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벤틀리 미친질주 전말

물티슈 팔아 산 슈퍼카로 폭주

[일요시사 사회팀] 박창민 기자 = 서울 강남구 도산사거리 부근 도로에서 벤틀리컨티넨탈 운전자가 연쇄 추돌 사고를 내고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놀랍게도 운전자는 업계 1위 유아용 물티슈 업체인 몽드드 대표 유정환(37)씨였다.     

 
지난 10일 블랙박스 확인 결과 유씨는 빠르게 차를 몰고 가다 속도를 이기지 못해 4중 추돌을 냈다. 사고당한 차량 한 대가 전복될 정도로 과속한 유씨는 자신의 차량 바퀴가 빠졌음에도 약 500m를 더 내달렸다. 사고 직후 갓길에 주차된 차량을 훔쳐 타고 달아났다. 그는 인근 터널에서 또 다른 고급 외제 차량을 들이받은 후 서울 중부경찰서 경찰관에 체포됐다. 체포 과정에서 그는 옷을 벗는 등 난동을 부린 것으로 전해진다. 
 
여성 폭행도
 
경찰은 유씨가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했지만, 혹시 약물 또는 마약 복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이 체포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사고 당일 풀려난 그는 다음 날 서울 중부경찰서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이어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14일 운전자를 소환해 사고 과정과 범죄 동기 등을 조사했다.
 
유씨는 29세 때 자본금 800만원으로 시작해 현재 연매출 500억 원의 기업으로 몽드드를 성장시켰다. 그는 나이에 비해 탁월한 경영으로 업계 안팎에서 촉망받는 기업인으로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창업을 꿈꾸는 많은 젊은이에겐 롤모델과 같은 경영인으로 꼽힌다. 올해 37세인 유씨는 젊은 나이에 호감형 외모와 적극적인 소비자 소통 마케팅으로 자신과 함께 몽드드 브랜드를 확고히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대표이사로 지금까지 파격적인 제도로 소비자의 신뢰를 쌓았다. 제품의 유통기한을 3년에서 6개월로 줄여 물티슈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무료로 교환하는 서비스를 시행했다. 또 지난해 몽드드가 유해물질 논란에 휩싸였을 때 적극적인 대응과 함께 전액 환불이라는 과감한 결정으로 오히려 소비자들을 감동시켰다. 당시 이런 유씨의 정책을 믿고 소비자들이 먼저 ‘몽드드는 안전하다’며 적극 편을 든 것은 유명한 일화다.
 

몽드드는 2009년 설립 이후 고객 만족 경영을 통해 빠르게 성장했다. 국민 물티슈라는 애칭으로 업계 최초로 전 성분 함량표시를 했으며, 현재 국내 물티슈 제품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시사저널>은 몽드드의 유아용 물티슈 제품에 인체에 유해한 독성물질인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가 들어간 물티슈가 유통되고 있다고 보도되면서 큰 논란이 됐다. 이후 산업통상자원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동으로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는 0.1% 이하로 화장품에 보존제로 사용 가능한 안전한 물질’이라고 밝혀 일단락됐다.
 
잡고 보니 몽드드 대표 ‘도대체 왜?’ 
4중 추돌사고 도주…체포 과정서 난동
 
소비자들은 “그동안 유씨와 몽드드의 이미지를 생각한다면 이번 사건은 믿을 수가 없다”는 반응이다. 소비자들은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물티슈를 만들어온 회사 대표가 차량 난폭 운전을 넘어 절도, 뺑소니, 폭행, 도주 등의 사건을 저지른 운전자가 유씨라는 사실에 충격에 빠졌다. 
 
특히 물티슈 주요 사용자인 엄마들의 분노가 심각하다. 유씨는 자동차 사고 과정 중 여성을 폭행한 사실도밝혀졌다. 벤틀리 차량이 파손되자 아반떼 차량을 훔쳐 달아난 뒤 금호터널에서 BMW 차량을 들이받은데 이어 피해 차량 여성을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아기와 엄마들을 위한 제품을 강조하며 여성 친화적인 마케팅을 펼쳐왔는데,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이 여성 소비자들에게 큰 배신감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또, 최근 자본가들의 ‘갑질’논란이 사회적 이슈인 상황에서 수백억원대의 자산가인 유씨가 사고 당일 경찰서에서 풀려났다는 사실이 누리꾼과 소비자들의 분노를 부채질 했다. 사고 과정이 상당히 심각한 것에 비해 너무 쉽게 풀려났기 때문이다.
온라인상에는 유씨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몽드드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몽드드 유정환 대표, 정말 실망입니다” “아기물티슈로 몽드드 참 믿고 썼는데 대표가 이런 짓을” “몽드드 유정환 벤틀리 사고의 주인공이었다니, 사건의 진실에 대해 밝혀라”등의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엄마들 뿔났다
 
소비자 만족 중심 경영으로 신뢰 받았던 몽드드는 유해물질 논란 속에서도 우뚝 다시 섰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대표인 유씨가 직접 유해물질을 몰고와 회사를 다시 위기로 몰고 있다. 유씨는 이 사실이 알려지자 곧바로 대표직을 사퇴했다. 몽드드를 믿고 사용하던 주부들을 중심으로 불매운동도 벌어질 조짐이다. 유씨는 이번 엽기적인 행동으로 졸부라는 딱지와 법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내 굴러다니는 벤틀리는?
 
유정환 몽드드 대표가 운전한 ‘벤틀리컨티넨탈’은 2억 원이 넘는다. 영국의 자동차 수제작 회사인 벤틀리는 3대 명차로 불린다. 1921년 벤틀리의 첫 모델 ‘3리터’를 제작·판매하며 스포츠카로 입지를 굳혀갔다. 이후 1931년 경제공황 대위기가 겹치며 롤스로이스에 팔리는 수모를 겪는다. 사라지는가 싶었던 벤틀리는 1998년 폭스바겐이 인수, 컨티넨탈 시리즈를 통해 명차 브랜드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 
 
최고급 수제 자동차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국내 최저가 모델은 2억2900만원에 이른다.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에서 벤틀리를 보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상류층에서 수요가 증가했다. 
 
벤틀리는 2006년 국내 시장에 진출해 6년 만에 누적 판매매수 500대를 돌파했다. 2013년 164대를 판매한데 이어 지난해 역대 최대인 총 322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2배 가깝게 팔렸다. 현재 벤틀리 모터스 코리아는 서울과 부산에 각각 1개의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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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 게이트’ 김건희·대기업<br> 연결고리 추적

‘집사 게이트’ 김건희·대기업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김건희 특검팀이 고삐를 당기기 시작한 수사는 ‘집사 게이트’다.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김예성씨가 연관된 부실기업에 다수의 대기업이 투자한 게 핵심이다. 일부 증권사는 기업가치까지 과대 해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검팀은 해당 기업에 투자한 대기업 오너들을 전부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집사 게이트’ 의혹의 중심에 선 업체는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이하 IMS)다. 이 기업은 렌터카 업체로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었다. 수백억원대 빚더미에 앉았지만 복수의 대기업으로부터 ‘수상한 투자’를 받았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IMS 설립에 관여한 김예성씨가 김건희씨의 최측근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보고 있다. 투자 강행 로비용으로? 특검팀은 지금까지 신한은행과 경남스틸, JB우리캐피탈, 유니크, 중동파이낸스 등 투자사 관계자를 불러 조사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17일 윤창호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과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을 조사했고, 21일에는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를 불러 조사한 바 있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만이 조사를 받지 않은 상태다. 오정희 특검보는 지난 22일 “조현상 부회장이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며 “신속히 귀국해 출석 일자를 밝히고 조사에 응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번 2차 조사 기업은 김건희씨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가 설립에 참여하고 지분을 보유한 IMS에 2023년 6월 무렵 5000만~10억원을 투자한 곳들이다. 1차 조사 대상이었던 한국증권금융, HS효성, 카카오모빌리티, 키움증권으로부터도 10억~50억원씩 총 184억원 투자가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이 투자는 사모펀드 운용사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가 조성한 오아시스제3호제이디신기술투자(오아시스3호펀드)를 통해 투자됐다. 오아시스3호펀드는 선순위 130억원과 후순위 70억원 투자 구조로 결성됐다. 184억원 중 약 46억원은 기존 주식을 매입하는 ‘구주 매입’ 방식으로 집행됐다. 이 자금이 김건희씨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의 차명 재산으로 의심되는 이노베스트코리아로 흘러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노베스트코리아의 유일한 이사는 김예성씨의 아내인 정모씨다. 누적적자가 수백억원대인 기업에 투자를 진행한 점과 김예성씨가 차명 회사를 통해 46억원 상당의 지분을 매각해 수익을 올리던 시기의 자금 흐름이 수상하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특검팀은 “형사사건 및 오너 리스크 등이 존재했던 대기업과 금융회사들이 당시 자본잠식 상태였던 IMS모빌리티에 이해하기 어려운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배경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 기업들 배임 가능성 실제 IMS는 2023년 1월 기준 자산 556억원에 부채가 1414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였다. 이런 기업에 ▲한국증권금융 50억원 ▲HS효성그룹 계열사 35억원 ▲카카오모빌리티 30억원 ▲신한은행 30억원 ▲키움증권 10억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이 중 한국증권금융의 투자가 의아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증권금융은 금융위원회 관리 아래 증권시장 유동성 보강과 투자자 예탁금 보호 기능을 수행한다. 최대주주는 한국거래소로 우리은행, 하나은행, NH투자증권 등이 지분을 보유 중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때는 증권시장 안정화 기능을 담당했을 정도로 중요한 포지션을 맡고 있다. 역대 사장은 주로 기획재정부와 금융위 출신들이었고 윤 전 사장은 금융위 국장과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역임했다. 현 김정각 사장도 FIU 원장 출신이다. 한국증권금융은 투자 당시 정상적인 내부 심사를 거쳤고,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투자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투자 경위와 투자 근거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IMS, 자본잠식에 부채만 1000억대 한국증권·신한·효성 수 십억 투자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사실상 공기업에 해당하고 준정부기관이라고 봐도 무방한 게 한국증권금융이다. 공기업이 1000억원이 넘는 부채를 가진 기업에 투자하는 경우는 없다”고 지적했다. HS효성의 투자 시기는 지난 2024년 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집단 지정자료 허위 제출로 최고 경영진이 경고 처분을 받기 직전이었다. 당시 공정위는 조 부회장의 16년간 차명 주식 보유기업 계열사 신고 누락을 지적했다. HS효성은 또 2024년 상반기 그룹 인적 분할을 앞두고 국민연금 의결권 확보가 중요한 시점이었다. 특검팀은 HS효성이 김건희씨에게 간접적으로 로비하기 위해 투자했다고 의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3년 3월 ‘택시콜 몰아주기’ 행위로 공정위로부터 257억원의 과징금을 잠정 부과받았다. 같은 해 하반기부터는 가맹사 이중계약을 통한 매출 부풀리기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의 조사까지 받는 상황이었다. 키움증권은 2023년 5월 김 전 회장이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직전에 지분을 대량 매도해 시세차익을 올린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당국의 수사선상에 올랐던 시기다. IMS에 투자한 기업들은 대부분 손실 가능성을 검토했다. 특히 일부 기업은 펀드 손실 시 투자자의 투자원금 손실을 우선적으로 책임지겠다고 계약하기도 했다. ▲한국증권금융 ▲카카오모빌리티 ▲신한은행 ▲키움증권 ▲JB우리캐피탈 등은 선순위 유한책임조합원으로 참여했고, HS효성은 조영탁 IMS 대표, 유니크, 경남스틸 등과 함께 후순위 유한책임조합원이었다. HS효성은 4개 계열사(더클래스효성, 더프리미엄효성, 신성자동차, 효성도요타)를 통해 총 35억원을 투자했다. 통상 후순위 조합원은 조합이나 회사가 청산될 때 가장 마지막에 투자금을 돌려받는다. 먼저 투자한 기업이 투자금을 회수한 후 남은 금액이 있을 때만 돌려받을 수 있어 투자금 회수가 불발될 여지가 있어 리스크가 크다. 기업가치 과대 포장?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실이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받은 투자 현황 보고 자료에 따르면 한국증권금융 등은 최대 4년 이내에 IMS ONE의 IPO(기업공개) 혹은 M&A 실패 시 투자 원금 회수 가능성을 함께 검토했다. 투자 현황 보고서상 투자 원금 회수는 투자 구조와 투자 조건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투자 구조를 보면 오아시스3호펀드 투자 구조상 선순위 조합원에게는 후순위의 우선손실충당권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손실충당제도란 투자조합에서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후순위 조합원이 손실을 먼저 떠안는 것이다. HS효성이 가장 큰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했다는 의미다. 투자 구조 외에 신용보강 조건으로 한국증권금융은 ▲상환전환우선주(RCPS) 상환권 ▲상환 청구권(풋옵션) ▲동반 매각권 등 3가지 권한을 확보해 투자 원금 회수 가능성을 보장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이 위험한 투자는 곧 투자업체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현행법상 배임에 해당한다는 게 법조계의 시선이다. 특검팀도 앞서 청구했던 압수수색영장에 이들 기업에 대한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다만 해당 압수수색영장은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법원에서 기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증권사는 IMS에 대해 수천 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IMS 기업가치를 2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신한투자증권은 PSR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산출, IMS 시가총액을 2177억~2488억원으로 봤다. 하지만 IMS모빌리티는 지난해 매출액 472억원, 당기순손실 28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처리하지 못한 결손금만 1276억원에 달한다. 김예성씨는 정씨의 출국금지가 풀리면 출석 요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특검에 전달했다. 정씨가 베트남으로 들어와 자녀 돌봄 문제를 해결하면 귀국해 조사에 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특검팀은 정씨의 출국금지를 풀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김씨도 아직 구체적인 귀국 일정을 잡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전날 정씨를 상대로 김예성씨 부부가 제주도에 마련한 자택의 보증금 출처를 요구하는 등 김예성씨에게 흘러간 것으로 의심되는 ‘46억원’의 행방과 용처를 확인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금융정보 제공 동의 등에 대해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김예성씨 측은 거래 내역 등의 입증 자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흐름 수사 고삐 특검팀은 지난 4월 베트남으로 출국한 김예성씨가 특검 수사에 대비해 도피했다고 판단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여권 무효화 조처에 나섰다. 이에 압박을 느낀 김예성씨가 태국으로 다시 도주했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김예성씨 측은 비자 문제로 잠시 태국을 방문했을 뿐 베트남 거주지를 옮긴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씨는 특검 조사에서 김예성씨 연락처를 제공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