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소은이 첫 여주인공을 맡아 매일 밤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지난해 <천추태후> <꽃보다 남자> <결혼 못하는 남자>를 통해 얼굴을 알린 김소은은 KBS 1TV 일일드라마 <바람불어 좋은날>에서 여주인공 권오복 역을 맡아 지금까지 보여줬던 매력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첫 여주인공에 캐스팅된 김소은을 만나 각오를 들어보았다.
씩씩한 캔디 권오복 역…보이시하고 억척스럽고 씩씩
한강 입수 장면으로 첫 여주인공 신고식 톡톡히 치러
김소은이 <바람불어 좋은날>에서 맡은 여주인공 권오복은 사고뭉치 홀아버지 밑에서 어렵게 자란 뒤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가 되는 것이 꿈인 19살 소녀로 가난한 환경에서 꿋꿋이 살아가는 캔디 같은 인물이다.
이젠 당당한 주연
“이 작품은 내가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와는 달라요. 기존에 청순하고 착한 캐릭터를 연기했다면 이번에는 보이시하고 억척스럽고 씩씩한 역할이죠. 대본을 보다보니 한 회 한 회 내가 연기하는 오복이에게 점점 빠져들어요. 오복이가 사랑스럽고 예뻐요. 대본을 보는 저도 너무 사랑스럽고 예쁘기 때문에 우리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도 오복이를 사랑해 주 실 거라고 믿어요.”
극중 김소은은 11살이나 위인 20살의 진이한(대한)과 만나 티격태격하다 사랑에 빠지게 된다. 진이한은 외모와 실력 모두 완벽한 남자지만 6살 짜리 아들이 있는 홀아비다.
“진이한 오빠와는 실제로도 11살 차이가 나서 처음에는 호흡에 대해 걱정을 했어요. 그런데 오빠가 워낙 잘 챙겨주시고 저와 비슷하게 맞춰주셔서 세대 차이를 전혀 느끼지 못해요.”
김소은은 여주인공 데뷔작에서 <1박 2일> 멤버들 못지않은 입수 장면으로 첫 신고식을 톡톡히 치렀다. 이현진과 함께 극중 상황을 연기하며 한강 다리 위에서 사고로 물에 빠지는 장면을 찍은 것.
“촬영 일정이 잡혔는데 갑자기 한파가 왔어요. 그 전에 날씨가 풀릴 줄 알았는데 촬영 당일 날씨가 영하 12도였죠. ‘설마 얼음이 얼어있는데 들어가라고 하시겠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들어가라고 하셨어요. 함께 물에 들어간 이현진씨는 바닥보다 키가 커서 물위에 서 있었지만 나는 키가 작아서 수면이 내 키보다 높아 정말 힘들었어요. 한강에 입수를 해서인지 피부가 가려웠는데 지금은 괜찮아요. 심지어 감기도 걸리지 않았어요. <1박 2일> 못지않았어요.”
김소은은 지난해 3월 종영된 KBS 2TV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가을’을 연기하며 일약 신세대 유망주로 떠올랐다. 이후 드라마 주연급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일부에선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탔다’고 평가한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사실 <꽃보다 남자> 이전에 작품을 많이 했어요. 전작들이 흥행을 못해서 많은 분들이 모를 뿐이죠. 고등학교 때부터 연기를 했어요. 모 방송사 드라마에서 아역으로 50회를 찍었고 영화 <플라이대디> <우아한 세계> 등은 내가 고등학교 때 출연한 작품들이에요.”
김소은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김아중과 고주원을 신인에서 최고의 스타로 등극시킨 <별난 여자 별난 남자>에서 콤비 플레이를 했던 이덕건 감독과 이덕재 작가가 다시 만났기 때문. 감독과 작가 모두 신인을 스타로 만드는 재주만 있는 게 아니라 시청률에 있어서도 뛰어나다.
이덕건 감독은 <별난 여자 별난 남자> 외에도 <미우나 고우나>를 연출해 두 드라마 모두 시청률 40%를 돌파했다. 김소은으로서는 대단한 기회를 잡은 셈이다. 하지만 여주인공을 처음 맡은 김소은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여주인공 은근히 부담
“너무너무 좋아요. 하지만 내가 혼자 드라마를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상황이 부담스러워요. 감독님도 ‘너가 열심히 해야 드라마가 성공한다’고 부담을 팍팍 주셨어요. 먹어도 걱정되고 힘들어서 살이 안쪄요. 그래도 선생님들과 다른 연기자분들이 많이 가르쳐줘 열심히 촬영하고 있어요. 권오복은 지금까지 맡아왔던 캐릭터와 전혀 다른 모습이어서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많아요. 첫 주연이고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지켜봐 주세요.”
정적 연기에 적절한 캐릭터 변신까지 새롭게 도약할 기회를 얻은 김소은이 <바람불어 좋은날>을 통해 어떤 결과를 받아들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