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심 기대는 했지만 결과가 이렇게 빨리 나올 줄은 몰랐어요.”
지난 5월13일 미니앨범 <이노센트>로 컴백무대를 가진 여성 듀오 다비치는 연신 싱글벙글이다. 앨범 출시와 동시에 타이틀곡인 ‘시간아 멈춰라’가 주요 음원사이트와 인기 가요 프로그램의 상위에 랭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앨범 활동을 통해 ‘진정한 실력파 가수’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다비치를 만나 그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느껴 보았다.
일렉트로닉·댄스·펑크록 등 장르 푸짐
‘다비치 스타일’ 감사…롤모델은 ‘이은미’
타이틀곡 ‘시간아 멈춰라’는 애절한 발라드에서 펑크 록으로의 극적인 반전과 이해리, 강민경의 시원시원한 가창력이 포인트다. 종전 히트곡 ‘8282’가 트렌디한 트랜스 댄스 스타일을 선보였다면 ‘시간아 멈춰라’는 파워풀한 록커로서의 새로운 면모를 선보인다. 또한 이번 앨범에는 방시혁을 비롯해 브라운 아이즈의 윤건, 김도훈, 박해운, 윤명선 등 국내 최고의 작곡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시간아 멈춰라’ 반응이 너무 좋아서 감사해요. 조용한 흐름으로 가다가 반전이 있는 건 ‘8282’와 비슷하지만 좀 더 록적인 분위기를 많이 살렸죠. 이번엔 진정한 가창력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웃음)
다비치는 앨범을 준비하던 지난 3월 강민경의 교통사고로 차질을 빚었다. 강민경은 직접 차를 몰고 연습실로 가던 도중 접촉사고를 당해 목과 허리를 삐끗하며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다비치’ 색깔 보여줄 것
“새 앨범 대박을 위한 액땜인 거죠. 병원 오가면서 집에서 푹 쉬었어요. 그런데 막 활동하고 바쁘다가 집에서 쉬려니까 너무 지루하고 몸이 근질근질하더라고요. 회복하고 녹음하면서 신났죠. 지금은 싹 나았어요.”
수록곡 한 곡 한 곡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 만든 앨범이지만 걱정이 태산이다. 이효리, 비, 이승철 등 대형스타들이 이미 컴백했고, 서인영, 원더걸스, 슈퍼주니어, 씨엔블루 등도 컴백을 예고하고 있어 그야말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고 있다.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컴백하시는 분들이 워낙 거대하셔서 당연히 부담이 되죠. 시기가 보통 시기가 아니잖아요. 우리가 지금 나가도 될까, 시쳇말로 묻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걱정을 정말 많이 했어요. 하지만 다비치 색깔과 가창력으로 승부 하면 승산 있다고 생각해요.”
데뷔한 지 이제 2년 6개월. 앨범을 낼 때마다 고민이 크다. 대중성과 함께 자신들만의 색깔을 구축해 나가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10년, 20년 동안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는 대 선배들을 볼 때마다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저희 롤모델은 이은미 선배님이세요. 오랜 시간 사랑 받으며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주는 선배님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도 음악을 들었을 때 ‘이건 다비치 스타일’이란 말을 듣고 싶어요.”
국내 가요를 대표하는 유일한 여성듀오 다비치. 외롭진 않을까.
“다른 여성듀오 없어서 너무 좋아요. 독보적인 게 안심이 되고 좋아요. 전혀 외롭지 않아요. 다만 ‘제2의 다비치’라는 이름이 붙을 후배들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그만큼 확고한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어요.”
어린 나이에 연습생으로 시작, 5년 동안 같이 생활하며 힘든 연습으로 눈물도 하염없이 흘렸었다는 이들은, 이젠 얼굴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한다.
“연말에 상 받고 싶어요”
“함께 붙어 있었던 시간이 꼬박 5년째예요. 말투나 관심사가 점점 닮아가더니 이젠 서로 말하지 않아도 같은 생각을 하는 경지에 이르렀죠. 같은 말이 툭툭 튀어나오는걸 보면 신기해요. 취미, 가족, 남자 이야기 등 모든 걸 공유해요. 요즘 저희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노래 순위에 꽂혀 있어요.”
털털한 B형과 호탕한 O형이 만난 다비치. 그들은 예상외로 소탈했고 기대 이상으로 열심이었다. 그들은 가요계의 신데렐라가 아닌 오랜 노력의 결과로 지금 이 자리에 서게 됐다. 노래가 좋고 가수인 것이 행복할수록 점점 욕심도 생긴다. 그들의 거침없는 활약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음악은 저희에게 삶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어요. 노래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데, 많은 사랑 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도 많은 관심 가져주시면 너무너무 좋을 것 같아요. 상을 받는다는 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연말에 상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사랑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