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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5월14일 17시58분

사회


‘돈만 밝히는’ 민자 기숙사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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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이 코앞인데…잘 곳 없는 학생들

[일요시사=사회팀] 대학교 기숙사비가 날로 치솟고 있다. 한 학기에 200만원은 이제 기본. 특히 외부 시설투자로 직접 운영되고 있는 민자 기숙사는 더 비싸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기숙사 접근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돈 없는 학생들은 골목 고시원으로 빠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대학생 주거권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많은 청년들이 주거문제로 힘들어하고 있다. 특히 지방에서 상경한 학생들의 경우 주거문제는 해결 1순위의 과제다. 그러나 이들이 주거할 공간은 그리 많지 않다. 대학과 당국이 저렴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현실은 냉엄하다. 화려한 기숙사 건물은 그저 그림의 떡이 된 지 오래다.


화려한 건물
누구 기숙사?


대학생 A(24·남)씨는 한 번의 고배를 마신 뒤 서울에 있는 한 대학에 입학했다. 가까스로 상아탑에 입성한 그는 새내기 시절 1년간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학업에 열중했다. 그리고 이듬해 겨울, 군에 입대했다. 당당하게 군 생활을 마친 그는 복학신청을 하고 복학생 신분으로 캠퍼스로 향했다. 오랜만에 찾은 학교는 이전과 다른 모습이었다. 새로운 건물이 들어선 것. 화려한 건물은 ‘신축 기숙사’였다. A씨는 새 건물에서 남은 3년을 지낼 생각에 부푼 기대를 끌어안았다.

그러나 그의 부푼 꿈은 물거품이 됐다. 높은 기숙사비 때문이었다. 그의 형편에 월 50만원이 넘는 기숙사 생활은 불가능했다. 그는 당장의 복학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같은 과 동기의 원룸에서 얹혀 지냈다. 그리고 얼마 후 월 20만원대 인근 고시원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창문 하나 없는 답답한 방이었지만 학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는 지금도 방 때문에 고민 중이다.

A씨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천안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B(23·여)씨도 주거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4학년인 그녀는 고학년이라는 이유로 기숙사 입사 순위에서 밀려나 주변 원룸을 찾는 중이다. 기숙사 발표는 이미 났기 때문에 별다른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지방이라고 해도 원룸비는 수도권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보증금의 차이는 있지만 비싼 월세는 마찬가지다. 하숙 등도 고려해봤지만 비용을 생각하면 엄두가 나지 않는다. 결국 B씨는 그리 친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상황에 놓인 학생과 협의 끝에 동거를 시작하기로 했다. 숙식 해결이 가능한 기숙사에 비해 원룸 생활은 피곤한 편이다.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달이 내는 월세와 관리비를 충당하기 위해 알바도 구하는 중이다. 통학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다.


‘숙소 비상’대학생 주거난
돈 없으면 골목 고시원행


A씨와 B씨의 사례는 매우 보편적인 이야기다. 주거문제로 고통 받는 학생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비싼 ‘민자 기숙사’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대학 ‘기숙사 수용률’은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즉 A씨와 B씨는 각각 ‘민자 기숙사’와 ‘기숙사 수용률’ 문제로 신음하는 것이다.


학생들 속이는
대학들의 꼼수


대한교육연구소가 대학정보공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를 통해 최근 3년간 4년제 국·공·사립대 기숙사비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민자 기숙사의 높은 비용을 실감할 수 있다. 대체로 수도권 사립대학들이 기숙사비가 비쌌고 정원 대비 기숙사 수용률도 낮았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민자로 운영되는 기숙사들이 높은 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민자 기숙사를 운영하는 학교는 ▲연세대(신촌) ▲고려대(서울) ▲성균관대 ▲한양대(서울) ▲경희대 ▲한국외대(용인) ▲건국대(서울, 충주) ▲동국대(서울) ▲단국대(죽전, 천안) ▲숭실대 ▲상명대(천안) ▲경기대(경기) ▲가천대 ▲전주대 등이다.

이중 기숙사비가 가장 비싼 대학은 가천대였다. 가천대는 1인실의 경우 매달 72만8000원(1인실 1위)의 기숙사비를 부담해야한다. 2인실은 35만1000원(2인실 5위), 3인실 24만9000원(3인실 5위), 4인실 33만6000원(4인실 5위) 등이었다.

가천대 외에도 1인실의 경우 ▲연세대 55만2000원 ▲건국대 54만1000원 ▲단국대(죽전, 천안) 51만5000원 ▲고려대 50만5000원 ▲숭실대 49만8000원 ▲상명대(천안) 48만원 ▲성균관대 44만6000원 등이었다. 이 같은 비용은 대학가 인근 하숙집보다도 비싼 비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인실도 마찬가지다. 소규모 종교대학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기숙사들은 전부 민자 기숙사였다. ▲고려대 38만7000원 ▲건국대 35만3000원 ▲가천대 35만1000원 ▲한국외대(용인) 35만원 ▲동국대 34만6000원 ▲서강대 34만6000원 등이었다.

소규모 종교대학들의 기숙사비도 결코 저렴하지 않았다. 4인실 기숙사의 경우 ▲대전가톨릭대 51만3000원 ▲수원가톨릭대 43만7000원 ▲부산가톨릭대 33만9000원 ▲인천가톨릭대 33만9000원으로 전국 4년제 대학 평균 13만4000원보다 2배 이상의 높은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민자 기숙사의 형태로 운영하지 않는 경우 동일한 대학이라고 해도 본교와 캠퍼스 간의 기숙사비 차이를 나타냈다. 서울캠퍼스와 지방캠퍼스 간 기숙사비는 4인 기준으로 한국외대의 경우 본교 30만원, 캠퍼스 14만1000원으로 15만9000원 차이가 났다. 중앙대는 본교 22만7000원, 캠퍼스 16만7000원으로 6만원 차이가 났다. 예외도 있었다. 명지대의 경우 캠퍼스 기숙사비가 본교 기숙사비를 넘었다. 본교가 13만2000원, 캠퍼스가 22만8000원으로 9만6000원 차이가 났다.

‘민자 기숙사’를 중심으로 높은 기숙사비 문제를 지적했지만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대학별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수용률이 15% 미만인 학교는 총 64개교로 전체 대학의 33.7%에 달한다. 즉 3개학교 중 1개 학교는 기준치 미달인 셈이다. 64개 학교 중 수도권 소재 대학은 39개로 비수도권 소재 대학보다 기숙사 수용률이 낮았다. 기숙사 수용률 15% 미만인 서울권 대학은 ▲서강대 ▲동국대 ▲홍익대 ▲국민대 ▲가톨릭대 ▲서울과학기술대 ▲세종대 ▲광운대 ▲성공회대 ▲삼육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성신여대 ▲덕성여대 ▲동덕여대 ▲서울여대 등이었다.

수도권 소재 대학의 경우 총학생 대비 기숙사 수용률이 2011년 13%, 2012년 13.5%, 2013년 13.5%로 15%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 기준은 없어진 상태지만 ‘대학설치기준령’에서는 총학생 대비 수용률 15%를 명시하고 있었다. 비수도권 소재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2011년 20.7%, 2012년 20.6%, 2013년 21.0%로 15%를 넘는 상황이다.

이는 결국 대학들이 기하급수적으로 학생수를 늘리는 데 반해 기숙사 시설은 제대로 갖추지 못함을 뜻한다.

전문대도 상황은 비슷했다. 사립 전문대 기숙사 수용률은 11.1%에 불과해 재학생 10명 중 1명만이 겨우 기숙사 입사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 50만∼70만원…하숙집보다 비싸
3개 학교 중 1개 학교 수용률 미달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가장 큰 문제점은 기숙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대학 차원에서 학생들에게 저렴한 기숙사를 제공해야 하는데, 현재는 외부 시설 투자로 직접 운영되면서 학생에게 부담이 넘어간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하숙이나 자취를 알아보지만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대다수의 사립대는 나몰라라 하고 있다. 대학이 직접 나서야만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다수의 청년들은 자산과 소득을 가진 다른 계층에 비해 훨씬 비싼 임대료를 물고 있다. 청년들의 주거권 상실은 건강한 청년들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민달팽이 유니온, 대학생 주거권 네트워크, 청년유니온, 서울지역대학생연합 등이 모여서 대학들의 민자 기숙사비 책정 근거 공개와 기숙사비를 통한 건축비 충당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지만 투명한 정보는 얻지 못했다.


다달이 월세
등록금 뺨친다


이들은 당시 12개 대학에 민자 기숙사비 책정근거 공개를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신청했지만 12개 대학 모두 민자 기숙사비에 대한 책정 근거와 관련된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민자 기숙사 설립은 학교와 민간운영업체가 협의해 진행하므로, 학교 당국은 민자 기숙사비에 대한 책정근거를 요구할 수 있지만 기숙사비 책정근거에 대해서는 ‘민간 업체의 영업상의 비밀’이라는 것.

국립대도 예외는 아니다. 일부 공개한 자료에서 서울대 임차료 운영비 지급현황과 강릉원주대학교 생활관비 산출근거를 보면, 현재 민자 기숙사비 중 일부가 건축비를 상환하는 데 사용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앞으로도 민자 기숙사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최근에는 전세를 살고 있는 학생들까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주거부담을 안게 된 것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학가 원룸시장에서 전세의 월세전환율이 10%를 웃돌고 있다. 즉 보증금 1000만원을 월세 10만원으로 환산해 전세를 월세로 돌린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목돈이 없는 청년층은 주거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집주인이 보증금을 내리고 월세를 올리는 경우가 이제는 다반사다. 지나친 보증금을 받는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의 경우 통상 임대인은 한 달치 월세만 보증금으로 받는다. 신용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세 달치 미만으로 받는 시스템이다. 집이 경매에 넘어가도 임차인이 받는 피해는 거의 없다. 그러나 한국의 월세 전환 바람은 갈수록 거세질 전망이다.


안녕하지 못한
‘청년 주거권’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월세 거래량(확정일자 취득 세입자 기준)은 54만388건으로 전년(45만122건) 대비 20% 포인트 증가했다. 전세는 같은 기간 87만3705건에서 83만 2784건으로 4만921건 줄었다. 임대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1년 33%에서 지난해 39.4%로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주택 임대시장의 구조변화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며 “월세 시장으로 이동하는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주거시장의 어두운 그림자가 엄습해오고 있지만,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학생들의 건강한 주거권을 위해 지자체가 힘을 모으는 경우도 있다. ‘남도학숙’이 대표적이다. 남도학숙은 광주·전남 인재육성을 목표로 청운의 꿈을 안고 상경한 학생들의 보금자리로 자리매김했다.

기자가 남도학숙을 방문해본 결과 깔끔한 내외관과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고 있었다. 모든 출입은 작은 카드로 통했다. 1층에는 장학부와 관리부 등 학생들을 위한 관리부서가 자리하고 있었다.


남도학숙·행복기숙·희망하우징…대안 부상
각종 편의시설에 비용도 한 달 10만원대 수준


남도학숙은 지역 기업인·농민·상공인·근로자·공직자·학생 등 17만여명이 기탁한 성금을 모체로 시·도비와 군비 등 278억원의 재원으로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공동으로 설립해 1994년 2월28일에 개관했다.

이러한 지자체의 후원으로 수많은 대학생들이 이곳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학업에 정진하고 있다. 서울시 동작구에 위치한 남도학숙은 서울 1호선 대방역과 서울 7호선 신대방삼거리역 사이에 위치해 인근 대학 접근성도 뛰어난 편이다. 대지는 2362평, 연면적 9871평으로 지상 11층과 지하3층으로 남부럽지 않은 시설을 자랑한다. 총 수용능력은 810명(남 444명, 여 366명)이다.

남도학숙에는 도서관, 체력단련실, 휴게실 등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다. 기숙사 내에서는 기본적인 생활훈련, 태도훈련과 더불어 교양강좌까지 열린다. 해외자원봉사 프로그램과 장학금 지원도 있다. 입사생은 시군별 정원이 정해져 있어 학업성적과 생활정도를 기준으로 선발한다. 시·도 및 남도학숙 장학부가 이러한 행정업무를 맡고 있다. 고향의 인재를 키우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이다.

이밖에도 지방 유학생을 위한 학교 밖 기숙사인 지자체 학사는 경기도장학관(쌍문), 강원학사(난곡), 충북학사(당산), 서울장학숙(방배), 탐라영재관(가양) 등 서울에 위치해 있다.

입주 대상은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대학에 다니는 대학생이다. 수용인원은 규모에 따라 다양하다. 각 학사의 기숙사비는 월 10만원에서 17만원까지 저렴한 편이다. 지자체 학사는 기본적으로 해당 지역에 사는 학생만 신청할 수 있지만, 거주 기간을 따지는 곳도 있다.

모든 학사가 수도권 소재 4년제 대학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전문대생은 신청할 수 없다. 하지만 일부 전문대학의 4년제 학과는 예외가 되기도 한다.

민자 기숙사의 절반 가격인 ‘행복기숙사’(사립대공공기숙사)도 눈여겨볼 만하다. 행복기숙사는 국토해양부와 사학진흥재단이 지원하는 사립대 공공기숙사다. 단국대(천안)가 처음으로 문을 연다. 기숙사비는 월 19만원 수준이다. 소외계층과 저소득층 학생에게 우선 배정하고 기숙사비를 최대 50%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대구한의대, 세종대, 경희대가 행복기숙사에 선정됐다.

또한 다가구주택 및 원룸을 임대할 수 있는 ‘희망하우징’도 눈에 띈다. 희망하우징은 서울시와 SH공사에서 저소득층 가정의 대학생들에게 다세대 주택을 저렴하게 공급, 임대하는 주택을 말한다. 이를 통해 보증금 100만원에 월 8만∼10만원 선의 저렴한 월세 거주가 가능하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LH 대학생 임대주택은?

아무나 못 가는 ‘그림의 떡’

저소득층 대학생의 주거안정을 위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급하고 있는 전세임대주택을 두고 ‘그림의 떡’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신청자에 비해 공급 물량이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신청자격 조건도 까다롭다.

정부는 청년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 공공기숙사 및 공공임대주택 건설을 추진했다. 주거권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을 우리 사회가 인정하고 청년을 위한 공공주택 공급이라는 정책방향을 수립하기 위해서였다. 문제는 부족한 공급이었다. 공급에 비해 수요가 높아 실효성이 희미해졌다.

공급량 턱없이 부족
까다로운 자격 조건

정부는 올해 3000가구를 공급한다고 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1100가구, 경기 600가구, 인천 100가구 등 수도권에 1800가구가 배분됐다. 

부산 140가구, 대구 80가구, 광주 80가구, 대전 140가구, 울산 10가구 등이다. 강원 120가구, 충북 110가구, 충남 160가구, 전북 120가구, 전남 30가구, 경북 110가구, 경남 90가구, 제주 10가구다. 그러나 입주대상자 1순위인 기초생활수급자 대학생을 제외한 2, 3순위권은 사실상 신청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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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쟁골마을 이웃전쟁 로얄패밀리 반격 소장 공개

[단독 입수] 쟁골마을 이웃전쟁 로얄패밀리 반격 소장 공개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서울 강남구 일대에 위치한 부촌 쟁골마을 주민들의 갑질 논란이 한창이다. 충격적인 사실은 전직 장관 댁과 중견기업 회장 댁이 앞장서 갖은 횡포를 부렸다는 것. <일요시사>는 이들에게 돌아간 공사방해금지 청구 소장을 단독 입수했다. 노무현정부의 정보통신부 J 전 장관과 수산그룹 C 회장 가족들이 공사방해금지 청구 소송에 휘말렸다. 건물 신축 공사를 막지 말라는 게 해당 소의 취지다. 최근 한 언론 보도로 인해 공사를 방해한 불특정 다수가 이들인 것으로 드러나자, 변호인 측은 신원미상이었던 소송 당사자를 이들로 정정했다. 한적한 마을 고위직 갑질? 해당 공사는 서울 강남 대모산 자락에 위치한 쟁골마을에서 진행 중이다. 도심과 자연의 정취를 누릴 수 있는 서울 내 보기 드문 지역으로 시세는 20억원대 후반에 형성돼있다. 총 50여채의 주택으로 이뤄진 작은 마을에 사회 각계각층의 고위직 인사들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은 이렇다. 30년 전 쟁골마을 부지를 매입한 노씨 가족은 노후를 보낼 주택 마련을 위해 2019년 건물 신축 공사를 시작했다. 40평짜리 땅에 20평대 주택을 짓고자 했다. 그러자 쟁골마을 주민들은 “우리 마을엔 최소 100여평 대지에 60~90평 건물이 대부분인데 겨우 40평도 안 되는 땅에 건축하겠다니 어이없는 무임승차”라고 주장했다. 최고급 주택지의 재산적 가치의 하락을 우려하는 지역 이기주의적 입장도 함께 내세웠다. 공사방해는 실체 미상의 쟁골마을운영위원회(이하 마을운영위)를 주축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공사 현장 진입로를 수십대의 차량을 동원해 막았다. 공사 철근을 밟거나, 공사 차량을 몸으로 막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노씨의 남편이 마을위원장 H씨의 후진 차량에 부딪히는 사고도 발생했다. 인부들은 결국 100kg에 달하는 철근을 산길로 우회해 오르는 방법을 택했지만, 이 산길마저 막혀 버렸다. 노씨는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갔지만, 이웃이 될 사이기에 참아야 했다”고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전 장관·그룹 회장 가족 상대 공사방해금지 청구 소송 제기 노씨는 공사를 방해하는 주민들과 각종 소송전을 벌였다. 방해물 제거 및 통행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2019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하지만 공사를 막는 이들의 신분을 확인할 길이 없어 소송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방해 차량 조회에만 몇 달이 걸리는 지경이었다. 지난한 소송에 지친 노씨는 3개월이 지난 12월에 소송을 취하했다. 어떤 이유에선지 경찰마저 무력했다. 노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에게 “현행범을 체포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경찰은 이들의 신원 파악도 하지 않았다. 결국 노씨는 지난해 8월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소송을 다시 제기했다. 노씨의 변호인 측은 어쩔 수 없이 피고 당사자를 ‘성명불상자 다수’로 두고 소송을 진행했다. 피고인이 특정되는 것이 우선이었지만, 수사당국 협조 없이는 어려운 일이었다. 주민들의 횡포가 계속되자, 지난해 9월 노씨는 진입로를 막고 있는 주민을 업무방해로 경찰에 고소했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후 수서경찰서는 수사중지 처분을 내렸다. 공사업무를 위력으로 방해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사진만으로 피의자의 인상착의를 정확히 특정하기 어렵다는 게 수사당국의 주장이었다. 지난 4월 노씨는 공사를 막던 이들이 전직 장관 댁과 중견 기업 회장 댁이라는 사실을 MBC 취재 과정에서 알게 됐다. 이들은 현장에 자주 나와 적극적으로 공사를 막았던 인물들이었다. 특히 J 전 장관의 아내 K씨는 현장에 자주 나와 악질적인 행패를 부렸다. 공사를 진행하는 노씨를 향해 인신공격 등을 일삼고, 인부들을 몸으로 막는 행위에도 서슴없었다. 공사 진입로를 막는 데 이들의 회사차량까지 동원된 사실까지 확인됐다. 업무상 배임 혐의가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무능한 경찰 무기한 연기 노씨는 “장관 아내라는 사실을 듣고 믿지 못할 정도였다”며 그의 언행을 회상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강조하는 한국 사회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의 ‘몰상식함’이라는 세간의 비판도 들끓었다. 충격적인 대목은 마을위원장 H씨와 K씨가 공사를 진행하는 노씨 가족의 신상까지 모두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K씨는 공사 현장에서 노씨 가족들을 일일이 지목하며, 남편의 학력과 직업까지 모두 외우고 있었다. K씨의 남편은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냈던 고위직 인사다. 노씨로서는 당연히 공포감이 느껴지는 상황이었다. MBC 보도 이후 노씨 변호인 측은 공사방해금지 소송의 당사자 표시 정정 신청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성명불상자’로만 남았던 이들의 신분이 특정됐기 때문이다. 전 장관 J씨와 아내 K씨, J씨의 자녀들, 수산그룹 회장 C씨와 그의 아내 A씨가 포함됐다. 제기된 소에 따르면 마을위원회는 노씨 가족과 공사 계약을 맺었던 구씨로부터 유치권을 일임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유치권 행사의 일환으로 주민들의 건물 점유는 정당하다는 논리다. 하지만 노씨는 구씨에게 공사계약에 따른 공사대금을 7200만원을 모두 지급했다. 오히려 주민들의 공사방해 행위로 구씨가 현장을 떠나는 바람에 건물이 완공되지 못한 상태다. 노씨는 이들에게 공사를 재개해줄 것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구씨는 그대로 잠적해버렸다. 따라서 구씨는 물론이고 주민들에게도 공사와 관련된 유치권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노씨 변호인 측의 주장이다. 주민들은 왜 이렇게까지 할까. 이는 지난해 3월 서울중앙지법에 접수된 공사중지가처분 신청서를 보면 알 수 있다. 신청인은 J 전 장관 아내 K씨와 수산 그룹 회장 아내 A씨다. 노씨가 지으려는 대지 바로 맞은 편에는 이들의 대저택이 자리 잡고 있다. 12억이나 기부채납? <일요시사>가 입수한 신청서에 따르면 K씨와 A씨는 이들의 저택은 ‘정남쪽 방향이 대모산 산자락을 향할 수 있도록 대지가 조성돼, 풍수학적으로나 실질적인 채광으로 볼 때에도 쟁골마을 으뜸’이라며 ‘다른 대지보다 수억원 이상의 프리미엄을 주고 이들이 이 대지를 매입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K씨와 A씨는 대모산 자락 아랫부분을 남향으로 바라보도록 집을 설계 및 신축했고, 통유리 베란다에 테라스까지 설치했다. 쟁골마을이 개발제한구역이어서 주변에 어떤 건축물도 들어설 수 없다는 기대감으로 집을 설계했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노씨의 건물이 완공되면 이들이 대모산 자락을 바라볼 수 없어 ‘참을 수 없는 조망의 피해’와 ‘사생활 침해’로 인해 ‘압박감 및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고도 적었다. 반면 노씨는 보유한 땅에 정당하게 건축 허가된 땅인데 무엇이 문제냐는 입장이다. 노씨 아버지는 30년 전 해당 일대를 매입했다. 2017년 노씨는 구청에 건축허가를 신청했다. 구청은 신축이 가능하지만 1986년 건축물이 멸실될 때 이축(건물 따위를 옮겨 짓거나 세움)이 이뤄졌다고 보고 허가를 반려했다. 개발제한구역법에 따라 건물을 철거하고 다른 곳에 이축하면 기존 토지에 건축허가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 행정심판에서도 허가가 기각되자 노씨는 행정소송을 냈고 결국 승소했다. 이를 토대로 2018년 건축허가를 재신청했고, 이듬해 강남구청이 건축을 허가했다. 법원의 판결을 구청이 따른 것이다. 신축 막는 불특정다수로 표기 신원 미상서 당사자로 정정 하지만 주민들은 노씨와 구청 사이의 커넥션을 의심했다. 불법 허가라는 이유로 용역 직원까지 동원해 공사를 중단시켰다. 강남구청 관계자들은 “주민들이 근거 없이 구청 공무원을 신고해 애꿎은 피해를 봤다”고 입장을 전했다. 지난해 마을위원회가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한 건축허가처분취소는 각하 판결이 났다. 노씨가 제기한 공사방해금지가처분은 인용됐다. 하지만 주민들의 횡포가 계속되면서, 노씨의 피해는 현재진행형이다. 주민들은 노씨 가족들에게 입주하려면 12억5000만원을 기부채납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주민들이 지구 형성 당시 법에 따라 기부채납을 했고, 도로와 상수도 등의 인프라를 갖췄으므로 신축 건축주도 똑같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쟁골마을을 위해 과거 기부채납했던 이들은 일대를 다 떠났다. 원주민은 10여채 언저리인 상황. 심지어 J 전 장관 역시 2017년에 새로 들어와 건물을 신축하면서 기부채납은 하지 않았다. 노씨 측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일반 시민이 12억원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는 것이다. 노씨는 공사 불발로 하루에 2000만원가량 손해를 봤다. 토지를 담보로 공사대금을 대출받아 이자까지 매달 꼬박꼬박 나가고 있다. 민사 승소로 배상을 받는다 해도 피해액의 일부일 뿐이다. 노씨 변호인 측은 “공사를 막는 이들에 대한 형사고소도 진행되고 있다. 건물을 못 짓게 하면서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것은 업무방해, 기부채납을 강요하는 것은 경우에 따라서 공동강요, 공동공갈 범죄에 저촉될 여지도 있다”고 밝혔다. 계란으로 바위치기 이와 관련해 마을위원장 H씨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공사방해는 정당하다고 생각해서 한 것이다.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구씨로부터 유치권을 위임받았고, 구씨와 연락이 되고 있다. 노씨 개인정보는 뒤를 캐서 알게 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J 전 장관의 소 제기와 관련해선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재판 과정에서 다 밝히겠다”고 전했다. C 회장 회사 측은 “회장님 개인적 사정이어서 답을 드릴 수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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