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몰린 해피랜드 '삼중고 내막'

행복은 무슨…불행의 서막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절체절명의 위기다. 해피랜드 F&C 앞에 악재가 연속이다. 임용빈 해피랜드 회장은 횡령죄로 검찰에서 수사 중이며, 회사는 국세청에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해피랜드가 밀어내기를 해 갑질 논란까지 휩싸였다. 해피랜드에 드리운 악재를 들여다봤다. 

 
 
해피랜드는 국내 토종 아동복 기업이다. 1990년 문을 연 뒤 25년째 국내 시장에서 아동복 제조·유통을 맡아오고 있다. 하지만 저출산 여파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면서 회사가 존립 위기를 겪고 있다. 후발주자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회사 안팎에서 경고성으로 나타난 위기들이 한꺼번에 곪아 터진 분위기다. 그 중심에는 임용빈 회장이 있었다. 
 
절체절명 위기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김관정)는 최근 해피랜드의 경영진이 회사 돈 수십억원을 횡령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임 회장 등 경영진이 지난 수년간 의류판매 과정에서 수십억원대 회사 자금을 빼돌렸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해피랜드 전직 임원 등은 지난 6∼7월께 이같은 내용의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검찰은 이들의 주장대로 임 회장 등이 다량의 이월 상품을 저가 처리하는 이른바 ‘땡처리’과정에서 매출액을 누락하는 방법으로 회사 돈을 빼돌렸는지 살펴보고 있다. 고발 내용을 검토 중인 검찰은 조만간 해피랜드 경영진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해피랜드는 관련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수사 관련 사항이 보도되자 해피랜드는 즉시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이월 상품 판매를 통해 비자금을 형성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해피랜드 측은 특히 이번 고발은 전직 임직원들의 음해성 고발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해피랜드 고발인들은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이미 130억원에 달하는 횡령 및 배임으로 검찰에 고발돼 조사나 재판을 받고 있었다. 해피랜드 측은 전직 임원들이 앙심을 품고 허위 내용을 기반으로 해피랜드를 음해하기 위해 거짓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말한다 해피랜드가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문에 따르면 해피랜드는 전직 임원 6명을 관련 혐의로 해임하고 직접 수사 기관에 고소했다. 
 
이처럼 해피랜드가 “검찰에서 모든 내용을 잘 소명하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음에도 일말의 불안감을 떨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 7월부터 2개월가량  일정으로 해피랜드의 세무조사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지방국세청은 해피랜드의 회계·세무 자료 수 년치를 확보해 탈세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검찰과 세무 당국이 동시에 해피랜드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횡령을 넘어 비자금 의혹을 들여다보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해피랜드 측은 이에 대해서도 “4∼5년 주기로 실시되는 통상적인 정기 세무조사”라며 “매출 누락이나 비자금 형성은 있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설상가상 대리점 ‘갑질’까지 터져 나왔다.  최근 한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윤리경영을 지향해 온 해피랜드의 민낯이 드러났다. 지난달 30일 MBC 시사보도프로그램인 <시사매거진 2580>에는 해피랜드가 백화점 매니저의 수수료를 갈취하고 대리점에 소위 ‘밀어내기’를 해 왔으며, 임용빈 회장이 친인척들의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방송에서는 해피랜드가 반품을 받지 않는 경영으로 대리점에 재고 물품을 떠넘겼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한 대리점주는 이 보도에서 평균 9000만∼1억원의 재고 물품을 떠안았다고 진술했다. 
 
또한 해피랜드가 대리점의 이월 상품 할인 판매 시 할인된 만큼을 ‘로스’로 처리해 이 비용을 대리점에 청구하고, 동일한 제품의 온라인 판매가를 대리점가의 최대 반값 이상으로 책정해 대리점의 고충을 심화시켰다는 내용도 담겼다. 심지어는 대리점 측이 본사에서 상품을 구입하는 가격보다 온라인 판매가가 더 저렴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결국 본사는 밀어내기로 재고를 대리점에 떠넘기면서 반품은 받아주지 않고, 대리점은 쌓여가는 재고를 감당할 수 없어 로스 비용까지 감내해가면서 할인 판매를 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임용빈 회장 수십억 횡령혐의 수사
대리점에 갑질…국세청 세무조사도
 
수수료 관련 행태도 보도됐다. 애초 해피랜드가 매출의 17%라던 판매 수수료는 실제로는 사은품 비용과 로스 비용 등을 백화점 매니저나 매장의 점주 급여에서 감하다 보니 10%로 뚝 떨어진 것으로 보도됐다. 대리점주가 악순환에 빠져 폐점하려고 하면 모든 제품을 구매해야 폐점을 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1억원 넘는 제품을 구입한 매니저의 사례도 보도됐다. 
 
해피랜드의 횡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오너 일가의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그 비용도 대리점의 몫으로 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임 회장은 이 과정에서 자신의 친조카가 운영하는 인테리어 회사에 자사 매장 인테리어를 맡기고, 3년에 한 번씩 대리점 인테리어를 교체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대리점주는 “(조카의 회사가) 다른 업체보다도 가격을 더 비싸게 받았지만, 어쩔 수 없이 본사가 지정한 곳에서 인테리어를 해야했다”며 “그 비용 역시 고스란히 부담해야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인테리어 업체 관계자는 “인테리어 교체건은 마트 측에서 매장을 옮길 때마다 의뢰가 들어오는 것일 뿐 본사 측에서 권유하는 부분이 아니다”며 “자사의 가격이 타 업체보다 비싸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보도가 나가자 해피랜드는 각종 포털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세웠다. 소비자들 사이에 소문이 빠르고 고객들의 단결력이 강한 업계 특성상 인터넷 육아카페와 커뮤니티에는 해피랜드 제품의 불매 운동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밀어내기’ 논란으로 불매운동이 거세게 일었던 남양의 사례에 비교하는 목소리도 상당히 힘을 얻고 있다. 
 
모든 게 음해?
 
해피랜드는 “그간 매장 계약 조건에 따라 반품을 받는 곳도 있고 안 받는 곳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모든 매장에서 그런 것이 아니라 계약에 따라 그렇게 된 측면이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해피랜드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반품에 대해 시정 조치를 내리고 위탁판매자에 대해 현재 모두 반품을 받고 있다”면서 “개선 작업을 더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 'KB금융' 하반기 영업 로드맵
 

KB금융 비은행 계열사들이 하반기 영업력 강화를 위한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먼저 KB인베스트먼트는 한국모태펀드가 300억원을 출자하는 1500억 규모의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의 운용사로 최종 선정되는 성과를 달성했다.
 
 
▲KB인베스트먼트 = 이 상품은 의료시스템·제약·바이오·의료기기·화장품 및 국내 의료기관 해외진출 분야에 각각 펀드 결성액의 50% 및 20%를 투자하는 펀드다. 이와 함께 그룹 계열사 출자 참여 예정인 KB 우수 기술기업 투자펀드(1000억원)를 연내에 결성 완료하면 업계 4위의 벤처관리자산(5000억원) 규모로 도약하게 된다.
 
▲KB손해보험 = KB손해보험은 하반기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본업인 보험업에 대한 펀더멘탈 강화, 그룹 계열사간 시너지 극대화, 가치 중심의 경영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판매 채널별 내실화와 시장 내 경영우위 확보, 상품가격 및 가격산출 언더라이팅 역량 제고, 고객관리 및 활용도 제고, 조직문화 및 인사제도 개선 등 4가지 과제를 선정했다.
 
▲KB국민카드 = KB국민카드는 6월 실물 플라스틱 카드 없이 발급 가능한 ‘모바일 단독카드’4종을 출시한 데 이어 7월엔 핀테크 기술을 활용해 NHN엔터테인먼트, 스타벅스, CGV 등 모바일에 최적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KB국민 파인테크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모바일 핀테크 선도 기업들이 가진 경쟁력을 결합해 새로운 핀테크 혜택을 제공한다.
 
▲KB투자증권 = KB투자증권은 상반기 3개의 복합점포를 신설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지방 지역에 거점형 복합점포를 오픈해 신규 모객 유치 및 고객들에게 다양한 자산배분전략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모바일 트레이팅 시스템(MTS)인 스마톡S의 전면 개편과 해외주식 HTS, MTS 개발을 9월 중 실시해 더욱 차별화된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KB생명보험 = KB생명은 7월1일 온라인보험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젊은 고객층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사내 과장 이하의 직원을 대상으로 공모하여 ‘KB생명 인터넷보험’으로 명명됐다. 
 

▲KB저축은행 = KB저축은행은 7월2일 영업점 방문 없이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KB저축은행의 대출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KB착한대출’앱을 출시했다. 회원가입 없이 공인인증서, 신용카드, 휴대폰 등을 이용한 본인인증만으로 KB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상품인 KB착한대출, KB착한전환대출의 한도와 금리 조건을 한 번에 조회하고 본인에게 적합한 상품을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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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