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가인이 단아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탈피, 신분 상승을 꿈꾸는 속물적인 여자로 안방극장에 컴백했다. 그녀는 SBS 드라마 <나쁜 남자>에서 주인공 건욱(김남길)과 운명적 사랑을 나누는 아트컨설턴트 문재인을 연기한다. 2007년 <마녀유희> 이후 3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한가인. 그간 연기 갈증에 목말랐을 한가인을 만나 복귀소감을 들어보았다.
콤플렉스 극복 위해 재벌가의 아들 유혹하는 역할
단아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 깨고 싶어 출연 결심
2007년 <마녀유희> 이후 3년 만의 복귀다. 하도 오래 쉬다보니 ‘이젠 정말 해야한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하게 됐다. 마땅히 욕심나는 작품이 없어 기다리고만 있다가 <나쁜 남자>를 만났다.
“3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이라 긴장도 되지만 재미있어요. 잘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굉장히 커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걱정도 되지만 내가 부딪혀야할 부분이니 그 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에요. 김남길씨가 한다는 말을 듣고 너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참여하게 됐어요.”
<나쁜 남자>는 네 남녀가 각자의 야망과 사랑을 위해 엮이는 과정을 그려내는 격정적인 멜로 드라마다. 20부작으로 제작되며 이미 일본에 선(先)판매돼 2011년 일본 NHK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한가인은 명문대 출신의 우수한 재원이지만 평범한 집안 출신이란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재벌가의 아들을 유혹하는 문재인 역을 맡았다.
“기존에 사랑했던 남자에게 가난하다는 이유로 버림을 받아서 그 남자에게 복수하려고 부잣집 남자 태성을 이용하려는 거니까 사연이 있는 여자죠. 실제 가난하지만 재벌가에 시집가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는 분도 많으시잖아요.”
“부담감 굉장히 커”
실제로도 재인과 비슷할까.
“저랑은 너무 달라요. 저는 돈이나 명예보다는 소박한 행복을 꿈꾸는 사람이라 권력 이런 걸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렇다면 한가인이 그동안 보여줬던 이미지를 깨고 이번 캐릭터를 맡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에 맡은 역할은 기존의 내 이미지와 달리 강한 캐릭터예요. 원래부터 CF 속 내 이미지를 깨보고 싶은 생각이 많았어요. 그런 작업이 재미있고 시청자들도 더 재미있게 받아들일 것 같아요.”
한가인은 지난 2005년 연정훈과 결혼한 후에도 아름다운 미모를 과시하며 많은 남자스타들의 이상형으로 꼽혀왔다. 수차례 KBS 2TV <달콤한 밤>의 ‘이상형 월드컵’에서 우승해 화제가 됐다. 작년 9월에는 알렉스가, 올해 1월에는 송승헌도 한가인을 이상형으로 꼽았다.
“고마울 따름이죠. 하지만 실제로 나를 이상형으로 꼽아준 분들은 배우 한가인을 좋아하는 분들일 거예요. 실제로 나를 보면 환상이 깨질 거예요. 그래서 실제로 뵙지 않았으면 해요.”
한가인은 촬영 초반 복통을 겪기도 했고 눈가가 찢어지는 사고를 당해 병원 신세를 졌다. 정신없이 진행되는 촬영 일정으로 몸에 무리가 가 응급실을 찾기도 했다.
“방영일이 앞당겨져 빠듯하게 여러 신을 카메라에 담는 바람에 복통을 앓았지만 현재는 괜찮아요.”
“이상형이요? 감사할 뿐이죠”
한가인은 욕심 많고 분석력 뛰어난 배우로 유명하다. 같이 작업을 했던 감독들은 한가인을 “얼굴만 예쁠 뿐 아니라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는 배우”라고 칭찬한다.
“제가 원래 욕심이 많은 편이고 승부 근성도 강한데 그걸 드러내기 시작하면 너무 과하게 보일까봐 숨기고 사는 편이예요. 오랜만에 하는 작품이고 그 사이 저도 나이가 들어서 욕심이 나긴 해요. 시청자들이 최대한 공감 가도록 집중해서 연기하고 있어요.”
오랜 기다림 끝에 거머쥔 배역이기에 무거운 촬영장 분위기를 띄우는 것도 그녀의 몫이다. 의외로 김남길 못지않게 장난기를 발휘한다고.
“촬영하다 지칠 때면 장난을 치고 농담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어 좋아요.”
한가인은 <마녀유희> 이후 별다른 연기 활동을 펼치지 않았음에도 변함없는 CF 블루칩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 여러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하며 주가를 높였다.
“팬 여러분들의 사랑 덕분이죠. 여러 가지 다양한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더욱 더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릴게요. 많은 성원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