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훈련받는 트랜스젠더 사연

긴 생머리 휘날리는 군인…정체는?

[일요시사=사회팀] 트랜스젠더도 예비군훈련을 받는다. 황당한 이야기지만 사실이다. 군 전역 후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는 수술을 했다 할지라도 일반 남성과 동일하게 예비군 훈련을 받게 된다.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긴 생머리의 여성이 동원훈련장에 나타나 일반 남성들과 2박3일을 동고동락하기도 한다.

한 장의 사진이 인터넷을 타고 급속히 퍼지면서 많은 사람들을 당황시켰다. 이 사진 속에는 실내교육을 받고 있는 예비군들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익숙한 교회의자와 얼룩무늬 전투복 차림의 예비군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다. 긴 생머리의 여성이 함께 앉아 있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군필’ 트랜스젠더였다.

그녀들은 ‘군필’

사진의 진위를 두고 한때 논란이 일었다.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그중에는 ‘아내가 대신 예비군에 나온 것 같다’는 말도 나왔다. 본인 외에는 예비군 훈련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 그리고 ‘여군’이라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여군은 군복무를 마치면 퇴역처리가 되기 때문에 예비군 훈련을 받지 않는다. 결국 사진 속 여성은 트랜스젠더로 좁혀졌다.

트랜스젠더가 예비군 훈련장에 나타나는 이유는 간단하다. 군입대 전 수술을 하지 않고 입대 후 군생활을 마친 뒤 수술을 했기 때문이다. 군필 후 커밍아웃을 한 이들의 주민번호는 뒷자리는 1로 시작하므로 법적으로는 남성이다. 몸은 여성이지만 남성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이다.

지난여름, 직장인 A(26)씨는 2박3일간 동원훈련을 받기 위해 군부대로 향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예비군 훈련장에 입소했다. 그런데 다소 낯선 향기를 풍기는 사람이 있었다. 긴 머리, 긴 속눈썹, 고운 살결, 심지어 화장까지 한 영락없는 여성이 전투복을 입고 서 있던 것이다. 예비군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밖에 없었다. 주변에서 속닥거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예비군만 당황한 건 아니었다. 입소를 위해 주민등록증을 검사하던 현역병도 놀란 표정이었다. 민증을 검사하던 현역병은 상황실로 달려갔다. 이내 대대장 및 간부들이 집합했다. 간부들도 놀란 기색이었다. 이들은 급하게 회의를 한 뒤, 트랜스젠더로 밝혀진 이를 배려하기로 결정했다. 일반 예비역들과 다른 격실로 배치한 것이다.


트랜스젠더라도 규정상 훈련 면제나 열외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것이 최선의 조치였다. 그래서 그는 2박3일 동안 훈련소 의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그리고 남들과 똑같이 탄띠를 매고 소총을 들고 훈련에 임했다. 특별한 사고는 없었다. 단지 뒷말이 무성했을 뿐이었다. 그는 훈련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유유히 사라졌다고 전해진다.

대학생 B(24)씨도 이와 비슷한 일을 겪었다. 당일치기 대학생 예비군 훈련을 받기 위해 도착한 훈련소에서 전투복을 입고 있는 여성을 만났다. 그는 두 눈을 의심했다. 여군인 줄 알았다. 그런데 주변 친구들에게 건너 들어보니, 캠퍼스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트랜스젠더였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열외 없이 모든 훈련에 임했고 다른 학생들처럼 PX도 자연스럽게 이용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그’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이 이어져 안타까웠다는 후문이다.

전역후 뒤늦게 성전환 수술
일반 남성과 동일하게 훈련
동원 2박3일 동고동락하기도

이렇듯 예비군 훈련장에서 군필 트랜스젠더를 만나는 일은 종종 있는 일이다. 비록 트렌스젠더지만 군 생활을 겪었던 사람들이기에 훈련의 의무가 있다. 특히 특정 지역에서는 군필 트랜스젠터가 유독 많다고 전해진다.

특전사 출신의 한 동대장은 “직접 본 적은 없지만 트랜스젠터 예비군에 대해 알고 있다”며 “특히 용산구 쪽 동대장들을 통해 트랜스젠더 예비군 관련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업소 밀집지역에 유난히 많다”면서 “그쪽에서는 아예 단체로 차에서 내려 훈련에 참가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 지역 군필 트랜스젠더들은 화장도 잊지 않는다고 한다. 이들에게 훈련 면제나 열외는 없다. 군필자에게 예비군 훈련은 의무이기 때문이다. 다소 불편한 상황이 연출되겠지만 간부들도 어쩔 수 없다고 한다.
군인권센터 관계자는 “트랜스젠더의 예비군 훈련 면제 및 열외는 제도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수술 여부에 따라 다를 수도 있지만 애매한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 트랜스젠더 슈퍼모델로 화제가 됐던 최한빛은 과거사 고백을 통해 군면제에 얽힌 사연을 털어놓은 바 있다. 당시 최한빛은 한 방송을 통해 입영신청을 했었지만 면제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남자들과 샤워를 하고 자야 하는 생활이 너무 감당이 안될 것 같았다”며 힘든 심경을 토로했다.

최한빛은 “결국 정신과 진단을 가지고 무작정 병무청을 찾아갔다”며 “병무청 관계자가 ‘이 얼굴로 군대 갈 생각을 했냐’며 ‘성형은 어디서 했냐’고 물어봤다. 나는 ‘성형을 하지 않았다’고 솔직히 답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후 군면제를 받았고 수술을 한 뒤 법원에서 호적 정정 및 개명 신청까지 마쳐 법적 절차를 밟아 여성의 지위를 인정받았다. 이후 꾸준히 모델로 활동 중이다.

성 소수자인 트랜스젠더를 바라보는 인식이 날이 갈수록 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묘한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 수원에서는 대중목욕탕 ‘여탕에 여장남자가 들어왔다’는 황당한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김모(31)씨를 붙잡았지만 성전환 수술을 한 트랜스젠더로 확인됐다. 당시 경찰은 김씨에게 어떤 법을 적용해야할지 고민에 빠졌다. 호적정정을 하지 않아 법적으로는 남성이 맞았지만 성전환 수술로 여성의 몸을 가진 트랜스젠더였기 때문이다.

면제·열외 불가

경찰은 남성이 고의를 가지고 여장을 한 채 여탕에 입장했다면 성폭력특례법 혹은 주거침입죄 등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지만 수술까지 한 김씨를 순수한 남성으로 보기 어려웠다. 결국 경찰은 적용법조를 상의한 끝에 김씨에게 경범죄처벌법상 주거침입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조사과정에서 김씨가 출입구에서 표를 끊지 않은 채 여탕에 들어온 사실이 확인됐고 김씨의 사정을 알게 된 여성 신고자가 최대한 관대한 처분을 해달라고 요청해왔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첫 번호를 1번에서 2번으로 바꾸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전했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FTM트랜스젠더’란?
‘상남자’ 꿈꾸는 여자들

트랜스젠더 중 여성의 육체지만 남성의 정신을 가진 사람을 ‘FTM(Female to male)’ 트랜스젠더라고 한다. 즉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남성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 중 일부는 남성만이 갈 수 있는 군대에 입대하고 싶어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들은 진정한 남성으로 거듭나기 위해 군 입대를 희망하지만 FTM트랜스젠더는 법적으로 군 입대가 허용되지 않는다. 평범한 남자와 동일한 대우를 받고 싶어하는 마음에 불만을 표출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해진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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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