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 2014 연말 시상식 누가 탈까?

브라운관 별들의 전쟁…승자는 누구?

[일요시사 경제2팀] 박효선 기자 = 해마다 연말이면 별들의 전쟁이 벌어진다. 시상식에서 한 해를 빛낸 연기자와 예능인들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올해에는 <별에서 온 그대> <왔다! 장보리> 등 많은 배우들이 드라마를 빛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진짜사나이> 등 예능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다. 이달 말 SBS, KBS, MBC 방송3사에서 시상식이 개최된다. 방송 3사에서 벌어질 쟁쟁한 별들의 대상 경합을 예측해보았다. 올해 대상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올해 2014 공중파 드라마에서는 ‘천송이’ ‘악녀 장보리’ ‘괜찮아 OO이야’ 등이 키워드로 떠올랐다. 정통 사극 <정도전>은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많은 배우들이 드라마에서 열연을 펼쳤다. 예능에서는 배우 송일국 아들 ‘삼둥이’와 걸그룹 걸스데이의 ‘혜리’ 애교를 빼놓을 수 없다. ‘귀여움’이라는 무기는 시청자를 무장해제시켰다. 그동안 예능에서 늘 대상 후보 1순위였던 유재석을 위협할 정도다.

SBS 연기대상
전지현 vs 조인성

SBS는 연말 3대 시상식을 확대해 2014년 SBS의 모든 콘텐츠를 한자리에 모아놓은 대형 페스티벌 <SBS 어워드 페스티벌>(SAF)을 기획했다. 기존의 방송 중심 시상식에서 탈피한 ‘SAF’는 SBS 연말 시상식인 <가요대전> <연예대상> <연기대상>을 기반으로 한 신개념 대형 페스티벌이다. 인기 가수들의 미니 콘서트, SBS 인기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주요 출연자들의 무대인사 등 풍부한 볼거리로 시청자와 참가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SBS연기대상은 31일 방영된다. 연기대상 경합에서 배우 전지현, 김수현, 조인성 3파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2월 종영한 <별에서 온 그대>는 독주 그 자체였다.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도 한류 드라마로 뻗어나갔을 정도다.

SBS <별그대> 드라마부문 싹쓸이…예능은 '거기서 거기'


특히 14년 만에 브라운관에 컴백한 전지현은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천연덕스런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코믹연기부터 내면연기까지 자연스레 소화했다. 연기 뿐 아니라 전지현의 헤어스타일, 메이크업까지 화제를 모았다. 도민준 역을 맡은 김수현 역시 안정된 주연배우로 자리 잡았다. 다른 배우들도 주목받았다. <별그대>로 인해 박해진, 유인영이 새롭게 조명됐고, 모델 안재현은 배우로서 기반을 다지게 됐다.
 

그러나 <괜찮아 사랑이야>의 조인성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대상 후보다. 김규태PD, 노희경 작가와 다시 의기투합해 선보인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보여준 조인성의 연기력은 더욱 깊어졌다. 작가부터 정신분열증 환자까지 열연한 그의 연기는 전문가들에게서도 극찬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단면적 연기를 보여준 전지현, 김수현 보다는 조인성의 깊어진 연기를 더욱 높이 평가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시청률을 중시하는 연기대상 프로그램 특성상 과연 누가 대상을 차지할지 알 수 없는 상태다.

SBS 연예대상
유재석 vs 김병만

올해 SBS연예대상에서는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의 방송인 이경규와 배우 성유리가 MC를 맡는다. 드라마와 달리 SBS예능 프로그램은 올해 부진한 성적표를 보여줬다. 새롭게 떠오른 프로그램이 없었던 탓이다. 그만큼 떠오르는 후보도 없다.

<매직아이> <룸메이트> <달콤한 나의 도시> 등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였지만 인지도 확충은 실패했다. 기존 출연진과 구성 등 현상 유지에 무게를 뒀다. 수년간 계속된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의 강세를 이어갔다. 유재석, 지석진, 김종국, 하하, 개리, 이광수, 송지효를 멤버로 한 ‘런닝맨’은 멤버 교체 없이 리얼 버라이어티의 맥을 이어갔다.

김병만을 중심으로 한 <정글의 법칙> 역시 마찬가지다. 바뀐 게 있다면 더 많아진 게스트 멤버다. 100회를 맞이했던 지난7월 솔로몬 제도에는 역다 최다 인원이 합류했다. 지난 11월에는 임창정, 이태임 등이 합류해 코스타리카로 새 모험을 시작했다.

올해 김병만과 함께 한 새 출연진만 총 36명으로 파악됐다. 김병만은 올해 바쁜 한 해를 지냈다. <정글의 법칙> 외에도 <주먹 쥐고 주방장> <에코빌리지-즐거운가>도 이끌었다.


따라서 올해도 SBS연예대상에서는 유재석, 김병만 2파전이 예상된다. ‘힐링캠프’의 이경규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매년 거론돼온 기존 후보들과 다를 게 없는 모습이다.

KBS 연기대상
조재현 vs 유동근

SBS드라마가 톱스타를 내세운 ‘이름값’으로 승부를 보았다면 KBS드라마는 ‘질’로 승부를 걸었다. 특히 사극 드라마의 높은 작품성이 돋보였다. 단연 돋보였던 작품은 역사적 사실에 입각한 정통사극 <정도전>이다. 정도전은 이성계와 함께 조선 건국의 대업을 달성한 정도전의 삶과 사상을 다룬 드라마다. ‘정도전’은 시청자들에게 진정한 리더에 대한 메시지를 던졌다. 여기에 더해 명배우들의 완벽한 연기는 드라마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배우 조재현은 주인공인 ‘정도전’ 역할로 그 시대 리더상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현실 정치에 대한 통찰력 깊은 대사를 입체감 있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태조 이성계 역을 맡았던 유동근도 명품연기로 드라마 몰입도를 끌어 올렸다. 유동근이 열연한 이성계는 인간적인 면모가 돋보였던 역할이었다. 그만큼 입체적인 연기력이 필요한 역할이기도 했다. 유동근은 이성계의 인간적 고뇌와 갈등을 깊이 있게 표현했다.

동지를 잃은 이성계의 비통함을 표현한 유동근은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조재현과, 유동근뿐만이 아니다. 박영규, 서인석, 임 호 등 연기파 배우들의 명연기는 드라마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30일 방영되는 ‘연기의 신’으로 불리는 조재현과 유동근. 둘 중 누가 받아도 손색이 없는 쟁쟁한 대상 후보다.

KBS 연예대상
슈퍼맨 vs 1박2일

그동안 예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KBS는 올해 예능강자로 떠올랐다. 특히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는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인 비슷한 포맷의 <아빠 어디가>의 독주를 막아내고 있다. <슈퍼맨>을 통해 아빠와 아이들이 끊임없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와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지난해 추성훈의 딸 추사랑이 주목받은데 이어 올해는 송일국의 세쌍둥이 아들 삼둥이가 사랑받고 있다.
 

송일국네 삼둥이 대한, 민국, 만세를 비롯해 이휘재의 쌍둥이 아들 서언과 서준도 관심을 받고 있다. 중성적이면서도 예쁘장한 외모의 타블로 딸 하루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묘한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아이들의 ‘순수함’과 ‘귀여움’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워 큰 웃음이 아닌 시청자들의 흐뭇한 미소를 이끌어냈다. 올해 연예대상에서 <슈퍼맨>의 네 가족이 나란히 대상을 수상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슈퍼맨> 가족이 대상을 받게 된다면 최연소 KBS 연예대상이 탄생하게 된다.

KBS 명배우들 각축전…<슈퍼맨> 삼둥이 올킬?

<1박2일> 역시 만만치 않은 대상후보다. 그동안 <1박2일>은 수장인 MC 강호동에 지나치게 의지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시각은 시청자들에게 피로도를 안겨주기도 했다. 올해 <1박2일> 시즌3에서는 강호동 없는 팀을 꾸렸다. 강력한 리더는 없지만 김주혁, 차태현, 데프콘, 김준호, 정준영, 김종민 등 팀원이 자연스레 프로그램에 녹아들어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강호동 없이 가능하겠냐는 우려를 깨고 새로운 웃음을 안겨줬다. 이들의 어우러진 활약은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모습으로 평가되고 있다. 


팀이 아닌 개인으로 따지면 유재석이 단연 강력한 후보다. <해피투게더> MC로 활약하고 있는 유재석은 9년 동안 목요일 밤을 책임졌다. 시청률은 동시간대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늘 대상 후보 1순위로 꼽혔다.

그야말로 올해 KBS 연예대상은 대상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슈퍼맨>이 대상을 수상할지. 9년 연속 대상 1순위로 떠오른 MC 유재석이 대상 영예를 안을지. 2014 KBS 연예대상 대상 수상자는 누가 될지 궁금증을 모으고 있다.

MBC 연기대상
이유리 vs 송윤아


MBC는 이번 연말 시상식에서 파격행보를 보이고 있다. 연기대상과 연예대상을 시청자 문자투표를 통해 수상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29일 방송연예대상, 30일 연기대상 모두 생방송과 동시에 시작되는 시청자 문자투표를 통해 대상을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대상을 뽑는 권한을 시청자의 손에 넘긴 셈이다. ‘나눠먹기’ 비판을 들었던 공동수상도 사라진다.

올해 MBC연기대상에서는 이유리, 송윤아, 장나라, 오연서, 신하균 등 배우들의 막강한 접전이 예상된다. 그 중에서도 강력한 대상 후보로 이유리와 송윤아가 거론되고 있다.
 

특히 이유리는 <왔다! 장보리>에서 독한 악역으로 주목받았다. 시청률도 30%대를 자랑했다. 이유리가 맡은 연민정은 악녀의 새 역사를 썼다. 온갖 패러디가 쏟아져 나왔을 정도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끝을 향해 달려가면서도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연민정의 발악은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유리는 마치 신 들린 듯한 표정 연기로 보는 이의 얼을 빼놓았다. 연민정의 악녀 연기는 단연 돋보였다. 악녀의 표정과 감정을 단순하게 해석하지 않았다. 대본에 나와 있는 비아냥, 비웃는, 하찮은, 협박 등 다양한 감정을 여러 방향으로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협박이라면 단순한 협박이 아니라 1번 협박, 2번 협박, 3번 협박 등 다각도로 해석해 연기로 소화했다. 이러한 고민을 통해 이유리는 자신의 출세를 위해 친딸까지 버리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전대미문의 악녀 연민정을 탄생시켰다. 역할 때문에 욕을 먹기도 했지만 그간의 노력이 알려지면서 이유리는 배우로서 찬사를 받기도 했다. 시청률과 ‘연민정’ 캐릭터 신드롬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이유리. 이번 SBS연기대상의 강력한 후보다.

MBC 시청자 투표 변수…예능 부문은 고만고만


주말드라마 <마마>에서 열연한 송윤아의 묵직한 연기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송윤아는 <마마>를 통해 6년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했다. 항간의 떠도는 루머와 그동안 외부 노출이 없었던 탓인지 시청자는 그의 등장을 반기지 않았다. 배우로서 우려나 의심의 반응도 있었다. 그러나 송윤아는 <마마>에서 공백기가 무색할 정도로 미혼모 한승희 역을 깊이 있게 소화해냈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한승희를 연기하면서 송윤아는 드라마를 상승세로 이끌었다. 아픔을 속으로 감내하는 모성 강한 여성으로서 깊어지는 감정신을 자연스레 선보였다. 결코 단순하지 않은 현실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를 묵직하게 소화해낸 송윤아는 연기자 인생 2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다만 이번 MBC연기대상에서는 시청자 투표 반영 비율이 100%인만큼 송윤아가 대상을 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문자투표를 통해 단 한 명의 대상 수상자가 선정되는 만큼 올해 MBC연기대상은 누가 차지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MBC 연예대상
유재석 유력

예능의 강자였던 MBC는 올해 위기를 맞이했다. 연예대상 강력한 대상후보 없이 갈피를 잡지 못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대상 수상으로 영예를 안았던 <아빠? 어디가!>도 <슈퍼맨>에 밀리면서 일요 예능의 최하위로 추락했다.

<헬로 이방인> <띠동갑 과외하기> 등의 신규 예능도 등장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진짜 사나이>도 여군특집 때 반짝 관심을 받았던 것을 제외하면 부진을 겪고 있다. 그나마 <라디오 스타>가 현상유지를 하고 있다. 부진했던 <우리 결혼했어요>는 이번 시즌4에서 커플들을 물갈이해 새로운 에피소드로 시청자의 관심을 다시 받고 있다.
 

MBC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올 한 해 두 명의 멤버가 하차했다. 길과 노홍철이 음주운전으로 하차하면서 <무한도전>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겼다. 결국 5인 체제로 전환해 변함없는 인기를 유지하고 있지만 노홍철의 하차는 프로그램 자체를 흔들었다.

따라서 현재 MBC에서는 특별한 ‘대상 감’이 떠오르지 않는 상황. 유재석이 거론되고 있지만 너무 뻔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유재석이 대상 영예를 안는다 해도 올해 MBC의 예능부문은 쓸쓸한 한 해로 평가될 전망이다.

 

<dklo21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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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