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격 ‘갱스터’ 출신 영어강사 덜미

미국에선 ‘살인자’ 한국에선 ‘선생님’


무자격 원어민 영어강사들이 학원가를 누비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한인 폭력조직원으로 살인까지 저지른 한국계 미국인이 한국에서 영어강사로 일해 온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인터폴에 쫓기고 있던 범죄자가 무려 3년 동안 강단에 서온 것이다.

심지어 마약유통과 복용까지 일삼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행정당국과 어학원 등의 허술한 심사체계가 살인범을 영어강사로 만든 것이다. 이런 허점을 노리고 학원가에 입성한 무자격 강사들로 인해 학부모들의 고민은 날로 커지고 있다.


미국 한인 폭력조직에 몸담던 조직원 한국 어학원에서 강사생활
살인혐의로 인터폴 수배 중에도 서류조작으로 손쉽게 취직 성공


2006년 한국에 온 재미교포 R모(26)씨는 영어강사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경기도 수원의 한 어학원에 갔다. 유창한 영어실력에 한국말까지 구사하는 R씨에게 어학원 측은 단번에 호감을 느꼈다. 서류상으로도 별다른 하자가 없었다. 캘리포니아의 한 주립대를 졸업한 재원으로 강사 자격으로 충분했다.

경력이나 범죄증명서 등을 받는 과정도 생략했다. 미국에서 온 젊은 교포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다. 이에 어학원은 R씨를 채용했고 그날로 R씨는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영어강사가 됐다. 그 후 3년 동안이나 영어강사로 일했지만 누구도 그의 과거를 의심하지 않았다.

살인자가  강사?
서류 위조로 OK

한국계 미국인인 이모(26)씨도 한국으로 건너와 영어강사를 했다. 2004년 입국한 이씨는 지난해 서울 강남의 한 어학원에서 6개월간 영어강사로 일했다. 이씨 역시 서류상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미국 출신에 나이까지 어린 강사를 마다할 리 없었던 어학원은 의심 없이 이씨를 강사로 채용했다. 하지만 이들에겐 무서운 과거가 있었다. 더구나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는 강사로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갱스터’였다는 것.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범죄자였다. 심지어 영어강사로 활동할 당시에도 마약유통과 복용을 서슴지 않기도 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외사과는 지난달 23일 R씨와 이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 중 R씨는 법원 심사를 거쳐 미국에 넘길 계획이다. 경찰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인 갱단에 몸담았던 R씨는 한국에 오기 전인 2006년 7월 14일 코리아타운의 한 카페에서 B씨 일행과 싸움을 벌였다.

R씨와 같은 조직에 있는 10여명의 갱스터도 함께였다. 그러다 R씨는 가지고 있던 흉기로 B씨를 찔렀고 B씨는 결국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순식간에 살인자가 된 R씨의 선택은 한국행이었다. 범행 3일 뒤 R씨는 한국으로 도주했다. 로스앤젤레스 경찰은 이듬해 살인에 가담한 다른 두 명을 붙잡아 추궁한 끝에 R씨의 신원을 알아냈고, 미국 사법당국은 R씨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리고 한국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

그러는 동안 R씨는 한국에서 당당히 영어강사로 채용됐다. 대학졸업증과 허위 이력서 한통이면 거절할 어학원은 없었다. 이름까지 바꾸면서 수사기관의 눈을 교묘하게 피하기도 했다. 이중 국적자였기 때문에 법원 개명신청으로 이름을 바꾸는 것이 쉬웠던 것이다. 그러나 과거의 습관은 버릴 수 없었다. 도피 중에도 상습적으로 대마초를 흡연했던 것.

낮에는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어엿한 강사였지만 밤이면 클럽 등지를 떠돌며 마약을 복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 역시 LA 갱단에서 활동한 조직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살인미수, 신용카드 위변조 등의 혐의로 미국에서 강제 추방당했다. 이런 과정으로 한국에 건너 온 이씨는 R씨와 마찬가지로 학력 위조 등을 통해 어학원에 취업했다.

허술한 관리체계
날라리 강사 양산

이씨의 돈벌이는 한 가지가 더 있었다. 마약 장사가 부업이었다. 이씨는 미국 현지 갱 조직과 연계해 필로폰 64g(시가 1920만원 상당), 대마초 34.5g(시가 345만원 상당), 엑스터시 등을 밀반입했다. 이씨는 반입이 적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마약을 비닐봉지 속에 넣은 뒤 항문에 숨겨 입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마약은 국내 체류 외국인과 재미교포 출신 영어강사에게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R씨가 인터넷 학위 사이트를 통해 위조된 학위를 외국으로부터 송달받았다고 진술해 피의자가 접속한 사이트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국내로 마약류를 밀반입해 공급하는 재미교포, 유학생 등에 대한 수사를 강화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 관계자는 “최근 영어교육 붐이라는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해 강남 등 수도권 일대 어학원에서 원어민 영어강사를 무분별하게 채용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학생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커 행정당국 및 어학원에서는 영어강사를 채용할 때 학위나 경력 등에 대한 심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당국과 학원의 허술한 검증체제, 위조 자격증으로 판치는 가짜 강사
성범죄, 마약 등 강력범죄 전과자 가릴 방법 없어 위험 노출된 학생들


이처럼 부적합한 과거를 숨기고 강사로 취업이 가능한 이유 중 하나는 허술한 관리체계에 있다. 어학원의 경우 영어실력이 뛰어나면 부수적인 자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드물어 어렵지 않게 강사가 될 수 있다. 특히 재미교포의 경우 취업은 더욱 수월해 진다. 한 어학원 관계자는 “현재 출입국 관리법에서는 교포 강사를 채용할 때 범죄경력 증명서를 받으라는 조항이 없어 교포들의 취업이 쉬운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또 하나는 취업 시 필요한 서류들을 위조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데 있다. 해외 웹사이트 등에서 가짜 대학졸업증과 이력서 등의 자료를 사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300달러 정도면 신청 후 2주 안에 각종 서류들을 받아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외국인이나 교포가 자신의 이력을 속이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국내 어학원 정도는 쉽게 뚫을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공교육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초·중·고교에서 선발하는 원어민교사들 가운데도 교사자격에 미치지 못하는 외국인들이 적지 않다. 서울시교육청이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내 초·중·고교에 배치된 원어민 영어강사 중 절반이 교사자격증도 없고 영어를 가르칠 수 있는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범죄 전과 외국인
버젓이 강단에서 수업

교사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은 16.2%에 불과했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칠 수 있는 자격인 테솔(TESOL) 테플(TEFL) 이수자는 38.9%뿐인 것으로 드러났다. 학사학위를 소지한 외국인이라면 일정한 자격 유무에 상관없이 원어민 교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무자격 외국인 강사들의 범죄도 끊이지 않고 있다. 과거 자신들의 나라에서 저질렀던 범죄를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저지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마약, 성범죄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유치원과 학교 등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외국인 강사들이 마약혐의로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 가운데는 대학교 정규 강사와 재연배우 등도 포함됐다. 이들 중 미국인 S(46)씨는 1999년 한국에 입국하여 교회부설 학교에서 영어강사로 일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결과 S씨는 중졸 학력이 전부인데다 마약 중독 증세까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강사는 마약을 투약한 채 환각상태에서 강의를 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들은 국제특송화물을 이용,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코카인과 대마쿠키를 밀수입하거나 작년 이란인 마약공급책 L(42)씨를 통해 해시시를 구입, 흡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런가하면 지난해 6월에는 대구 경북 지역에서 강사로 활동하던 8명의 외국인이 대마초혐의로 덜미를 잡혔다. 캐나다에서 온 J씨 등은 대학과 외국어학원 등지에서 강사로 일하면서 대마초를 흡입했다.

이들은 인터넷과 휴대전화 등으로 연락해 대구시내 클럽과 레스토랑 등에서 만난 뒤 대마초를 돌아가면서 흡연하고 단속에 걸리지 않기 위해 물과 음료수를 많이 마시는 방법으로 약성분을 희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약에 취한 상태로 강의를 한 정신 나간 외국인 강사들도 덜미를 잡혔다. 캐나다와 미국, 뉴질랜드 등의 국적을 가지고 서울지역 초등학교와 유명 어학원에서 일해 온 이들 강사는 이태원 클럽 등지에서 새벽까지 마약을 흡입한 뒤 환각상태로 출근해 영어 수업을 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다.

성범죄 전과가 있는 외국인들도 버젓이 강단에 서고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007년에는 수년간 동남아일대에서 아동을 성추행하고 성추행장면을 인터넷에 유포해 인터폴이 전 세계에 공개수배한 성추행범이 한국에서 영어교사로 일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줬다. 캐나다 국적의 크리스토퍼 폴 닐이 그 장본인. 동남아시아 일대를 돌며 영어강사로 일한 폴 닐은 2002~2004년 사이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지에서 아동을 대상으로 성추행을 저질렀다. 하지만 폴 닐은 아무런 제약 없이 한국으로 들어와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 후에도 태국 등을 떠돌며 강사를 하던 폴 닐은 인터폴의 수사로 결국 덜미를 잡혔다. 다행히 국내에서는 아동성추행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지만 인터폴의 수사가 아니었다면 언제라도 성범죄가 벌어질 수 있었다는 걸 보여준 아찔한 사건이었다. 한 교육 전문가는 “외국인들이 쉽게 강사가 될 수 있는 지금의 시스템에 백인이라면 별다른 확인 없이 전폭적 신뢰를 보내며 아이를 맡기는 세태가 사라지지 않는 한 무자격 영어강사와 그들이 벌이는 범죄는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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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