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설 메이커’ 삼화제분 소문과 진실 추적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4.01.14 10: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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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돈기업 때문에 서청원 머리 싸맸다

[일요시사=경제1팀]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사돈기업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불법 부동산 매입 의혹부터 피 튀기는 가족간 소송전까지. 사위가 운영하는 삼화제분이 새해 벽두부터 잇단 구설에 휘말리고 있어서다. 더구나 삼화제분은 <한국일보> 인수를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 ‘서청원 입김 작용설’로 시작한 잡음은 언론사 사주 자격 논란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난데없는 난리통에 뒷목을 잡은 건 서 의원이다.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과 제분업체인 삼화제분의 관계가 정가의 핫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서 의원은 ‘친박 핵심 실세’로 지난해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의원으로 복귀한 인물. 삼화제분 오너로 있는 박원석 대표는 서 의원의 사위다. 삼화제분은 최근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한국일보>를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이를 놓고 각종 잡음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삼화제분 일가의 법정 다툼과 비위 의혹이 잇따라 새어나와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병상 회장님
집안싸움 치열

시작은 삼화제분 2대 회장이자 박 대표의 부친인 박만송 전 회장이 병상에 눕고, 박 대표가 경영을 진두지휘하면서 불거졌다. 삼화제분은 자본금 87억여원에 직원 수도 20여 명에 불과한 제분업체지만, 박 전 회장의 추정자산은 수천억원대로 그는 업계에서 유명한 ‘부동산 부자’로 알려져 있다.

올해 88세로 고령인 박 전 회장은 지난해부터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돼 강남 모 병원에 장기 입원 중이다. 같은 해 10월 23일, 박 전 회장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아들인 박 대표를 상대로 주주권 확인 소장을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주권 확인 소송이란 주식에 관해 주주로서의 지위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으로, 소장에는 박 전 회장이 병원 신세를 지는 동안 박 대표가 주식을 불법적으로 양도 받았다는 주장이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회장이 제기한 소송가액은 약 78억원이다. 다만 의사소통이 불가능 할 정도로 건강이 나빠져 부인인 정모씨가 특별대리인으로서 그를 대신하고 있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12월 말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조정회부 결정을 받았고, 현재 협의 절차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일보> 인수 앞두고 각종 뒷말로 곤혹
막후 입김?…언론사 사주자격 논란도 일어

조정회부 결정은 법원이 판결보다 원·피고 간 타협을 통해 원만히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될 때 유도하는 것이다. 만약 양측의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해당 기관이 강제조정을 하거나 재판부가 다시 사건을 맡게 된다.
거대한 재산을 둘러싼 삼화제분 일가의 법정다툼은 이 뿐만이 아니다. 부인 정씨는 지난해 7월1일 서울가정법원에 박 전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개시 심판을 청구했다가 법원의 심문이 모두 종결된 직후 돌연 소를 취하했다. 심판청구인은 정씨, 관계인은 아들 박 대표를 포함한 박모씨 등 3명이다. 

재산 관리 놓고
피튀기는 공방

성년후견제도는 기존의 금치산, 한정치산자 제도를 폐지하고 개정된 민법에 도입돼 지난해 7월1일부터 새로 시행된 제도다. 노령, 질병, 장애 등 정신적 제약이 있어 사무 처리능력이 부족한 성년자에게 가정법원이 후견인을 지정, 피후견인의 재산을 관리하거나 법률행위의 대리권, 동의권 등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즉, 후견인이 피후견인의 재산을 관리하고 그 재산에 관해 대리하는 법정대리인이 되는 것으로 만약 정씨가 박 전 회장의 후견인이 되면 박 전 회장의 재산관리에 사실상 전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대리권의 범위나 후견인은 법원이 직권으로 정한다.

박 전 회장의 재산권을 놓고 어머니와 아들은 치열한 싸움을 이어나갔다. 정씨가 심판을 청구하면서 변호사 1명을 선임하자 박 대표는 법무법인 율촌의 변호사 5명, 김앤장의 변호사 3명 등 모두 8명의 변호사를 고용하면서 어머니가 성년후견대상이 되는데 적극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지난해 8월14일 이 사건에 대해 일반가사조사명령을 내리고 가사조사관을 임명, 정씨를 비롯한 이해당사자를 면접하는 등 정밀조사를 벌여왔다.

9월23일 정씨에 대한 면접조사를 시작으로, 10월16일 박 전 회장이 입원중인 병원을 방문해 출장조사를 벌였다. 그 다음날에는 박 대표에 대한 일방조사를 진행했고, 관계인에 대한 일방조사를 차례로 완료하면서 심문기일인 12월24일, 법정에서 심문을 한 뒤 심문을 종결했다.

그러나 정씨는 심문이 종결된 지 6일 만인 12월30일 법원의 최종결정을 앞두고 돌연 청구를 취하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사건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자 일보 후퇴 했다는 설과 아들과 극적으로 합의를 봤다는 설 등이 제기되고 있다. 삼화제분 일가와 관련된 사건은 이 외에도 3건의 신청사건이 법원에 계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빌딩 이어
콘도도 불법매입

가족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삼화제분일가의 해외 부동산 불법 매입 의혹도 제기됐다. 개인 미디어로그 <시크릿 오브 코리아>(안치용 씨)에 따르면 삼화제분 일가는 재산을 해외로 도피시켜 뉴욕 맨해튼 대형빌딩을 불법 매입, 소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크릿 오브 코리아>는 “박 전 회장 일가는 해당 빌딩의 실소유주가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부동산을 직접 매입하지 않고, 부동산 소유회사의 지분을 인수하는 지능적 수법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증빙자료로 제출된 2007년 12월3일 뉴욕주법원 결정문을 보면, 박 전 회장 부인 정씨는 지난 2001년 11월15일 뉴욕 맨해튼 코리아타운의 9 WEST 32ND ST 건물의 소유주인 B주식회사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맨해튼 최고요지로 꼽히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에서 한 블록 떨어진 해당 건물은 현시가 1200만달러(약 127억9200만원)의 6층 건물로, 한국 정치인들이 즐겨 찾는 ‘큰집’ 식당을 비롯해 12개 업체가 입주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맨해튼등기소에는 이 건물이 지난 1993년 B주식회사에 매입된 뒤 지금까지 소유권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지난 2004년 9월 건물 매매를 추진하다 소송이 발생, 정씨가 이 빌딩의 소유주라는 사실이 드러나게 됐다.




정씨는 재판부에 “2001년 11월15일 자신이 B주식회사 지분 100%인 전체주식 200주를 조카 임모씨로부터 매입했다”고 털어놨다.

<시크릿오브 코리아>는 이에 “정씨가 이 건물을 매입한 지난 2001년은 해외 부동산 투자가 전면 금지된 시기로 정씨는 실정법을 어기고 해외부동산을 불법으로 매입한 것”이라며 “조카와 변호사 등 빌딩관리인들을 통해 빌딩 임대수익을 꼬박 꼬박 송금 받았음에도 이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는 등 탈세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또 “특히 정씨는 B주식회사 지분을 2001년 임씨로 부터 매입했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2001년이 아닌 1996년 임씨를 내세워 B사에 대한 지분을 인수, 사실상 차명으로 소유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재판 과정에서는 박 대표가 어머니 정씨로부터 법률적 권한을 위임받아 뉴욕을 방문해 소송상황을 점검하는 등 해당 빌딩 관리에 깊숙이 개입했다”고 추측했다.


수천억 재산 놓고 가족간 법정다툼
미국 부동산 불법매입 의혹 불거져

최근 삼화제분 일가는 해당 건물을 “1200만 달러에 팔아달라”고 부동산중개인들에게 의뢰했으며, 일부 입주자들이 한국을 방문해 임대재계약 협상 등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빌딩 매입과 비슷한 시기에 콘도도 불법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1995년 박 대표 명의로 콘도 소유주인 사촌 임씨에게 2만 달러를 빌려준 뒤 2004년 이 콘도를 정씨 명의로 이전했으며, 지난해 이를 매도한 것이다.

<시크릿 오브 코리아>는 “정씨가 콘도를 매도한 2004년 당시는 해외부동산 투자가 전면 금지돼 있었으므로 이는 명백한 불법”이라며 “정씨의 매입 가격인 29만달러는 당시 시세 75만달러의 3분의 1에 불과해 정씨가 그 이전부터 콘도 지분 3분의 2정도를 소유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꼬집었다.

또 “정씨에게 콘도를 판 남모씨는 1995년 조카 임씨로부터 33만달러에 이 콘도를 매입한 것으로 남씨가 매입 9년 뒤에 자신이 산 가격보다도 낮게 콘도를 매도했다는 것은 매우 비정상적 거래”라며 “박 대표 역시 1995년 당시 소득이 전혀 없는 유학생 신분으로 사촌에게 2만달러를 빌려줬다는 것은 아버지로부터 불법증여를 받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물론 그 돈을 해외로 유출한 실정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박 대표의 주소지 확인결과 유학시절 한때 해당 콘도에 거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은돈 만진
장인과 사위

삼화제분은 현재 <한국일보> 인수 본계약을 앞두고 있다. 민감한 시점인 만큼 이 같은 잡음이 인수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삼화제분 일가가 최근 뉴욕 빌딩을 서둘러 내놓은 것도 향후 빚어질지 모르는 언론사 사주로서의 자격 논란 우려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박 대표가 <조선일보> 기자 출신인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의 사위라는 점에서 각종 의혹과 설이 난무했던 상황이다.

<한국일보> 인수전에 실질적으로 배후에서 조직하고 지휘하고 한 사람이 서 의원이며, 삼화제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배경에도 ‘서청원 입김’이 작용했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실제 서 의원과 박 대표의 관계는 단순한 사위-장인 관계를 넘어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의원은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일명 ‘차떼기 사건’으로 형사처벌을 받았다. 모 그룹 회장에게 국민주택채권 1000만원 짜리 100장(10억원)을 수수한 혐의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검찰 조사에서 해당 자금을 불법정치자금으로 사용한 것 아니냐는 추궁에 서 의원은 “자신의 사위가 우연히 사채시장에서 모 기업에서 나온 채권을 구입한 후 두 달 만에 되판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 의원과 박 대표가 ‘검은 돈’까지 함께 만질 정도로 돈독하고 친밀한 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벌어진 상황에 난감해 진 것은 서 의원이다. 지난해 정치권 복귀를 앞두고도 ‘도덕성 논란’이 일었던 터였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서 의원 스스로 재보선 도전의 목적 중 하나로 명예회복을 꼽은 가운데, 그간 조용했던 사위 회사가 잇단 구설에 휘말리면서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지게 됐다”며 “삼화제분 일가의 불법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고, 함께 연루된 친인척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을 볼 때 사안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삼화제분 측은 “대표의 개인적인 일일 뿐더러, (홍보 팀도 따로 두고 있지 않아) 회사 차원에서 답변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업무 외 적인 부분 외에는 아는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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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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