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팍팍 쓰는 기업들 백태

IMF보다 어렵다지만…두꺼워지는 재벌 지갑

[일요시사 경제1팀] 한종해 기자 = 우리나라의 소비자 심리지수가 60개국 중에서 59위를 기록했다. 30대 그룹 대부분도 지금 경제 상황에 대해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경제에 장기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 하지만 기업들의 배당·실적·임금을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불황이라면서 그들만의 잔치를 벌인 기업들은 한둘이 아니다.

글로벌 정보분석 기업인 닐슨이 지난해 4분기 세계 60개국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지출 의향 등을 물었더니 우리나라의 소비자 심리지수는 60개국 중에서 59위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의 '1월 소비자 동향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심리지수는 지난해 9월(107)부터 3개월 연속 떨어지다가 지난달 102로 1포인트 상승하며 하락세가 진정됐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직후 기록한 소비자 심리지수(104) 수준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부진 예측 뒤엎는
대기업 실적 개선

기업들이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인식도 비슷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30대 그룹을 대상(1개 그룹 무응답)으로 '2015 투자·경영 환경 조사'를 실시한 결과 24개 그룹(82.8%)이 '구조적 장기 불황이 우려된다'고 답했다. 절반이 넘는 그룹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해 현 경영 환경이 '더 나쁘다'고 답했다. 44.8%에 해당하는 13곳은 경제 회복 시기가 '2017년 이후'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올해 예상 투자규모를 묻는 질문에는 41.4%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답했고 24.1%는 작년보다 줄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처럼 너도나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연초부터 발표되고 있는 기업들의 배당, 실적, 임금 수치를 보면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전체적으로 부진할 것이라는 업계의 예측과 달리 지난 한해 대체로 양호한 실적을 올린 기업들이 많았다. 특히 한진그룹의 약진이 눈에 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한진그룹 주력계열사 대한항공은 2013년 4분기 영업이익 178억원에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305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던 한진해운은 4년 만에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0.3% 감소한 8조6548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1435억원이다. 한진그룹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80%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년 동기에 비해 36%나 줄어든 영업이익을 기록한 삼성전자 때문에 고전이 예상됐던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생명, 호텔신라, 크레듀 등 타 계열사 실적 개선으로 그나마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와 기아차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7.6%, 23% 하락한 현대자동차그룹 또한 현대제철과 현대건설의 선전으로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도 SK이노베이션 부진을 SK하이닉스가 보완해 줬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600억원대 영업손실을 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액 17조1256억원, 영업이익 5조1095억원을 기록하며 또 한번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 기록을 갈아치웠다.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46% 증가했다.

배당금 총액 전년 대비 61% 증가
100억 이상 배당 부자 최소 20명

LG그룹은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이 선전하면서 LG화학의 부진을 메꿨다. CJ그룹도 CJ헬로비전과 CJ E&M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의 실적 향상을 이끌어 내며 전체적으로는 성장했다.


포스코그룹은 3조원대 매출을 회복했다. 포스코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61조865억원) 대비 5.2% 증가한 65조984억원으로 나타났으며 영업이익은 3조2135억원으로 전년 대비 7.3% 증가했다.

기업들의 실적 선방을 방증하듯이 올해 역시 '배당 잔치'가 벌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일부터 올해 2월5일까지 2014년도 배당총액은 10조275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조9025억원(61%)이 증가했다. 현금배당을 공시한 상장법인도 253개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3개(80%) 늘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중 배당을 공시한 기업은 전년 86개에서 145개로 증가했고 배당금 총액은 6조1989억원에서 9조8774억원으로 늘어났다. 코스닥 상장법인 중 배당을 공시한 곳은 전년 54개 사에서 108개로 증가했고 배당금 총액은 1737억원에서 3977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배당금을 지급한 기업은 삼성전자로 배당금 총액은 전년보다 40.5% 증가한 2조9246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1만3800원에서 1만9500원으로 41.3% 늘렸다. 삼성화재해상보험은 주당 2750원에서 4500원으로 63.6%늘렸으며 배당금 총액은 1202억원에서 1988억원으로 65.4% 늘었다. 삼성카드도 2013년 700원에서 2014년 300원(42.9%)이 증가한 1000원을 배당해 배당금 총액 1154억원(전년 808억원)을 기록했다.

배당금을 큰 폭으로 확대한 주요 대기업을 살펴보면 ▲현대자동차(1950원→3000원, 53.8%) ▲기아자동차(700원→1000원, 42.9%) ▲동부화재해상보험(1000원→1450원, 45%) ▲SK C&C(1500원→2000원, 33.3%) 등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주당 600원을 배당한 포스코와 4000원을 배당한 LG화학, 1000원을 배당한 LG, 2500원을 배당한 SK는 올해 같은 금액을 배당하기로 했다. 전년도 배당을 하지 않았던 SK하이닉스는 올해 주당 300원 배당으로 배당금 총액 2184억원을 기록했으며, 역시 배당을 하지 않았던 LG디스플레이도 올해 500원을 배당, 총 1789억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배당 공시 기업
86개→145개

100%가 넘는 배당금 총액 증가율을 나타낸 기업은 엔씨소프트(472.4%)와 메리츠종금증권(108.7%), 아이마켓코리아(100%), 호텔신라(132.5%), 삼성생명(109.5%) 등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동서가 전년보다 9.1% 증가한 596억원을, GS홈쇼핑이 119.3% 증가한 480억원을, 파라다이스가 56.6% 증가한 428억원을 배당했다.

주요 금융지주사들과 시중은행들도 '배당 잔치'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던 우리은행은 올해 은행권 내 가장 큰 규모인 5000억원의 배당을 계획 중이다. 올해 3월 초 열리는 이사회에서 최종 배당액을 확정할 계획이다. 주당 배당금은 700~750원 사이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지주는 전년도 650원에서 46.2% 증가한 950원의 배당을 실시키로 결정했다.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 총액)은 21.6%로 전년(16.2%)에 비해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주당 500원을 배당했던 KB금융지주는 올해 780원씩 배당하기로 했다. 배당성향은 15.1%에서 21.5%로 증가했다. 꾸준히 배당성향을 늘려오던 하나금융지주와 IBK기업은행도 적극적으로 배당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배당을 늘리면서 100억 이상 '배당 부자'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재벌닷컴과 금융투자업계 분석 결과 2014년 배당금을 100억원 이상 받게 되는 대기업 주주는 16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배당 규모를 발표하지 않은 기업을 포함하면 배당부자는 최소 2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기업 호실적 소식 잇달아
경영진 임금도 속속 올려

2014년 가장 많은 배당금을 받는 기업인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으로, 지난 2013년 1079억원에서 2014년 1758억원으로 63% 증가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지난 2013년 495억원에서 2014년 649억원으로 31% 늘었다. 2014년 120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79.5% 늘어난 216억원의 배당금을 받게 됐다.

이밖에 ▲최태원 SK그룹 회장(2013년 배당금 286억원→2014년 배당금 330억원 증감률 15.4%)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155억원→217억원, 39.9%)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155억원→205억원, 32.2%) ▲정몽진 KCC그룹 회장(131억원→168억원, 28.6%)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94억원→144억원, 53.3%) ▲김상헌 동서 고문(126억원→135억원, 7.2%)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110억원→120억원, 9.3%) ▲이재현 CJ그룹 회장(118억원→119억원, 0.3%)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91억원→109억원, 19.6%) ▲최태원 회장의 동생인 기원씨(79억원→105억원, 33.3%) ▲구광모 LG 상무(86억원→105억원, 22.6%) 등이 100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받게 됐다. 구본무 LG그룹 회장(192억원)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137억원)은 배당 액수가 전년과 동일했다.

기업의 근간이 되는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졌다. 매출 1조원 이상 대기업 등기임원들은 직원들보다 13배 많은 연봉을 타갔다.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는 2013년 기준 국내 1500대 기업 등기임원 보수의 적정성을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매출 1조원이 넘는 대기업 등기임원의 1인 평균 보수는 8억2276만원으로 1인 당 평균 6121만원을 받은 직원들보다 7억6155만원이 높았다. 매출 1000억원 미만 중소기업에서 등기임원과 직원의 보수 격차는 4.8배에 불과했다.


1500대 기업 중 등기임원과 직원 보수가 5배 미만인 기업이 795개사로 절반을 넘었으며 15배 이상 차이가 나는 기업은 109개사에 불과했다. 매출 1조원 이상 대기업 때문에 연봉이 크게 차이가 난다는 얘기다.

등기임원과 직원의 평균 보수 격차가 가장 큰 기업은 SK이노베이션으로 70.4배에 달했다. 그 다름은 오리온(68.7배), 삼성전자(65.9배), 현대백화점(53.5배), SK(55.7배), 메리츠화재(55.5배), 코데즈컴바인(49.6배), 이마트(54.9배), SK C&C(47.2배), 에이블씨엔씨(45.5배)순이다.

불황 비웃는 기업
4분기 깜짝 실적

금액 순으로 등기임원 1인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기업은 삼성전자로 65억8900만원이다. 2위는 50억2150만원이 지급된 SK, 3위는 47억2988만원이 지급된 SK이노베이션이 차지했다. 그 뒤를 현대백화점(33억7433만원), SK C&C(31억8033만원), 메리츠화재(27억9555만원), 삼성물산(25억3566만원), 삼성중공업(24억900만원), 오리온(23억9100만원), SKC(23억8133만원)가 이었다.

CXO연구소는 "대체로 국내 상장기업에서는 15배가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분석결과를 얻었다"며 "등기임원이 직원보다 15배 이상 받아가면 '과하다'고 볼 수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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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 게이트’ 김건희·대기업<br> 연결고리 추적

‘집사 게이트’ 김건희·대기업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김건희 특검팀이 고삐를 당기기 시작한 수사는 ‘집사 게이트’다.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김예성씨가 연관된 부실기업에 다수의 대기업이 투자한 게 핵심이다. 일부 증권사는 기업가치까지 과대 해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검팀은 해당 기업에 투자한 대기업 오너들을 전부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집사 게이트’ 의혹의 중심에 선 업체는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이하 IMS)다. 이 기업은 렌터카 업체로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었다. 수백억원대 빚더미에 앉았지만 복수의 대기업으로부터 ‘수상한 투자’를 받았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IMS 설립에 관여한 김예성씨가 김건희씨의 최측근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보고 있다. 투자 강행 로비용으로? 특검팀은 지금까지 신한은행과 경남스틸, JB우리캐피탈, 유니크, 중동파이낸스 등 투자사 관계자를 불러 조사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17일 윤창호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과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을 조사했고, 21일에는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를 불러 조사한 바 있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만이 조사를 받지 않은 상태다. 오정희 특검보는 지난 22일 “조현상 부회장이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며 “신속히 귀국해 출석 일자를 밝히고 조사에 응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번 2차 조사 기업은 김건희씨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가 설립에 참여하고 지분을 보유한 IMS에 2023년 6월 무렵 5000만~10억원을 투자한 곳들이다. 1차 조사 대상이었던 한국증권금융, HS효성, 카카오모빌리티, 키움증권으로부터도 10억~50억원씩 총 184억원 투자가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이 투자는 사모펀드 운용사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가 조성한 오아시스제3호제이디신기술투자(오아시스3호펀드)를 통해 투자됐다. 오아시스3호펀드는 선순위 130억원과 후순위 70억원 투자 구조로 결성됐다. 184억원 중 약 46억원은 기존 주식을 매입하는 ‘구주 매입’ 방식으로 집행됐다. 이 자금이 김건희씨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의 차명 재산으로 의심되는 이노베스트코리아로 흘러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노베스트코리아의 유일한 이사는 김예성씨의 아내인 정모씨다. 누적적자가 수백억원대인 기업에 투자를 진행한 점과 김예성씨가 차명 회사를 통해 46억원 상당의 지분을 매각해 수익을 올리던 시기의 자금 흐름이 수상하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특검팀은 “형사사건 및 오너 리스크 등이 존재했던 대기업과 금융회사들이 당시 자본잠식 상태였던 IMS모빌리티에 이해하기 어려운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배경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 기업들 배임 가능성 실제 IMS는 2023년 1월 기준 자산 556억원에 부채가 1414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였다. 이런 기업에 ▲한국증권금융 50억원 ▲HS효성그룹 계열사 35억원 ▲카카오모빌리티 30억원 ▲신한은행 30억원 ▲키움증권 10억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이 중 한국증권금융의 투자가 의아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증권금융은 금융위원회 관리 아래 증권시장 유동성 보강과 투자자 예탁금 보호 기능을 수행한다. 최대주주는 한국거래소로 우리은행, 하나은행, NH투자증권 등이 지분을 보유 중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때는 증권시장 안정화 기능을 담당했을 정도로 중요한 포지션을 맡고 있다. 역대 사장은 주로 기획재정부와 금융위 출신들이었고 윤 전 사장은 금융위 국장과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역임했다. 현 김정각 사장도 FIU 원장 출신이다. 한국증권금융은 투자 당시 정상적인 내부 심사를 거쳤고,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투자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투자 경위와 투자 근거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IMS, 자본잠식에 부채만 1000억대 한국증권·신한·효성 수 십억 투자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사실상 공기업에 해당하고 준정부기관이라고 봐도 무방한 게 한국증권금융이다. 공기업이 1000억원이 넘는 부채를 가진 기업에 투자하는 경우는 없다”고 지적했다. HS효성의 투자 시기는 지난 2024년 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집단 지정자료 허위 제출로 최고 경영진이 경고 처분을 받기 직전이었다. 당시 공정위는 조 부회장의 16년간 차명 주식 보유기업 계열사 신고 누락을 지적했다. HS효성은 또 2024년 상반기 그룹 인적 분할을 앞두고 국민연금 의결권 확보가 중요한 시점이었다. 특검팀은 HS효성이 김건희씨에게 간접적으로 로비하기 위해 투자했다고 의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3년 3월 ‘택시콜 몰아주기’ 행위로 공정위로부터 257억원의 과징금을 잠정 부과받았다. 같은 해 하반기부터는 가맹사 이중계약을 통한 매출 부풀리기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의 조사까지 받는 상황이었다. 키움증권은 2023년 5월 김 전 회장이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직전에 지분을 대량 매도해 시세차익을 올린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당국의 수사선상에 올랐던 시기다. IMS에 투자한 기업들은 대부분 손실 가능성을 검토했다. 특히 일부 기업은 펀드 손실 시 투자자의 투자원금 손실을 우선적으로 책임지겠다고 계약하기도 했다. ▲한국증권금융 ▲카카오모빌리티 ▲신한은행 ▲키움증권 ▲JB우리캐피탈 등은 선순위 유한책임조합원으로 참여했고, HS효성은 조영탁 IMS 대표, 유니크, 경남스틸 등과 함께 후순위 유한책임조합원이었다. HS효성은 4개 계열사(더클래스효성, 더프리미엄효성, 신성자동차, 효성도요타)를 통해 총 35억원을 투자했다. 통상 후순위 조합원은 조합이나 회사가 청산될 때 가장 마지막에 투자금을 돌려받는다. 먼저 투자한 기업이 투자금을 회수한 후 남은 금액이 있을 때만 돌려받을 수 있어 투자금 회수가 불발될 여지가 있어 리스크가 크다. 기업가치 과대 포장?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실이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받은 투자 현황 보고 자료에 따르면 한국증권금융 등은 최대 4년 이내에 IMS ONE의 IPO(기업공개) 혹은 M&A 실패 시 투자 원금 회수 가능성을 함께 검토했다. 투자 현황 보고서상 투자 원금 회수는 투자 구조와 투자 조건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투자 구조를 보면 오아시스3호펀드 투자 구조상 선순위 조합원에게는 후순위의 우선손실충당권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손실충당제도란 투자조합에서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후순위 조합원이 손실을 먼저 떠안는 것이다. HS효성이 가장 큰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했다는 의미다. 투자 구조 외에 신용보강 조건으로 한국증권금융은 ▲상환전환우선주(RCPS) 상환권 ▲상환 청구권(풋옵션) ▲동반 매각권 등 3가지 권한을 확보해 투자 원금 회수 가능성을 보장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이 위험한 투자는 곧 투자업체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현행법상 배임에 해당한다는 게 법조계의 시선이다. 특검팀도 앞서 청구했던 압수수색영장에 이들 기업에 대한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다만 해당 압수수색영장은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법원에서 기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증권사는 IMS에 대해 수천 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IMS 기업가치를 2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신한투자증권은 PSR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산출, IMS 시가총액을 2177억~2488억원으로 봤다. 하지만 IMS모빌리티는 지난해 매출액 472억원, 당기순손실 28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처리하지 못한 결손금만 1276억원에 달한다. 김예성씨는 정씨의 출국금지가 풀리면 출석 요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특검에 전달했다. 정씨가 베트남으로 들어와 자녀 돌봄 문제를 해결하면 귀국해 조사에 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특검팀은 정씨의 출국금지를 풀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김씨도 아직 구체적인 귀국 일정을 잡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전날 정씨를 상대로 김예성씨 부부가 제주도에 마련한 자택의 보증금 출처를 요구하는 등 김예성씨에게 흘러간 것으로 의심되는 ‘46억원’의 행방과 용처를 확인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금융정보 제공 동의 등에 대해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김예성씨 측은 거래 내역 등의 입증 자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흐름 수사 고삐 특검팀은 지난 4월 베트남으로 출국한 김예성씨가 특검 수사에 대비해 도피했다고 판단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여권 무효화 조처에 나섰다. 이에 압박을 느낀 김예성씨가 태국으로 다시 도주했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김예성씨 측은 비자 문제로 잠시 태국을 방문했을 뿐 베트남 거주지를 옮긴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씨는 특검 조사에서 김예성씨 연락처를 제공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