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화려하고 기품 넘치는 역을 주로 연기했던 ‘명품 품절녀’ 한채영이 발랄하고 소탈한 ‘보통 여자’로 돌아왔다. 한채영은 지난 6일 첫 방송을 시작한 MBC 주말드라마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이하 신불사)>의 여주인공 진보배 역을 맡아 작년 드라마 <꽃보다 남자> 이후 1년 만에 컴백했다.
씩씩한 르포기자 진보배 역…“원래 성격과 비슷”
송일국과 키스신?…“어떻게 찍었는지 모르겠어요”
<신불사>는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자기 가족을 죽인 거물들을 상대로 한판 복수극을 벌이는 현대판 영웅의 이야기이다. 그동안 섹시한 여성미를 주로 보여준 한채영은 위험과 협박에 굴하지 않고 물불 가리지 않는 취재 열정으로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기지만 타고난 성정으로 크게 웃는, 씩씩한 르포라이터 진보배 역을 맡았다.
“대본을 본 후 재미있어서 빨리 출연을 결정했어요. 오랜만에 발랄한 캐릭터를 만나게 돼 기쁘게 생각해요. 일부러 원작도 안 읽고 비슷한 캐릭터를 연구하지도 않았어요.”
오랜만에 발랄한 캐릭터
진보배는 불의 앞에는 당당하지만 따뜻한 심성을 가진 여인으로, 털털하고 씩씩한 캐릭터이다. 실제로 비슷한 성격이란다.
“이런 캔디 같은 역할을 예전에도 여러 번 했는데 어떻게 보면 더 편해요. 원래 성격이랑 맞거든요. 나도 조용한 편은 아니거든요. 4년 정도 정적이고 여성스러운 역할을 했는데, 오랜만에 이런 역을 하다 보니까 처음에는 긴장이 되더라고요. 역할에 따라 성격이 변하나봐요. 처음엔 어려웠는데 다시 잡아가고 있는 중이에요.”
진보배는 베일에 싸인 주인공 강타(송일국)와 그 주변 인물들의 정체를 추적한다. 이 과정에서 좌충우돌 실수도 많이 하고 대담하게 덤비기도 한다.
“기자 역이 처음인데 자기가 원하는 대답을 구할 때까지 끝까지 상대를 찾아가는 연기를 펼치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또 짐도 많더라고요. 카메라 가방에, 노트북까지 배낭에 다 짊어지고 다니려니 너무 힘들었어요. 기자는 참 어려운 직업이더라고요.”(웃음)
‘바비인형’이라는 별명만큼 한채영은 연예계 대표 섹시미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신불사>는 한채영, 한고은, 유인영 등 미녀 배우들이 수영장에서 비키니 장면을 촬영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다른 배우들과 비교될까봐 부담스러운 게 아니라 브라운관에서 내 비키니를 입은 모습을 보여준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있었어요. 한고은과 유인영 두 분 모두 키가 크고 마른 몸매죠. 나와 비교하면 ‘홀쭉이’와 ‘통통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냥 나는 극중 보배스럽게 귀엽게 가려고 했어요. 보배가 섹시해 보이면 안되기 때문에 귀엽게 찍었어요.”
진보배는 후에 강타와 러브라인을 형성하게 된다. 상대 역인 송일국이 완전히 몰입해 있어 연기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수중키스신은 화제가 됐다.
“보통은 촬영 중간에 농담을 많이 하게 되는데 송일국씨는 항상 강타가 돼 있기 때문에 그럴 일이 없어요. 하지만 그게 오히려 연기 몰입에는 도움이 되니까 좋아요. 또 송일국씨가 항상 상대를 배려하며 연기하기 때문에 촬영을 편하게 하고 있어요. 수영을 못하기 때문에 수중 장면 촬영 자체에 정신이 없어서 키스신은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어요.”
송일국의 매너에도 감동 받았다.
“5m 깊이의 수중 촬영인 터에 나뿐만 아니라 송일국씨도 정신이 없었을 텐데, 촬영이 끝난 후 나를 먼저 물 위로 밀어 올려주는 모습에서 ‘덕분에 편안한 촬영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비키니 촬영 ‘부담’
한채영은 2000년 영화 <찍히면 죽는다>와 드라마 <가을동화>로 데뷔했으며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지난해에는 드라마 <꽃보다 남자>와 영화 <걸프렌즈> <굿모닝 프레지던트> 등에서 활약했다.
“그간 촬영하면서 한번도 긴장하거나 떨렸던 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긴장을 많이 하게 되네요. 그런 만큼 열심히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