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병 비상’ 걸린 대한민국<현주소>

환락에 ‘허우적’…결과물은 ‘세균덩어리’

대한민국에 성병 비상이 걸렸다. 그냥 이대로 놔뒀다간 삽시간에 성병이 퍼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가장 단적으로 지자체가 관리하는 ‘성병관리 여성’은 전국에서 10만여 명이 넘어서 있다. 여기에 이제 에이즈 감염 누적 인원 역시 4000명을 넘어서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는 통계상의 수치일 뿐이다. 실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성병 감염자는 수십만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실 보다 정확하게는 추정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는 성인만이 이렇게 성병에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청소년의 성병 감염 역시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더욱이 청소년들은 발견과 치료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성인들의 성병보다 더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한국 사회의 성병 문제에 대해 심층 보도한다.

성병 관리 여성만 전국 10만여 명, 에이즈 누적 4천 명 
성인 감염에 이어 청소년 감염 꾸준히 증가 ‘우려 표출’


직장인 김모(40)씨. 그는 여느 남성들과 크게 다르지 않게 술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성매매’를 하지는 않는다. 아내에 대한 도덕적인 책임감도 있고 돈을 주고 여자를 산다는 것 자체를 달가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언제부터인지 성기의 통증 등 이상증세를 느꼈다. 성매매를 전혀 하지 않았던 그였기에 ‘설마’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은 악화되기만 했다. 결국 병원을 찾은 그는 ‘요도염 증상’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이상하다, 성관계
한 적 없는데…’

그러나 김씨는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성관계를 갖지도 않았던 자신이 요도염에 걸렸다는 것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에 김씨는 아내를 의심했다. 자신이 성매매를 하지 않았기에 오로지 성병감염 경로는 아내밖에 없기 때문이다.
몇 차례 아내와 다투기도 했던 그는 다시 의사와 상담을 받는 와중에 ‘잊어버렸던 기억’을 되살려 낼 수 있었다. 다름 아니라 몇 주 전 직장 동료와 함께 술을 마신 후 변종룸살롱에서 ‘구강성교’를 한 사실을 떠올릴 수 있었다. 워낙 만취한 상태였고 다른 직장 동료들 역시 분위기에 휩싸여서인지 한자리에서 구강성교를 받고 있었기에 그저 동참했을 뿐이었다.

문제는 바로 그때 발생한 듯했다. 김씨가 미처 인식하지 못했을 뿐, 변종룸살롱이나 유사성행위업소에서 구강성교를 하는 것 역시 성매매의 일종이며 더욱 놀라운 사실은 구강성교만으로도 충분히 성병에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종전까지 의학계는 ‘구강성교’만으로는 성병에 감염될 수 없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었으나 최근 의학계의 경향은 구강성교를 하는 것만으로도 각종 바이러스의 감염으로 성병발생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김씨 역시 이런 구강성교의 희생자였던 셈이다.

사실 이런 경우는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른바 ‘전투’라고 알려진 북창동식 룸살롱의 구강성교는 물론이거니와 유사노래방, 대딸방 등지에서 최근에는 손으로만 사정에 이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입’까지 동원되면서 구강성교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어 더불어 성병 감염 위험 역시 더욱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구강성교만이 아니다. 딥키스 등을 통해서도 충분히 성병이 옮겨질 수 있음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입안에 상처가 있는 경우 에이즈 바이러스는 물론이거니와 매독, A형 간염마저 전염이 된다. 치명적인 에이즈가 이렇게 키스만으로 전해질 수 있다는 사실은 사뭇 충격적이 아닐 수 없다.

매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입안에 상처가 있는 사람들끼리 키스를 하게 되면 약간의 혈액을 통해서라도 감염이 이루어진다. 매독은 무려 20년 이상의 잠복기를 거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자신이 매독에 걸려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 그러나 이 잠복기가 끝이 나면 피부와 뼈 등 인체의 각종 분위에 문제가 생기고 결국에는 실명을 하거나 하반신 마비를 통해서 생명을 잃게 되는 것이다.

청소년 성병 감염
매년 1만 건

A형 감염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A형 간염이 더욱 무서운 것은 입안의 상처가 없어도 감염이 이뤄진다는 것. 침만으로 충분히 감염이 되고 4주의 잠복기를 거친 이후에 설사, 피로감, 발열, 두통 등이 발생한다.
더 큰 문제는 청소년들의 성병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2007년 현재 집계에 따르면 10세에서 19세까지의 청소년 성병 발생 건수가 연간 1만 건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의 자료에 따르면 이런 청소년 감염은 그 수치가 급격하게 떨어지지 않으면서 항상 비슷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감염이 이뤄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여자 청소년의 성병 감염율은 상당히 높아졌다. 2002년 전체의 29%이었지만 2007년에는 무려 44%까지 늘어났다. 이는 다양한 원인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원조교제가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남자 성인이 여자 청소년에게 성병을 옮기고 있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어린 나이부터 성병에 감염됐을 경우 심한 정신적인 충격을 얻고 방황을 한다는 점에서 커다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심지어 성인의 경우라도 성병으로 인한 정신적 방황은 커다란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구강성교·딥키스 등 통해 성병 또는 에이즈 감염 가능
각종 업소들의 은밀한 영업 없애고 관리시스템 강화해야


특히 당국의 관리체계 밖에 있는 유사노래방, 불법오피스텔성매매업소, 대딸방 등에서 근무하는 여성들은 ‘성병 종합 병원’이라고 할 정도로 많은 성병과 세균감염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사성행위업소에서 일한 A씨가 자신의 성매매경험담을 올린 한 포털사이트의 게시글은 이들 업소주변에서 빈번히 감염되는 성병의 충격적인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다음은 그녀가 쓴 글의 일부이다.
“핸플(대딸방 업소를 지칭)에서 2년 동안 일하면서 내게 남은 건 더러운 세균 덩어리가 된 내 몸뚱아리다. 정말 후회하고 또 후회하고 있다. 정말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후회하면서 또 후회한다.”
이렇게 시작된 그녀의 글은 처참했던 자신의 병원 기록을 전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대딸방 2년 만에
몸만 잡세균 종합병원”


“간지럽지도 튀어나오지도 않은 빨간 모기자국들이 온몸을 뒤덮은 채 병원에 가 소변 검사, 피 검사를 했더니 임질에 매독에 온갖 잡세균들이 검출됐단다. 정말 충격이었다. 임질 성병 치료받고 매독은 한 달 동안 치료받고 다시 복귀, 1년 반 동안 단 한 손님과의 관계없이 일을 하면서 부비부비는 했다. 절대 귀두 또한 삽입한 적도 없는데 2주 전에 병원 갔더니 소변 검사에서 어마어마한 세균들이 검출되고 요도염에 방광염에 자궁경부암에 걸릴 확률이 아주 높은 바이러스에 골반염에… 몸이 완전히 더러워져 있었다. 1년 반 전에 치료는 깔끔히 끝냈고 그후론 관계 한 번 한 적도 없는데 의사가 말하기를 남자 성기를 부비더라도 감염이 된단다. 골반염은 세균들이 골반까지 퍼져서 걸린 거고, 매독이라 함은 치료를 끝내도 에이즈처럼 죽을 때까지 피 검사하면 양성으로 나온단다.”
그후 그녀는 길거리에 지나가는 여자들만 봐도 ‘저 여자들은 몸과 마음이 깨끗하겠지’라는 부러운 생각을 하며 자학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그녀의 글을 계속 읽어보자.

“정말 후회한다. 혹시 나중에 나이 들어서 자궁 관련 암이면 바이러스 때문에 영향도 엄청 크리라 생각한다. 인터넷에 쳐보라. 한국 여자들에게 자궁암이 얼마나 많은지, 바이러스가 왜 무서운지를. 제발 무슨 일이 있더라도 몸은 주지 말아라. 정말 요즘 우울증 때문에 삶의 의욕도 없고 모든 사람이 부럽기만 하다. 길 가다가도 저 여자는 정말 깨끗하겠지? 시집도 가고 애도 낳으면서 살겠지? 아무리 뚱뚱하고 못생기고 가난한 사람들을 봐도 부럽다. 나는 겉모습만 멀쩡하지 모든 여자들이 부럽다. 길가는 모든 여자들이….”
물론 한때 그녀는 ‘돈에 미쳤다’고 할 정도로 돈에 집착하면서 더 많은 단골손님을 확보하기 노력했다고 한다. 자신을 찾아주는 단골손님과의 은밀한 성행위엔 당연히 콘돔을 끼우지 않은 경우가 많았고 그런 만큼 성병을 비롯한 각종 잡세균에 오염될 가능성이 더욱 높았다고 뒤늦은 후회를 했다.

헤픈 순결 인식 속에
성병 감염률만 ‘쑥쑥’

현재 성병의 무서움에 대해선 홍보도 많이 되어 있고 콘돔 사용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10여 년 전보다 훨씬 좋아져 향기가 나고 다양한 맛이 나는 콘돔이 시판되고 편의점 등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최상위권에 랭크될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결에 대한 인식이 점차 옅어져가는 ‘헤픈’ 대한민국에서의 성병감염 확률은 갈수록 높아만 가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젊은 층의 순결에 대한 인식이, 단기적으로는 성매매와 관련된 각종 업소들의 은밀한 영업이 중지되거나 보건당국의 관리시스템 속에 포함되지 않는 한  성병 감염은 여전히 계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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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