을 지향해 온 해피랜드의 민낯이 드러났다. 지난달 30일 MBC 시사보도프로그램인 <시사매거진 2580>에는 해피랜드가 백화점 매니저의 수수료를 갈취하고 대리점에 소위 ‘밀어내기’를 해 왔으며, 임용빈 회장이 친인척들의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방송에서는 해피랜드가 반품을 받지 않는 경영으로 대리점에 재고 물품을 떠넘겼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한 대리점주는 이 보도에서 평균 9000만∼1억원의 재고 물품을 떠안았다고 진술했다. 
 
또한 해피랜드가 대리점의 이월 상품 할인 판매 시 할인된 만큼을 ‘로스’로 처리해 이 비용을 대리점에 청구하고, 동일한 제품의 온라인 판매가를 대리점가의 최대 반값 이상으로 책정해 대리점의 고충을 심화시켰다는 내용도 담겼다. 심지어는 대리점 측이 본사에서 상품을 구입하는 가격보다 온라인 판매가가 더 저렴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결국 본사는 밀어내기로 재고를 대리점에 떠넘기면서 반품은 받아주지 않고, 대리점은 쌓여가는 재고를 감당할 수 없어 로스 비용까지 감내해가면서 할인 판매를 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임용빈 회장 수십억 횡령혐의 수사
대리점에 갑질…국세청 세무조사도
 
수수료 관련 행태도 보도됐다. 애초 해피랜드가 매출의 17%라던 판매 수수료는 실제로는 사은품 비용과 로스 비용 등을 백화점 매니저나 매장의 점주 급여에서 감하다 보니 10%로 뚝 떨어진 것으로 보도됐다. 대리점주가 악순환에 빠져 폐점하려고 하면 모든 제품을 구매해야 폐점을 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1억원 넘는 제품을 구입한 매니저의 사례도 보도됐다. 
 
해피랜드의 횡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오너 일가의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그 비용도 대리점의 몫으로 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임 회장은 이 과정에서 자신의 친조카가 운영하는 인테리어 회사에 자사 매장 인테리어를 맡기고, 3년에 한 번씩 대리점 인테리어를 교체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대리점주는 “(조카의 회사가) 다른 업체보다도 가격을 더 비싸게 받았지만, 어쩔 수 없이 본사가 지정한 곳에서 인테리어를 해야했다”며 “그 비용 역시 고스란히 부담해야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인테리어 업체 관계자는 “인테리어 교체건은 마트 측에서 매장을 옮길 때마다 의뢰가 들어오는 것일 뿐 본사 측에서 권유하는 부분이 아니다”며 “자사의 가격이 타 업체보다 비싸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보도가 나가자 해피랜드는 각종 포털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세웠다. 소비자들 사이에 소문이 빠르고 고객들의 단결력이 강한 업계 특성상 인터넷 육아카페와 커뮤니티에는 해피랜드 제품의 불매 운동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밀어내기’ 논란으로 불매운동이 거세게 일었던 남양의 사례에 비교하는 목소리도 상당히 힘을 얻고 있다. 
 
모든 게 음해?
 
해피랜드는 “그간 매장 계약 조건에 따라 반품을 받는 곳도 있고 안 받는 곳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모든 매장에서 그런 것이 아니라 계약에 따라 그렇게 된 측면이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해피랜드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반품에 대해 시정 조치를 내리고 위탁판매자에 대해 현재 모두 반품을 받고 있다”면서 “개선 작업을 더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 'KB금융' 하반기 영업 로드맵
 

KB금융 비은행 계열사들이 하반기 영업력 강화를 위한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먼저 KB인베스트먼트는 한국모태펀드가 300억원을 출자하는 1500억 규모의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의 운용사로 최종 선정되는 성과를 달성했다.
 
 
▲KB인베스트먼트 = 이 상품은 의료시스템·제약·바이오·의료기기·화장품 및 국내 의료기관 해외진출 분야에 각각 펀드 결성액의 50% 및 20%를 투자하는 펀드다. 이와 함께 그룹 계열사 출자 참여 예정인 KB 우수 기술기업 투자펀드(1000억원)를 연내에 결성 완료하면 업계 4위의 벤처관리자산(5000억원) 규모로 도약하게 된다.
 
▲KB손해보험 = KB손해보험은 하반기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본업인 보험업에 대한 펀더멘탈 강화, 그룹 계열사간 시너지 극대화, 가치 중심의 경영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판매 채널별 내실화와 시장 내 경영우위 확보, 상품가격 및 가격산출 언더라이팅 역량 제고, 고객관리 및 활용도 제고, 조직문화 및 인사제도 개선 등 4가지 과제를 선정했다.
 
▲KB국민카드 = KB국민카드는 6월 실물 플라스틱 카드 없이 발급 가능한 ‘모바일 단독카드’4종을 출시한 데 이어 7월엔 핀테크 기술을 활용해 NHN엔터테인먼트, 스타벅스, CGV 등 모바일에 최적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KB국민 파인테크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모바일 핀테크 선도 기업들이 가진 경쟁력을 결합해 새로운 핀테크 혜택을 제공한다.
 
▲KB투자증권 = KB투자증권은 상반기 3개의 복합점포를 신설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지방 지역에 거점형 복합점포를 오픈해 신규 모객 유치 및 고객들에게 다양한 자산배분전략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모바일 트레이팅 시스템(MTS)인 스마톡S의 전면 개편과 해외주식 HTS, MTS 개발을 9월 중 실시해 더욱 차별화된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KB생명보험 = KB생명은 7월1일 온라인보험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젊은 고객층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사내 과장 이하의 직원을 대상으로 공모하여 ‘KB생명 인터넷보험’으로 명명됐다. 
 

▲KB저축은행 = KB저축은행은 7월2일 영업점 방문 없이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KB저축은행의 대출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KB착한대출’앱을 출시했다. 회원가입 없이 공인인증서, 신용카드, 휴대폰 등을 이용한 본인인증만으로 KB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상품인 KB착한대출, KB착한전환대출의 한도와 금리 조건을 한 번에 조회하고 본인에게 적합한 상품을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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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