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의 승부사 기질

‘유통 황제’등극 비결?…무조건 정면 돌파!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그룹 ‘후계자’딱지를 떼고 명실공히 2세 경영인으로 맹활약 중인 신 부회장은 금융위기 등 대외 악재에도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다. 오히려 주눅 들지 않고 치고 나가는 ‘공격력’이 무서울 정도다. 올해 들어 더욱 스피드를 내고 있는 신 부회장.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그의 승부사 기질을 들여다봤다.

바이더웨이, GS마트·백화점 등 잇따라 인수
3년간 10여건 M&A 성공…4조3천억 쏟아부어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의 거침없는 질주가 화제다. 신 부회장은 ‘보수적’ 그룹 이미지에서 벗어나 공격경영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이 결과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꾸준히 몸집을 불리는 등 국내 유통업계의 ‘황제’로 등극했다. 그룹 내부에선 유력한 후계자인 신 부회장이 경영승계를 앞두고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한 셈이다.

‘보수’ 이미지서 벗어나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

신 부회장은 대형 인수·합병(M&A)에서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롯데그룹은 최근 M&A 시장에서 대어급으로 분류된 GS마트(14개점)와 GS백화점(3개점)을 품에 안았다. 인수 금액은 1조3400억원. 그동안 롯데그룹이 인수한 기업 중 최대 규모다.
롯데그룹이 지금까지 인수한 기업 중 최고가는 타임스로 7327억원이었다. 특히 이번 인수는 신세계, 현대백화점, 홈플러스 등 유통 라이벌들을 제쳐 의미가 크다.

롯데백화점은 GS백화점 인수로 전국에 29개의 백화점 점포를 확보해 2위인 현대백화점(11개 점포)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나아가 올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10조원(지난해 9조2000억원)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GS백화점의 지난해 매출은 5750억원이다.
대형마트 부문에선 현재 70개인 롯데마트 점포를 84개로 늘려 1·2위인 이마트(127개 점포)와 홈플러스(115개 점포)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롯데마트는 올해 10개의 점포를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롯데마트 측은 “GS마트 인수로 업계 1, 2위 업체들과 비슷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올해 기존 5조5000억원에 GS마트 매출(지난해 7950억원)까지 더해 총 6조4000억원으로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5롯데그룹은 지난달 편의점 바이더웨이를 274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올 들어 한달여 만에 유통업계에 나온 대형 매물 2건을 모두 가져간 것이다. 롯데그룹은 세븐일레븐 점포(2240개)와 바이더웨이 점포(1503개)를 합쳐 3743개의 편의점 점포를 확보, 업계 2위인 GS25(3914개)를 바짝 뒤쫓고 있다.
롯데그룹은 최근 3년간 쓸어 담은 굵직굵직한 M&A 매물이 10여건에 이른다. 여기에 쏟아 부은 자금은 무려 4조3000억원에 달한다.

롯데그룹은 2007년 대한화재(3526억원), 중국 대형마트 마크로(1615억원), 호남지역 빅마트(1000억원) 등을 잇달아 사들인데 이어 2008년 네덜란드 초콜릿 회사 길리안(1700억원), 인도네시아 유통업체 마크로(3900억원), 코스모투자자문(629억원) 등을 손에 넣었다.
지난해엔 두산주류BG(5030억원), 중국 유통업체 타임스(7327억원), 교통카드 회사 마이비(603억원), 쌀 가공 식품업체 기린(799억원) 등을 거머쥐었다.

또 AK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AK글로벌(2800억원·공정위 심사 중), 룩셈부르크 부동산투자사 코랄리스(697억원), 경북 성주 골프장 헤븐랜드CC(751억원), 해태음료 안성공장(306억원), 롯데오더리음료유한공사(135억원) 등도 인수했다.
M&A시장 관계자는 “매물마다 가장 유력한 후보군으로 롯데그룹이 오르내린다”며 “신 부회장은 2004년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를 맡은 이후 보수적인 경영 문화를 과감히 개선해 본격 몸집불리기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활발한 M&A는 성장으로 이어졌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괄목할만한 경영실적으로 사상최대의 매출을 달성했다. 5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린 롯데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8% 신장한 45조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롯데그룹 CEO들은 2010년 정기임원 인사에서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대부분 유임됐다. 노병용 롯데마트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지난해 129명보다 늘어난 136명이 승진했다.

직원들은 이례적으로 두툼한 보너스를 받았다. 역시 예상 이상으로 좋은 실적을 거둔 대가다. 롯데쇼핑은 최근 직원들에게 총 400억원 이상의 이익성과급(P/S)을 지급했다. 롯데마트는 직급별로 약 3500여 명의 정규직원에 대해 기본급 150%에 달하는 P/S를 나눠줬다.
롯데그룹은 M&A뿐만 아니라 사업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이 역시 신 부회장의 ‘공격 경영’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롯데그룹은 올해 지난해보다 50% 가량 늘어난 3조5000원을 신규 투자할 계획이다. M&A와 해외투자까지 포함하면 총 투자비는 4조50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그룹은 새해 들어 504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파주에 3만9332㎡(약 1만1898평) 규모의 아웃렛 부지를 확보했다.
최근엔 경기도와 함께 아시아 최대 규모 테마파크인 ‘유니버설스튜디오 코리아 리조트’사업협약(전체 사업비 3조원)을 체결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12월 개장한 롯데백화점 광복점을 포함한 부산 롯데타운과 올해 착공 예정인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에 각각 2조원, 2조2000억원 정도를 베팅한다. 세종시엔 1000억원을 들여 식품바이오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다.

“매물마다 가장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해외 사업도 활발하다. 이른바 브릭스(VRICs·베트남 러시아 인도 중국) 지역이 해외 거점이다.
롯데그룹은 상반기 중 러시아 모스크바와 일본 도쿄에 호텔을 연다. 2015년 완공을 목표로 지난해 착공한 중국 선양 초대형 복합단지 롯데타운 건립도 추진 중이다. 베트남과 인도엔 각각 랜드마크 타워, 롯데제과 공장 등을 건설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이들 4개국을 중심으로 해외 M&A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 부회장은 “아직 배가 고프다”는 표정이다. 앞으로 M&A와 신규사업을 통해 영역을 더 확장한다는 게 그의 복안이다.

신 부회장은 이미 큰 그림을 그려 놨다. 지난해 3월 발표한 ‘롯데 2018 비전’이 그것이다. 이 비전은 ‘매년 평균 16.5%씩 성장해 2018년 200조원 매출을 올려 아시아 톱10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내용으로 이는 신 부회장의 원대한 꿈을 담고 있다.
‘공격 경영’신규사업 적극 베팅 
‘브릭스’중심 글로벌사업도 활발


롯데그룹은 2018년 5대 사업부문별 매출 목표를 ▲유통·금융 90조원(2008년 매출 19조원) ▲45조원(10조1000억원) ▲식품 20조원(4조2000억원) ▲건설·관광 20조원(5조원) ▲상사 정보통신 등 지원사업 25조원(5조6000억원) 등으로 정했다.
이중 주력사업인 백화점과 마트는 각각 2018년까지 15조원, 37조원으로 잡았다. 이에 따라 유통부문은 약 80조원 매출을 달성해 ‘아시아 톱3’에 든다는 계획이며 식품은 ‘아시아 톱5’, 화학과 건설은 ‘아시아 톱10’이 목표다.


그룹 측은 “2018 비전에서 핵심은 글로벌 사업으로 해외 주요 거점인 브릭스에 대한 투자 폭을 넓혀 사업 부문별 매출 비중을 높여갈 것”이라며 “그동안 해외에 롯데 브랜드를 알렸다면 지금부터는 글로벌 사업의 실질적인 성과를 얻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롯데 2018 비전’은 국내외에서 추가적인 M&A와 신사업을 통해 더욱 몸집을 불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 신 부회장은 한 공개석상에서 “좋은 기회가 되면 M&A와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우려도 나온다. 롯데그룹의 사세 확장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시너지 효과 기대 등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대우건설, 대한통운 등을 인수하며 무리하게 사업을 늘렸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휘청거리는 것과 같이 ‘승자의 저주’(높은 가격으로 다른 기업을 인수했다가 차입금 상환 부담으로 기업 자체가 위험해지는 현상)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롯데그룹은 이번 GS백화점·마트 인수 비용 1조3400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을 외부 차입으로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롯데그룹의 자금난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신 부회장은 자신만만하다. 그룹의 탄탄한 재무구조와 막강한 현금동원력 등 풍부한 자금력이 그 배경이다. 롯데그룹이 M&A·신사업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는 것 또한 풍부한 유동성(현금흐름) 때문이다.
그룹 측은 대형 M&A와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자금여력에 대해 “계열사들의 현금이 풍부하고 평균 부채비율이 50%대에 머물고 있어 큰 문제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탄탄한 재무구조에
막강한 현금동원력

국내 재계 순위 5위인 롯데그룹은 지난해 9월기준으로 현금성 자산이 3조5000억원에 달하는 반면 부채비율은 50%에 불과하다. 신 부회장이 일찌감치 ‘실탄’ 마련에 공을 들인 결과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가 감지되자마자 각 계열사별로 운영 자금을 미리 확보하라고 지시했었다. 신 부회장은 1990년 롯데에 입사하기 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거쳐 1981년부터 7년간 일본 노무라증권 런던지점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한편으론 신 부회장의 공격 경영과 그룹 후계구도를 연관 짓는 분석도 있다. 완전한 경영권 승계를 앞두고 후계자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올해 88세로 고령인 신격호 회장은 슬하에 2남1녀를 두고 있는데 장남 신동주 부사장은 일본롯데를, 차남 신 부회장은 한국롯데를 각각 맡는 구도다. 이들 형제간 계열분리를 위한 지분정리는 거의 마무리됐다.

더욱이 신 회장은 지난해 사실상 일본롯데 경영일선에서 한 발 물러났다. 국내에서도 계열사 등기이사직 사퇴와 지분 및 부동산을 잇달아 처분해 은퇴를 염두에 둔 사전정지 작업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 부회장의 M&A 성과만 부각되고 있지만 사실 유니클로, 크리스피 크림도넛, 세븐일레븐 등 직접 야심차게 도입한 브랜드들이 저조한 성적을 거두는 등 고전해 왔다”며 “그룹 경영승계가 임박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신 부회장으로선 다급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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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1일 이재명정부의 첫 정기 국회가 열리면서 100일 대장정이 시작됐다. 늘 그렇듯 각종 입법과 개혁, 예산안 등을 두고 여야가 거세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회 첫날부터 기싸움이 만연한 가운데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고삐를 틀어쥐면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9월에 접어듦과 동시에 빽빽한 일정이 여야를 기다리고 있다. 9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오는 10일, 국민의힘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고, 15~18일 나흘 동안 정부를 상대로 ▲정치▲외교 ▲통일·안보 ▲사회 ▲교육 ▲경제 등 대정부질문이 예정됐다. 벌써부터 국정감사 제보센터를 개설하는 의원실도 눈에 띄었다. 사면초가 국민의힘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과 성장, 개혁 안전 등 4대 핵심 과제를 골자로 한 224개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개혁, 금융위원회 등 정부조직법 개정을 포함해 언론개혁, 대법원 개혁 등 공약으로 내걸었던 법안도 지체 없이 빠르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계획을 ‘입법 폭주’라고 비판하며 ‘경제·민생·신뢰 바로 세우기’를 기조로 하는 100대 입법 과제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비롯한 경제 활성화 및 민생경제 회복, 청년 희망 및 취약계층 돌봄 등을 통해 국민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이번 정기국회는 인사청문회와 대정부질문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인사청문회서 국민의힘은 최교진·주병기 후보를 정조준하면서 이정부의 ‘인사 실패’ 프레임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먼저 국민의힘은 최 후보의 과거 음주 운전 전력과 천안함 폭침 관련 음모론을 제기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내 교육위원회 간사인 조정훈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 후보는 인사청문회에서 음주 운전, 학생 체벌, 막말, 천안함 음모론 제기, 부산·대구 폄하 발언, 입시 비리 조국 사태 옹호 등 셀 수 없는 범죄와 논란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며 “그 사과가 진심이라면 자진 사퇴하라. 이재명정부는 후보를 즉각 지명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주 후보에 대해선 세금 ‘상습 체납’ 이력 등을 파고들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주 후보와 배우자가 공동 소유한 아파트에는 압류 등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주 후보는 종합소득세 납부기한도 여러 차례 어겼으며 2023년(406만원)과 2024년(183만원) 종합소득세도 올해 6월에야 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민주당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 대한 국회 표결을 벼르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만큼 국회의장은 요구서가 접수된 후 다음 본회의인 오는 9일에 국회 보고를 거쳐 72시간 이내에 표결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다만 국민의힘 교섭단체 연설일인 10일에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어 이날을 제외한 11일 또는 12일 처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정부 첫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권성동 체포동의안 변수도 ‘주목’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의 주도하에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권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며 체포동의안 처리와는 관계없이 구속 적부심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은 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일정에 저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집어넣으려 한다”며 “이는 야당 대표 연설을 덮으려는, 국회를 정치 공작 무대로 삼으려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주당과 정치적 일정 거래에 저의 체포동의안을 이용하지 말라”고 밝혔다. 국회 문이 열리기도 전부터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였던 만큼 결국 개원 첫날부터 여야가 격돌했다. 우 의장은 “차이보다 공통점을 통해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화합의 메시지”를 예로 들며 개회식에서 한복 착용을 권유했지만, 국민의힘은 “국회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재명정권의 독재정치에 맞서자는 심기일전의 취지”라며 검정 양복과 검정 넥타이, 근조 리본을 맨 상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정부와 여당에 항의하는 차원의 퍼포먼스라고 들었지만 정작 애도해야 할 대상은 국민의힘 자당”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 역시 “국민이 국회에 바라는 것은 희망과 미래지, 장례식이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회 상임위에서도 크고 작은 해프닝이 발생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을 표결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석 앞으로 몰려가 항의했고, 초선인 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들어가시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앉아 있어”라고 반말로 말한 것이 문제가 됐다. 굽히지 않는 강대강 매치 이를 두고 범여권에서는 나 의원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고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초선 의원은 의정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5선 의원이 가만히 있으라면 무조건 따라야 하냐. 초선 의원이 가마니인가”라고 직격했다. 정 대표는 “초선 의원이 무엇을 모른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 의원은 일단 예의를 모르는 것 같다”고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검찰개혁 관련 공청회에서도 설전이 오갔다.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담길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권 분리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신설인데, 국민의힘이 이를 두고 “검찰해체법을 통해 독재 국가로 가는 길”이라고 반발하면서 제동을 건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높다는 점을 들어 추석 전에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오는 25일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개혁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3대 특별검사(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수사 인력과 기한을 확대하고 재판 중계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더 센 특검법(특검법 개정안)’도 민주당 주도로 상정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특검 수사 기간은 기존 한 차례 30일 연장에서 두 차례, 최대 60일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된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재판의 녹화 방송 중계도 가능해진다. 재판 내용이 공개돼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교훈을 후손에 남겨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노란봉투법도 쟁점이다. 국민의힘이 ‘사용자’와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제한하는 보완 입법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여야의 입법 주도권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파업 시 대체 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금지, 형사처벌 규정 개선, 최소한의 방어권 보장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오는 12월까지인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표는 소상공인연합회를 찾아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기업 달래기에 나서면서 경제 행보를 넓히고 있다. 저항해도 질질∼ 국민의힘은 매일같이 보이콧과 논평을 쏟아내지만 무용지물이다. 의석수로 민주당을 이길 수 없을 뿐더러, 특검의 대대적 압수수색 등 당 내부도 시끄러운 만큼 민주당이 휘두르는 대로 속절없이 끌려다니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해 ‘야당 탄압’ ‘야당 말살’ 프레임 씌우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정치 특검이 연이틀 국민의힘 심장부에 쳐들어왔다”며 “법사위에서는 특검 기간을 연장하고, 특별재판부도 설치하고, 재판까지 검열하겠다는 무도한 법들이 통과될 예정”이라고 소리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민주당을 향해 “요즘 정부여당을 보면 폭주 기관차를 떠올리게 된다”며 “역사적 전례를 보면 폭주 기관차는 반드시 궤도를 이탈해 전복된다”고 꼬집었다. 특검이 국민의힘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민주당이 내란특별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지금처럼 과도한 행태를 계속 보이면 국민의 냉엄한 견제가 시작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오 시장은 “지금 국민의힘은 정권을 잃어버리고 이제 겨우 전열을 재정비하는 중”이라며 “그런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과도한 정치 공세로 야당을 뒤흔드는 폭주 기관차의 모습에서 저는 정말 전복이 멀지 않았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번 특검은) 이재명정부의 앞잡이를 자처하고 있는 조은석 정치특검”이라며 “국회의 권위와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이재명정권과 특검의 야당 탄압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풍 기우제” 오히려 똘똘 뭉쳤다 윤석열·김건희 지지율 올리는 주역 오히려 민주당은 단일대오로 뭉치면서 “역풍 기우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야당이던 당시 개혁을 앞세워 조금이라도 앞서 나가려고 하면 역풍 타령이 이어졌다”며 “이는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 지금이 개혁 적기다. 순풍이 부는데 이를 자꾸 역풍이라 하는 건 민주당이 돛을 펼치는 걸 막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당선시킨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당원 전체의 목소리로 인식돼 당분간은 이들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치 효능감을 느낀 강성 지지층이 당 분위기는 물론 방향까지 주도하는 만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민주당 의원들의 강경한 태도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날이 갈수록 민주당 의원들의 혀가 독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강성 지지층에게 있어 지금은 ‘이재명과 개혁의 시간’이다. 아직 국민의힘이 ‘내란 동조범’이라는 꼬리를 떼지 못한 만큼 여야 협치에서 국민의힘은 논외 대상으로 여겨진다. 범여권 의석수를 합하면 180석이 넘는 만큼 입법 과정에서도 국민의힘 눈치를 보거나 숙일 필요가 없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더라도 다시 솟아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수사에 비협조적일수록 민주당을 향한 여론이 다시 우호적으로 변하는 상황을 노리는 것이다. 그 예시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의 구치소 CCTV 사건이다. 윤 전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며 속옷만 입고 있었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국민의 관심이 다시 전 정권으로 쏠렸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자신의 SNS에 “체포영장을 모면하려 한참 나이 차이가 나는 젊은 교도관들을 상대로 온갖 술수와 겁박을 늘어놓는 궁색하고 옹졸한 모습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한때 대통령이셨던 분 아닌가, 옷을 입어달라”는 말에 “나 검사 27년 했다” “내 몸에 손대지 마라” “이거 따르면 앞길이 구만리인 여러분 어떻게 할 거냐” 등 극구 반발했다. 추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은) 내란의 밤에 불법 명령을 내리고, 사령관들에게 따르라고 거듭 재촉해 군 간부들의 신세를 망쳐 놨다”며 “재판 거부와 수사 방해, 회피로 책임지기를 거부하면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갈수록 첩첩산중 여기에 국정감사까지 줄지어 있어 민주당의 강경한 태도가 더욱 강해질 것이란 해석이다. 국정감사는 흔히 야당의 시간으로 여겨지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의 강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정기국회가 시작된 만큼 국민의힘은 갈 길이 멀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사방에서 터지니 빠르게 수습해도 세월이 걸릴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어 “걱정인 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수사가 끝나고 상황이 일단락돼도 속은 여전히 곪아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계속해서 밀고 들어올 텐데 여기에 대응할 현실적인 방법이 아직은 없어 보인다. 언제까지나 민주당의 실책에 기댈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또 다른 솟아날 구멍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띄우기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오는 22일부터 지급되는 정부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언급하며 “지난번 1차 소비쿠폰이 마중물이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물이 콸콸 나오는, 경제계에 활기가 넘치도록 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것만으로 재계엔 긍정의 시그널을 줬다”며 “주가도 3200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고 시총이 700조원 늘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역시 “이정부 출범 이후 실행한 민생소비쿠폰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22일부터 발급되는 2차 소비쿠폰은 내수와 소비 회복을 더욱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여당 의원들의 평가로 미뤄볼 때, 민주당은 정기 국회에 돌입하면서 정쟁으로 치우친 국회를 벗어나 민생과 경제로 시선을 돌리며 다시 한번 지지율 견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