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인사 김장수 신임 주중대사

속옷 갈아 입으랬더니 뒤집어 입었다

[일요시사 취재팀] 김명일·한종해 기자 = "속옷을 갈아 입으랬더니 뒤집어 입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주중대사로 임명한 것을 두고 비판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김 신임 대사는 국가안보실장 시절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자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는 재난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는 책임회피성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켜 경질됐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왜 직접 경질한 인물을 9개월 만에 다시 불러들인 것일까? 김 대사의 임명을 둘러싼 논란의 앞과 뒤를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박근혜 대통령이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신임 주중대사로 임명한 것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이른바 정윤회 문건 파문으로 인적쇄신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김 대사를 임명한 것을 두고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국민들이 더러워진 속옷을 갈아 입으랬더니 뒤집어 입은 격"이라며 혀를 찼다.

뼛속까지 군인
또 그를 왜?

김 신임 대사는 국가안보실장 시절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자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는 재난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는 책임회피성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켜 경질됐던 인물이다. 그랬던 그가 고작 9개월 만에 주중대사라는 주요 직책을 다시 맡게 된 것이다. 더구나 김 대사는 중국과 별다른 연결고리도 없다. 한중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전문가도 아니고 경솔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켜 경질을 당했던 인사를 주중대사에 임명한 것은 박 대통령의 실수라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서는 그의 주중 대사 임명은 같은 사람만 계속 쓰는 박 대통령의 인사스타일과 김 대사에 대한 보은 인사 성격이 겹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대사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대선캠프의 국민행복추진위원회에서 국방안보추진단장을 맡았었다.

우선 정치권에서는 군인 출신의 대북 강경파로 평가받고 있는 김 대사가 주중대사로서 한중관계를 원활하게 풀어갈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군 출신이 중국 대사를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중대사는 한-중 관계뿐만 아니라 한-미나 북-중, 미-중 관계까지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안들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특히 고도의 외교력이 요구되는 자리다. 그래서 역대 10명의 주중대사는 대부분 고위 외교관 출신이었고, 정치인 출신 인사라고 할지라도 최소한 외교통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주중대사를 맡았었다.

주중대사 임명 논란…군 출신에 외교를 맡겨?
아무리 사람 없어도 그렇지…또 회전문 인사

국방부장관 시절 '꼿꼿 장수'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대북 강경론자로 분류됐던 김 대사가 외교현장에서 요구되는 유연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김 대사는 국방부장관 시절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과 악수를 하면서 유일하게 허리를 굽히지 않아 '꼿꼿 장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게다가 김 대사가 지난 해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는 재난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는 책임회피성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것은 정무 감각의 부재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는 지적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외교 무대에서 그런 말실수를 했다가는 국가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외교가에서는 김 대사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염두에 둔 전략적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중국과의 이견차가 너무 커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는 힘들 것이란 지적이다. 중국 외교가에서는 벌써부터 김 대사를 사드 대사라고 부르고 있을 정도다.

세월호 책임 회피
청와대 경질 1호

사드는 미국 미사일방어(MD)체계의 핵심 요격수단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같이 높은 고도로 날아가는 미사일을 탐지, 격추하는 시스템이다.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고성능 X밴드 레이더도 함께 배치돼 중국은 미국의 직접적인 감시망에 노출된다. 때문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7월 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과정에서 이 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신중한 처리를 당부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김 대사가 사상 첫 군 출신 주중대사인 만큼 사드 문제에 대해 합리적으로 중국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현재 중국과 우리나라의 시각차는 하늘과 땅차이다. 중국 측 외교 고위 인사는 최근 한 언론인터뷰에서 "사드 문제는 이미 시진핑 주석이 박 대통령에게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만큼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중국은 오히려 김 대사가 청와대와 미국을 잘 설득해 사드를 포기하도록 하는 역할을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 대사가 사드 문제 해결 과정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얻어낸다면 이번 인사가 뒤늦게라도 재평가를 받겠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크지 않다. 

하지만 청와대는 김 대사가 육군참모총장, 국방부 장관 등을 지내면서 중국 고위급과의 교류가 잦았다며 주중대사직을 수행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청와대는 김 대사가 한·중 군사협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하고 있다. 현재 장교 교류와 군 최고지휘부 상호 방문 정도에 머물고 있는 양국 군사 교류를 우방국 수준으로 확대하면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도 "김장수 대사는 안보전문가이고, 주중대사에 걸맞은 능력과 자질을 갖추 있는 적임자"라며 "박근혜 정부의 외교철학을 누구보다 꿰뚫고 있는 인사를 기용하는 것은 보은인사도 회전문인사도 아니다. 야당은 고질적이고 상투적인 인사 발목잡기를 하기 이전에 외교에 관해서는 정파를 초월해 국익을 먼저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 정부 때부터
연속으로 중용

그러나 야권에서는 "정윤회 문건 파동으로 인적 쇄신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세월호 참사 당시 파문을 일으켜 경질된 사람을 회전문인사로 다시 기용해 경악했다"며 "인적 쇄신의 취지가 정말 무색하다. 박 대통령의 불통 인사를 보면 국정운영에 대한 반성을 찾을 수 없고, 어떻게 국정을 쇄신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박 대통령의 인사를 거듭 비판했다. 인적쇄신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했던 박 대통령은 또 한 번 인사 참사로 발목이 잡히게 된 셈이다.

김 대사는 1948년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났다. 광주제일고를 나와 육군사관학교 27기로 임관했다. 1996년 육군 제1군 사령부 작전처장을 시작으로 2000년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 2001∼2003년 4월 육군 1군단장 등을 거쳤다.

이후 2004년 5월까지 합참 작전본부장을 지냈고 이어 한미 연합사령부 부사령관, 2005년 제37대 육군참모총장에 임명된데 이어 1년7개월 만에 제40대 국방부 장관으로 취임해 노무현정부 임기 끝까지 국방부 수장의 자리를 지켰다. 참모총장에서 국방부 장관 직행 티켓을 끊은 것은 김 대사가 창군 이래 처음이다.
 

군 시절 김 대사는 '소신파'였다. 2007년 제2차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행하면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과 악수할 때 고개를 숙이지 않아 '꼿꼿 장수'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비공개 만찬 석상에서는 북핵 문제를 꺼내 북 측 인사들의 심기를 어지럽혔다는 일화도 있다. 당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대사는 "군사적으로 적대국가에 있는 국가의 원수에 대해 68만 국군의 수장으로 적장에게 허리를 굽힐 이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례적으로 인터넷 팬클럽도 생겼다.

김 대사는 자신을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한 노 전 대통령과 NLL(서해 북방한계선)을 두고 대립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김 대사는 남북국방장관회담을 앞두고 결국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성과가 나오지 않아도 좋으니 NLL 문제는 장관 뜻대로 하시라"는 백지위임을 받아냈다. 

2005년 연천 530 GP 총기난사사건도 그의 소신을 말해주는 대표적인 사건이다. 당시 참모총장이던 그는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각종 군 기밀 노출이 이어지자 '국익에 반하는 기밀 공개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회의 무분별한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하기도 했다.

'꼿꼿 장수'의 귀환
경질 9개월 만에 복귀

무난하게 장관 임기를 마친 그에게 이명박정부 초기 인수위는 초대 국방부 장관 제의를 했으나 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2008년 18대 총선 직후 통합민주당은 '비례대표' 카드를 꺼내며 김 대사에게 무수한 러브콜을 보냈다. 그러나 그의 선택은 한나라당이었다. 당시 통합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이 "김 전 장관은 지난 2일 손학규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60만 군대의 명예를 위해 비례대표 2번을 달라고 요구했던 분"이라고 지적한 뒤 "한나라당의 행태에도 분노를 느끼지만 김 전 장관도 결국 정치적 판단에 근거해 이 당 저 당을 기웃거린 것 아니냐는 배신감이 든다"고 밝히면서 그가 비례대표 의원이 되기 위해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 양측과 '밀당'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명박정부, 한나라당 비례대표 6번으로 당선되며 정치권에 발을 들인 김 대사는 국회에서 국방위원회 의원, 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최고위원 등을 거쳤다. 그러나 "19대에는 지역구에 나서지 않겠다"는 약속대로 2012년 19대 총선에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2012년 대선 때 새누리당 대선캠프인 국민행복추진위에서 국방안보추진단장을 맡아 국방·안보 분야 공약을 만들었다. 당시 김 대사는 문재인 대선 후보캠프의 국방정책을 비판하며 날을 세웠다. 이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외교·국방·통일 분과위 간사에 이어 박근혜정부에서 5년 만에 부활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맡았다. 지난해 12월에는 안보실을 개편하면서 박 대통령이 김 대사에게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겸직토록 하면서 정권의 실력자로 자리매김했다. 김 주중대사의 '독주 체제'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그런 그에게 위기가 온 것은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때였다. 사고 초기 그는 박 대통령에게 사고 상황을 가장 먼저 보고하고 '지하벙커'인 위기관리센터에 들어가 구조 현황을 파악하는 등 사고 대응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나 정부의 부실한 초동 대처에 대한 비판이 커지면서 안보실의 책임이 부각되자 "국가안보실은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라 통일·안보·정보·국방의 컨트롤타워"라는 책임회피성 발언을 해 여론이 등을 돌렸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김 대사는 5월1일 법령상 안보실이 컨트롤타워가 아니라는 설명자료를 내기까지 했다. 이런 그의 태도는 박 대통령의 우산이 걷히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지난해 5월22일 김 대사는 박근혜정부 '청와대 경질 1호'가 됐다.

끝까지 보은
야권은 경악

주중대사는 미국, 러시아, 일본과 더불어 '4강대사'로 꼽힐 정도로 정부 외교라인에서 매우 중요한 자리 중 하나다. 1992년 한중수교 이후 23년 만에 처음으로 군 출신이 주중대사를 맡게 되는 것으로 김 대사는 점차 중요해지는 중국과의 안보협력에서 국방 분야 전문성을 한껏 발휘할 것으로 점쳐진다. 김 대사는 부인 박효숙씨와 사이에 1남1녀가 있으며 아들도 육군사관학교를 나왔다.

 

<mi737@ilyosisa.co.kr>
<han1028@ilyosisa.co.kr>

 

[김장수 누구?]

▲1948년 광주광역시 출생
▲육군사관학교 27기 학사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
▲수도방위사령부 작전처장
▲대한민국 육군 7군단 단장
▲제37대 대한민국 육군 참모총장
▲제40대 국방부 장관
▲제18대 국회의원 (비례대표/새누리당)
▲국가안보실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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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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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