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에 도움되는 유명 프랜차이즈 폐점 현황

하면 망하는…가장 많이 문 닫은 브랜드는?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1977년 신세계백화점 식품부가 림스치킨 1호점을 개점하면서 우리나라의 프랜차이즈 사업의 시작을 알렸다. 국내에 프랜차이즈 사업이 들어선 지 올해로 38주년을 맞은 가운데 <일요시사>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의 자료를 토대로 유명 프랜차이즈의 폐점 현황을 살펴봤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프랜차이즈 본부는 3482개, 브랜드는 4288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프랜차이즈 점포는 전국 20만7068개점(가맹점 19만4199개점, 직영점 1만2869개점)으로 프랜차이즈 본부 한 업체당 59.5개점(가맹점 55.8개점, 직영점 3.7개점)을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브랜드 당 가맹점포 운영수는 48.3개(가맹점 45.3개, 직영점 3개)다.

많이 늘수록
많이 줄기도

업종별 프랜차이즈 브랜드수 현황을 살펴보면 비비큐(1571개점), 페리카나(1241개점), 배스킨라빈스(1065개점), 네네치킨(1039개점) 등의 외식 업종이 2841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교육서비스(294종), 기타서비스(241종), 도소매(229종), 주류(155종), 패스트푸드(149종), 제과·제빵(122종), 이미용(121개), 자동차(49종), 유아(43종), 편의점(33종), 화장품(29종), 의류·패션(27종), 건강식품(22종), 농수산(21종), 컴퓨터(21종), 스포츠(19개), 유지관리서비스(13종), 배달(7종)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1000개점 이상 가맹점포 운영 브랜드는 해법에듀, YBM시사, 아이북랜드, 뮤엠교육가맹본부가 운영하는 교육서비스 업종이 8종으로 가장 높았으며 외식(4종), 편의점(3종), 기타서비스, 제과·제빵(2종) 순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블루핸즈), 주류(투다리), 건강·식품(메디팜), 화장품(더페이스샵) 업종은 각 1개 브랜드가 1000개점 이상의 가맹점포를 운영하고 있었다.

전국 1000개점 이상 가맹점포를 운영하는 브랜드는 GS25(7774개점), 세븐일레븐(6224개점), 파리바게트(3258개점) 등을 포함한 23종이다. 해법공부방(3015개점), 세븐콜(2775개점), 해법영어교실(2680개점), 크린토피아(2276개점), 미니스톱(1913개점), 투다리(1726개점), 비비큐가 뒤를 이었다. 이하 500∼1000개점 운영 브랜드가 46종, 100∼500개점 운영 브랜드가 247종, 50∼100개점 운영 브랜드가 280종으로 나타났다. 50개 미만 가맹점포를 운영하는 브랜드는 전체 3840개 브랜드로, 10∼50개점이 1117종, 10개점 미만이 2723종이다.

전국 점포 20만7068개…계속 늘어
가맹본부 3482개에 브랜드 4288개


<일요시사>는 프랜차이즈 본부가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공개한 정보공개서 자료를 토대로 최근 3년(2011∼2013년)간 프랜차이즈의 폐점을 조사해봤다. 폐점은 계약종료(계약기간 만료로 폐점)와 계약해지(계약기간 중 폐점)를 합산한 수치이며, 명의변경(운영권 양도)은 폐점에 포함하지 않았다.

전 업종 가운데 교육서비스와 편의점, 치킨 업종의 폐점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교육서비스의 폐점을 살펴보면 전국 3015개점의 가맹점포를 운영하는 해법공부방은 계약종료 273개점, 계약해지 1796개점으로 총 2069개점이 폐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법영어교실은 1353개점(계약종료 715개점, 계약해지 638개점), 아이북랜드(1258개점)는 1865개점(계약해지)이 폐점했다. 셀파우등생교실(1246개점)과 셀파수학교실(1041개점)은 각각 347개점, 260개점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YBM리딩클럽(1358개점)은 91개점, 뮤엠영어(1086개점)는 67개점, YBM홈스쿨(1045개점)은 54개점에 불과했다. 학습지교사가 개인사업자로 운영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3년간 1609개점이 늘어난 세븐일레븐의 폐점 점포는 906개점(계약종료 147개점, 계약해지 759개점)이며 신규개점이 4031개점, 명의변경이 1660개점으로 나타났다. 세븐일레븐보다 142개점이 모자라게 개점이 확장된 GS25의 폐점은 798개점(계약종료 431개점, 계약해지 367개점), 신규 개점은 3551개점, 명의변경은 2766개점이다. 미니스톱은 410개점(계약종료 207개점, 계약해지 203개점), 신규개점 822개점, 명의변경 210개점이다.

타 업종에 비해 폐점 및 명의변경이 높은 이유에 대해 코리아세븐 홍보팀 관계자는 “편의점은 대체적으로 가맹계약이 5년으로 타 업종이 비해 비교적 짧은 편”이라며 “가맹본부가 각종 장비 및 인테리어 비용 등을 대신 부담해주고 있어 편의점 업종 변경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편의점의 폐점은 부실률과는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이상한 투다리
재계약 없어

외식업종 중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편의점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국 806개점의 가맹점을 운영하는 BHC는 계약기간 만료로 폐점한 가맹점만 637개점으로 500개점 이상 가맹점포 운영 치킨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폐점을 보였다. 반면 698개점을 운영하는 호식이두마리치킨의 폐점은 34개점(계약종료 26개점, 계약해지 8개점)이다. 페리카나(1241개점)와 훌랄라참숯바베큐(542개점)는 계약기간 만료로 각각 162개점, 218개점이 폐점, 네네치킨은가맹본부로부터 가맹계약 해지 통보로 84개점이 폐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의변경 건수별로 살펴본 결과 굽네치킨(490개점), 네네치킨(442개점), 호식이두마리치킨(340개점), 페리카나(223개점), 또래오래(218개점), 비비큐(202개점), 훌랄라참숯바베큐(192개점), 처갓집양념치킨(151개점), BHC(72개점) 순으로 나타났다.

외식 업종에서 가맹본부 비알코리아의 강세가 무섭다. 배스킨라빈스와 던킨도너츠의 가맹점포를 각각 1065개점, 903개점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스킨라빈스의 폐점은 56개점(계약종료 21개점, 계약해지 35개점)이며, 던킨도너츠의 폐점은 184개점(계약종료 99개점, 계약해지 85개점)이다. 그 외 이디야커피(873개점)와 엔제리너스(845개점)의 폐점은 각각 39개점, 52개점으로 나타났다. 3년간 305개점의 프랜차이즈 점포를 증식한 봉구스밥버거(953개점)의 폐점은 6개점(계약종료 2개점, 계약해지 4개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과·제빵 업종에서 전국 500개점 이상 가맹점포를 운영하는 브랜드는 파리바게트와 뚜레쥬르(1258개점)뿐이다. 파리바게트가 뚜레쥬르보다 2000개점의 가맹점포를 더 운영하고 있었으나 폐점은 훨씬 낮았다. 파리바게트가 144개점(계약종료 1개점, 계약해지 143개점), 뚜레쥬르가 578개점(계약종료 276개점, 계약해지 302개점)이다. 반대로 명의변경은 파리바게트가 864개점, 뚜레쥬르가 370개점으로 파리바게트가 훨씬 웃돌았다. 

패스트푸드 업종의 500개점 이상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이삭토스트(692개점), 아딸(643개점), 피자스쿨(522개점)이다. 이삭토스트는 139개점(계약종료 14개점, 계약해지 125개점), 아딸은 250개점(계약종료 26개점, 계약해지 224개점)이 폐점했다. 명의변경은 이삭토스트가 213개점, 아딸이 179개점이다. 피자스쿨은 계약종료로 인한 폐점 없이 계약해지 폐점만 238개점으로 나타났다. 이중 221개점이 2012년에 가맹본부로부터 계약해지를 받아 폐점했다. 이에 대해 피자스쿨 홍보 담당자는 “지난 2012년 가맹본부가 ‘피자스쿨’과 ‘피자스쿨남부’로 나뉘면서 가맹계약 해지 후 가맹본부 전환을 부득이하게 강행했다”고 설명했다.

영업하다 도중에 
업종 갈아타기도

주류 업종의 폐점을 살펴보면 투다리(1726개점)와 간이역(781개점)이 계약해지 없이 계약종료로 인한 폐점이 각각 339개점, 95개점으로 나타났다. 투다리는 3년간 전국 113개점이나 가맹점포가 줄었으며, 명의변경만 652개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투다리점주는 “2000년대 초반 주류계에 붐을 일으킨 투다리가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외면받고 있다”며 “더이상의 사업 전망성이 없을 것으로 판단돼 재계약을 하지 않고 타 브랜드로 갈아타는 점주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업종에서는 가맹점포가 가장 많은 더페이스샵(1079개점)과 이니스프리(749개점)의 폐점이 각각 166개점(계약종료 102개점, 계약해지 64개점), 38개점(계약종료 18개점, 계약해지 20개점)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미샤(713개점)는 계약종료 없이 계약해지로만 25개점이 폐점했으며 네이처리퍼블릭(518개점)은 56개점이 폐점했다.
 

도소매 업종에서 다이소(933개점)의 폐점은 42개점(계약종료 5개점, 계약해지 37개점)이다. 3년간 312개점의 가맹점포가 줄어든 롯데칠성음료(863개점)의 폐점은 계약해지 1개점을 포함한 전체 536개점이며, 94개점이 늘어난 알파(574개점)는 계약종료 없이 계약해지로 인한 폐점만 82개점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업종의 현대자동차 블루핸즈(1401개점)는 103개점(계약종료 1개점, 계약해지 102개점), SK네트웍스 스피드메이트(724개점)와 지에스엠비즈 오토오아시스(504개점)는 각각 99개점, 55개점이 폐점했다. 기아자동차 오토큐(832개점)와 한국타이어 티스테이션(531개점)은 계약종료 없이 계약해지로 인한 폐점만 각각 84개점, 23개점으로 나타났다.

학습지·편의점·치킨 주인 많이 바껴
외식업종 신중하게…영업 어려워 양수

기타서비스 업종에서 세븐콜과 크린토피아가 계약해지로 인한 폐점만 각각 474개점, 189개점으로 조사됐다. 3년간 전국 465개의 가맹점포를 늘린 크린토피아의 명의변경이 805개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크린토피아 측은 “오픈 매장에서 명의변경만 한 채 창업을 진행하기를 원하는 가맹점주들이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500개점 이상 프랜차이즈 가맹 브랜드 가운데 최근 3년간 가맹점수가 눈에 띄게 확장된 브랜드가 있어 창업 희망자들로부터 관심이 주목된다. 2011년 1582개점에 불과했던 세븐콜은 2013년 2775개점으로 확장됐으며, 세븐일레븐과 GS25는 각각 1609개점, 1467개점씩 늘었다.

학습지인 뮤엠영어와 셀파우등생교실도 각각 973개점, 962개점씩 가맹 점포가 늘었다. 봉구스밥버거는 전국 96개점에 불과했으나 953개점으로 857개점이 늘었으며, 고봉민김밥人도 380개점(128개점→508개점)의 점포가 확장됐다. 그 외 이디야커피는 440개점(433개점→873개점), 엔제리너스는 305개점(540개점→845개점), 요거프레소는 246개점(382개점→628개점), 크린토피아는 465개점(1811개점→2276개점), 티스테이션은 153개점(378개점→531개점)이 늘었다.

“5년 장사하면
오래 가는 셈”

반면 500개점 이상 가맹점포를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최근 3년간 100개점 이상 가맹점포가 줄어든 브랜드는 총 12곳으로 드러났다. 교육서비스 업종에서는 해법영어교실(-454개점), 아이북랜드(-278개점), 통문장영어교실(-227개점), 예스셈(-226개점), 해법공부방(-177개점), 잉글리쉬무무(-164개점), GnB어학원(-122개점) 순이다. 그 외 세븐일레븐과 롯데칠성음료가 각각 621개점, 312개점으로 가맹점포가 줄었다. BHC(-123개점), 투다리(-113개점), 아딸(-106개점)도 뒤를 이었다.

 

<evernur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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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시가 돛을 올린 한강버스가 고장 끝에 결국 멈췄다. 과거 ‘아라호 사업’도 재조명되고 있다. 아라호 사업은 2010년대 초반 경인 아라뱃길을 중심으로 관광 활성화와 교통난 해소를 위해 인천시와 공동으로 수백억원을 들여 기획한 수상 교통 프로젝트였다. 아라호는 시민들의 외면과 운영 적자로 인해 자취를 감췄다. ‘반면교사’로 삼았던 걸까? 서울시는 한강을 따라 운행되는 수상 교통수단으로, 서울 전역을 연결하는 새로운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으로 지난 18일 한강버스 운항을 시작했다. 여의도, 잠실, 뚝섬 등 주요 한강변 거점과 지하철역을 연계해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게 핵심이다. 관광이냐 출퇴근이냐 서울시는 한강버스를 통해 관광 교통수단을 넘어 서울을 ‘한강 중심의 스마트 모빌리티 도시’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열흘 만에 운항이 중단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9일 오전 시청에서 열린 주택 공급 대책 관련 브리핑 도중 “한강버스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며 “시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열흘 정도 운행 통해 기계적·전기적 결함이 몇 번 발생하다 보니 시민들 사이에서 약간 불안감 생긴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기회에 (운항을) 중단하고 충분히 안정화시킬 수 있다면 그게 바람직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시는 이날부터 10월 말까지 한강버스 시민 탑승을 중단하고 성능 고도화와 안정화를 위한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한다. 시는 국내 최초로 한강에 친환경 선박 한강버스를 도입해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22일에는 잠실행 한강버스가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고, 같은 날 마곡행도 운항 준비 중 전기 계통에 문제가 생겨 결항했다. 26일에도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운항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자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과거 아라호의 값비싼 교훈을 남겼지만, 실패 요인을 분석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결과다. 한강버스 역시 또 하나의 혈세 낭비 사례가 될 수 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아라호 사례를 철저히 분석해 이번에는 실질적인 시민 편익을 제공하고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강버스가 서울의 새로운 교통 패러다임으로 자릴 잡을지, 아라호의 전철을 밟을지는 향후 몇 년간의 운영 성과에 달려 있다. 서울시 아라호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첫 임기 때인 2010년 서울시가 예산 112억원을 들여 만든 2층 유람선으로 지난 2009년 5월부터 1년5개월을 들여 건조됐다. 오 시장의 지시로 건조된 아라호는 시민들에게 저렴한 요금으로 공연과 한강특화공원 관람이 동시에 가능한 선상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영리 목적보다 공공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민자 유치 대신 재정이 투입된 사업이었다. 당초 아라호를 한강에서 인천 앞바다까지 운항하는 관광 크루즈선으로 활용하려 했으나 여덟 차례 시범 운항과 21회 시험 운항만 했을 뿐 사실상 사업은 중단됐다. 제작 당시부터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논란을 빚었던 아라호는 정식 취항도 해보지 못한 채 팔렸다. 실제 운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험료와 유지비 등 관리 비용에만 연간 1억원이 들어간다는 점도 매각을 선택하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112억원 들여 29억원에 판 아라호 출항 나흘 만에 고장…오, 좌불안석 아라호가 정식 운항에 나서지 못했던 배경에는 서해뱃길 사업을 둘러싼 서울시와 시의회의 갈등도 있었다. 오 시장의 아라호 활용 계획에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시의회가 이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10월 고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 후 사업 타당성 문제로 매각을 결정하면서 오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이 백지화됐다. 결국 서울시는 아라호 매각을 결정한 후 지난 2013년 5월, 106억원의 예정 가격으로 매각 입찰에 나섰으나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이후 2차 입찰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알만한 이들은 알겠지만, 선박 사업은 수요를 찾기 어려운 사업 중 하나다. 결국 서울시는 3차 매각 입찰에서 최초 예정 가격에서 10% 인하된 95억원으로 깎았지만 이마저도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같은 해 11월, 4차 매각에서 15% 인하된 90억원에 입찰을 시도했지만 응찰자가 없어 가격 인하의 효과는 전혀 없었다. 그러다 서울시는 지난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지 못하자 결국 임대 쪽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아라호가 정식 운항도 못한 채 6년 넘게 여의도 한강공원 선착장에 방치되면서다. 서울시가 제시한 사업 기간은 연말까지 8개월이고 한 차례 1년간 계약을 연장할 수 있었다. 당시 최저 임대료는 2억6300만원이었다. 아라호는 임대 사업을 시작해 건조 6년 만에 빛을 봤지만, 운항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한강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아라호는 지난 2016년 민간업체인 레츠고코리아가 임대사업권을 낙찰받아 3년간 운영하다가 2018년 이랜드그룹 계열사 이랜드크루즈로 사업권을 넘겨줬다. 이랜드크루즈가 사업권을 따낸 시점은 지난 2018년 3월이지만 실제 운영은 2019년 6월부터 시작됐다. 이전 사업자인 레츠고코리아가 서울시의 계약 위반을 주장하며 유람선과 시설물 반환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랜드크루즈는 1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지난 2019년 6월부터 운영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아라호의 임대 운영 사업을 1년 만에 접어야 했다. 애물단지 전락하나 이랜드크루즈는 임대계약 갱신청구권(1년)마저 포기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무렵부터는 주식회사 수가 임대사업권을 이어받았다. 이후 마지막으로 인더라인25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사업하는 조건으로 서울시와 지난 2022년 12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1년 단기 임대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도 인더라인25가 철거하지 않아 서울시는 골머리를 앓았다. 아라호 운항은 멈췄지만, 선착장을 한 달째 무단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더라인25는 계약 연장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시는 인더라인25를 상대로 명도소송, 점유 이전 금지 가처분, 행정 가처분 등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아라호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수요 예측 실패와 운영비 부담이었다. 당시 서울시는 아라호가 연간 수십만명의 승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예상했으나, 실제 이용객은 예측치의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노선 설계가 시민들의 일상적인 통근이나 이동과 잘 맞지 않았고, 요금 역시 육상 교통수단에 비해 비쌌다. 결과적으로 관광객 유치에도 한계가 있었고,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아라호는 철수될 수밖에 없었다. 아라호는 건조한 지 15년 만에 민간에 팔렸다. 지난 1월 서울시 한강 유람선 아라호는 5차례 입찰 끝에 약 28억5780만원에 팔려 민간업체에 인도됐다. 2013년부터 총 9번의 입찰을 시도한 결과 3분의 1 가격에 달하는 헐값에 팔린 셈이다. 당시 서울시에 따르면 아라호는 2024년 11월 말 공개입찰을 진행한 뒤 지난달 주식회사 마이랜드와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길이 58m에 688톤 규모의 아라호는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과 서강대교 남단을 오갔다. 승객은 총 310명까지 태울 수 있다. 음악회, 공연, 결혼식, 영화 상영을 위한 시설도 보유했다. 선착장에는 편의점, 치킨집 등 부대시설도 있었다. 아라호는 건조 후 15년 만에 매각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후임 고 박원순 시장이 2012년 사업을 백지화하면서 5년간 방치됐다. 2013년 5월 처음으로 공개입찰에 넘겨졌다. 시는 같은 해에만 총 4번의 입찰을 추진했으나, 입찰자가 없어 매번 무산됐다. 실패했지만 이번엔 달라? 서울시는 수의계약 방식으로도 매각을 시도했으나, 매각사의 자금 동원 문제로 불발됐다. 이에 시는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는 대신 민간 위탁하는 방향을 택했고, 2017년부터 민간 위탁을 통해 운영했다. 하지만 임대계약이 만료되면서 지난해 5월 말부터 운항이 중단됐다. 그러자 시는 다시 매각을 시도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총 5차례의 입찰을 진행했고, 같은 해 11월 말 입찰자가 나와 12월 매각 계약을 맺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간 아라호의 위탁 운영은 선박 운항이 아닌 선착장 내 치킨집 등 부대시설 위주로 돌아갔다”며 “자연스레 선박도 노후화되고, 전반적으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다시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법적 분쟁으로 얼룩진 아라호를 통해 한강에 배 띄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했지만, 이번엔 다르다고 한다. 서울시는 이번 한강버스 사업에서 아라호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3가지 전략적 과제를 내세우고 있다. 먼저, 실제 수요 기반의 노선 설계를 강조했다. 또 관광 중심이 아닌, 출퇴근·생활 교통을 고려한 정류장 배치, 그리고 지하철·버스 환승과의 연계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요금 체계를 내세우기도 했다. 기존 대중교통과의 환승 할인을 적용하고, 관광·레저용 프리미엄 서비스와 생활 교통 요금제의 이원화를 강조했다. 또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전기·수소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했고, 실시간 교통 정보 제공 및 안전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한다. 서울시가 한강버스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들인 초기 사업비는 약 542억원으로 향후 발생할 총 사업비는 약 1500억~1750억원으로 예상된다. 아라호 사업비보다 10배가량 많은 혈세가 투입될 예정이다. 한강버스는 출·퇴근용 선박인 만큼 이용객을 충족하기 위해 여러 척의 선박이 필요하다. 지난해 3월 한강버스 운영사는 6척의 선박을 납품받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는 첫 출항 이후 3척이 운항 중이며, 향후 6척의 선박이 모두 납품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선착장 시설, 운영 시스템, 접근성 개선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소가 포함돼 총사업비가 1000억원대 중반까지 증가한다. 묻지 마 10배로 베팅 6시에 나와야 9시 출근 아라호는 ‘유람선 제작’이 중심이고, 공연시설 등이 포함된 문화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의 선박이었다. 시설 설계가 크고 복잡한 부분이 있지만, 수량이 하나라 규모 면에서 제한적이기에 한강버스와 다르다는 결론이다. 반면, 한강버스는 여러 척의 선박을 건조해야 하고, 선착장 설치 또는 보수도 그만큼 갖춰져야 한다. 또 전기 또는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한 만큼, 유지비용도 클 뿐만 아니라 홍보, 안전, 시험 운항 등 여타 부대 비용에 민간투자금 및 보조금 등이 혼합돼있어 사업비 증액은 여러 원인으로 발생한다. 한강버스 사업비가 초기 대비 크게 증가한 이유로 업체 선정 과정에서 계약 조건, 예상보다 오래 걸린 공정률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를테면 선박 제작 능력이 있는 업체와 없는 업체 간의 차이를 분석했는데, 일부 업체는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준비가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아 계약이 무산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강버스는 대중교통 기능이 강조되면서 ‘출퇴근 수단’ ‘교통망 보완’ 등의 역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초기 투자비가 크더라도 지속 운영을 통한 수요 확보가 전제된다. 하지만 계획 대비 수요가 예상만큼 확보될지, 운영비와 적자 보전 부담이 얼마나 될지는 논란 중이다. 한편, 한강버스는 정식 운항 나흘 만에 선박의 방향타 고장 등으로 잇따라 멈춰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난 23일 기준 누적 탑승객이 1만명을 돌파하는 등 시민들의 큰 관심을 받은 한강버스가 정시성 확보가 중요한 대중교통수단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7시쯤 옥수선착장을 출발한 잠실행 한강버스가 강 한가운데서 20여분간 멈춰섰다. 결국 승객들은 종착지까지 가지도 못하고 도중에 내려야 했다. 한강버스 운영사는 고장 선박을 뚝섬 선착장에 접안한 뒤 승객들을 모두 하선시켰고, 뚝섬에서 잠실까지 구간의 운항을 취소했다.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나흘 만에 발생한 일이다.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안내 방송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탑승객은 “20분이 넘게 서 있었고, 안내 방송이 안 나오고 승무원도 안 계시고…. (뚝섬 선착장) 도착하기 2~3분 전에 승무원이 ‘이 배 잠실까지 안 간다’고 뚝섬에 다 내리셔야 된다고…”라고 말했다. 이 사고와 별개로 같은 날 오후 7시30분에 잠실 선착장을 출발할 예정이었던 마곡행 한강버스는 선박 고장으로 아예 결항됐다. 그 바람에 강서 방향으로 이동하려던 시민들은 황급히 다른 교통수단을 찾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승부수? 무리수? 서울시는 두 선박 모두 전날 밤 안정화 조치를 거쳐 다음 날인 23일 운항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또 선내 안내 방송이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한강버스 운영사가 이상을 감지한 뒤 원인을 파악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려 안내에 일부 지연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한강버스는 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 28.9km 구간을 상하행 7회씩 총 14회(첫차 11시) 운항하고 있다. 소요 시간은 마곡에서 잠실까지 127분이다. 여의도에서 잠실까지는 80분이다. 추석 연휴 이후인 다음 달 10일부터는 출퇴근 시간 급행 노선(15분 간격)을 포함, 평일 기준 왕복 30회로 증편한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