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경제회생 사령탑 맡은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국민 체감 가능한 경제성장 이뤄야 한다”

9·3 개각을 통해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이 지식경제부 신임 장관으로 임명됐다. ‘정책통’으로 불리는 최 장관의 이번 행보는 친박계 핵심인물이란 점에서 주목을 받지만 한편으론 그동안 MB정부에 앞장서왔던 인물이기에 당연한 수순이란 해석도 있다.

최 장관의 임명으로 한나라당은 이 대통령과 당 사이에서 화합의 메신저 역할을, 국민은 아직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실물경기를 해결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 수장이란 점에서 더욱 어깨가 무거운 최 장관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본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친박계’ 핵심 인물
대선 이후 줄곧 MB 돕다 실세로 급부상

산업 정책 등 실물 경제를 책임지는 지식경제부의 새 수장으로 최경환 장관이 임명됐다. 정계에서도 탁월한 ‘정책통’으로 손꼽히는 최 장관은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최 장관은 1955년 경북 경산 출신으로 대구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4학년 재학 중 행정고시(22회)에 합격해 1980년에 청도군청 행정사무관 시보로 관가에 들어갔다.

기획원 출신 경제통
친박계 핵심 브레인

이후 1994년까지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 대외경제조정실에서 근무하며 이때부터 관가에선 소위 ‘경제통’으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당시 최 장관이 만든 대표적인 정책으로 ‘아파트 채권입찰제’가 있다. 이는 민영 아파트 분양 시 분양 예정가격이 인근 아파트 가격과 차이가 크게 발생할 때 그 차액을 채권으로 흡수하는 제도다.

1980년대 초반 주택청약통장 프리미엄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자 ‘0순위 통장’을 없애고 이를 채권입찰제로 바꾸는 아이디어를 낸 인물이 최 장관이다.
이 제도를 통해 채권입찰액을 많이 써 낸 사람에게 분양권이 돌아가고 거기서 발생한 자금을 국민주택기금에 넣어 서민아파트의 재원으로 사용하게 됐다.
대외경제조정실에 근무할 때인 1991년에는 남북 간 거래 시 결제수단, 북한 근로자 임금 계산법 등이 포함된 남북기본합의서 경제 분야 초안도 직접 만들었다.

이후 재정경제원 국고국 서기관으로 근무하기도 했던 최 장관은 1995년엔 런던에 있는 유럽부흥개발은행 선임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1997년부터는 청와대에 들어가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실 보좌관을 지낸 바 있고 1998년에는 예산청 기획관리실 법무담당관을 지냈다. 이후 1999년부터 2004년까지는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을 맡는 등 폭넓은 활동을 펼쳐왔다.

경제통으로 뿌리를 다져 온 최 장관이 정계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2년이다. 그 해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의 경제특별보좌관을 맡은 최 장관은 2003년 한국경제학회 이사를 역임했고 이듬해 총선을 치렀다. ‘경제를 바꾸러 정치에 나선다’는 모토를 걸고 17대 총선 경산 청도에 출마한 그는 성공적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최 장관은 당내에서도 일찌감치 그 능력을 인정받아온 인물이다. 초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원내 진출 직후 한나라당 정책위 제4정책조정위원장에 올랐고 수도이전문제 특별위원회 간사, 농어촌 살리기 특별위원회 위원, 공공부문 특별위원회 위원, 조세개혁특별위원회 위원 등을 맡으며 정책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했다.

논란이 됐던 수도이전 특별위원회 간사 당시에는 수도 이전과 관련해 청와대ㆍ국회ㆍ대법원은 이전이 불가하다는 헌법재판소 판결을 유도하기도 했다. 2005년에는 여의도 연구소 제 1, 2 부소장에 오르며 당내 핵심 브레인 역할을 도맡았다.

대선 이후 MB 도와
화합의 인물로 꼽혀

최 장관은 한나라당 내에서도 유명한 친박 인사로 통한다. 지난 2007년 대선 직전 펼쳐진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최 장관은 박근혜 전 대표를 최측근에서 도왔다. 당시 그는 박근혜 캠프의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이명박 후보를 앞세운 상대 진영의 공격에 맞서는 동시에 캠프 내 결속력을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렇듯 늘 친박계 정책통으로 불렸던 그가 이번 개각에서는 돌연 이 대통령에게 낙점을 받았다. 이는 지난 2008년 당내 경선 이후 그의 행보에서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최 장관은 당시 경선이 이명박 후보의 승리로 끝난 직후 9월부터 자리를 옮겨 이 후보를 도왔다. 이 후보의 경제 살리기 위원회 총괄 간사를 맡아 경제 정책을 손질했다. 최 장관은 대선이 끝난 이후에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간사를 맡아 현 정권 경제 정책의 밑그림을 그렸다.

정계는 최 장관의 이번 임명을 두고 당내 화합을 위한 이 대통령의 전략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친박 인사의 기용으로 현 정부와 한나라당의 화합을 이끄는 동시에 부담 없는 인물을 찾던 이 대통령에게는 가장 입맛에 맞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정통 경제 관료 출신으로 일찍이 탁월한 정책통으로 평가받아 온 그의 능력도 인정됐다.

실물경제 살리기 시급
정책결정 능력 키워야

물론 친박 핵심인물인 만큼 최 장관의 입각은 사전에 조율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장관은 “박 전 대표가 (유럽 방문차) 출국하기 전 청와대와 상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박 전 대표가 전화통화에서 ‘축하한다’고 했고 입각에 대해 흔쾌히 받아들인다고 느꼈다”고 밝힌 바 있다.

최 장관은 이어 “친박으로 분류되는 사람으로서 내각에 들어가는 것이므로 당 화합의 단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최 장관의 다짐과 같이 일각에선 그가 친이와 친박 사이에서 화합의 메신저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최 장관을 향한 기대는 당내뿐 아니라 국민들도 마찬가지다. 국민들은 최 장관이 경제관료 출신답게 시원한 경제 활성화 정책을 내놓기를 기대하고 있다.

최 장관 역시 취임 직후 가장 먼저 경기 살리기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취임식에서 최 장관은 “앞으로 실물 경제 회복에 주력하는 한편 그린 에너지 등 녹색 성장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다짐했다.

최 장관의 야심찬 포부만큼 현재 그가 당면한 과제는 많다. 가장 먼저 수출 증대와 기업의 투자활성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수출은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째 20% 안팎의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무역수지가 흑자라고는 하지만 이는 수입이 줄어든 탓으로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의 모습이다.

수출 증대 및 투자 활성화 시급
지식경제부 위상 제고 힘써야


기업의 투자도 이끌어내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설비투자는 전년 동월대비 18.2% 감소하면서 10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기업의 투자가 늘어나야 수출 증대 및 일자리 창출도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최 장관이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로 꼽히고 있다. 업계는 기업형 슈퍼마켓(SSM) 문제에 대해서도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소상공인의 생계가 달린 사안인 만큼 조속히 대기업과 지역 상인들의 상생방안을 찾아야 하지만 지경부는 아직까지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최 장관 역시 “지역구 내에서도 아파트 등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찬성하는 반면, 상인들은 반대하는 등 SSM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며 쉬운 문제가 아니라고 해석했다.

최 장관은 다만 SSM과 관련해 “허가제 성격이 포함된 등록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외에도 중소기업 지원정책 개선과 에너지 자원 확보,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도 아낌없는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 장관도 이에 뜻을 같이하고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획기적인 개선과 미래성장 경쟁력 확보에 힘쓸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최 장관은 취임식 인사말을 통해 “중소기업이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는 전문기업으로 성장하도록 돕기 위해  R&D, 조세, 해외시장 진출 등 관련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 나갈 것”이라며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정책 지원의 실효성과 효율성을 높여 근본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R&D 자금은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한 소중한 종자돈”이라며 “확실한 성과가 기대되는 사업에 R&D 자금이 투입될 수 있도록 지원체제를 확실하게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최 장관은 내부적으로는 부처 내 목소리를 끼우는 데도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경부가 통합부처로 새롭게 탄생한 지 1년 반이 넘었지만 그동안 경제 집행 기능이 강조된 탓에 정책부서로서의 위상이 저하됐다는 게 일부의 평가다.

이에 최 장관도 취임식을 통해 지경부를 집행보다 정책 부서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는 쪽으로 이끌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최 장관은 “실물경제의 총괄부처, 산업정책의 주무부처인 지경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생각한다”며 “부처 내 주요 인력을 정책개발 분야로 전진 배치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도전적 사고를 통해 좋은 정책을 개발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최경환 장관 프로필 

△1955년 경북 경산 출생
△1975년 대구고 졸업
△197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1991년 미국 위스콘신대 경제학 박사
△1978년 행정고시 합격(22회)
△1994년 재정경제원 국고국 서기관
△1995년 유럽부흥개발은행 선임연구원
△1998년 기획예산처 법무담당관
△1999년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2002년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상근 경제특보
△2004년 17대 국회의원
△2008년 18대 국회의원
△2008년 국회 기획재정위 간사, 조세소위원장
△2009년 지식경제부 장관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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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1일 이재명정부의 첫 정기 국회가 열리면서 100일 대장정이 시작됐다. 늘 그렇듯 각종 입법과 개혁, 예산안 등을 두고 여야가 거세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회 첫날부터 기싸움이 만연한 가운데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고삐를 틀어쥐면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9월에 접어듦과 동시에 빽빽한 일정이 여야를 기다리고 있다. 9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오는 10일, 국민의힘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고, 15~18일 나흘 동안 정부를 상대로 ▲정치▲외교 ▲통일·안보 ▲사회 ▲교육 ▲경제 등 대정부질문이 예정됐다. 벌써부터 국정감사 제보센터를 개설하는 의원실도 눈에 띄었다. 사면초가 국민의힘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과 성장, 개혁 안전 등 4대 핵심 과제를 골자로 한 224개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개혁, 금융위원회 등 정부조직법 개정을 포함해 언론개혁, 대법원 개혁 등 공약으로 내걸었던 법안도 지체 없이 빠르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계획을 ‘입법 폭주’라고 비판하며 ‘경제·민생·신뢰 바로 세우기’를 기조로 하는 100대 입법 과제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비롯한 경제 활성화 및 민생경제 회복, 청년 희망 및 취약계층 돌봄 등을 통해 국민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이번 정기국회는 인사청문회와 대정부질문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인사청문회서 국민의힘은 최교진·주병기 후보를 정조준하면서 이정부의 ‘인사 실패’ 프레임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먼저 국민의힘은 최 후보의 과거 음주 운전 전력과 천안함 폭침 관련 음모론을 제기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내 교육위원회 간사인 조정훈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 후보는 인사청문회에서 음주 운전, 학생 체벌, 막말, 천안함 음모론 제기, 부산·대구 폄하 발언, 입시 비리 조국 사태 옹호 등 셀 수 없는 범죄와 논란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며 “그 사과가 진심이라면 자진 사퇴하라. 이재명정부는 후보를 즉각 지명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주 후보에 대해선 세금 ‘상습 체납’ 이력 등을 파고들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주 후보와 배우자가 공동 소유한 아파트에는 압류 등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주 후보는 종합소득세 납부기한도 여러 차례 어겼으며 2023년(406만원)과 2024년(183만원) 종합소득세도 올해 6월에야 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민주당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 대한 국회 표결을 벼르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만큼 국회의장은 요구서가 접수된 후 다음 본회의인 오는 9일에 국회 보고를 거쳐 72시간 이내에 표결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다만 국민의힘 교섭단체 연설일인 10일에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어 이날을 제외한 11일 또는 12일 처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정부 첫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권성동 체포동의안 변수도 ‘주목’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의 주도하에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권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며 체포동의안 처리와는 관계없이 구속 적부심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은 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일정에 저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집어넣으려 한다”며 “이는 야당 대표 연설을 덮으려는, 국회를 정치 공작 무대로 삼으려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주당과 정치적 일정 거래에 저의 체포동의안을 이용하지 말라”고 밝혔다. 국회 문이 열리기도 전부터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였던 만큼 결국 개원 첫날부터 여야가 격돌했다. 우 의장은 “차이보다 공통점을 통해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화합의 메시지”를 예로 들며 개회식에서 한복 착용을 권유했지만, 국민의힘은 “국회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재명정권의 독재정치에 맞서자는 심기일전의 취지”라며 검정 양복과 검정 넥타이, 근조 리본을 맨 상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정부와 여당에 항의하는 차원의 퍼포먼스라고 들었지만 정작 애도해야 할 대상은 국민의힘 자당”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 역시 “국민이 국회에 바라는 것은 희망과 미래지, 장례식이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회 상임위에서도 크고 작은 해프닝이 발생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을 표결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석 앞으로 몰려가 항의했고, 초선인 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들어가시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앉아 있어”라고 반말로 말한 것이 문제가 됐다. 굽히지 않는 강대강 매치 이를 두고 범여권에서는 나 의원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고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초선 의원은 의정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5선 의원이 가만히 있으라면 무조건 따라야 하냐. 초선 의원이 가마니인가”라고 직격했다. 정 대표는 “초선 의원이 무엇을 모른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 의원은 일단 예의를 모르는 것 같다”고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검찰개혁 관련 공청회에서도 설전이 오갔다.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담길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권 분리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신설인데, 국민의힘이 이를 두고 “검찰해체법을 통해 독재 국가로 가는 길”이라고 반발하면서 제동을 건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높다는 점을 들어 추석 전에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오는 25일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개혁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3대 특별검사(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수사 인력과 기한을 확대하고 재판 중계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더 센 특검법(특검법 개정안)’도 민주당 주도로 상정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특검 수사 기간은 기존 한 차례 30일 연장에서 두 차례, 최대 60일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된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재판의 녹화 방송 중계도 가능해진다. 재판 내용이 공개돼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교훈을 후손에 남겨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노란봉투법도 쟁점이다. 국민의힘이 ‘사용자’와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제한하는 보완 입법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여야의 입법 주도권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파업 시 대체 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금지, 형사처벌 규정 개선, 최소한의 방어권 보장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오는 12월까지인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표는 소상공인연합회를 찾아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기업 달래기에 나서면서 경제 행보를 넓히고 있다. 저항해도 질질∼ 국민의힘은 매일같이 보이콧과 논평을 쏟아내지만 무용지물이다. 의석수로 민주당을 이길 수 없을 뿐더러, 특검의 대대적 압수수색 등 당 내부도 시끄러운 만큼 민주당이 휘두르는 대로 속절없이 끌려다니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해 ‘야당 탄압’ ‘야당 말살’ 프레임 씌우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정치 특검이 연이틀 국민의힘 심장부에 쳐들어왔다”며 “법사위에서는 특검 기간을 연장하고, 특별재판부도 설치하고, 재판까지 검열하겠다는 무도한 법들이 통과될 예정”이라고 소리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민주당을 향해 “요즘 정부여당을 보면 폭주 기관차를 떠올리게 된다”며 “역사적 전례를 보면 폭주 기관차는 반드시 궤도를 이탈해 전복된다”고 꼬집었다. 특검이 국민의힘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민주당이 내란특별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지금처럼 과도한 행태를 계속 보이면 국민의 냉엄한 견제가 시작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오 시장은 “지금 국민의힘은 정권을 잃어버리고 이제 겨우 전열을 재정비하는 중”이라며 “그런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과도한 정치 공세로 야당을 뒤흔드는 폭주 기관차의 모습에서 저는 정말 전복이 멀지 않았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번 특검은) 이재명정부의 앞잡이를 자처하고 있는 조은석 정치특검”이라며 “국회의 권위와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이재명정권과 특검의 야당 탄압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풍 기우제” 오히려 똘똘 뭉쳤다 윤석열·김건희 지지율 올리는 주역 오히려 민주당은 단일대오로 뭉치면서 “역풍 기우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야당이던 당시 개혁을 앞세워 조금이라도 앞서 나가려고 하면 역풍 타령이 이어졌다”며 “이는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 지금이 개혁 적기다. 순풍이 부는데 이를 자꾸 역풍이라 하는 건 민주당이 돛을 펼치는 걸 막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당선시킨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당원 전체의 목소리로 인식돼 당분간은 이들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치 효능감을 느낀 강성 지지층이 당 분위기는 물론 방향까지 주도하는 만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민주당 의원들의 강경한 태도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날이 갈수록 민주당 의원들의 혀가 독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강성 지지층에게 있어 지금은 ‘이재명과 개혁의 시간’이다. 아직 국민의힘이 ‘내란 동조범’이라는 꼬리를 떼지 못한 만큼 여야 협치에서 국민의힘은 논외 대상으로 여겨진다. 범여권 의석수를 합하면 180석이 넘는 만큼 입법 과정에서도 국민의힘 눈치를 보거나 숙일 필요가 없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더라도 다시 솟아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수사에 비협조적일수록 민주당을 향한 여론이 다시 우호적으로 변하는 상황을 노리는 것이다. 그 예시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의 구치소 CCTV 사건이다. 윤 전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며 속옷만 입고 있었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국민의 관심이 다시 전 정권으로 쏠렸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자신의 SNS에 “체포영장을 모면하려 한참 나이 차이가 나는 젊은 교도관들을 상대로 온갖 술수와 겁박을 늘어놓는 궁색하고 옹졸한 모습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한때 대통령이셨던 분 아닌가, 옷을 입어달라”는 말에 “나 검사 27년 했다” “내 몸에 손대지 마라” “이거 따르면 앞길이 구만리인 여러분 어떻게 할 거냐” 등 극구 반발했다. 추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은) 내란의 밤에 불법 명령을 내리고, 사령관들에게 따르라고 거듭 재촉해 군 간부들의 신세를 망쳐 놨다”며 “재판 거부와 수사 방해, 회피로 책임지기를 거부하면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갈수록 첩첩산중 여기에 국정감사까지 줄지어 있어 민주당의 강경한 태도가 더욱 강해질 것이란 해석이다. 국정감사는 흔히 야당의 시간으로 여겨지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의 강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정기국회가 시작된 만큼 국민의힘은 갈 길이 멀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사방에서 터지니 빠르게 수습해도 세월이 걸릴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어 “걱정인 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수사가 끝나고 상황이 일단락돼도 속은 여전히 곪아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계속해서 밀고 들어올 텐데 여기에 대응할 현실적인 방법이 아직은 없어 보인다. 언제까지나 민주당의 실책에 기댈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또 다른 솟아날 구멍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띄우기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오는 22일부터 지급되는 정부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언급하며 “지난번 1차 소비쿠폰이 마중물이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물이 콸콸 나오는, 경제계에 활기가 넘치도록 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것만으로 재계엔 긍정의 시그널을 줬다”며 “주가도 3200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고 시총이 700조원 늘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역시 “이정부 출범 이후 실행한 민생소비쿠폰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22일부터 발급되는 2차 소비쿠폰은 내수와 소비 회복을 더욱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여당 의원들의 평가로 미뤄볼 때, 민주당은 정기 국회에 돌입하면서 정쟁으로 치우친 국회를 벗어나 민생과 경제로 시선을 돌리며 다시 한번 지지율 견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