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로 코너 몰린 김태영 국방부장관

41년 군인인생 천안함과 함께 침몰?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 사고에 대한 안타까움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국민들은 해군의 미흡한 초동대응과 사고과정을 숨기기에만 급급한 태도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리고 화살은 김태영 국방부장관에 쏠리고 있다. 국방부 수장으로서 위기관리능력 부족이 여실히 드러난 데다 사고원인 등에 대해 오락가락한 답변을 해 신뢰감을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김 장관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천안함 침몰사고 해결 지지부진…김장관에 따가운 눈길
승승장구했던 군인 인생에 커다란 오점 남길 위기 처해

김태영 국방부장관이 취임 6개월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국방부장관에 내정됐을 당시만 하더라도 “될 만한 사람이 됐다”는 분위기 속에서 환영을 받았던 김 장관. 하지만 천안함 침몰은 김 장관의 군인인생까지 침몰시키고 있다. 일각에선 김 장관의 퇴진이 기정사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번 사고가 김 장관에게 던진 타격은 크다.

군인 생활 내내 엘리트코스를 밟아 오며 인정받았던 김 장관이기에 이번 사건은 더욱 뼈아프다. 김 장관이 국방부장관으로 내정된 것은 지난해 9월이다. 당시 이상희 전 국방부장관이 퇴진하면서 차기 장관자리에 낙점된 것이 김 장관이었다. 육사 29기의 선두주자인 김 장관은 여러 모로 국방부장관 자리에 모자람이 없는 인물로 꼽혀왔다. 먼저 야전과 정책부서를 모두 거쳐 군사 현안에 대해 정통하다는 것이 김 장관의 가장 두드러진 장점이었다.

야전과 정책부서 거친 ‘엘리트’
일찌감치 차기 장관으로 낙점

1984년 15사단 26포병 대대장을 시작으로 야전지휘관, 육군사관학교 교수, 국방부 정책기획국장 등을 거친 김 장관은 야전 지휘관과 정책 부서를 경험한 ‘전략·정책통’이다. 김 장관의 또 다른 강점은 개방적 리더십이다. 김 장관은 평소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부하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아 ‘덕장’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독단적인 의사결정보다는 부하들의 의견을 수렴한 합리적 의사결정을 중시하는 성품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부하들과의 스킨십도 중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말해주는 일화도 있다. 2002년 태풍 ‘루사’로 강원도지역에 큰 피해가 있었을 때 김 장관은 2주 동안 공관에 들어가지 않고 장병들과 함께 숙식을 한 것으로 알려져 소탈함과 함께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1군 사령관 시절에는 2000쪽이 넘는 작전계획 서류를 퇴근길에 들고 집에 들어가 검토해 부인의 눈총을 받았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합참의장을 맡을 당시에는 많은 업무량에도 불구하고 생일을 맞은 부하들에게 책을 선물해주고 같은 사무실 사병이 전역하면 회식자리를 마련하는 등 따뜻한 인간미도 두드러졌다. 또 한 가지 장점은 통역 없이도 국제회의에 참여할 정도의 영어실력을 갖췄다는 것. 육사 재학 당시 독일에서 3년간 유학한 경력이 있는 김 장관은 영어 뿐만 아니라 독일어 실력도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기관리에도 철저하다.

김 장관은 매일 5km 이상을 뛰는 ‘마라톤맨’으로 알려져 ‘뭔가 다르다’는 인상을 강하게 풍겼다. 또 합참의장으로 재직하면서 한ㆍ미 군사관계 업그레이드를 지속적으로 추진한 점으로 인해 한미동맹 발전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이처럼 김 장관의 성품과 평소 생활태도, 업무 추진 스타일 등은 국방과 군 조직문화 발전, 군의 선진화에 큰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을 높였다.

이렇다보니 김 장관의 인사청문회는 다른 후보자들과는 달리 별다른 공방 없이 조용히 지나갔다. 재산문제 등 개인적인 의혹이 불거지지 않았던 김 장관의 청문회에서는 다른 후보들의 청문회와는 달리 국방관련 정책 문제가 주요 현안이었다. 임진강 댐 방류사고에 대한 추궁, 국방예산 문제 및 기무사 민간인 사찰 논란, 군 복무기간 문제 등이 주요 이슈로 부각돼 비교적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청문회가 끝이 났다.

하지만 이런 김 장관에게도 약점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대북문제. 김 장관은 지난 2008년 3월 합참의장 내정 당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발언을 해 남북관계 악화의 빌미를 제공한 바 있다. 당시 청문회에서 김학송 한나라당 의원에게 “북한이 소형 핵무기를 개발해 남한을 공격할 경우 어떻게 대처하겠느냐”는 질문을 받은 김 장관은 “정밀 타격하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장관은 “제일 중요한 것은 핵을 가지고 있을 만한 장소를 확인해서 타격하는 것이고 그 다음에는 미사일 방어 대책을 강구해서 핵이 우리 지역에서 작동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고 말했고 그의 발언에 대해 북한은 “김태영 의장이 사과하지 않으면 모든 남북 대화를 중단하겠다”고 반응해 남북관계에 찬물을 끼얹은 바 있다.

또 하나 걱정스런 부분은 김 장관으로 인해 ‘국방 문민화’가 후퇴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김 장관은 합참의장 이임식과 전역식이 열리고 한 시간 뒤 국방장관 취임식을 가졌다. 이 같은 ‘번개 취임’은 어렵게 진행됐던 국방 문민화를 무너뜨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에서는 현역 군인은 전역 10년이 지나야 국방장관에 임명될 수 있다는 점을 국가안전보장법에서 명시하고 있다. 영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국방 문민화는 자리 잡고 있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전역 1시간 만에 국방부장관에 임명된 김 장관의 사례는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계기가 됐다.

‘일류 국방경영’ 다짐
전 장관과 차별화

이처럼 기대와 우려 속에서 국방부 수장이 된 김 장관은 ‘일류 국방경영’을 모토로 내걸고 이상희 전 장관의 색깔을 빼는데 주력했다. 김 장관은 취임사에서 “일류 국방경영을 위해 국방부의 조직 및 업무수행체계 효율화, 저탄소 녹색성장에 기여하는 국방정책, 방위산업의 신성장동력화 등을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의욕적으로 장관직을 시작한 김 장관. 하지만 지난 3월 뜻하지 않은 파문에 휩싸였다. 흑인 비하 발언을 해 비난의 대상이 됐던 것이다. 이 발언은 지난 3월20일 김 장관이 제주도 서귀포호텔에서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강정마을 주민들과 간담회를 하면서 나왔다. 시 김 장관은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들어서야 제주도가 관광 명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아프리카 밀림에 가면 자연이 있다. 그게 관광 명소인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거기는 그냥 무식한 흑인들만 뛰어 다니는 그런 곳일 뿐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발언에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는 성명에서 “일국의 장관이 아프리카의 사람들을 ‘무식하게 뛰어다니는 흑인’이라는 표현으로 인종차별적 발언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했다는 것 자체도 심각하지만, 마치 제주의 대표 경관인 강정이 천연의 아름다움만으로는 아프리카의 그런 모습과 다르지 않다는 뉘앙스”라고 비판했다.
 
범대위는 이어 “이는 제주의 대표 경관지이자 천혜의 생태계 지역인 강정마을과 주민들을 사실상 비하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며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이에 대해 분명한 해명과 더불어 도민 앞에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김 장관이 발언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방부 수장으로서 위기관리능력 부족 드러나 신뢰감 하락
지휘부 라인 문책 불가피해 김 장관 향후 거취에 이목 집중 


유은혜 민주당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일국의 국무위원으로서 ‘무식한 흑인’ 운운하는 인종차별적 발언은 크나큰 외교적 결례이며, 이명박 정부가 주창하는 아프리카 등 해외자원외교 측면에서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발언임에 틀림없다”며 흑인 비하 발언을 질타했다. 이어 유 대변인은 “인종차별적 발언을 서슴지 않고, 이로 인한 외교적 결례와 국익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발언을 한 김 장관은 더 이상 국무위원으로서 자격이 없다”며 “김 국방장관은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지 말고, 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데 대한 법적·정치적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김 장관은 “부적절한 표현이었다”며 사과했다. 김 장관은 국방부 원태재 대변인을 통해 “제주가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하는 과정에서 돌발적인 발언이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장관은 이어 “‘국무위원으로 좀 더 신중하게 발언했어야 했는데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고 원 대변인은 전했다.

이 같은 파문이 가라앉기도 전 김 장관의 두 번째 위기는 천안함 침몰로 찾아왔다.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도 김 장관은 국민들에 실망을 안겨줬다. 사고 원인조차 뚜렷이 밝히지 못한데다 초동대응과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도 번번이 어설픈 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 장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발언이 이어졌다.

김 장관은 지난달 29일 국회국방위가 연 전체회의에서 “초동조치는 비교적 완벽하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민주당 서종표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이 해군 초동대응을 잘했다고 말했는데 동의하느냐”고 질문하자 이 같은 답을 내 놓은 것. 이에 대해 의원들과 국민, 유가족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사고원인에 대해서도 오락가락하는 답변을 해 신뢰를 떨어뜨렸다.

장관생활 두 번째 위기
돌파구 찾을지 주목


김 장관은 지난달 2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북한이 어떤 짓을 해 놓고 그것을 감추기 위해서 (침묵)할 수도 있고, 또 오해를 안 받기 위한 행위이거나 도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며 북한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김 장관은 같은 날 열린 국방위에서 “합참의장을 하고 있던 2008년도에 (기뢰)이야기가 있어서 다 수거했다. 기뢰 가능성은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낮은 수심에서 여러 압력으로 인해 진흙이나 펄에 묻혀 있던 기뢰가 떠올랐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조사해야 한다”는 일부 의원의 지적에 “북한 기뢰가 흘러들어와 우리 지역에 있었을 수 있다”고 대답해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김 장관의 모습은 군 전체에 대한 불신감으로 번지고 있다. 또 군과 정부의 위기대응능력에 대해 회의적인 여론이 커진 것에 대해 책임 문제를 피하기 어려울 거란 의견도 많다. 특히 김 장관은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안이 사안인 만큼 군의 지휘 라인에 대한 문책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해 향후 김 장관이 짊어져야 할 책임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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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