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질 남편’ 때문에 고통받는 결혼이주여성 피해 실태

툭하면 주먹질 “남~편이 싫어요”


현대판 ‘씨받이’ 논란의 주인공 베트남 신부가 최근 항소심에서 승소하면서 한국 사회의 이주여성들에게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멀리 타국에서 남편 하나만 믿고 시집왔지만 언어와 문화의 장벽에 가로막혀 갈등을 빚고 있는 부부가 한둘이 아니다. 특히 일부 이주여성들은 남성의 억압과 폭행, 무관심 등에 방치된 채 절망의 늪을 헤매고 있다. 희망을 품고 한국에 왔지만 실망만 안고 살아가는 이주여성의 피해 실태를 <일요시사>가 취재했다.


현대판 ‘씨받이’ 베트남 신부 항소심에서 승소
한 달에 한 번 자녀 만남 허용… 귀화 신청 마쳐

서울고등법원 민사10부(재판장 유남석)는 베트남 여성 A씨(27)씨가 전 남편 박모(54)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선고에서 1심과 같이 “2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를 대리모로 2세를 낳게 한 뒤 아이를 격리해 기른 것은 A씨의 친권 및 양육권을 침해한 것일 뿐 아니라 인격권 및 신체에 대한 자기보전권을 침해한 것으로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다”면서 “박씨는 A씨에게 정신적으로 큰 손해를 입혔으므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희망의 땅 한국에서
‘씨받이’로 전락

A씨는 지난 2003년, 20살이 되던 해 한국 남성 박씨에게 시집왔다. 당시 A씨는 마을 언니에게 박씨를 40세라고 소개받았지만 석 달 뒤 결혼을 위해 한국으로 들어오고 나서야 박씨의 실제 나이가 47세라는 것을 알게 됐다. 한국에 온 지 며칠 뒤 박씨는 A씨에게 사전의 단어를 짚어가며 “아기를 낳으면 외롭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결혼한 지 한 달 만에 첫째 아이를 임신했다.

박씨 역시 기뻐했지만 아이를 낳을 날이 가까워지자 돌연 “아이가 태어나면 미국에 사는 누나에게 보내겠다”고 말했다. A씨의 “절대 안 된다”는 반대에도 불구하고 박씨는 2004년 11월 첫째 딸을 출산하자마자 아기를 전처에게 빼돌렸다. 이어 박씨는 “전처와 21년 동안 살면서 아이가 없었고, ‘베트남 여자와 결혼해 아이를 낳은 뒤 돈을 쥐어주면 이혼도 해주고 양육권도 포기해준다’는 말에 전처와 짜고 속였다”고 고백했다. 

전처와 이혼한 지 한 달 만에 A씨를 만나 결혼했다는 말에 화가 났지만 박씨는 곧 “첫 딸은 전처한테 준다 생각하고 아기를 더 낳아서 행복하게 살자”고 회유했다. 자식을 남에게 준다는 사실을 절대 이해할 수 없었던 A씨는 강력하게 거절했지만 결국 결혼생활을 다시 이어갔고 첫째를 낳은 지 석 달 만에 둘째 아이를 임신했다.

이주여성 결혼 피해 심각, 몸과 마음 ‘만신창이’
원만한 의사소통 통해 서로 이해하는 마음 필요


둘째 아이 출산을 2개월 정도 앞뒀을 때 박씨는 또 한 번 돌변했다. 전처가 A씨와 이혼하지 않으면 “집도, 돈도 없는 형편으로 만들겠다고 했다면서 재산을 잃을 수 없으니 전처와 재결합하겠다고 말한 것. 그러면서도 박씨는 돈이 있어야 A씨와 아이들을 돌볼 수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박씨는 “이혼 뒤 베트남에서 잠깐 쉬었다 오면, 전처와 결혼해 돈을 찾아 집도 사주고 아기도 보내주겠다”는 말로 A씨를 안심시켰고, 2005년 7월 둘째 딸이 태어났다.

출산 일주일만에 박씨는 A씨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앞으로도 챙겨주고 아이들도 만나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믿은 A씨는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었고, 박씨는 A씨에게 2000달러를 건넨 뒤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전처와 다시 결혼했다. 그 이후 연락을 주겠다던 박씨는 감감무소식이었고, A씨가 연락을 취했을 때는 이미 전화번호를 바꾸고 아이들과 함께 이사를 가버린 뒤였다.

자괴감에 빠져있던 A씨는 한국으로 돌아와 2007년 1월 서울시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를 찾아 도움을 요청했다. 센터의 도움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했고, 아름다운재단 공익변호사그룹의 소라미 변호사를 통해 같은 해 6월,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함께 법정 공방이 시작됐고, 우리나라 법원은 결국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박씨의 손해배상과 함께 A씨의 면접교섭권이 인정된 것이다.

이주여성들의 인권보호와 가정문제 상담에 앞장서고 있는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  1577-1366’ 강성혜 중앙센터장은 지난 8일 베트남 ‘씨받이’ 판결과 관련, “A씨의 사례는 이주여성 사이에 흔한 사례는 아니다”고 말했다. 전 처와 짜고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아기만을 목적으로 한 결혼은 처음이고, 결국 재판까지 가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어 강 센터장은 상담을 하면서 접하게 된 이주여성 피해 사례를 들려줬다. 

베트남 여성 B씨는 결혼 후 6개월 간 네 차례에 걸쳐 남편에게 구타를 당했다. 이유는 한국어를 제대로 못해 답답하다는 것이었다. 폭행 후 남편은 B씨를 데리고 나가 길에 버렸다.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곳에서 두려움에 떨던 B씨는 한국인들에게 도움을 얻어 결혼을 알선한 중개업체에 연락했고, 연락을 받은 남편이 다시 B씨를 집으로 데려갔지만 폭력은 계속됐다. 결국 B씨는 남편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도망쳤고 경찰과 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물리적 폭력보다
정서적 폭력 더 싫어

강 센터장은 이주여성을 가장 괴롭히는 것은 물리적 폭력이지만 정서적 폭력을 더욱 견디지 못하는 여성이 많다고 전했다. 우리나라로 시집을 오는 대부분의 국가는 남녀평등 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여성들의 자립심과 자존심이 강해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한국 남성들의 언행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 캄보디아에서 시집온 지 3년째인 C씨는 남편과의 사이에 아들 1명을 두고 있다.

생활수준은 보통이고, 시어머니를 모시고 산다. 남편은 C씨에게 직접 폭력을 행사하진 않지만 술만 먹으면 집안 살림을 때려 부수는 못된 버릇이 있다. 남편의 이런 행동도 C씨를 화나게 하지만 더욱 마음에 걸리는 것은 시어머니의 태도다. 남편이 행패를 부릴 때마다 C씨의 시어머니는 “빨리 치워라. 안 치우고 있다가 우리 아들 다치면 어떡할래”라면서 “잘해줄 때만 남편이고 이럴 땐 아니냐”고 윽박을 질렀다.

또 집안일을 핑계로 한국어 공부에도 나가지 말라고 종용했고, C씨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외출을 할 때마다 만원~2만원씩 용돈을 받는 것 외엔 돈을 만져본 일도 없다.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매일 눈물로 지내지만 그럴 때 돌아오는 것은 남편의 싸늘한 한마디다. “너는 나 없이 못 살 거야. 평생 내 옆에 있어라.” C씨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베트남 여성 D씨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남편이 아이를 낙태시키는 충격적인 경험을 했다. D씨는 이혼 후 아이까지 있는 남편과 결혼을 했고, 아이가 있어서인지 D씨의 남편은 둘 사이에서 아이를 원치 않았다. 하지만 첫 결혼이었던 D씨는 아이를 낳고 싶어 했고, 반가운 임신 소식이 들렸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은 정기검진에 함께 가겠다고 따라나섰고, D씨는 남편이 권한 영양제를 맞다가 잠이 들었다.

잠에서 깨어난 D씨는 상황이 이상함을 감지, 남편에게 따져 물었다가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됐다. 아이를 원치 않았던 남편이 D씨 몰래 수면제를 놓고, 임신중절수술을 시킨 것. 강 센터장은 “D씨의 경우 심각한 정서적 학대를 당한 것”이라면서 “최소한 자신의 몸에 대한 결정권마저 빼앗긴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 남성의 가부장적인 태도는 이주여성들이 가장 이해 못하는 부분 중에 하나”라면서 “한국 남성들은 큰 돈을 들여 결혼을 했다는 생각에 이주여성을 아내가 아닌 소유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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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