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지나친 성욕으로 괴로워하는 아내들<천태만상>

“짐승하고 결혼해 창녀가 된 기분”

부부간의 성욕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때로 이것이 지나쳐 괴로움을 겪는 아내들도 있다. 심지어 어떤 남성들은 거의 매일 밤 아내에게 성관계를 요구하기도 한다. 이 정도면 일반적으로 성관계를 좋아하는 여성들이라고 하더라도 쉽사리 모든 요구를 받아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일부 남성들은 성욕이 강하다 못해 섹스중독증의 상황에 처한 경우가 많다. 이런 남편들의 아내들은 ‘제발 돈을 주고서라도 다른 여자랑 좀 하고 오라’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지나친 성관계 때문에 괴로워하는 아내들, 그녀들의 고통스러운 목소리를 들어봤다.

김씨 “몸이 아파도 심한 몸살 걸려도 요구는 계속”
최씨 “내가 마치 성폭행을 당하고 있는 느낌 들어”


성관계를 매일 요구하는 남성들일수록 바람은 거의 피우지 않고 성매매도 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오로지 아내와의 성관계에만 지나치리만큼 집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이러한 남편들은 아내들의 반응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부부 사이에 성관계가 없으면 그건 남남이 아니냐’, 혹은 ‘부부끼리 도대체 뭐가 꺼릴 것이 있어서 성관계를 자제하느냐’라고 강변한다. 그들로서는 성관계로 인한 아내들의 고통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로 결혼 7년 차인 김모(38·여)씨. 그녀는 지난 7년간의 세월이 정말이지 ‘악몽’같았다고 고백을 한다. 하지만 남편에게 딱히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직장 생활도 무리없이 하고 있으며 아이들의 교육에도 적극적이다. 집안일도 잘 도와주고, 겉으로 보기에는 매너도 깔끔하다. 주변의 아이엄마들이 볼 때는 누구나가 다 부러워할 정도다.

하지만 그녀의 남편에게는 딱 하나의 단점이 있으니 다름 아닌 지나친 성관계 욕구다. 하루에 한번을 요구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어떨 때는 밤에 잘 때 한 번, 아침에 일어나 새벽에 한 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또다시 저녁 때 집으로 돌아와서 성관계를 요구한다.

처음에는 김씨 역시 남편의 지나친 성관계 요구를 그저 묵묵히 받아들였다. 그렇다고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것도 아니고 룸살롱이나 안마시술소에 출입하는 것도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세월이 지속되자 드디어 성관계를 놓고 부부싸움을 하기 시작했다.

끊임없이
매일같이

하지만 다른 것은 양보하는 남편이 그것만큼은 절대로 양보하지 않고 강하게 나왔다. 심지어 그녀가 몸이 아파 병원에 다녀온 날도, 심한 몸살감기에 걸린 날도 남편의 성관계 요구는 멈춰지지 않았다. 그러나 더더욱 힘든 것은 ‘부부 사이에 이 정도의 성관계는 당연한 것 아니냐’는 남편의 태도였다.

김씨는 “어떨 때는 정말이지 내가 ‘짐승’하고 결혼했다는 생각이 든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심지어 내가 창녀가 됐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루하루 몸과 마음은 힘들어지고 성관계에 대해서는 점점 더 환멸에 가득차기 시작했다. 아무리 싸우고 설득해도 남편의 행동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한번은 부부싸움을 하면서 ‘제발 돈을 줄테니 나가서 창녀랑 성관계를 하라’고 소리를 지른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남편은 ‘부부 사이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하면서 또 다시 성관계를 요구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어떨 때는 내가 나의 몸을 자해한 경우까지 있었다. 너무도 힘들고 괴로운 나날들이다. 지나친 성관계가 이혼의 요건이 될 수 있는지도 알아볼 예정이다. 이제는 더 이상 성관계 때문에 고통 받으며 살고 싶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가정주부 최모(37·여)씨의 이야기는 지나친 성관계 욕구에 폭력까지 겹친 경우다. 신혼 초, 심한 말다툼을 한 뒤 남편이 강제적으로 성관계를 하려고 한 경우가 있었다는 것. 그녀는 격렬하게 반항했지만 남편의 강한 힘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

성관계 요구 응하지 않으면 주먹 난타
“돈 줄 테니 나가서 해결해줘” 다반사


하지만 그래도 한번 성관계를 하고 났더니 분위기가 어느 정도 좋아졌던 것은 사실. 그녀는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그나마 싸웠던 감정이 빠르게 화해를 하는 것 같아서 어느 정도 유용성이 있는 듯 하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한 일이 계속해서 반복되었다는 점이다. 남편은 평소에도 잦은 성관계 요구를 할 뿐만 아니라 아내가 거부할 경우라면 폭력을 휘두르며 강제로 하곤 했다. 때로는 얼굴이 시퍼렇게 멍이 든 상태에서 성관계를 했던 경우도 한 두 번이 아니라고 한다. 그녀는 그럴 때마다 자신이 마치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최씨는 “아마도 그렇게 맞으면서 성관계를 하게 되면 대부분의 여성들이 심한 수치심과 함께 자신이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특히 전혀 흥분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막무가내로 삽입을 하게 되면 심한 고통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은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지나친 욕구에
폭력까지 겹쳐

이어 “어떨 때는 병원 진단서를 내 밀어야 겨우 성관계를 하루 이틀 정도 쉬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 시기만 지나면 또 다시 성관계를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폭력을 휘두른다. 아이들만 아니었으면 벌써 도망을 가고도 남았을 것이다. 비록 지금은 이혼을 하기 힘들지만 아이들이 조금만 크면 가출을 할 생각까지 해봤다”고 고백했다.

그렇다면 남자들은 과연 ‘잦은 성관계 요구’라는 것에 대한 기준을 어떻게 생각하는 것일까.

직장인 황모(40)씨는 “솔직히 성관계의 횟수에 대해서는 개인별로 전부 다르기 때문에 뭐라고 말할 부분은 아니다. 하지만 나 같은 경우는 보통 3~4일에 한번 정도 섹스를 요구하지만 아내가 그에 응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밖에서라도 성욕을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하지만 아내는 그런 것은 아마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매일 성관계를 요구한다는 것은 좀 무리한 일이 아닐까. 아무리 성관계의 쾌락이 좋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매일 할 수 있는 사람은 정상적인 생활 패턴을 가진 것이 아니라 일종의 섹스 중독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직장인 박모(41)씨는 부부 사이에 ‘잦은 요구’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하면서 “사실 부부 사이가 좋은 게 뭔가. 자신이 성관계를 하고 싶을 때 얼마든지 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게 하루에 한번이든, 이틀에 한번이든 하고 싶을 때 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상대방이 이에 응하기에 몸이 너무 피곤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성실하게 임해야 하는 것이 부부로서의 의무이자 권리가 아닐까”고 덧붙였다.

때로는 폭력을
동반한 섹스까지

 
그러면 과연 남성들이 이렇게 과도할 정도로 지나치게 섹스를 요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제는 이러한 남성들은 우선 자신이 원하는 횟수 자체가 그리 과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자신들 자체는 지극히 ‘정상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그런 남성들의 대부분은 일종의 ‘섹스 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성관계를 쾌락 그 자체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불안 증세를 해소하기 위해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성장기에 받았던 상처나 정신적인 문제 때문에 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바로 성관계를 택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중독적인 상태에서 성관계를 하게 되면 이들은 심리적인 편안함을 얻게 되고 특히 상대방을 자신이 완전히 정복하고 있다는 권력의식 속에서 지속적으로 과도한 성관계를 추구하게 된다.

스스로 과거에 섹스 중독을 가지고 있었다고 고백하는 김모(35)씨는 “사실 나도 과거에는 내가 스스로 섹스 중독자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아마 지금도 그런 일로 고통을 당하는 사람도 그렇게 인정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씨는 이어 “하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그러한 중독증상은 꽤 심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정신과적 치료가 병행되지 않고는 스스로의 힘으로는 도저히 고칠 수 없는 병이라는 것이다. 나도 한때는 거의 매일 아내에게 성관계를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내는 그것에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끈질기게 나를 설득했다”고 털어놨다.

또 “만약 아내가 내게 화를 냈거나 서로가 폭력을 사용했다면 나도 아내의 손에 이끌려 병원을 찾을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이러한 중독 증상을 병으로 앓고 있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이것이 전제되지 않고는 결코 치료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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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